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祖國)Ⅰ/ 시조 / 요점 정리 / 정완영(鄭椀永)
by 송화은율조국(祖國)Ⅰ/ 정완영(鄭椀永)
행여 다칠세라
너를 안고 줄 고르면
떨리는 열 손가락
마디마디 에인 사랑
손 닿자 애절히 우는
서러운 내 가얏고여.
둥기둥 줄이 울면
초가 삼간 달이 뜨고
흐느껴 목메이면
꽃잎도 떨리는데
푸른 물 흐르는 정에
눈물 비친 흰 옷자락.
통곡도 다 못 하여
하늘은 멍들어도
피 맺힌 열두 줄은
굽이굽이 애정인데
청산아, 왜 말이 없이
학처럼만 여위느냐.
[시어, 시구 풀이]
에인 : 슬픔이 맺힌
가얏고 : 가야금으로 여기서는 ‘조국’을 상징
멍들어도 : 한(恨)으로 응어리져도
서러운 내 가얏고여 : 감정 이입. 가야금의 감정은 곧 시적 자아의 감정으로 이해되어야 함
푸른 물 : ‘푸른’의 색채 심상에서 ‘눈물 비친 흰 옷자락’을 떠올림. 삶의 애환이 서린 민족사의 흐름
눈물 비친 흰 옷자락 : 눈물로 아로새겨진 민족의 정한(情恨)
청산아, 왜 말이 없이 / 학처럼만 여위느냐. : 돈호법. 직유법. 의인법. 영탄법
[핵심 정리]
지은이 : 정완영(鄭梡永, 1919- ) 시조 시인. 호는 백수(白水). 경북 금릉 출생. 전통적인 제재로 전통정서인 한(恨)을 읊었으며, 시조집으로 <채춘보(採春譜)> 등이 있다.
갈래 : 평시조. 연시조. 현대시조. 정형시. 서정시
형태 : 구별 배행
율격 : 3(4).4조의 4음보. 3장 6구의 외형률
경향 : 현실 참여적
성격 : 낭만적. 주정적. 상징적. 애상적
표현 : 청각, 시각적 이미지. 대조법. 영탄법
구성 :
1-3연 민족의 단장곡(斷腸曲)인 가얏고
4-6연 가얏고에 담긴 민족의 정한(情恨)
7-9연 겨레의 비원(悲願)
제재 : 가야금에 담긴 민족의 정서
주제 : 조국애. 민족의 정한(情恨)
출전 : <채춘보(採春譜)>(1969)
▶ 작품 해설
이 시조는 한국적 정한(情恨)을 전통 악기인 가얏고(가야금)의 가락에 비기어, 조국에 대한 애끓는 사랑과 조국의 슬픈 역사적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과 조국의 앞날을 위한 비원(悲願)을 직설적으로 토로하고 있다.
또한 감칠맛 나는 고유어와 다양한 감각적 이미지를 통하여 시인의 섬세한 감정을 형상화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특히 ‘눈물 비친 흰 옷자락’, ‘피 맺힌 열두 줄’, ‘청산’, ‘학’ 등의 상징적 어휘를 사용함으로써 조국과 민족이 겪고 있는 현실적 고통을 환기하고 있는 점도 이 시조의 독특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형식면에서는 구별 배행(句別排行)을 통해 현대시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다든지, 시어를 세심하게 선택하여 우리말의 감각성(음악성과 회화성)을 잘 살리고 있다든지, 은유, 대조, 영탄 등 다양한 수사법을 사용하고 있는 점도 돋보이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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