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사전(鄭進士傳)
by 송화은율정진사전(鄭進士傳)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1권 1책. 한글활자본. ‘ 정도령전(鄭道令傳) ’ 이라는 표제의 이본도 있다. 우리 나라를 배경으로 하여 전반부에서는 남녀주인공의 결연을, 후반부에서는 처첩간의 갈등을 다룬 작품이다.
충청도 괴산에 사는 정진사에게는 얼굴과 목소리가 아주 닮은 남매가 있었고 이웃에는 박공의 딸과 최공의 딸이 있었다. 박 · 최 두 소저가 정소저를 놀러오라고 하였는데 정소저가 몸이 불편하여 못 가겠다 하자 정공자가 여장을 하고 가서 놀다가 본색이 드러난다.
박 · 최 두 소저의 부모는 인연이라 하여 정공자와 박 · 최 두 소저를 약혼시켰다. 박소저는 이종사촌인 김공자에게, 정공자에게 속은 이야기를 하고, 김공자를 여장시켜 정소저의 집에 보내 같은 장난을 하게 하였는데, 이를 인연으로 김공자와 정소저도 약혼하게 되었다.
정 · 김 두 공자는 과거에 급제한 뒤 각기 약혼녀와 혼인을 하였다. 정공자는 이조판서가 되고 박 · 최 두 부인은 각각 아들과 딸을 낳았다. 정판서는 일찌기 일지라는 첩을 두었는데 일지는 간악하여 두 부인을 시기하였다.
마침 정판서가 청나라에 사신으로 가자, 일지는 방탕한 차돌을 사귀어 정부로 만들고 그와 작당한 뒤 최부인을 모함하여 시아버지 정공으로 하여금 내쫓게 하였다. 이어 일지는 불량배 봉돌을 시켜 박부인을 납치하여 아내로 삼도록 하고, 걸인을 시켜 박부인의 아들을 죽이도록 하였다.
그러나, 박부인이 피신한 틈에 자신이 봉돌에게 납치되어 같이 살면서 술장사를 하게 되었으며 박부인의 아들은 노승에게 팔아 넘겨졌다. 일지는 봉돌의 구박을 받던 중 장돌뱅이와 눈이 맞아 함께 도망하려다가 발각되면서 장돌뱅이는 봉돌에게 살해되고 일지와 봉돌은 살인죄로 투옥되었다.
정판서가 청나라에서 돌아오는 길에 일지는 기생을 시켜 정판서에게 자신을 구출해 달라고 하였으나, 가정에 변고가 일어났음을 알게 된 정판서는 하인들을 고문하여 사태의 진상을 밝힌 뒤 모해자들을 모조리 잡아 처형한다. 한편, 일지는 내쫓고 절에 피신하고 있는 두 부인을 찾아 데리고 왔다.
12회의 장회체로 된 작품이며 전반부와 후반부가 성격을 매우 달리하고 있다. 작품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전반부의 결연사건에 있어서는 남자가 여장을 하고 처녀의 집에 들어가 속이고 놀다가 발각되는 등 사건이 매우 경쾌하고 희극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이에 비하여, 작품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후반부의 처첩간의 갈등은 음모 · 살인 · 도피 · 처형 등 어둡고 침통한 사건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른바 애정소설과 쟁총형(爭寵型)의 가정소설에서 제재와 구성을 빌려와 전후로 연결시켜 재구성한 작품이다. 사건묘사가 매우 구체적이고 인물의 개성이 비교적 뚜렷한 점이 하나의 특징이다.
≪ 참고문헌 ≫ 李朝時代小說論(金起東, 精硏社, 1959), 活字本古典小說全集 10(亞細亞文化社, 1977), 韓國古典小說硏究(金起東, 敎學社, 1981).
(자료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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