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비둘기 / 벨 뤼작(A.Bely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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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비둘기 / 벨 뤼작(A.Belyi)

 

 

 작품의 아우트 라인

 

 제1차 러시아 혁명(1905년) 직후의 어느 6월, 대학생 다리야리스키는 2년에 걸친 사랑 끝에 동경하는 여성 카챠와 약혼을 하였지만, 어쩐지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찔베붜촌의 교회에서 얼굴에 마마 자국이 있는 농민의 처녀(마도료나)를 만나고 나서부터, 잠시도 그녀의 모습이 머리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그는 그녀의 야성적인 매력에 끌리어, 카챠가 사는 꾸고레붜를 떠날 결심을 하고 「동」쪽으로 간다.

 마도료나는 사실은 편신파(鞭身派)의 이단 종파(異端宗派)「비둘기」의 영녀(靈女)로서, 어떤 비적(秘蹟)의 실현을 꾀하는 두목인 목수(꾸데야로프)의 지령으로 그 곳에 파견되어 있는 처지였다. 다리야리스키는 마도료나와 매일매일 관능의 쾌락에 빠져, 「비둘기」종파에 끌려 들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백발의 노신사를 만나고 나서부터, 다리야리스키의 마음에는 다시 「서」쪽에 대한 향수가 되살아난다. 감미로운 쾌락에 도취된 「비둘기」종파의 세례를 받은 후, 다리야리스키는 갑자기 불길한 죽음의 예감에 휩싸인다. 어느 날 마을에 불 소동이 일어남에, 그는 그 혼잡한 틈을 타서 친구 슈미트의 집으로 달아난다. 배신을 당한 것을 알고 갑자기 불안해진 목수는, 땜장이(쓰호르꼬프)를 시켜서 다리야리스키를 체포하여 리포프의 동네로 다시 데리고 와서, 어느 공장의 방에 감금하고 때려 죽인다.

 주인공 하이라이트

 

 주인공 다리야리스키는, 마르크스주의를 비롯하여 신비 사상에 이르기까지 서구의 온갖 문화를 몸에 익힌, 상징파(象徵派)시인의 한 사람이다. 그는 카챠에게서 상징되는 「영원히 여성적」인 것에 대한 동경을 버리고, 지상적·민중적(地上的·民衆的)세계로 들어가지만, 그 정신적 편력은 서(西)애서 동(東)에로의 공간적 이동(空間的移動)이라는 구도(構圖)속에 나타난다. 서(西)쪽의 동네 꾸고레붜는 서구 문화 총체를, 동(東)쪽의 동네 리포프는 아시아적 혼돈 혹은 하층적 민중 문화를 상징한다.그 중간에 위치하는 쩰베붜는 두 문화(異文化)가 한데에 얽힌 러시아의 현실의 모습일 것이다. 다리야리스키는 궁극에 있어서 「서(西)」에 대한 동경을 버리지 못하고 참살되지만, 두 개의 사랑 사이에서 신음하는 그 모습은 제 1차 러시아 혁명 후, A·블록 등과 같은 많은 상징파 시인들이 빠져 든 정신적 혼미와 깊은 좌절감을 여실히 보여 주는 것이다.

 작자의 생애

 

 안드레이 벨뤼(Andei Belyi)본명은 보리스 니콜라에비치 부가에부(Boris Nikolawvich Bugaev). 러시아 상징파의 시인이자 소설가. 1880년에 수학 교수의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문학을 좋아하였으나, 그의 문학에로의 길을 결정케 한 것은 고골리이다. 젊은 시절에는 쇼펜하우어, 니체를 비롯하여 솔로비요프의 신비주의 철학에 깊이 몰두하였다. 1904년부터 잡지《『베씨(천평(天坪)』》을 발판으로 하여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여, 『씬포니아』4편, 시집 『재』등을 발표하였다. 『은 비둘기』(1910년)는 첫째의 장편이다. 1912년 『피테르부르크』를 완성하고, 외국 여행을 떠나, 루들프 쓔타이너에 사사하였다. 21년, 내전(內戰)러시아의 참상에 절망하고 베를린으로 망명. 23녀에 귀국한 뒤에도 창작 평론 등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모스크바』『가면』등을 발표, 34년에 세상을 떠났다. 스탈린 체제 속에서 고립된 만년을 보냈다.

 명문구 낙수

 

 「고통을 운명적으로 이어 받고, 아무리 해도 피할 수 없는 십자가상의 책형(책刑 : 기둥에 묶어 세우고 창으로 찔러 죽이던 형벌)을 선고 받은 자는, 어떻게 해서라도 이 십자가를 축복하려고 할 것이다. 치통(齒痛)으로 고민하는 자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 아픔을 더 강하게 할 수 있다면, 그는 턱을 바위에 들여 받아 짓이기는 것도 사양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 아픔을 독을 마시는 일이야말로, 이 사내에 있어서의 감미로운 감각, 욕정의 모든 것이 된다.」(『은 비둘기』 제 7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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