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문전(龍門傳)
by 송화은율용문전(龍門傳)
작자·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1책. 현재 경판·완판의 목판본과 활자본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판본으로는 단국대학교 율곡기념도서관 나손문고 소장본(舊 金東旭 소장본)과 대영박물관 소장본이 있다. 완판본은 〈소대성전〉과 합본된 동일 판본으로 연세대학교 도서관 소장본과 국립중앙도서관 소장본이 있다. 또한, 활자본으로는 신구서림(1919년 간행, 6회 장회체)·광문책사(1915, 비장회체)·경성서관(대성용문전·소대성전과 합본) 발행본이 전한다.
〈용문전〉은 경판과 완판의 내용이 상당한 변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작품의 후반에서 완판본은 소대성의 소개로 시작해서 결말도 그의 죽음으로 끝맺고 있고, 〈소대성전〉의 말미에 “니 뒤말은 하권 용문젼을 사다 보소서.”라고 명시해 놓았다. 이러한 판본들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동일한 구성으로 전개된다.
명나라 성화연간에 소대성이 북호(北胡)를 삭정하고 노왕이 되어 선정을 베푸니 천하가 태평하다. 호나라 강가에서 농업에 힘쓰며 세월을 보내는 용훈은 처 관씨가 청룡이 허리를 감는 꿈을 꾼 뒤 용문을 얻게 된다. 용문은 자라면서 병서를 좋아하여 연화산으로 가서 8년 동안 비법을 닦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선인으로부터 영웅만이 제어할 수 있는 사나운 말을 받는다.
그 때 호왕은 소대성에게 패전한 부왕의 원수를 갚기 위하여 중원을 침범하고자 군사를 일으키게 하고, 천관도인의 도움으로 청수 강가로 나아가 용문을 얻어 함께 행군한다. 소대성이 설영두로 하여금 용문이 행군할 곳에서 기다렸다가 연화선생의 편지를 전하게 한다. 용문이 그 글을 보고 명나라를 침범하는 호나라의 입장에 선 자신의 우매함을 차탄한다. 그날 밤 설영두를 도와 장사국 도성을 점령하고 용문은 명나라 진으로 간다. 이와 같은 소식을 듣고 호왕은 천관의 천거를 원망하여 또 다시 명의 진을 향하여 진군한다.
한편, 용문은 명나라 진영에 이르러 스승과 소대성에게 용서를 구하고 천자로부터 원정후라는 직책을 제수받는다. 그날 밤 호군의 기습에 대비하여 군사를 매복시켜서 호군을 크게 무너뜨리니 천자가 그 공을 위로하고 용문의 부모 거처를 은밀한 곳으로 옮긴다.
천관 휘하의 호병이 명나라 진에 당도하여 천관이 가지가지 도술로 명군을 혼란하게 하였다. 이에 연화선생이 도술로 맞서고, 소대성과 용문이 진력하여 호군을 무찌른 후 호왕을 베었다. 천관도인은 하늘의 만류로 살려 보낸다. 이 공으로 용문은 장사왕이 된다.
이 때 장사국 승상 장노에게 경아라는 딸과 시비 춘향이 있었는데, 이 둘은 어느날 용문과 동일한 꿈을 꾸고 신물을 교환하였다. 왕은 곧 서찰과 보배를 보내며 택일하여 경아·춘향을 아내로 맞이한다. 그 뒤 왕과 왕비가 청수 강가에서 은거하는 용훈을 청하여 아들의 도리를 실행하고자 하지만 용훈은 며느리의 내조를 당부하고 귀향한다.
용훈은 함께 거처하자는 장노의 간곡한 만류도 거절하고 강가에서 산림처사들과 교유한다. 이에 용문은 아버지의 뜻을 따르고 별궁을 지어 장노부부를 봉양하고 태평성대를 누리다가 치정 48년에 두 왕비와 함께 백운을 타고 승천하기에 이른다.
이와 같은 내용으로 보면 이 작품은 철저하게 중국을 구심점으로 세계의 질서를 유지하려는 입장에서 작품의 여러 갈등을 해결해 나가고 있다.
특히, 용문이 처음의 의지를 꺾고 명나라를 택할 때의 갈등에 이와 같은 의도는 극단적으로 표출된다. 주인공 용문은 아무리 용력과 지략이 뛰어난 인물이라도 그가 대적하는 호나라를 돕는 이상, 그는 온 천하가 인정하는 영웅으로 부상할 수 없었다. 〈용문전〉은 〈소대성전〉이 이미 두터운 독자층을 형성한 뒤에 그 아류로 지어진 군담소설로 보여진다.
≪참고문헌≫ 韓國古典小說硏究(金起東, 敎學社, 1981).(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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