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음(龍蛇吟)
by 송화은율용사음(龍蛇吟)
내 탓인가? 뉘 탓인가? 천명인가? 시운인가?
잠깐 사이에 어떤 건지 난 모르겠다.
백전 건곤에 치란도 미상하고,
남만 북적도 옛부터 있건마는
참목 상심이 이처럼 심하던가?
성피 삭방하니, 왕실이 존엄하고,
설치 제흉하니, 호월이 일가러니,
황강 부진하여 음성 양쇠하니
유총의 말발에 간뇌 도지하고,
석늑의 휘파람에 운무 사색하니,
송제 양진에 남북을 뉘 분하리?
만리 아미에 행차도 군박하군.
전당 한월이 옛빛이 아니구나.
중국도 이렇거니, 사이를 이르겠나?
일편 청구에 몇 번을 뒤적여
구종 삼한이 어느새 지나갔나?
아생지 초에 병혁을 모르더니,
그동안 세상 변해 이 난리 만났지만,
의관 문물을 어제 본 듯 하건마는
예악 현송을 찾을 데 전혀 없다.
생보 급신을 산악도 아끼더니.
도이 추종을 누가 배태했나?
맹호 장경이 산해를 흔들거늘
동서 남북에 뭇싸움 일어나니,.
밀치며 제치며, 말도 많고 일도 많군.
이 좋은 수령들 짓씹으니 백성이요,
톱 좋은 변장들 속이느니 군사로다.
재화로 성을 쌓으니, 만장을 뉘 넘으며,
고혈로 해자 파니, 천적을 뉘 건너료?
기라연 금수장에 추월춘풍 빨리 간다.
해도 길건마는 병촉유 그 어떨까?
주인 잠든 집에 문은 어이 열었느나?
도적이 엿보는데, 개는 어이 짖쟎는가?
대양을 바라보니, 바다가 얕아졌다.
술이 깨더냐? 병기를 뉘 가질까?
감사가? 병사가? 목부사 만호 첨사?
산림이 배웠던가? 쉽게도 들어간다.
어리석다 김수야! 빈 성을 뉘 지키리?
우습다, 신립아! 배수진은 무슨 일가?
양령을 높다 하랴? 한강을 깊다 하랴?
인모 불장하니, 하늘이라 어찌하료?
많고 많은 백관도 수 채울 뿐이었다.
일석에 분찬하니, 이 근심 뉘 맡을까?
삼경이 복몰하고, 열군이 와해하니,
백년 완락에 누릴샤 비릴샤.
관서를 돌아보니, 압록강이 어디메오.
일월이 무광하니, 갈길을 모르겟다.
삼백 이십 주에 일장부가 없던가?
감심 굴슬하여 견시에 칭신하니,
황금 횡대하던 옛 재상 아니던가?
영남의 사나이 정인홍 김면뿐인가?
홍의 곽장군아! 담기도 장하구나.
삼도 근왕이 백의 서생으로
병군 세약하여 할 일 이 아뵤건마는
거의 복수를 성패를 의논하랴?
초유사 고충을 아는가? 모르는가?
노중현 격서를 뉘 아니 누물 내리?
따르는 저 손님들아! 권응수 웃지말라.
영천적 아니 치면, 더욱이 할 일 없다.
먼곳 군공은 듣기록 귀에 차데.
가까운 적세는 볼수록 눈에 차다.
뒤따라 구경터니, 남의 덕에 첫잔 잡고,
초두 난액은 서들던 공이 없다.
송상현 김제갑 고경명 조헌 정담
질풍이 아니 불면, 경초를 뉘 아더냐?
도홍 이백할 때 버들조차 푸르더니,
일진 서풍에 낙엽성 뿐이로다.
김해 정의번 유종개 장사진아!
죽는 이 많거니와 이 죽음 한치 말라!
김성이 무너지니, 진성을 뉘 지키료?
뇌남 장사들이 일석에 어디 간고?
녹빈을 안주 삼고, 청수를 잔에 부어
충혼 의백을 어디 가 부르려나?
조종 구강에 도적이 임자되어
산마다 죽이거니, 골마다 더듬거니.
원혈이 흘러내려 평륙이 성강하니,
건곤도 꽉 찼구나! 피할 데 전혀 없다.
선성을 훼욕하니 능침이라 안보하며,
아이를 죽이거니, 늙은이라 살았으랴?
복선 화음을 누가 옳다더냐?
우연히 어른대야 이 하늘 믿을러냐?
두어라! 어찌하리? 부모님 뭐라시냐?
천왕이 진노하셔 유월에 홍사하니.
절강 장사를 소리만 들었더니,
아아! 우리 장사 몇 달에 나오신고?
삼도를 소청하니 중홍이 거의로다.
나가는 궁구를 요격을 못할런가?
양호 유환을 또 어찌 할 것인가?
이제독 응병을 어디 가 대적하며,
유장군 용략으로 무슨 일 못 이룰까?
하마 하마 하니, 세월도 오래 되다.
하늘이 돕쟎는가? 시절이 멀었는가?
다시금 생각하니, 인사 아니 그르던가?
국가 흥망이 장상에 매인 말이
지난 일 뉘웃지 말고, 이제나 옳게 하소
병형 불해하여 살기 우천하니,
아야라! 남은 사람 여질에 다 죽겠다.
방어란 뉘하거든 밭들은 뉘갈려뇨?
부자도 상리하니, 형제를 돌아 보며,
형제를 버리거든 처첩을 보전하랴?
봉고 편야하니, 어디가 내 고향고?
백골 성구하니, 어느 것이 내 골육고?
석년 번화를 꿈처럼 생각하니,
산천은 옛 낯이요, 인물은 아니로다.
주인 서리가 청사에 눈물 내고,
두릉 애강두를 오늘 다시 불러 보니.
풍운이 수참하고 초목이 슬퍼한다.
남아 생긴 뜻이 이렇게 하랴마는
좀 호반 석은 선비 한 돈도 채 못된다.
청총마 적토마 울면서 구르거든
막야검 용천검 백홍이 절노 선다.
언제나 천하를 헤쳐 이 병진을 씻으려뇨?
요점 정리
연대 : 조선 중기
작자 : 최현
형식 : 112구의 창의 가사
주제 : 의병들의 충렬을 흠모하고, 조국의 땅을 회복함을 기뻐함.
내용 연구
구성
기사 : 중국에도 치란이 어지럽더니 우리 나라에도 전란이 일어나 옛날의 문물을 볼 수
없게 되었음을 밝힘
승사 : 섬 오랑캐 놈들이 무단히 쳐들어와서 나라가 전쟁터가 되었는데, 패주하는 관장
들을 나무라기도 하고, 의병장들을 칭찬도 하면서 왜놈들의 복선화음에 따라 천
병이 나와 구제해 주었으니, 우리 장수들과 재상들은 어제의 잘못을 뉘우치기보다
이제나 옳게 할 것을 주문
전사 : 전쟁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전염병이 돌아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었음을 애석해 함.
결사 : 비분강개한 마음이 절로 일어나는데, 언제나 이 전쟁을 끝낼지 모르겠다는 소극적
자세로 노래를 끝맺음
이해와 감상
이동영에 의하여 1959년에 처음 학계에 보고되어 관심 있는 학자들의 연구 자료가 되었다.제목의 뜻은 임진의 진(용을 상징함)과 계사의 사(뱀을 상징함)를 취하여 선조 25년과 26년에 있었던 임진왜란을 소재로 노래한 것으로 기사에서는 중국에도 치란이 어지럽더니 우리 나라에도 전란이 일어나 옛날의 문물을 볼 수 없게 되었음을 밝히고, 승사에서는 섬 오랑캐 놈들이 무단히 쳐들어와서 나라가 전쟁터가 되었는데, 패주하는 관장들을 나무라기도 하고, 의병장들을 칭찬도 하면서 왜놈들의 복선화음에 따라 천병이 나와 구제해 주었으니, 우리 장수들과 재상들은 어제의 잘못을 뉘우치기보다 이제나 옳게 할 것을 주문하고, 전사 에서는 전쟁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전염병이 돌아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었음을 애석해 하고, 결사에서는 비분강개한 마음이 절로 일어나는데, 언제나 이 전쟁을 끝낼지 모르겠다는 소극적 자세로 노래를 끝맺고 있다. 이 작품은 결사장의 자수율은 단형 시조의 종장체와 같은 것이 이 작품만이 가진 형식적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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