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문 봄 강가에서
by 송화은율저문 봄 강가에서
늦은 봄 떠나는 벗 보내고 오니 눈앞 가득 고운 풀에 맘이 아프네. 훗날 조각배 돌아오거든 뱃사공이여 알려 주소. 안개 낀 강 아스라이 천 리를 흐르고 마음은 버들강아지인 양 어지러이 날리네. 하물며 꽃 지는 이 계절에 사람 보내고 연연하지 않겠나. 노을은 햇빛 비쳐 붉게 흐르고 먼 강물은 하늘만큼 푸르네. 강가의 버드나무 수없는 푸른 실은 내 마음 얽매어 머물게 하네. |
暮春去送人歸(모춘거송인귀) 滿目傷心芳草(만목상심방초) 扁舟他日歸來(편주타일귀래) 爲報長年三老(위보장년삼노) 烟水渺?千里(연수묘미천리) 心如狂絮亂飛(심여광서난비) 何況洛花時節(하황낙화시절) 送人能不依依(송인능불의의) 殘霞映日流紅(잔하영일유홍) 遠水兼天鬪碧(원수경천투벽) 江頭柳無限絲(강두유무한사) 未解絆留歸客(미해반유귀객) |
요점 정리
지은이 : 이규보
갈래 : 5언 배율의 한시
성격 : 감각적, 애상적
구성 :
1~2행 : 친구와의 이별과 이별로 인한 슬픔
3~4행 : 친구와의 재회 소망
5~6행 : 이별로 인한 심란한 마음
7~12행 : 떠나간 대상에 연연해하는 마음
주제 : 벗을 떠나보낸 아쉬움과 벗에 대한 그리움 / 벗과 이별로 인한 슬픔
표현 : 화자의 벗에 대한 아쉬움과 그리움의 심정을 구체적인 대상으로 형상화하였고, 계절적 배경과 이별의 상황을 대비시켜 화자의 정서를 심화시켰으며 감각적 시어를 통해 화자의 애상적인 정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음.
내용 연구
늦은 봄[시간적 배경] 떠나는 벗 보내고 오니[화자의 처지는 이별 상황]
눈앞 가득 고운 풀에 맘이 아프네[화자의 정서는 슬픔] → 자연과 대비된 화자의 정서[벗과 이별한 뒤의 상심(傷心)을 투영]를 심화
- 벗과 이별로 인한 슬픔
훗날 조각배[재회의 소망성취 매개체] 돌아오거든[조각배를 타고 벗이 돌아오면]
뱃사공[화자와 떠난 벗의 가교 역할]이여 알려 주소[벗에 대한 그리움과 재회의 소망]
- 벗과의 재회 소망
안개 낀 강은 아스라이 천 리[정감의 심정적 깊이]를 흐르고[벗을 떠나보낸 아쉬운 마음의 상태]
마음은 버들강아지인 양 어지러이 날리네.[떠나간 벗에 대한 그리움을 자연물에 빗대어 표현 / 이별로 인한 화자의 심란한 마음]
- 이별로 인한 심란한 심정 / 쓸쓸한 심사
하물며 꽃 지는 이 계절[계절적 배경이 화자의 이별의 정한을 심화시킴 / 떠나보낸 벗에 대한 서운함이 자연물과 조응]에
사람 보내고 연연하지 않겠나[설의적 표현을 통해 화자의 심정을 담고 있는 말로 집착하여 미련을 가질 것이라는 의미]
- 벗을 떠나 보낸 후의 연연한 마음
노을은 햇빛 비쳐 붉게 흐르고
먼 강물은 하늘만큼 푸르네[색채의 대비를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면서 화자의 처지와 대비]
- 황혼의 하늘과 강물
강가[떠난 대상과 화자의 경계가 되는 공간]의 버드나무[객관적 상관물] 수없는 푸른 실은
내 마음 얽매어 머물게 하네[자연물(버드나무 수없는 푸른 실)을 통해 떠나보내고 난 뒤의 애틋한 그리움(사람 보내고 연연해하는 화자를 강가에서 떠나지 못하고 서성이게 만들고 있음) / 추상적인 ‘마음’을 푸른 버드나무 실가지로 얽매여 놓은 것처럼 표현하여 벗을 연연해하고 있음을 드러냄(관념적인 것을 구체화함)]
- 떠난 벗에 대한 그리움
이해와 감상
‘저문 봄 강가에서’의 한시는 고율시(古律詩)로 작가가 20대에 썼다고 전해지며, 늦은 봄날 강가에서 사랑하는 벗을 떠난 보낸 아쉬움과 벗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고 있는 작품이다. 특히 ‘殘霞映日流紅/遠水兼天鬪碧’에서 보이는 색채 대비는 이 작품의 시적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다. 이 작품은 늦은 봄날 친한 벗을 떠나보낸 화자는 눈앞 가득한 고운 풀에도 마음이 아프며, 어지러이 흩날리는 버들개지처럼 심란하다. 사랑하는 친구를 떠나보내고 난 뒤의 애틋한 그리움은 화자를 강가에서 떠나지 못하고 서성이게 만든다. 강가의 버드나무는 바로 그러한 화자의 마음을 나타내는 객관적 상관물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시의 시적 화자는 떠나간 벗에 연연해하는 마음을 통해 벗과 재회하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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