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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동화(海冬火) 놀이에 대하여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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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동화(海冬火) 놀이

-경기도 광주시 중부면 광지원리

 

광지원리는 서울방면과 남한산성 길의 교차로에 있는 부락으로서 약 90여 세대의 동리로서

부락의 주위가 높은 산으로 둘러 싸여 있다.

이 광지원은 원래 예전의 통신 방법으로 이용되었던 남산역(南山驛)이 있었던 곳으로 조선시대에 접어 들어 황교원(黃橋院)이 있어 서울에서 광진교를 건너 덕풍역을 거쳐서 경안이천여주충주청주 방향으로 남하하던 관리나 역마가 쉬던 곳이다.

 

조선시대 여주 영릉에 가시던 임금이 이곳에서 쉬다가 동리의 가운데 있는 물이 하도 맑아서 햇빛에 반사되어 빛을 발하자 광지원이라 칭했다고 하는 유래가 깊은 부락으로써 이 곳의 주민들은 이 원의 터를 원집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 동리에는 옛부터 정월 상원일을 맞이하여 부락내에서 달맞이 의식이 벌어지는데 그 의식의 명칭을 동리의 화를 풀어버린다고 하여 해동화(海洞禍) 놀이라고도 하고 정월 상원일의 의식이 대개 농작에 관계되는 것으로 동리의 안녕이나 풍농을 위해서 겨우내 얼었던 것을 녹인다고 하여 해동화(海東火) 놀이라고도 하는데 이 달집 형태의 나뭇단을 해동홰라고 지칭하고 있으며 더욱 나뭇단을 사용한 불이기에 해동화(海冬火)가 옳은 것으로 보인다.

 

정월 대보름은 그 해의 풍작에 관한 풍흉을 미리 점치는 의식이 많이 나타나며 겨우내 얼었던 땅에서 실질적인 농작의 준비가 이날부터 시작이 되고 있으며 그 높게 쌓은 나뭇단에 불을 붙여 겨울동안 얼었던 땅을 족이고 추위를 물린다는 뜻을 지니는 것으로써 이 불은 자연히 정화의 뜻이 있어 재난의 방지가 되어 마을의 안녕이 뒤따를 것을 알 수 있다.

이 해동홰는 그 쌓아 놓은 나뭇단의 높이가 예전에는 20여 미터나 되었다고 하며 지금도 7- 10여 미터에 달한다.

 

동리에 전해지는 구전에는 이 해동화 놀이의 유래는 약200여 년 전에 이 동리에 마마나 장티브스 등의 질병이 돌아 온 동리가 병고에 시달리고 있을 때 강표(姜杓)라는 노인이 꿈에 신이 나타나 각 집마다 나뭇단을 모아서 그것을 엮어서 섶을 만들고 그것에 불을 놓고 제사를 올리면 병이 치유된다고 하여서 그때부터 매년 정월 보름날 밤에 이 의식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각 지역에서 나타나는 민속의 유래는 정확한 기록이 전해지지 않아 알 수 없으며 이 해동화 놀이를 보더라도 짚을 사용치 않고 나뭇단을 사용하는 특이한 점이 있으나 이 나뭇단을 사용하는 부락은 같은 광주시내의 학동리에서도 나타난다.

 

이 지역의 공통적이 점이 산이 많고 농지가 적기 때문에 나무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 전해지는 유래가 각 지역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보아도 각 지역에서 어느 시기엔가 필요에 의해 창출된 설화로 보인다.

따라서 달맞이의 일반적인 형태가 가정마다 볏집을 한 단씩 걷어서 달집을 짓기 때문에 짚을 사용한 달집이나 나뭇단을 사용한 해동화 놀이나 공통된 놀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 해동화 놀이는 풍농의 기원과 동리의 안녕, 가내의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마을 공동체의 단합을 목적으로 하는 기원성 민속(祈願性民俗)으로써 무속적 사고에서 창출된 특이한 형태의 민속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동리에서는 해동화 놀이가 벌어지기 전에 동리의 노인 중에서 육갑(六甲)을 따져 길인을 지명하여 제사를 주관할 제주(祭主)를 선출하는데 제주는 몸과 마음을 청결케하고 문밖에 출입을 금하며 며칠 전부터 식수에 목욕제계하고 부정을 멀리해야 한다.

 

또한 동리에 초상이 나거나 출산이 되면 의식을 거행하지 않는데 이러한 것은 전부가 청결한 가운데 제를 올려야 된다는 강한 무속신앙 때문이다.

이와 같이 광지원의 해동화 놀이는 200여 년을 이어왔으며 만일 이 의식을 거행하지 않으면 동리에 불상사가 생기고 흉년이 든다고 하여 일제시에는 동화관제소의 허락을 받고 의식을 거행했다고 한다.

 

1)해동화 제작

정월 보름이 가까워지면 동리의 각 가정마다 나뭇단을 한 단씩 걷어 그것으로 해동홰를 만든다. 해동해는 마을의 중앙 공지에 세우며 높이는 약 7m정도로 동해가 쓰러지지 않게 버팀목을 세우고 새끼줄로 둘레를 여러 번 감는다.

2) 달맞이 신호

광지원은 주위가 전부 산으로 둘러싸여 달이 떠오르는 것은 동리에서 보게 되려면 시간적으로 늦기 때문에 산 위에 사람이 올라가 있다가 달이 떠오르면 횃불을 흔들어 신호해 준다.

3) 달집 태우기와 제사

신호를 받으면 해동홰에 올라가 뒷부분에 불을 붙이며 이 달집 앞에 제상을 차리고 제주가 삼배를 드린 후에 마을의 안녕과 풍농을 기원한다.

4) 지신밟기

제주가 술잔을 올리고 나면 동리의 농악대가 삼채 장단을 치면서 횃불의 주위를 돌다가 동리의 집집을 다니며 가내의 안과 태평과 초복수액을 기원해 주는 지신밟기(이 곳에서는 고신밟기라 한다)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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