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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상섭의 ‘두 파산’ 해설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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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상섭의 두 파산 해설

 

< 해설 1 >

 

작가 : 염상섭

등장 인물

정례 모친 : 경제 파산자. 국민학교 앞에서 구멍가게를 함. 옥임의 동창생.

옥임 : 성격 파산자. 세태에 물들어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챙김.

 

줄거리

어머니, 교장 또 오는군요.”

학교가 파한 뒤라 갑자기 조용해진 상점 앞길을, 열어놓은 유리창 밖으로 내다보고 등상에 앉았던 정례가 눈살을 지푸리며 돌아다본다. 그렇지 않아도 돈 걱정에 팔려서 테이블 앞에 멀거니 앉았던 정례 모친도 저절로 양미간이 짜붓하여졌다. 점방 안에는 학교를 파해 가는 길에 공짜 만화를

 

정례네는 빚에 시달리게 되었다. 김옥임 여사 에게 10 만원,교장에게 5 만원 부채를 진데다 이자가 겹쳐 빚은 늘어나기만 한다.집을 저당잡힌 돈으로 국민 학교와 여자 중학교 맞은 편에 문방구 점을 내면서 밑천이 모자라서 꿔어 온 돈이다. 그런대로 잘 되던 문방구점이 빚에 잡혀 김옥임에게 넘어가고 말았다. 동업조로 돈을 준 김옥임은 또박또박 배당금을 받아, 출자한 돈 10만원의 갑절인 20만원을 이액으로 거둬들이고는 그 채권은 교장에게 넘겼던 것이다.

문방구점까지 집어삼킨 악랄한 김옥임은 정례 모친과 동창으로 동경 유학 시절에는 여성 운동에 앞장서기까지 했던 여자였다. 그러던 그녀는 친일파 도지사 영감의 후실이 되어 날뛰다가 몰락하게 되자, 행복하게 사는 친구 정례 부친을 시기하여 심하게 괴롭히는 것이다. 사람들 앞에서 돈 때문에 김옥임과 다툼질을 하고 망신을 당한 후 살림도 파산이 되자 정례 모친은 몸져 눕게 돈다. 남편은 고장난 자동차를 빚 대신 김옥임에게 떠넘겨 골탕먹일 궁리를 하면서 병석에 있는 아내를 위로한다.

 

정례 부친은 앓는 마누라 옆에 앉아서 이렇게 위로하였다.

옥임이 돈을 먹자는 것두 아니지만, 무순 재주루 ? ”

마누라는 말리는 것도 아니요, 부채질하는 것도 아닌 소리를 하였다.

김옥임이도 요사이 자동차를 놀려보구 싶어 한다는데, 마침 어수룩한

자동차 한 대가 나섰단 말이지. 조금만 참아요 우리 집문서 아무래두 김옥임 여사의 집으로 찾아가고 말 것이니.”

하며, 정례 부친은 앓는 아내를 위하여 뱃속 유하게 껄껄 웃었다.

 

해설

해방 직후 서울 황토현 부근을 무대로 살아가는 서로 대비되는 두 중년 여인(정례 어머니, 옥임)의 파산 과정을 그리고 있다. 건강한 정신의 삶을 살고자 했던 정례 어머니와, 시대 혼란을 틈타 현세의 안녕과 치부를 노리던 옥임은 그들보다 더 영리에 밝은 속물들에 의해 각각 경제적, 정신적 파산을 겪는다.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물질만능의 세태를 사실적 엄정성으로 묘사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해방 직후 가치관의 혼란을 일으키고 있던 우리 사회를 배경으로 정신적 가치와 물질적 가치의 대립과 갈등을 다루고 있다. 객관적, 중립적 입장을 고집하여 단지 세태를 관찰하는 데 만족하는 작자는 정례 모친의 심리와 함께 옥임의 심리도 상세하게 밝힘으로써 그들이 모두 현실을 살아가는 개성적 인물의 하나일 뿐임을 주장하고 있다.

 

(주제) 물질적. 정신적 파산이 일어나는 혼란한 사회상 비판. 물질 만능의 각박한 세태 비판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

(갈래) 단편 소설, 세태 소설

(표현) 성격의 병행 대조 기법

 

< 해설 2 >

 

1949 8 <신천지> 38호에 발표된 염상섭의 단편 <두 파산> 8. 15 광복 이후 발표된 그의 작품들 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예로 인정받고 있다. 제목 두 파산은 광복 직후 볼 수 있었던 두 가지 유형의 파산, 즉 경제적인 파산의 인간과 정신적인 파산의 인간을 표상하는 것으로, 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학교 앞에서 문방구점을 꾸려나가는 정례 어머니는 집문서를 은행에 잡혀 얻은 30만원으로 가게를 시작했으나 운영이 여의치 않자 국민학교 시절부터 동경 여자 대학까지 동창인 김옥임의 동업 조건으로 10만원의 밑천을 받아들인다. 게다가 물려받은 마지막 전장을 팔아 정례 아버지가 부리던 택시가 가게의 돈을 솔솔 빼가다가 거덜을 내자 가게는 더욱 옹색해진다.

 

동경에서 신여성으로 활동하다가 현재 남편의 후처로 결혼한 후 당시에는 도지사댁 실내 마님으로, 태평양 전쟁 중에는 군수품 회사 고급 간부의 아내로 호화스럽게 살던 김옥임은 광복 후 과거의 친일 행적 때문에 반민자의 아내로 몰락하여 고리대금업으로 돈을 모으며 친구인 정례 어머니에게까지 마수를 뻗친다. 그녀는 가게 보증금 영수증을 담보로 출자금을 1 5푼의 이잣돈으로 돌려 제 살 궁리만 한다.

 

정례 어머니는 옥임을 통하여 알게 된 교장 선생이라는 영감에게서 5만원을 더 빌려 가게의 형편을 수습하려고 하였으나 옥임은 자신이 빌려준 돈을 교장 영감에게 일임하여 원금에 빌린 이자를 합친 액수의 이자를 갚게 만든다. 은행에 30만원, 옥임에게 20만원, 교장 영감에게 5만원, 도합55만원의 빚을 걸머진 정례 어머니는 어느날 황토현 정류장에서 만난 옥임에게 빚문제로 망신을 당한다.

 

두 달에 걸쳐 억지로 교장 영감의 빚은 갚았으나 급기야 석 달째에는 보증금 8만원마저 되찾지 못한 채 빚으로 에우고 상점을 교장 영감의 딸 내외에게 넘기지 않을 수 없었다. 몸살감기에 울화로 누운 정례 어머니를 위로한답시고 정례 아버지느 옥임을 골릴 궁리를 하며 껄껄 웃었다.

 

염상섭의 전반기 작품에서 흔히 읽을 수 있는 시대적인 삶의 양식에서 전환하여 일싱적인 삶의 시선으로 투영되는 후기 작품의 성향을 드러내는 대표작이라 할 이 작품은 정례 어머니, 김옥임 그리고 교장 영감이라는 인물을 통해 금전적 이해 관계에 지배되고 있는 두 사람의 인간 관계 속에서 두 개의 파산을 세밀하게 그릭 있다. , 광복 직후 우리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물질적으로 파산해 가는 인간(정례 어머니)과 정신적으로 파산해 가는 인간(김옥임)의 두 유형을 정확하고 치밀한 객관적 사실묘사로써 생생하게 현실의 단면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정례 어머니의 물질적(혹은 금전적) 파산 과정(어떻든지 열심히 살아보려고 노력하지만 돈을 가진 옥임과 교장영감 같은 무리들에 의해 파산하고 마는 그녀이다.)이라든지 김옥임의 정신적인 파산의 심리적 추이라든지, 그 사이에서 교묘하게 이득을 추구하는 교장 영감의 간악한 행위 등이 당대의 사회적 현실이며 실제적인 우리들의 삶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작가는 이러한 현실을 냉철무비한 사실적 묘사를 통해 하나의 작품으로 형상화하는 데에 성공하고 있다.

 

작품 요약

주제 : 물질적, 정신적으로 인간을 파산시키는 해방후 혼란한 사회상.

인물 : 정례모친- 이자돈을 얻어 문방구점을 하면서 생계를 꾸려 가는 가난한 인물. 빚때문에 가게를 친구 옥임에게 넘긴 경제 파산자이며 정적 인물.

옥임- 해방후 음악가나 문학가의 꿈을 버리고 시류에 적응한 인물. 돈 때문에 친구를 저버린 금권주의 인물로 성격 파산자이며 동적 인물.

교장영감- 고리대금업자이며 정적 인물.

배경 : 1940년대 후반의 서울 황토현 근처(공간적 배경은 해방 직후 서울 황토현이라는 구차한 현실 공간이며, 시각적 배경은 현재와 과거 회상등은 혼재로 일상적 삶의 시간이 설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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