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사(長相思) - 끝없는 그리움
by 송화은율장상사(長相思) - 끝없는 그리움
長相思思不見 장상사사불견
心知紙鳶風中戰 심여지연풍중전
有席可捲石可轉 유석가권석가전
此心鬱結何時變 차심울결하시변
所思遠在天之墜 소사원재천지추
雲天綠樹晴悠悠 운천록수청유유
悠悠不盡愁 유유불진수
獨坐彈控候 독좌탄공후
控候如訴復如泣 공후여소복여읍
彈罷不覺羅衫濕 탄파불각나삼습
願爲雙飛鳥 원위쌍비조
向君窓前立 향군창전입
願爲月明光 원위명월광
穿君留箔立 천군유함입
悲歌無寐夜何長 비가무매야하장
夢魂不渡遼山陽 혼몽불도요산양
長相思空斷腸 장상사공단장
그리워라 그리워도 볼 수 없으니
마음은 종이연인 양 바람에 펄럭이네.
돗자리라면 둘둘 감고 돌 같으면 굴리련만
이 마음에 맺힌 시름 언제나 풀릴 건가.
그리운 임 아득히 하늘가에 계시는데
흐린 하늘 아래 늘어진 푸른 버들 멀기만 하구나.
가득한 수심 끝이 없어
홀로 앉아 공후를 연주한다네.
공후의 곡조 하소연하듯 흐느끼듯
공후 내려놓자 비단 적삼 눈물에 젖었구나.
쌍쌍이 날아가는 새 되어
임 계신 창문 앞에 서 있을거나
아니면 저 둥근 달빛 되어
임의 휘장 뚫으리라.
잠 못 이뤄 슬픈 노래 부르나 밤은 왜 이리 긴지
꿈 속의 넋은 요산(療山) 땅을 건너지 못하였네.
그립고 그리워라 애간장이 끊어지누나.
그립고 그리워도 볼 수가 없어
마음은 바람에 나부끼는 종이 연 같아라
돗자리라면 말아 두고 돌이라면 굴러 낼 수 있으련만
이 마음의 응어리 어느 때나 고칠까
그리운 사람은 멀리 하늘 모퉁이에 있는데
구름 뜬 하늘 아래 늘어진 푸른 버들
아득한 시름은 끝이 없어라
홀로 앉아 공후를 타니
공후는 하소연하는 듯 흐느끼는 듯
다 타도록 비단 적삼 젖는 줄도 몰랐네
원컨대 쌍쌍이 나는 새가 되어서
임 향한 창 앞에 서 있고자
원컨대 밝은 달빛 되어
임의 방문 휘장 뚫어 비춰들고자
슬픈 노래 잠 못 드는 밤 어찌 이리 긴고.
꿈속에서도 요산 남쪽 건너지 못하였네
기나긴 그리움에 공연히 애만 끓노라.
요점 정리
지은이 : 성현
갈래 : 한시 악부(한시의 한 형식. 인정 풍속을 읊은 것으로, 글귀에 장단(長短)이 있음), 충신연군지사, 고원사(古寃思) 25수의 하나
성격 : 애상적, 연모적, 비유적
구성 :
그리워라 ~ 풀릴건가 : 멀리 떨어져 있는 임을 그리워함
그리운 임 ~ 눈물에 젖었구나 : 공후를 연주하며 그리움을 달램
쌍쌍이 날아가는 ~ 임의 휘장을 뚫으리라 : 임에게 가고픈 마음
잠 못 이뤄 슬픈 노래 ~ 애간장이 끊어지누나 : 긴긴 밤을 임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고통으로 보냄
주제 : 임을 그리워하는 마음 / 임에 대한 그리움
표현 : 적절한 비유와 상징적 소재를 자연물을 동원하여 섬세한 내면을 잘 표현했고, 여성화자를 등장시켜 임에 대한 그리움을 형상화. 여성화자와 임의 관계는 충신연주지사로 볼 수 있다.
내용 연구
그리워라 그리워도 볼 수 없으니[화자의 정서를 직접적으로 제시, 임의 부재]
마음은 종이연['하늘가'를 지향하는 화자의 애처로운 내면을 형상화함 / 임이 계신 하늘가로 다가가고자 하지만 연줄에 매여 갈 수 없음. / 종이연, 푸른 버들, 공후, 쌍쌍이 나는 새 등을 통해 시적 화자의 심정을 사물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음.]인 양 바람에 펄럭이네.[임을 그리워하는 화자의 내면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함 - '하늘가'를 지향함]
돗자리라면 둘둘 감고 돌 같으면 굴리련만
이 마음에 맺힌 시름[임에 대한 그리움] 언제나 풀릴 건가[사라질까]. - 멀리 떨어져 있는 임을 그리워함
그리운 임 아득히 하늘가[임이 있는 곳 / 지향하는 공간]에 계시는데[임과의 거리감]
흐린 하늘 아래[화자가 있는 곳] 늘어진 푸른 버들 멀기만 하구나.[늘어진 버들은 수심에 잠겨 있는 화자를 비유하는 말로, 임이 있다고 여겨지는 하늘가와 버들이 멀다고 함으로써 화자와 임의 거리감을 형상화하고 있음]
가득한 수심 끝이 없어[그립고 그리워도 볼 수가 없는 임에 대한 화자의 그리움과 이별로 인한 슬픔이 매우 크다는 것을 표현]
홀로 앉아 공후를 연주한다네.
공후[하소연하여 울음을 울고 있음 / 그리움으로 인한 화자의 슬픔이 이입된 대상]의 곡조 하소연하듯 흐느끼듯[의인법, 화자의 슬픔을 감정이입]
공후 내려놓자 비단 적삼 눈물에 젖었구나[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흐름]. - 공후를 연주하며 그리움을 달램
쌍쌍이 날아가는 새[임이 계신 곳에 도달하고 싶어 함 / 임과 함께 하고 싶어 하는 화자의 소망이 투영된 대상] 되어
임 계신 창문 앞에 서 있을거나
아니면 저 둥근 달빛 되어
임의 휘장 뚫으리라.[임과의 이별 슬픔을 공후 연주로 달래던 화자는 차라리 자신이 날아가는 새나 둥근 달빛이 되어 임의 곁에 가고 싶다며 임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을 호소하고 있다. 대구법] - 임에게 가고픈 마음
잠 못 이뤄 슬픈 노래 부르나 밤은 왜 이리 긴지[그리움으로 잠 못 이루는 화자의 모습은 '전전반측(輾轉反側)과 상통한다. 화자의 주관적 인식]
꿈[화자의 간절한 소망을 나타냄, 비극성을 두드러지게 함 / 꿈을 통해서라도 임과 만나고 싶어하는 간절함] 속의 넋은 요산(療山) 땅을 건너지 못하였네.[화자에게 '밤'은 임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간절해지는 고통의 시간이며, '요산 땅'은 임과 화자의 만남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의미함]
그립고 그리워라 애간장이 끊어지누나[절실한 그리움]. - 긴긴 밤을 임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고통으로 보냄
이해와 감상
'장상사'는 악부의 편명으로 '고원사'의 25수 가운데 하나로 고시에서는 "長相思" 세 글자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 시는 임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하고 있다. 임을 애타게 그리워하는 화자의 심정을 '종이연', 푸른 버들', '공후', '쌍비조' 등의 사물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다. 전반부에서는 그리운 임을 만날 수 없다는 답답한 심정과 임의 부재로 인한 슬픔을 노래하고 있다. 후반부에서는 새가 되어서라도 임과 함께 하고 싶은 소망을 표현한 후 꿈 속에서조차 임을 볼 수 없는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내고 있다.
이 시는 화자와 임의 관계는 '군신(君臣)'의 관계로도 볼 수 있어 '충신연주지사'로 보기도 한다.
심화 자료
성현
성현의 시론의 특징은 이규보와 서거정의 기론(氣論)을 계승·발전시키는 한편 다양한 미의식의 구현을 주장한 점이다. 또한 사회적 효용을 중시하는 각도에서 정치적 득실에 대한 풍간(諷諫)의 작용을 강조했는데 이것은 그의 애민시(愛民詩) 계열 작품의 이론적 토대를 이루었다.
그의 작품세계는 매우 다양하다. 형식적 측면에 있어서 고시(古詩)·율시(律詩)·악부(樂府)·사부(辭賦) 등의 양식을 고루 창작했다. 주제면에서도 사회 현실에 대한 명확한 의식을 바탕으로 하여 관리나 승려 등의 부패와 횡포를 비난하고, 그들로 인해 고통받는 백성들의 실상을 묘사했다. 우리나라의 풍속을 소재로 한 국속시(國俗詩) 계열의 작품을 썼으며, 명나라 여행중에 쓴 시를 모아 엮은 〈관광록 觀光錄〉은 그의 이름을 중국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일상의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 도가적 초월을 지향하는 시를 남기기도 했는데, 자연에서의 즐거움과 한적한 심경이 잘 나타나 있다.
형인 성임(成任)과 성간(成侃) 역시 시를 잘 썼는데, 그 두 사람은 성현의 문학세계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문장, 시, 그림, 인물, 역사적 사건 등을 다룬 잡록 형식의 글 모음집인 〈용재총화 ?齋叢話〉를 저술했으며, 장악원의 의궤(儀軌)와 악보를 정리한 〈악학궤범 樂學軌範〉을 유자광 등과 함께 편찬했다. 문집으로 〈허백당집 虛白堂集〉이 전한다. 죽은 뒤 수개월 만에 갑자사화가 일어나 부관참시당했으나, 뒤에 신원(伸寃)되었고 청백리로 뽑혔다. 시호는 문재(文載)이다.(출처 : 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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