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 좋은 날 / 분석 / 현진건
by 송화은율운수 좋은 날 / 현 진 건( 1924년 6월, <개벽> 48호)
독 해 의 주 안 점 |
▸ 작품 구성상의 특징
▸ 제목의 반어적 의미
▸ 작품을 통해 짐작할 수 있는 1920년대 하층민의 생활상
등 장 인 물 |
김첨지 가난한 인력거꾼. 선량한 하층민의 전형. 욕도 잘하고 몰인정한 듯이 보이지만 속으로는 아내를 몹시 걱정하는 선량한 인물
아내 병에 든 중년 여자.설렁탕을 먹어 보았으면 하는 소박한 소망도 못 이루고 죽음을 맞는다.
치삼이 김첨지의 친구
줄 거 리 |
김첨지는 인력거꾼이었다. 장사가 잘 안되어 며칠 동안이나 돈 구경을 옳게 못했는데, 이 날은 이상하다고 하리만큼 운수가 좋았다. 앞집 마나님을 위시해서 교원인 듯 싶은 양복장이를 학교까지 태워다 주고서는 첫 번에 삼십 전, 둘째 번에 오십 전 도합 팔십 전을 벌었다. 눈물이 날 만큼 기뻤다. 앓아 누워 있는 아내에게 설렁탕 한 그릇을 사다 줄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의 아내는 앓아 누운 지 오래 되었지만 약 한첩을 못 쓰니 완치가 될 수가 없었다. 아내는 사흘 전부터 설렁탕 국물이 마시고 싶다고 졸라댔다.
그러나, 그의 행운은 그걸로 그치지 않았다. 비를 그냥 맞으면서 학생을 남대문 정거장까지 태워다 주고서 일 원 오십 전이란 큰 돈을 받았다. 기뻤다. 한편으로는 겁이 나기도 했다. 오늘따라 운수가 너무 좋으니 말이다.
더구나, 아침에 나올 때 아내가 오늘은 제발 나가지 말아달라고 당부했었다.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머리에 떠올랐다. 정거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커다란 짐을 가진 손님을 한 사람 태워다 주었다. 기적 같은 벌이였다. 아무래도 이 기쁨이 계속되지 않을 것 같았다. 불행이 곧 덜미를 내리짚을 것만 같았다. 그러던 차에 마침 길가 선술집에서 나오는 그의 친구인 치삼이를 만났다. 그대로 끌고 들어가 곱배기로 넉 잔을 마셨다. 눈이 개개 풀렸다. 머리를 억누르는 불안을 풀어 버리기 위해 벼락같이 고함을 지르다가 금방 껄껄거리며 웃고, 그러다가는 또다시 목놓아 울기도 하며 법석을 떨었다. 김 첨지는 취중에도 설렁탕을 사 가지고 집으로 돌아갔다
집이래야 남의 행랑방이었다. 너무 조용하다. 다만 어린애의 빈 젖 빠는 소리가 날뿐이었다. 김 첨지는 목청을 있는 대로 내어 욕을 퍼부으며 발을 들어 누운 아내의 다리를 찼다. 그러나 아무 반응이 없었다. 나무등걸과 같다. 아내는 죽어 있었다. 이 때에 ‘빽빽’ 소리가 ‘응아’ 소리로 변하였다. 남편은 아내 머리를 흔들었다.
“이년아 죽었단 말이냐, 왜 말이 없어.” 산 사람의 눈에서 떨어진 눈물이 죽은 이의 뻣뻣한 얼굴을 적시었다. 김 첨지는 미친 듯이 제 얼굴을 죽은 아내의 얼굴에 한데 비비대며 중얼거렸다. “설렁탕을 사다 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왜 먹지를 못하니.....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
해 설 |
1. 이 작품은 1920년대 하층 노동자의 삶을 날카로운 관찰로 생생하게 그려 놓은 작가의 대표작이다.
2. 표현의 특징
(1) 반어(Irony)적 표현(상황의 아이러니)
이 소설의 표제가 된 ‘운수 좋은 날’은 사실 인력거꾼으로 큰 벌이를 한 운수 좋은 날이 아니라 병든 아내가 죽은 비운의 날의 ‘반어적(Irony) 표현’이다. 즉, 운수 좋아 돈도 벌고 선술집에서 건주정까지 부리는 김첨지의 표면적 행동과 아내가 죽을지도 모 른다는 불안한 내면 심리가 대립과 갈등을 일으키는 독특한 아이러니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2) 비속어의 빈번한 사용이 가져오는 효과 - 하층민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림.
3. 당대 사회와의 관계(반영론적 관점)
(1) 김첨지라는 전형적 인물을 통해 나타내고자 한 것 - 일제의 수탈과 압제에 시달리는 비참한 조선 하층민의 생활상.
(2) 신문화에 수용되는 과정을, 학생이나 양복쟁이와 같은 인물들을 등장시켜 표현함으로써 당시 급변하는 사회상의 일면을 제시하고 있다.
4. 구성상의 특징
☞사건 전개의 두 축
아내의 죽음에 대한 내면의 불안 심리 |
⇔ |
돈을 계속하여 벌게 되는 외면상의 흐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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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을 일으키며 플롯 진행에 박진감을 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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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배경의 암시적 의미
하루 종일 내리는 비 : 비극적 결말 암시
(주제) 일제하 우리 하층민의 비참한 생활상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 (표현) 반어, 상황의 아이러니(Irony). ※사실주의적 수법이 돋보임 |
확 인 |
1. 이 작품에서 아내에 대한 김 첨지의 애정을 나타내면서 결말의 비극성을 한층 더하게 하는 소재는?
① 조밥 ② 개똥이 ③ 설렁탕 ④ 인력거 ⑤ 돈 삼십원
2. 반영론적 관점에서 주인공 김첨지를 설명한 것으로 적당한 것은?
① 병든 아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무능한 가장
② 상소리나 일삼는 천박한 인물의 전형.
③ 모순된 현실에 저항할 줄 모르는 나약한 소시민.
④ 병든 아내에게까지 큰소리를 치는 가부장적인 봉건적 인물.
⑤ 압박 속에서 어렵게 살아야 했던 당대 하층민의 전형.
3. 이 글의 비극적 결말을 더욱 뚜렷하게 부각시키는 표현 기법은?
① 풍자 ② 반어 ③ 반복 ④ 생략 ⑤ 골계
4. 김 첨지가 집에 도착해서 아내의 죽음을 확인할 때까지 비극적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고조시켜 주고 있는 소재는?
5. 이 작품에서 대화가 주는 효과를 가장 적절하게 설명한 것은?
① 현실적 사건을 압축해서 보여 준다.
② 미래에 일어날 사건을 예견할 수 있도록 해 준다.
③ 현실에 대한 묘사를 매우 세밀하게 해 준다.
④ 생동감을 부여하여 사실적인 느낌을 가지게 해 준다.
⑤ 시간의 경과를 매우 효과적으로 보여 준다.
1. ③ 2. ⑤ 3. ② 4. 개똥이의 울음 소리 5. ④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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