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 좋은 날'에 대하여

(전략)

이상의 '날개'속의 남편은 아내가 주는 은전을 하나의 완구와 같이 다루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화폐기능이 지닌 일상적가치를 멸시하는 의식은 합리적이고 정당한 비판에 의한 것이 아니고, 완전히 단순한 병적 지식인의 유희감각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기풍은 그것이 역설이나 반어적 효과를 목표로 한 것이라고 해석하더라도 심히 마땅하지 못한 태도이다. 돈에 대한 이와같은 의식은 독자에게 주는 효과가 퇴폐적 감각이나 현실 포기의 기풍에 머문다.

그러나 김첨지의 경우는 술집에 들어가서 하루 동안 번 돈 중에서 얼마간을 내팽개친다. 돈에 대한 모멸과 원한의 장면이다. 그러나 김첨지의 감각은 그것이 결코 유희적인 발상에서가 아니라 김첨지 계층의 일반인의 돈과 인간과의 반어적 관계를 보이고 있다. 돈이 인격과 생활의 지배자가 되고 인간의 주인이 되고 있다 는 사실과 불균형한 사회 구조에 대한 정직한 반응으로 묘사되고 있다.

(후략)

요점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