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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향(海棠香)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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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향(海棠香)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3권 3책. 국문필사본. 제1권 · 2권 말미에 “ 긔 羸 지월 참교 이 嗜 관집 靈 이라. 상노의 윤졈쇠요 비의 간란이라. ” 는 필사기가 적혀 있다.

제3권 말미에는 “ 광무 삼연 긔 羸 지월일이라. 딘셔 靈 의셔 번역 悧 기로 문 瑯 가 과히 셰여 부인녜 보 督 기 거복 悧 오니 ○ 여 보시 督 소셔. ” 의 필사기가 적혀 있어, 광무 3년(1899)에 참교 이사관집의 상노 윤점쇠와 비 간란이에 의해 필사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진서(眞書) 책에서 번역한다는 언급이 있는 점과 색정적(色情的)인 묘사가 지나친 점에 비추어 중국 청대(淸代)의 통속소설을 번역한 작품이 아닌가 여겨진다. 내용은 남주인공 유곤옥이 여섯명의 여주인공과 파란만장한 인연을 맺는 것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전체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명나라 정덕 말년에 북녘 오랑캐가 침략해 들어오자 순천부 도성현에 살던 상서 화춘과 어사 유원이 자원하여 싸움터로 나선다. 화상서에게는 딸 향념이, 유어사에게는 아들 곤옥이 있는데, 출정에 앞서 혼인을 약조한다. 싸움에 패하여 화상서는 탁수에 투신하고, 유어사는 사로잡힌다.

화 · 유 두 집이 경서로 이사를 가다가 도적을 만나, 유공자는 강에 던져지고 화소저는 도적의 겁탈을 피하여 투신한다. 유공자는 관처사에게 구출되고, 화소저는 어옹(漁翁) 마량에게 구출된다.

마량의 부인 여파가 화소저를 창루에 팔아 넘기고, 창루에서 다시 부호의 소실로 팔아넘기려 하자, 화소저는 시비 향난과 함께 남복으로 갈아입고 도망한다. 유공자는 관처사와 함께 지내다가 하산하여 길을 떠난다. 그 뒤 기녀 유랑과 만나 후일을 기약하고, 진시랑과 만나 함께 낙양으로 와 지낸다.

진시랑의 매부인 섭원외가 진시랑의 신세를 지고 있는데, 부호인 계거인의 후취로 딸 섭소저를 들이기로 한다. 그러나 갑자기 역질에 걸려 얼굴이 추물이 되자, 유공자가 여장(女裝)으로 신부 노릇을 하게 된다. 첫날밤에 동침하려는 계거인을 물리치자 계거인이 그 딸과 자게 하는데, 그 밤에 유공자가 계소저와 동침한다.

한편 화소저는 꿈에 아버지가 나타나 보검과 전포를 준다. 북녘 오랑캐가 침입하여 명군이 위기에 처하자, 화소저가 나타나 10만 호병을 죽이고 호장 올니길의 목을 벤다. 유공자는 진시랑과 송추로 가는 길에 양소저와 만나 혼인을 약조하고 길을 떠난다.

계소저는 유공자가 떠난 후, 건달인 백수자가 겁탈하고자 하니, 남복으로 갈아입고 유공자를 찾아나선다. 이 때 정덕황제가 죽고 태자가 즉위하여 과거를 베풀자, 유공자가 응시하여 장원급제하고 한림학사를 제수받는다.

황후의 오라비인 각로 매방에게 딸이 있는데, 병을 앓은 후 이상해져 천당에 가 술업을 배웠다 하고 유곤옥과 전생의 인연이 있다며 백벽을 증거로 보인다. 유학사가 매각로에게 인사를 가자 그런 사정을 이야기하기에, 품에서 관처사로부터 받은 백벽을 꺼내 보니 똑같은 모습이었다.

 

한편, 화소저의 첩서가 천자에게 이르자 병부상서 겸 정북장군을 제수하여 부르는데, 화소저가 진정표를 올려 여자임을 밝힌다. 천자가 화소저를 진국부인에 봉하고 혼인이 약조되어 있는 유곤옥을 불러 만나게 한다. 유학사가 어머니를 만나러 길을 떠나 산중의 요광사라는 절에 묵는데, 악양왕의 혼령이 나타나 귀신 쫓는 보검을 준다.

그 밤에 화소저의 모습을 한 여자가 나타나자 속으로 의아해하면서 동침을 하려는데, 요괴가 나타난다. 유학사가 보검으로 찌르자 요괴는 도망가고 여자는 죽은 시체가 되어 있어, 유학사는 살인자로 몰려 강주자사에게 심문을 받는다. 강주자사 매영은 매각로의 아우이다.

이 때 운유보살이라는 한 여관이 나타나, 그 여자는 매소저로서 천년 구미호의 영이 들어가 있다 하고 신술로 매소저를 살려낸다. 유학사가 어머니를 만나 모시고 돌아오는 길에 다시 요광사 근처에 묵는데, 악양왕의 묘를 찾다가 다시 소년으로 변한 요괴와 만나나, 도인의 도움을 받아 벗어난다.

 

유학사는 예부상서에 제수된 뒤, 북녘 오랑캐의 화친 표문이 이르러 조정에서 의논할 때 강화사로 가게 된다. 호왕이 처음에는 사신으로 온 유상서를 잡아 가두었으나 왕비와 공주의 청을 듣고는 유상서를 풀어준다. 유상서는 공주와의 혼인을 약조하고 나서, 아버지와 함께 귀환한다.

한편, 화상서는 일찍이 탁수에 투신했다가 한 도사에게 구조받고 그 딸과 혼인하여 아들 성윤을 낳는다. 도사의 지시로 하산하여 양자강에서 유상서와 만나 경사로 향한다. 중간에 계생을 만나 데리고 가는데, 이는 계소저가 변복한 모습이었다.

매각로가 천자에게 아뢰어 천자가 매소저로써 유상서에게 사혼(賜婚)하여, 같은 날 화소저 · 매소저 · 계소저와 혼례를 치른다. 이 날 유랑이 찾아온다. 유랑은 그 동안 도인에게서 신술을 배워 강주에서는 여보살로, 악양묘에서는 도인으로 변장하여 유학사를 도와주었던 것이다.

또한 호왕의 공주가 이르고, 양소저도 데려와 유공자는 모두 여섯 여자와 살며, 그 사이에서 9자 3녀를 두어 부귀를 극진히 누린다.

이 작품은 남주인공 유곤옥의 입공(立功)과 결연을 그린 영웅소설 유형의 작품이다.

그런데 여섯 여인과의 결연에 많은 부분이 할애되어 있고, 특히 색정적인 삽화가 여러 부분에 나온다. 요괴 출현의 삽화도 우리 고전소설의 그것과는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어, 청대 통속소설의 번역물이 아닌가 여겨진다. 국립중앙도서관에 있다. (자료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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