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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적수유 – 잠시 쾌활한 일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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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적수유 – 잠시 쾌활한 일

 

 

乃作詞誡之曰:

내작사계지왈:

「快滴須臾 意已閑, 暗從愁裏 老蒼顔.

「쾌적수유 의이한, 암종수리 노창안.

不須更待 黃粱熟, 方悟勞生 一夢間.

부수갱대 황량숙, 방오노생 일몽간.

治身臧否 先誠意, 鰥夢蛾眉 賊夢藏.

치신장부 선성의, 환몽아미 적몽장.

何以秋來 淸夜夢, 時時合眼 到淸凉.

하이추내 청야몽, 시시합안 도청량.

 

 

이에 사(詞)를 지어 경계한다.

잠시 쾌활한 일 맞아 마음 즐겁고 한가롭더니,

근심 속에 남모르게 젊은 얼굴 늙어졌네.

모름지기 황량(黃粱)이 다 익기를 기다리지 말고,

인생이 한 꿈과 같음을 깨달을 것을.

몸 닦는 것 잘되고 잘못됨은 무엇보다 성의(誠意)에 달린 것,

홀아비는 미인 꿈꾸고 도둑은 재물 꿈꾸네.

어찌 가을날 하룻밤 맑은 꿈만으로,

때때로 눈을 감아 청량(淸凉)의 세상에 이르러하려 않느뇨.

 

잠시 쾌한 일 마음에 맞아 한가롭더니

근심 속에 남모르게 젊은 얼굴 늙어졌네.

모름지기 황량이 다 익기를 기다리지 말고

인생이 한 꿈과 같음을 깨달을 것을

몸 닦는 것 잘못됨은 먼저 성의에 달린 것

홀아비는 미인 꿈꾸고 도둑은 재물 꿈꾸네

어찌 가을날 하룻밤 꿈만으로

때때로 눈을 감아 청량의 세상에 이르리

 

요점 정리

 

지은이 : 일연

연대 : 고려시대

성격 : 비유적, 불교적

주제 : 인생무상(人生無常), 조신설화에 대한 일연의 논평

특징 : ‘조신설화’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운문 형식으로 기술하여 주제를 더욱 강조함.

출전 : 삼국유사

내용 연구

 

잠시 쾌한 일 마음에 맞아 한가롭더니[조신 설화에서 조신이 짝사랑하던 태수의 딸과 혼인하여 함께 살게 된 일 – 속세의 즐거움만 알고서 기뻐하는 사람을 비유]

근심 속에 남모르게 젊은 얼굴 늙어졌네.[조신은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 후 사십 년이 지난 후 세상의 풍파로 힘들게 살게 되고 자식이 죽는 고통과 아내와 결국 헤어지게 됨]

모름지기 황량[당나라의 노생(盧生)이 한단(邯鄲)에서 여옹(呂翁)의 베개를 빌려서 잠을 잤는데, 꿈속에서 80년 동안 부귀영화를 다 누렸으나, 깨어 보니 메조로 밥을 짓는 동안이었다는 고사에서, 인생과 영화의 덧없음을 비유한 말. 황량몽(黃粱夢).]이 다 익기를 기다리지 말고

인생이 한 꿈[일장춘몽 (一場春夢) : 한바탕의 봄꿈이라는 뜻으로, 헛된 영화(榮華)나 덧없는 일을 비유한 말./ 남가일몽, 한단지몽, 호접지몽]과 같음을 깨달을 것을[인생이 허무하다는 것을 깨달음 / 구운몽의 ‘양소유(성진)’도 이와 유사함]

몸 닦는 것 잘못됨은 먼저 성의에 달린 것

홀아비는 미인 꿈꾸고 도둑은 재물 꿈꾸네[끝없이 욕망을 충족하려는 인간의 욕심]

어찌 가을날 하룻밤 꿈만으로

때때로 눈을 감아 청량(淸凉)의 세상[일연이 추구하는 인간계의 욕망을 초월한 이상향 / 극락세계]에 이르리.

이해와 감상

 

일연은 ‘조신 설화’에 대한 논평을 “이 전기를 읽고서 책을 덮고 지나간 일을 생각해 보니 하필 조신사의 꿈만이 그렇겠느냐? 지금 모든 사람들이 속세의 즐거움만 알고서 기뻐 날뛰고 애쓰고 있으나 이것은 다만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일연은 조신의 삶을 통해 미인을 꿈꾸고 재물을 꿈꾸는 세속적인 욕망을 추구하는 삶이 부질없는 것이고, 일장춘몽이라는 것을 말하고 정성을 다해 몸을 닦음으로 청량이라는 부처의 세계에 이르러야 함을 말하고 있다. 이처럼 일연은 ‘조신 설화’의 주제를 인생무상으로 해석하는 서술자의 논평과 찬시는 설화 자체의 주제를 더욱 부각시켰으며 이후에 등장한 몽유 서사들을 해석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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