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거꾼 (人力車軍) / 줄거리 및 해설 / 안국선
by 송화은율인력거꾼 (人力車軍, 1915년 8월, 「共進會」에 수록, 修文書館 」)
작가:안국선(1854 -1953)
등장인물
김서방: 인력거꾼. 게으르다.
아내: 성실하고 의지적임.
줄거리
해는 거의 서산에 넘어 가고 겨울 바람은 냉랭하여 남의 집 행랑채에 세로 들어, 하루 벌어 하루 먹는, 노동자의 여편네가 쌀은 없고 나무없어 구구한 살림살이 애만 부둥부등 쓰는 이 때에, 새문 밖 냉동 좁은 골목 막다른집 행랑채 한 간 방에 턱을 고이고 수심 중에 앉아서 혼잣말로 한탄하는 여편네가 있으니 (하략)
양반의 후예인 김 서방은 게으르고 술도 좋아하여 가난하게 살고 있었다. 그는 가세가 타락하여 할 수 없이 남의 집 행랑채를 얻어 살며 지게벌이도 하고 남의 심부름도 하며 살고 있었다. 그는 술을 너무 좋아하여 하루라도 술을 못 먹으면 병이 되는 듯했다. 그의 아내는 도망가려고도 했으나 김 서방의 본심이 원래 착함을 믿고 열심히 살았다. 그러던 어느날 김서방은 아내의 간곡한 권고로, 앞으로 3년간 술을 끊고 인력거를 끌어 남부럽지 않게 살기로 한다.
그런데 인력거꾼이 된 김 서방은 첫날 길에서 4천여 원이라는 큰 돈을 주웠다. 그의 아내는 남편이 이 돈을 믿고 술을 마시자, 남편을 속여 그 일을 꿈에 일어났던 것인양 꾸미고는, 그 돈을 경찰서에 갖다 줘 버린다. 3년 동안 김 서방은 일을 열심히 하였는데, 뜻밖에 경찰서에서 주인이 안 나타나니 돈을 찾아가라 하여, 아내는 모든 것을 고백하고 경찰서에서 찾아온 돈을 내놓는다. 이에 김서방은 아내의 현명함에 감사하고 더욱 겸허한 마음으로 인력거꾼을 계속한다.
해설
이 작품은 안국선이 1915년 발표한 근대적 단편 소설집 「공진회(共進會)」에 수록된 작품으로 신소설이 현대적 단편 소설로 발전하는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다는데 문학사적 의의가 있다. 또한 다른 작품들과 달리 문명 개화니, 신교육이니 하는 거창한 주제가 아닌 가난한 노동자의 일상 생활의 한 단면을 다루었다는 데도 특징이 있다. 전형적인 인물을 설화체의 해설적 문장을 통해 제시하는 한편, 부분적으로 압축된 묘사와 묘사적 표현을 가지고 있다. 물론, 우연성이라든가 상투적이고 과장된 표현, 율문적(律文的) 표현, 권선 징악적인 주제 등이 있는 것은 고대 소설의 잔재라고 하겠다.
‘공진회’는 원래 1915년 9월부터 10월에 걸쳐 경복궁에서 열린 일본 총독 통치 5주년 기념 박람회의 명칭이다. 이로 보아 안국선은 총독 정치에 동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던 것같다. 공진회에는 이것 말고도 「기생」, 「시골 노인 이야기」가 더 실려 있었다.
(주제) 인생의 괴로움과 성실한 삶에 대한 기대
삶의 애환과 성실한 생활에의 기대
근면과 절약의 삶
(문체) 산문체, 언문 일치체에 근접, 설화체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
(성격) 교훈적, 계몽적
(구성) 평면적, 단순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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