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入社) 모티프의 수용 양상
by 송화은율입사(入社) 모티프의 수용 양상
인류학에서의 입사(入社)의 의미는 개인의 일생을 통하여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일종의 의식 또는 제의를 의미한다. 그런데 문학에서의 입사의 의미는 그 상징성에 있다. 즉 문학에서는 출생, 관례, 혼례, 상례, 제례 등을 소재로 차용한다기보다 그 상징성을 수용하는 것이다.
입사의 상징성은 현재의 인간의 모습이 시간의 경과에도 불구하고 항상 현재의 차원에만 머물어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보다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데 있으며, 그 과정에는 순탄함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혹독한 시련이 수반되는 경우가 있다. 그 시련은 반드시 뛰어 넘어야 하는 문턱이며 이를 넘어야만 보다 성숙된 미래의 자신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방 쥬네(A. Vangennep)가 말했듯이 입사를 수행하고 난 탐색(探索)의 주인공은 심적으로, 육체적으로 변신(變身)한 셈이다. 그러므로 입사의 유형이 수용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 우선 입사의 수용 양상을 알아보자.
1. 입사설화의 양상
입사설화란 통과제의의 모티프가 상징을 통해 수용된 설화이다. 탐색의 주인공은 서사구조 진행상의 행동의 주체자인 동시에 험한 시련을 감내하며 종국에는 탐색의 대상을 획득하는 인물이다. 본고에서는 영웅과 종교인으로 나누었다. 따라서 탐색의 대상은 악마에게 유괴된 공주일 때도 있고, 혹은 잃어버린 보물일 경우도 있고, 또는 고난의 중재일 경우도 있다. 그러면 영웅의 성취담과 종교인의 구도담이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는지 알아보자.
가. 영웅(英雄)의 성취담(成就談)
(중략-유리왕설화, 바리공주설화, 김유신, 진성대왕과 거타지 설화, 작제건 신화 등)
어쨌든 영웅들은 한결같이 입사의 과정을 겪고 난 뒤 탐색의 대상을 획득하고 있다. 말하자면 입사의 과정은 일종의 자기 변신, 자기 부활을 시도할 수 있기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전제조건이라 하겠다.
나. 종교인(宗敎人)의 구도담(求道談)
(중략 - 삼국유사 아도기라 설화, 남백월이성 설화, 광덕과 엄장 설화, 오대산 오만진신설화 등)
이상에서 우리는 종교적 구도담을 살펴 보았다. 앞에서 살펴본 영웅들의 탐색담과는 다른 양상을 띤다. 즉 영웅적인 성취담에서 탐색의 주인공에게 요구되는 것은 범인(凡人)과는 다른 비상한 힘이나 재치, 지혜, 솜씨 등이었다. 그런데 종교적 구도담에서 요구되는 것은 이런 조건보다는 ‘지극한 신심(信心)’이었다. 이것은 주인공이 조력자(助力者)를 얻어 탐색의 대상을 획득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 준다. 이것이 문학에서 감명을 주는 요소인 동시에 종교적 차원에서도 신심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2. 입사설화의 서사구조(요약)
가. 절연(絶緣) - 시련(試鍊) - 재수용(再受容)
나. 힘의 결핍(缺乏) - 충일(充溢)
탐색담에서 탐색의 주인공에게 우선 요구되는 것은 ‘힘’이다. 힘이 있어야만 무사히 대상을 획득할 수 있는 것이다. 힘은 육체적인 것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힘, 즉 지혜, 지략 등도 의미한다. 신화에서 신화적 인물 또는 귀족적 영웅들은 태어날 때 무한한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는 수가 많다. 그런데 종교적 구도담에서의 주인공들은 이런 경우가 극히 드물다. 무한한 능력의 소유자가 아닌 인물이 탐색의 길을 떠날 때 조력자가 많이 등장한다. 조력자는 동물인 경우도 있고, 신이한 능력을 가진 자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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