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세계 / 줄거리 및 해설 / 이인직
by 송화은율은세계(銀世界, 1908년 11월 20일, 동문사 )
작가:이인직(1862-1916)
등장 인물
최병도:평민, 양반 관료에 대하여 저항하다가 죽음.
김정수: 최병도와 뜻을 같이 함. 술 때문에 죽음.
옥순,옥남: 최병도의 자녀.
김진사 등.
줄거리
겨울 추운 저녁 기운에 푸른 하늘이 새로이 취색한듯이 더욱 푸르렀는데 해가 뚝 떨어지며 북새풍이 슬슬 불더니만 - 산 뒤에서 검은 구름이 한 장 올라온다. 구름 뒤에 구름이 일어나고, 구름 옆에 구름이 일어나고 구름 밑에 구름이 치받쳐 올라오더니 (하략)
강릉 경금 동리에 사는 최병도라는 젊은이가 있었다.그는 매우 근면하고 성실하였으며, 개화당의 중진 김옥균의 감화로 구국의 일념을 품고 그 밑천을 마련하기 위하여 재산 모으기에 힘써 상당한 부자가 되었다.
그러나 그 당시 강원도 관찰사는 매관매직(賣官賣職)이 횡행하는 시국에서 가렴주구(苛斂誅求)를 일삼아 돈을 모으는 데에만 관심이 있었다. 때마침 최병도는 강원 관찰사에게 죄가 없이 붙잡혀가 곤장을 맞고, 관찰사의 흉계에 정면으로 대항하다가 갖은 고초를 겪고 풀려나 귀가하다 죽고, 부인은 정신 이상이 된다. 이 과정에서 최병도의 체포에 항거하여 동네 젊은이들이 민요(民擾)를 일으키려고 시도 하기도 하나 최병도의 만류로 그만둔다.
그리하여 최병도의 재산 관리는 최병도와 뜻을 같이 하던 개화인 김정수가 맡고, 다시 돈을 모아 최씨의 소생인 옥순(玉順), 옥남(玉男) 두 형제에게 새 학문을 배워주기 위해 미국으로 유학을 보낸다. 최병도의 딸 옥순과 유복자인 옥남이는 아버지의 친구이자 그들의 재산 관리인인 김정수와 더불어 도미(渡美) 유학을 하였으나 다시 불운이 겹친다.
김정수가 늘리어 놓은 최씨가의 재산은 관료에게 거의 빼앗기게 되고 이후 김정수는 매일 만취로 세월을 보내다가 술 때문에 죽게 된다. 한편, 옥순, 옥남이는 갖은 고생을 겪고 공부를 마치고 10여 년만에 돌아와 어머니를 재회한다. 거의 폐인이 된 어머니는 잃었던 정신을 되찾게 되고, 이튿날 옥남 남매가 어머니와 함께 선친의 명복을 빌려고 절에 갔다가, 뜻밖에도 정부의 개혁에 반대하여 일어난 의병들을 만난다. 옥남은 “학정을 고치기 위해서는 고종의 양위(讓位)가 지당하며 의병 또한 不可한 것.”이라고 역설하나 의병에게 붙들려 간다.
해설
「은세계」의 전반부는 판소리 ‘최병두 타령’의 정착으로 보이며, 후반부는 옥남과 옥순에 관한 이야기로 영웅 소설의 전통을 잇는 이인직의 창작적 첨가로 되어 있다. 이 작품은 이인직의 작품 중에서 주제 의식이 가장 강하게 표출된 것으로 평가받는데, 작품의 구성적 특성은 봉건 지배층의 정치적인 부패에 따른 백성에 대한 가렴주구, 이에 항거하는 민중의 반항 의식, 고루한 봉건 체제를 혁신하기 위한 개화 사상 등을 다루고 있다. 1908년 원각사에서 이인직 자신에 의해 창극으로 공연되기도 했다. 한편, 이 작품은 전반부인 ‘최병두 타령’에 「농부가」,「나뭇꾼의 노래」,「상두소리」 등의 민요적 가요가 많이 삽입되어 있다는 특이점과 함께 「혈의 누」에서 보였던 언문 일치, 사건의 역전적 배치, 사실적 묘사 등이 특징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 작품은 등장 인물에서 나타나는 민족적 주체 의식의 부족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즉, 현실 고발, 민중저항, 신학문 고취 등이 나타나 있으나, 봉건 지배층에 항거하던 최병도의 민중적 의지는 후반에서 옥남의 의식이 의병과 대립하는 가운데 고종의 강제 폐위(1907) 등을 옹호함으로서 친일적 성향을 보이는 한편 주체적이고 민중적인 의식이 소멸하게 된다.
(주제) 평등과 자주 독립
반봉건적 사상 고취 및 자주 독립 정신 앙양
(문체) 거의 완전한 구어체, 묘사체
(의의) 우리나라 최초의 신극, 정치소설
1908년 원각사에서 창극으로 상연됨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
(표현) 판소리 사설적 특징을 보여줌.
(갈래) 신소설, 정치소설, 장편소설
참고
최원식(1982),“은세계연구”,민족문학의 논리,창작과 비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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