국어문학창고

화살 / 고은

by 송화은율
반응형

 

이 시는 1970년대 유신 정권의 독재에 온몸으로 맞서 싸웠던 시인의 민주화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보여 주는 작품이다. 그러므로 ‘화살’은 민주화 운동에 헌신적으로 앞장서 투쟁했던 사람, 즉 민주화 투쟁의 전위를 상징한다.

시인은 이 땅의 자유와 민주를 위해서 ‘가진 것’․‘누린 것’․‘쌓은 것’이라는 부와 명예뿐 아니라 ‘행복’도 넝마처럼 버리자고 한다. 나아가 날아가 돌아오지 않는 화살처럼 ‘가서는 돌아오지 말자’고 반복해서 외침으로써 목숨까지 바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표출한다. 또한, ‘박힌 아픔과 함께 썩’겠다, ‘피를 흘리’겠다는 다짐은 자신의 희생을 통해 민주화를 앞당기겠다는 순국(殉國)의 의지로 하나의 밀알이 썩어야만 만인을 먹이는 빵을 얻을 수 있다는 논리와 상통한다. ‘캄캄한 대낮’으로 표상되는 폭압의 현실 속으로 ‘화살이 되어 온몸으로 가겠다’는 시인의 대 사회적 선언은 마침내 그를 허무의 깊은 늪에서 벗어나 멀고도 험한 민중․민족․통일 문학의 금자탑으로 우뚝 서게 한 것이다.


 

반응형

블로그의 정보

국어문학창고

송화은율

활동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