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이효석의 ‘산’ 해설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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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의  해설

 

'산' 1936 3월 <삼천리>에 발표된 단편소설이다. 이 소설의 제목 󰡔󰡕은 자연의 제유적(提喩的)인 표현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자연의 일부분인 산으로써 묘사하였다.

 

이효석은 세련된 언어로 시적 분위기를 형성하여 아름답고 신비한 묘경으로 독자를 끌여 들임으로써 자연애의 동화라는 그의 독특한 문학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작품의 경지는 순연히 하나의 시의 경지요, 아름답고 풍요로운 자연환경의 모습을 그대로 표출한 것이다. 따라서 󰡔󰡕은 머슴살이에서 쫒겨 난 인물의 묘사와 함께 산의 정경만을 도시인의 눈으로 그리고 있어 작가의 작품 세계에서 하나의 시사적 모형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 소설은 1930년대 조용한 산촌을 배경으로 머슴살이에서 쫒겨 난 주인공 중실을 통하여 인간의 소박한 삶과 자연과의 친화를 3인칭 전지적 작가시점으로 서술하였다.

 

주인공 중실은 머슴이었으나 산 속으로 들어가 자연과 동화되는 인물이다. 이 작품의 등장 인물은 중실 한 사람 뿐이며, 김영감이나 용녀는 중실의 내면 속에 나타날 뿐 등장 인물로서 어떤 행위를 하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작품 전체가 중실의 시점에서 그의 눈에 보이거나, 내면에 떠오르는 생각들로 채워진다.

 

그는 머슴 산 지 칠 년 동안 아무것도 쥔 것 없이 맨주먹으로 살던 집을 쫒겨났다. 첩을 건드렸다는 엉뚱한 김영감의 오해로 그 집을 후회없이 나오게 된 것이다. 그는 갈 곳이 없어 빈 지게를 걸머지고 산으로 들어간다. 그는 산에서 벌집을 찾아 내어 담배 연기를 사용해 꿀을 얻었고, 산불 덕택에 노루를 얻어 여러날, 그는 나무를 팔러 마을장에 내려와 나무 판 돈으로 감자, 좁쌀, 소금. 냄비를 샀다. 그리고, 김영감의 첩이 최서기와 줄행랑을 쳤다는 소식도 들었다. 지금쯤 머슴을 내쫓고 뉘우치고 있을 김영감을 위로하고 싶었으나, 그는 다시 산이 그리워져 산 물건들을 지게에 지고 산으로 올라갔다.

 

저녁을 지어 먹은후 그는 이웃집 용녀를 생각한다. 그녀와 더불어 오두막집을 짓고 감자밭을 일구며 염소, 돼지, 닭을 칠 것을 상상해 본다. 그리고 나무밑 낙엽을 잠자리로 삼아 별을 헤면서 잠을 청한다. 하늘의 별이 와르르 얼굴 위에 쏟아질 듯 싶게 가까웠다 멀어졌다 한다.

 

별 하나 나 하나 별 둘 나 둘......”

어느 결엔지 별을 세고 있었다. 눈이 아물아물하고 입이 뒤바뀌어 수효가 틀어지면 다시 목소리를 높여 처음부터 고쳐 세곤 하였다.

별 하나 나 하나 별 둘 나 둘 ......”

세는 동안에 중실은 제 몸이 스스로 별이 됨을 느꼈다.

 

이 작품은 자연에 대한 심미적 태도와 자연합일이라는 궁극적인 경지를 형상화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있다. 그리하여 작가는 자연주의를 통하여 자연에 동화하려는 태도를 잘 나타내고 있다. 이를테면,‘몸은 한 포기의 나무다 라고 생각하거나, 별을 하나 둘 세는 사이에 제 몸이 스스로 별이 됨을 느끼는 것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그의 작품에 드러난 자연관은 인간이 영원히 의지할 대상이라기보다는 일시적이고 현실 도피적인 위안의 수단에 불과하다.

 

또한, 마을에 있으면서 산을 그리워 한 것은 세상의 속박에서 벗어나려는 주인공의 의지로 보인다. 중실은 세상을 포기하고 자연으로 돌아가 자위, 자족하는 인물이지만, 그는 나무를 팔고 물건을 살 때와 같은 즐거움을 누린 적이 없다고 한다. 이것은 머슴이었을 때 전혀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이다. 그러므로, 이 작품은 인간 본연의 건강한 생명의식이나 신비적인 요소를 다분히 시적인 분위기로 형상화하고 있다. 그리고 '산'에서 중실이가 그리워한 것은 단 한가지 즉, 짠맛(소금)을 통해서 근원적 생명에 대한 미적 상징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이 작품 역시 이효석의 작품에서 흔히 보이는 동물이 등장한다. 이들은 단순한 이야기를 뛰어 넘어 등장 인물의 내면을 보여준다. ,󰡔󰡕에서의 개,󰡔󰡕에서의 돼지, 󰡔모밀꽃 필 무렵󰡕에서의 딩나귀 등은 모두 주인공의 분신과 같은 존재들이다. 등장 인물들은 이들 동물에게 한없는 애정을 보이며, 작가는 동물의 행위를 통하여 등장 인물들의 내면을 드러내거나 사건의 전개를 암시하고 있다.

 

작품 요약

 

주제 : 인간의 소박한 삶과 자연과의 친화

인물 : 중실-머슴이며, 산속으로 들어가 자연과 동화되는 인물. 주인인 김영감의 오해로 집을 나와 세상을 포기하고 자연으로 돌아가 자위, 자족하는 동식 인물.

김영감,용녀-중실의내면 속에 들어 있는 등장 인물이며, 그들의 어떤 행위는 직접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정적 인물.

배경 : 1930년대 조용한 어느 산촌 마을. (공간적 배경은 머슴살이에서 쫒겨난 중실일를 통하여 산의 정경을 그린 자연적 공간이며, 시간적 배경은 작품 전체가 중실의 시점에서 그의 눈에 보이거나 내면에 떠오르는 생각들이 과거와 현재의 사건으로 약간 섞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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