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 신은 고양이 / 페로
by 송화은율반응형
장화 신은 고양이 / 페로 |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에서 뜻밖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었나요? 고양이가 막내아들에게 어떤 행운을 가져오는지 알아봅시다. 옛날 어느 마을에, 가난한 방앗간 주인과 세 아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큰아들과 둘째 아들은 게으름뱅이, 심술쟁이였지만, 막내아들은 아주 착하고 부지런하였습니다. 어느 날, 아버지가 병에 걸려 돌아가셨습니다 . 아버지가 세 아들에게 물려준 재산은 방앗간과 당나귀, 그리고 고양이 한 마리뿐이었습니다. 형들이 말하였습니다. "우리는 방앗간과 당나귀를 가지겠어. 막내 너는 고양이나 가져라." 그리하여 막내아들은 결국 빵 한 개와 고양이 한 마리만을 받고, 집에서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막내아들은 한 마디 불평도 하지 않았습니다. 별로 쓸모는 없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늘 귀여워해 왔던 고양이와 함께 막내아들은 숲 속을 걸었습니다. 배가 고파지자 막내아들은 가지고 있던 빵을 고양이와 똑같이 나누어 먹었습니다. "야옹아, 이제부턴 뭘 해야 하지? 넌 짐도 나를 수 없고, 농사도 도울 수 없으니…… ." 그러자, 고양이가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습니다. "걱정 마세요, 주인님. 저에게 장화와 자루를 주시면, 주인님께 서 지금까지 저에게 베풀어 주신 은혜를 모두 갚겠습니다." 그래서 막내아들은 신고 있던 장화와 자루를 고양이에게 주었습니다. 고양이는 의젓하게 장화를 신고, 토끼가 많이 있는 숲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자루 입을 벌려 놓고서 죽은 체하며 누워 있었습니다. 토끼가 자루 속으로 들어오기를 기다려서 드디어 한 마리를 잡았습니다. 고양이는 잡은 토끼를 들고, 왕이 살고 있는 궁전으로 갔습니다. "임금님, 저의 주인인 카라바 공작님이 드리는 선물입니다. " 고양이는 왕에게 그 토끼를 바쳤습니다. "오오, 고맙기도 하지! 잘 받았다고 전해 주게." 그 뒤에도 고양이는 많은 선물을 카라바 공작의 이름으로 왕에게 바쳤습니다 . 어느 날 고양이는, 왕이 아름다운 공주를 데리고 강가로 소풍을 나온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고양이는 곧 막내아들에게 말하였습니다. "주인님, 지금부터 강물에 들어가서 목욕을 하세요." "아니, 왜 그러지?" "제 말대로만 하세요. 그러면 주인님은 정말로 훌륭한 카라바 공작님이 되실 거예요." 그 때, 저 멀리서 왕의 마차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갑자기 고양이가 소리쳤습니다. "살려 주세요! 카라바 공작님이 물에 빠졌어요! 살려 주세요!" 카라바라는 이름을 듣고 놀란 왕은 신하에게 어서 공작을 구해 주라고 명령하였습니다. 그러자 고양이는 왕의 마차 옆으로 가, 울면서 왕에게 말하였습니다. "흐흑, 임금님. 카라바 공작님이 수영을 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옷을 몽땅 훔쳐 가 버렸습니다." 고양이가 미리 막내아들의 옷을 바위 밑에 살짝 감추어 놓았던 것입니다. 왕은 궁전에서 좋은 옷을 가져오게 하여, 막내아들에게 입혀 주었습니다. 좋은 옷을 입은 막내아들은 진짜 공작처럼 멋지게 보였습니다. 왕이 막내아들의 훌륭한 모습을 칭찬하며 말하였습니다. "정말 훌륭하오, 카라바 공작. 자, 나와 같이 소풍을 즐기지 않겠소? 내 마차로 공작의 성까지 모셔다 드리겠소." "네, 고맙습니다." 대답은 이렇게 했지만, 막내아들은 걱정이 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야옹아, 어떡하지? 나에게는 성이 없잖아." "주인님, 걱정하지 마시고 저만 믿으세요." 고양이는 막내아들을 격려하며, 마차에 태웠습니다. 그리고는 마차보다 빨리 어디론가 달려갔습니다. 고양이가 맨 먼저 다다른 곳은 사람들을 잡아먹는 마귀 대왕의 밀밭과 목장이었습니다. 사람들을 잡아먹는 마귀 대왕은 무시무시한 요술을 부려서 농부들을 괴롭히고 있었습니다. 고양이는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넓은 밀밭과 목장에서는 많은 농부들이 마귀 대왕을 두려워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었습니다. 고양이가 농부들을 불렀습니다. " 여러분, 다들 이리로 오세요." 농부들이 웅성거리며 고양이에게 다가왔습니다. " 내 말 잘 들으세요. 내가 하라는 대로만 하면, 마귀 대왕을 없 앨 수 있습니다." 농부들이 입을 모아 물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되지?" "조금 있으면, 임금님께서 마차를 타고 지나가실 겁니다. 그 때 임금님께서 이 땅이 누구 땅이냐고 물으시면, 카라바 공작의 땅 이라고 말하기만 하면 됩니다. 모두 잘 아셨죠?" 마귀 대왕에게 괴로움을 당하고 있던 농부들은, 마귀 대왕을 없앨 수 있다는 고양이의 말을 듣고 무척 기뻐하였습니다. 말을 끝낸 고양이는 마귀 대왕의 성으로 곧장 달려갔습니다. 조금 있으니, 정말 왕의 마차가 농부들 앞에 나타났습니다. 왕이 마차에서 내리며 물었습니다. "이 밀밭은 누구의 땅이지?" 농부들이 모두 똑같이 대답하였습니다. "이 곳은 카라바 공작님의 땅입니다." 그 말을 듣고, 왕은 깜짝 놀랐습니다. "카라바 공작, 정말 훌륭하오. 나의 밀밭보다 더 넓은 밀밭을 가 지고 있군." 막내아들은 어쩔 줄 몰라하며 말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임금님!" 왕이 마차를 타고 얼마를 더 가니, 이번에는 넓은 목장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왕은 마차를 세우고, 농부들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이 목장의 주인은 누구인가?" 농부들은 모두 입을 모아 대답하였습니다. "이 목장의 주인은 카라바 공작님입니다." 왕은 카라바 공작의 재산이 엄청난 것을 보고 무척 기뻤습니다. '흐음, 여기도 내 목장보다 더 넓은걸. 공작은 나보다 훨씬 더 큰 부자임에 틀림없어.' 왕은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그 때 고양이는 무서운 마귀 대왕의 성에 벌써 도착하여 씩씩하게 성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마귀 대왕은 때마침 맛있는 음식을 차려 놓고 식사를 하려던 참이었습니다. 고양이는 용기를 내어 식탁 위로 올라가 말하였습니다. "안녕하세요, 대왕님. 저의 주인이신 카라바 공작께서 조금 뒤에 선물을 가지고 이리로 오실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먼저 그 뜻 을 전하러 왔습니다." "오오, 그래?" "그런데 대왕님은 놀라운 요술을 많이 부릴 수 있다던데, 그게 정말인가요?" 마귀 대왕이 무뚝뚝하게대답하였습니다. "못 믿겠다는 말이냐? 요술로는 아무도 날 당할 수가 없어. 암, 내가 최고지!" "그렇다면 어떤 짐승으로도 모습을 바꿀 수 있다는 말도 사실 인가요?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사자로 모습을 바꿔 보시겠어요?" "하하하! 그런 건 아주 쉬운 일이지." '퍽!' 마귀 대왕은 금방 사자로 모습이 변했습니다. "으르르릉!" "아이고, 무서워라!" 마귀 대왕이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와서는 의기 양양하게 말했습니다. "어떠냐?" "대왕님, 정말 놀랍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모습을 잘 바꾸시더라 도, 생쥐처럼 아주 작은 동물로는 변할 수 없다고 하던데요." 고양이의 말을 듣자마자, 마귀 대왕은 화를 버럭 내면서 소리쳤습니다. "누가 그래? 내가 할 수 없는 일은 없어!" "정말이세요?" "그럼, 물론이지. 자, 이제 가만히 보고만 있어." 순식간에 마귀 대왕은 조그마한 생쥐로 변하였습니다. 생쥐로 모습을 바꾼 마귀 대왕은 마루 위를 이리저리 기어다녔습니다. 그러자 고양이는 마귀 대왕이 변한 생쥐를 날쌔게덮쳐, 눈 깜짝할 사이에 삼켜 버렸습니다. 이 때 멀리서 '다각다각'하고 왕의 마차가 오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고양이는 성문으로 달려나갔습니다. 왕의 마차가 성문을 지나려 할 때, 성문이 활짝 열리며 고양이가 나와서 왕과 공주에게 정중히인사를 하였습니다. "임금님, 그리고 공주님! 카라바 공작님의 성에 오신 것을 진심 으로 환영합니다." 왕은 눈이 휘둥그래졌습니다. "공작, 정말 놀랍소. 이처럼 아름다운 성을 가지고 있다니!" 이렇게 말하며 왕은 공주와 함께 성 안을 이리저리 구경하였습니다. 고양이는 왕과 공주를 식탁으로 모셨습니다. 식탁 위에는 마귀 대왕이 차려 놓은 여러 가지 음식이 그대로 있었습니다. "임금님, 공주님! 차린 것은 없지만, 많이 드십시오." 막내아들은 어떻게 된 영문인지 알 수가 없어 고양이에게 물었습니다. "얘, 야옹아! 도대체 이게 어찌 된 일이니?" "이야기는 나중에 하기로 해요, 주인님. 아무튼 당신은 카라바 공작님이에요." 막내아들은 그저 고양이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왕은 카라바 공작이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잘생기고 씩씩한데다가, 굉장한 재산도 가지고 있으니 말입니다. 공주도 카라바 공작을 점점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카라바 공작이 된 막내아들도 아름다운 공주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왕은 매우 기뻐하며 두 사람의 사이를 인정하였습니다. 얼마 후, 카라바 공작과 공주는 멋진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카라바 공작님 만세! 공주님 만세!" "카라바 공작님, 공주님!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많은 농부들이 결혼식에 와서 축하해 주었습니다. 농부들은 나쁜 마귀 대왕이 죽고, 마음씨 착한 카라바 공작이 성의 주인이 된 것이 무척 기뻤습니다. 그 후로도 고양이는 카라바 공작의 귀여움을 듬뿍 받으며 성에서 공작과 함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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