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백전(李長白傳)
by 송화은율이장백전(李長白傳)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한문 필사본. 일본 덴리대학(天理大學) 도서관 소장본으로 이마니시류문고(今西龍文庫)의 하나다. 책 표지에는 ‘ 丁香傳(정향전) ’ 이라 쓰고 ‘ 附李長白傳(부이장백전) ’ 이라 기록하고 있다.
안에는 〈 일석화 一夕話 〉 · 〈 정향전 丁香傳 〉 · 〈 이장백전 李長白傳 〉 이 합철되어 있다. ≪ 조선학보 朝鮮學報 ≫ 90집에 전권을 영인으로 소개하고 오타니(大谷森繁)가 끝에 간략한 해제를 붙였는데, 현재 이 작품은 유일본으로 알려져 있다.
만력연간(萬曆年間)에 송도에 거주하는 이장백(李長白)이라는 역관이 연행사 ( 燕行使 )를 수행, 중국의 북경(北京)을 들어가게 된다. 마침 송경유수(松京留守)가 돈 천냥을 주며 물건을 사 오라는 부탁을 하므로 거금을 갖고 가게 되는데, 북경에서 최덕(崔德)이라는 자를 통해 아버지의 장례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몸을 파는 계낭자(桂娘子)를 만나게 된다.
장백은 그녀의 딱한 처지를 동정해 몸값 백냥뿐만 아니라 송경유수의 돈 천냥까지 주게 되고, 대신 그는 귀국해서 가족과 함께 돈 값에 팔려 노비 생활을 하게 된다. 한편, 계낭자는 그 뒤 황후로 간택되어 장백의 은혜를 잊지 못하고 인편에 노자를 보내 다음 사행(使行)에 함께 올 것을 부탁하게 된다.
그 무렵 마침 월경(越境)한 조선인이 중국인을 죽이고 도망한 사건이 발생, 황제는 조선국 왕에게 범인을 엄벌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던 중 장백이 사신을 따라 북경에 들어가 계황후를 만나게 되고, 계황후가 천자를 설득해 이 사건을 불문에 붙이고, 오히려 장백에게 2품의 작위와 대도독(大都督)의 벼슬을 내리게 된다.
이러한 소식이 조선에 전해지자 국왕은 압록강까지 환영의 행차를 보내어 귀국 후 판서의 벼슬을 내리고 그를 안녕군(安寧君)에 봉해 후사하게 된다. 계황후는 그 뒤로도 계속 안녕군의 안부를 묻고 예물을 보내 은혜에 보답한다.
이 작품은 〈 왕경룡전 王慶龍傳 〉 의 내용을 인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 뒤의 아류작임을 알 수 있다.
경룡은 기생 옥단(玉檀)을 사랑해 만금을 탕진하게 되나, 이것이 원인이 되어 나중에 옥 속에 갇힌 옥단을 암행어사가 되어 구출하고 부부가 되어 단란한 일생을 누린다. 이는 당대의 소설 〈 이와전 李娃傳 〉 의 영향을 받고 있는 듯하다.
〈 이장백전 〉 에서는 계낭자가 장백과 이별하며 사은죽(賜恩竹)을 반으로 쪼개어 나누어 가졌다가 해후할 때 이를 맞추어 보고 증거로 삼는 화소(話素)가 등장하며, 장백을 만나기 위해 직접 보은단(報恩緞)을 짜 놓고 기다리기도 한다.
그리고 직접 사람을 조선 사신이 묵는 옥하관(玉河館)에 보내 장백의 소식을 묻는 등 여인의 적극적 행위가 두드러진다. 이러한 내용은 〈 임자록 〉 같은 작품에서 홍순언(洪純彦)이 어려운 처지의 기생을 구출하고, 그 여인이 나중에 병조판서 석성(石星)의 부인이 되어 조선 원병을 쉽게 얻게 되는 내용과도 상관성을 맺고 있다.
≪ 참고문헌 ≫ 王慶龍傳에 대한 考察(金鉉龍, 月巖朴晟義博士還甲紀念論叢, 1977), 一夕話 · 丁香傳 · 李長白傳資料 橙 び に 解題(大谷森繁, 朝鮮學報 90, 1978).
(자료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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