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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기봉(華山奇逢)​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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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기봉(華山奇逢)

작자·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13권 13책. 국문 활자본·필사본. 계모형 가정소설에 궁정의 음모와 영웅담을 혼합시킨 소설이다.

당나라 태종연간 예주 취련동에 사는 이영춘(李英春)은 늦게 아들 성(晟)을 얻었는데, 성이 영웅의 기상을 타고났음을 보고 크게 기뻐한다. 성이 9세 되던 해에 아내가 병을 얻어 죽으니 장씨를 다시 맞아 들인다.

장씨는 성질이 고약하나 성이 효성을 다하니, 성을 자기가 낳은 자식처럼 사랑한다. 그러나 장씨는 아들 무(武)를 낳은 뒤부터 무를 맏아들로 삼기 위하여 유모 황랑과 작당하여 성을 없앨 음모를 꾸민다. 장씨는 성을 산사로 수학하러 가게 해놓고 자객을 보내 죽이려 하지만, 자객은 성의 위풍에 눌려 감동하고는 그간의 일을 자백한다. 성은 자하도인을 만나 무예와 병서를 통달하고 본가로 돌아온다. 이공은 성을 평장사 강진모의 딸과 정혼시킨다.

조정에서 과거를 베푸니 성은 문무양과에 장원급제하여 문현각 태학사가 된다. 강소저와 택일하여 혼례를 치렀는데, 부부금실이 남다르다. 황제의 총비 설귀비가 화양공주를 두고 이학사를 사윗감으로 고르려다 거절당하자, 강상서를 모해하여 귀양보낸다. 이학사에게는 강부인을 축출하게 하고, 황제에게 이학사를 부마로 간택하라고 한다. 이학사는 마지못하여 공주와 혼인하지만 부부금실이 좋지 못했다.

장씨는 요술하는 법사를 시켜 공주와 상궁을 죽이게 하고 이학사에게 죄를 뒤집어씌운다. 급히 달려온 이학사는 공주를 소생시키지만, 황제가 이 참변을 듣고 이학사를 유배시킨다. 설귀비가 황후를 폐출할 음모를 꾸미니 공주는 어머니의 말로가 보기 싫어 태청관으로 피신하다가 강에 투신자살하려던 강부인을 구해준다.

 

설귀비는 법사로 하여금 황후와 태자의 탈을 쓰고 설귀비를 죽이려 하는 음모를 꾸며 황제가 엿보게 하였다. 설귀비의 계획대로 그 장면을 보고 황제가 노하여 황후와 태자를 축출하려 한다. 이때 서번왕이 중원을 침공하여오는데 장수들이 계속 대패하니 황제는 정배한 성을 출전하게 한다. 이원수가 출전하여 적군을 격파하고 돌아오니 황제는 이원수에게 병부상서를 제수한다. 적군의 침공으로 황후와 태자를 폐출하는 데 실패한 설귀비는 다시 중서상서 어조은과 밀통하여 지방절도사들을 사주하여 반기를 들게 한다.

한편, 설귀비에게 매수당하였던 법사가 설귀비의 모든 죄상을 황제에게 자백한다. 이에 설귀비의 조카인 간신 어침은 황성을 포위하고 황제를 폐출하려 하는데, 이원수가 어침을 사로잡고 황제를 구출한다. 황제는 간악한 무리들을 숙청하고 설귀비에게 사약을 내리나 태자의 간청을 들어 본가로 돌려보낸다.

이공은 장씨를 내옥(內獄)에 가두었으나 이원수와 무의 지극한 효성으로 풀려난다. 이때 지방절도사들이 역모할 기미가 있기에 이원수가 도순찰사가 되어 이들을 진정시킨다. 이원수는 태청관으로 가서 공주와 강부인을 데리고 상경하여 화목하게 살아간다.

이 작품의 작자는 가정의 음모에다 주제를 설정하고, 그 음모를 확대하여 궁정의 음모와 연관시켰다. 다시 영웅소설의 유형을 모방하여 궁정의 음모를 더욱 심화시키고, 남자주인공이 전쟁을 통하여 영웅적인 전공을 세우게 한다. 이것을 계기로 가정의 음모로 야기된 비극을 해결해보려고 하였다. 그러므로 가정소설·궁정소설·영웅소설의 어느 한 유형에 넣기는 곤란하고, 다만 그 비중에 있어서 가정소설에 더 많은 비중을 둔 작품이라 여겨진다.

이 작품은 구성이 상당히 치밀하게 되어 있다. 전반부의 가정의 음모는 전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후반에 설정된 궁정의 음모와 연결되어 있다. 궁정의 음모는 후반의 주인공의 영웅담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른 영웅소설과는 달리 전쟁이 변방의 침입에서 벌어지는 것이 아니고 궁정의 음모와 연관된 내란이라는 점에서, 주인공의 영웅담은 궁정음모의 연장이라 할 수 있다. 필사본은 장서각도서에 있다.

≪참고문헌≫ 韓國古典小說硏究(金起東, 敎學社, 1981). (자료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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