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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허허 한들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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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허허 한들

 

 

 

하하 허허 하고 웃는 내 웃음이 정말 웃음인가/ 정말 우스워서 웃는 것이겠는가

세상일이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서 느끼다가 그렇게 웃는 것이네

벗님네들이여, 내가 웃는다고 같이 웃지를 말구려. 웃다가 아귀가 찢어질지도 모르니까

요점 정리

지은이 : 권섭

갈래 : 평시조, 연시조(전10수), 풍자시

성격 : 냉소적, 교훈적, 현실비판적, 풍자적

표현 : 문답법, 설의법, 돈호법, 의성법

제재 : 웃음, 쓴웃음

주제 : 진실한 삶의 자세

특징 : 의성어를 적절히 활용했고, 설의법과 과장법을 사용한 표현이 두드러짐

출전 : 옥소집

내용 연구

하하 허허한들 내 우음이 졍 우음가 : '하하 허허'라는 의성어인 웃음 소리를 의성어를 통해 구체화를 보여 주고 있으며, 작품의 첫머리에 배치한 참신성이 돋보인다. 자신이 웃은 웃음은 즐거운 웃음이 아니라고 반문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실소(失笑)라는 말을 하고 있다. 이 말은 부정적인 정치 현실에 대한 지은이의 쓴웃음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어쳑 업서셔 : 어처구니가 없어서

느끼다가 그렇게 웃는 것이네 : 농부의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생활 태도 / 늦기다가는 흐느끼다가 어이없는 세상사에 대한 풍자의 의도가 드러남

벗님네 : 부정적인 현실 상황을 야기한 인물들(반어적 표현)

아귀

여디리라 : 세상의 우스운 꼴을 볼 때마다 웃는다면 어이 없는 일이 하도 많아서 입이 찢어질 것이다. '입이 찢어지리라'라는 말로 이전 사대부의 시조와는 다소 비속한 언어를 사용하고 있고 종장은 현실 상황에 대한 풍자를 하고 있음.

이해와 감상

 

세상일에 환멸을 느껴 그것을 공허한 거짓 웃음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 심정을 노래한 것으로 환멸의 구체적 내용은 설명하지 않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지금까지 보아 온 양반들의 시조와는 달리, 다듬어지지 않은 말이 그대로 표현되었으며, 내용도 상스럽게 느껴진다. 그것은 양반 시조의 규범이 서서히 무너져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변하는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기도 한 작품이다. 무엇보다도 지은이 권섭은 혼미스러운 정치 현실을 보면서 관직을 외면하고 시조 창작에만 전념했다고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부정적인 정치 현실이 지은이에게 '쓴웃음'을 짓도록 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소의에는 사대부인 권섭은 자기 속한 계급 사회의 생활 자체에 대한 환멸로 인한 파격적인 표현을 작품에 담고 있다. 이 작품은 환멸을 느끼는 것을 어떤 관념적인 설명을 보태지 않고 상스러우면서도 절실한 말을 갖다 놓았을 따름이다. 그는 파격적인 표현을 통해서 자기 환멸을 나타내었고 그 방법으로 사대부 시조의 규범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충격을 주었다.

심화 자료

권섭(權燮)

 

1671(현종 12)∼1759(영조 35). 조선 후기의 문인. 본관은 안동(安東). 자는 조원(調元), 호는 옥소(玉所)·백취옹(百趣翁)·무명옹(無名翁)·천남거사(泉南居士). 서울 출생. 할아버지는 집의(執義) 격(格), 아버지는 증 이조참판 상명(尙明), 어머니는 용인 이씨(龍仁李氏)로 좌의정 세백(世白)의 딸이다.

 

아우는 대사간 형(螢)이다. 큰아버지는 학자 상하(尙夏), 작은아버지는 이조판서 상유(尙遊)다. 어머니는 현명한 분으로 그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16세에 경주 이씨(慶州李氏) 이조참판 세필(世弼)의 딸과 혼인하였다.

 

14세에 아버지와 사별했기 때문에 큰아버지의 각별한 보살핌과 훈도를 받으며 수학하는 한편, 외숙인 영의정 이의현(李宜顯), 처남인 좌의정 이태좌(李台佐) 등과 함께 면학하기도 하였다.

 

1689년(숙종 15) 기사환국 때는 19세로 소두(疏頭)가 되어 소를 올리는 등 한때 시사에 관심을 갖기도 했으나, 송시열(宋時烈)을 위시한 주변 인물들의 사사(賜死) 또는 유배의 참극을 겪은 뒤, 관계(官界) 진출의 길보다는 문필쪽을 택하였다. 일생을 전국 방방곡곡 명승지를 찾아 탐승(探勝) 여행을 하며 보고 겪은 바를 문학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따라서 그의 작품 세계는 내용이 다양하고 사실적이며 깊이가 있다. 게다가 폭넓은 대인 관계는 다른 이의 작품에서 보기 드문 특성을 내포하고 있다. 문학을 생활화했기 때문에 그의 문필 유산 가운데에는 한시·시조·가사 작품 외에도 유행록(遊行錄)·기몽설(記夢說) 등이 있어, 그 내용이 광범위하고 섬세함을 보여 주고 있다.

 

시만 해도 방대한 양을 남기고 있어 오늘날 전해진 것만도 한시 3,000여 수, 시조 75수, 가사 2편이 된다. 시조 75수는 연시조가 많은 것으로 보아, 그의 창작 자세가 진지했음을 알 수 있다.

 

〈황강구곡가 黃江九曲歌〉는 주자의 〈무이도가 武夷櫂歌〉와 이이(李珥)의 〈고산구곡가 高山九曲歌〉의 맥을 이은 작품으로, 시사적 의의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1704년에 지은 기행 가사 〈영삼별곡 寧三別曲〉과 1748년에 지은 〈도통가 道統歌〉는 각기 나름대로 특성을 지니고 있는 작품이다.

 

그의 시는 주제·소재·시어·기법 면에서 모두 파격적 참신함을 보여 준 점에서 그 특성을 평가받고 있다. 전통의 터전 위에서 새롭게 열리는 근대기를 내다보면서 새로운 시 세계를 창조해 낸 점이나, 시기적으로 정철(鄭澈)·박인로(朴仁老)·윤선도(尹善道)의 시의 주맥(主脈)을 이은 점에서, 시문학사에서 그가 점유하는 비중은 크다.

 

말년에 가의대부(嘉義大夫)의 예우를 받았다. 저서로는 간행본 ≪옥소집 玉所集≫(13권 7책)과 필사본 ≪옥소고 玉所稿≫가 있다.

≪참고문헌≫ 肅宗實錄, 玉所集, 玉所稿, 安東權氏世譜, 寒水齋集, 栗谷全書, 宋子大全, 南塘集, 外巖文集, 谷雲集, 陶谷集, 屛溪集, 玉所 權燮의 詩歌硏究(朴堯順, 探究堂, 1987).(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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