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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의 ‘동백꽃’ 해설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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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의 동백꽃 해설

 

< 해설 1 >

 

작가 : 김유정

 

등장인물

 : 소작인의 아들. 바보스러울 만큼 순박한 소년

점순 : 마름의 딸. 깜찍하고 활발한 성격

 

줄거리

오늘도 우리 수탉이 막 쫓기었다. 내가 점심을 먹고 나무를 하러 갈 양으로 나올 때였다. 산으로 올라서려니까, 등뒤에서 푸드덕푸드덕하고 닭의 횃소리가 야단이다. 깜짝 놀라서 고개를 돌려 보니 아니나 다르랴, 두놈이 또 얼리었다.

 

열일곱 살난 는 점순네 소작인의 아들이다. 우리 집 수탉은 점순네 수탉에게 물어뜯기고 피를 흘리기가 일쑤다. 점순이는 그것을 좋아해서인지 곧잘 싸움을 붙이곤 한다. 언젠가 점순이가 구운 감자 하나를 주기에 먹지 않겠다고 돌려주었더니 그 후부터 나보란 듯이 곧잘 닭싸움을 붙여서 약을 올리곤 하는 것이다.

 

나는 우리 수탉에게 고추장을 먹여서 점순네 수탉과 싸우게도 해 보았으나 소용이 없었다. 오늘도 내가 산에서 나무를 해 가지고 산 중턱까지 내려오자니까, 또 점순이가 거기까지 와 닭싸움을 붙이고 있었다. 그녀는 천연스럽게 호드기를 불고 있었고 우리 집 수탉은 거의 빈사상태였다. 나는 골이 천둥같이 나서 그만 달려가서 막대기로 점순네 수탉을 때려 눕혔다. 닭은 끽 소리 못하고 푹 엎어진 채 죽고 말았다. 나는 겁에 질렸다. 왜냐 하면 점순네 집은 우리 집 마름이기 때문이다. 나는 기가 질려 울면서 점순이가 하자는 대로 하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점순이는 닭 걱정은 하지 말라면서 내 어깨를 짚고는 옆에 있는 동백나무 떨기들 사이에 넘어졌다. 그 판에 나도 겹쳐 넘어져 꽃 속에 파묻히고 말았다. 때마침 점순이 어머니의 점순이 부르는 소리가 들려 왔다.

 

조금 있더니 요 아래서,

점순아! 점순아! 이년이 바느질하다 말구 어딜 갔어!” 하고 어딜 갔다 온 듯싶은 그 어머니가 역정이 대단히 났다. 점순이가 겁을 잔뜩 집어먹고 꽃 밑을 살금살금 기어서 산 아래로 내려간 다음, 나는 바위를 끼고 엉금엉금 기어서 산 위로 치빼지 않을 수 없었다.

 

해설

동백꽃 핀 봄날 어느 산골 마을을 무대로, 사춘기에 이른 소작인의 아들과 마름의 딸 사이의 미묘한 사랑의 감정을 담아낸다. ‘를 좋아하면서도 오히려 짖궂은 행동으로 괴롭히는 점순이의 행동이 우직한 에게는 이해될 수 없는 것으로 진술되지만, 그 진술의 이면에서 의 마음 역시 점순이에게 끌리고 있음을 독자들에게 느끼게 해준다는 점에서, 아이러니의 효과가 한껏 발휘되고 있는 셈이다. 다양한 토속어 구사와 대사와 지문을 넘나드는 구어(口語), 그리고 의성어, 의태어의 잦은 사용 등이 소설의 극적 전개에 탄력을 불어넣는다.

 

한편, 이 작품을 이해하는 관점에 있어서 사춘기의 사랑으로 보는 관점과 사회 계층 간의 의미 관계에 강조점을 두는 관점이 있다. 주인공 나는 소작인의 아들이고, 점순이는 마름의 딸이다. 내가 점순이의 괴롭힘을 참는 것은 점순네 비위를 건드렸다가는 쫒겨 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의도하는 것은 그러한 신분간의 대립이나 위화감이 아니다. 닭 싸움을 배경으로 사춘기 남녀의 미묘한 감정을 해학적으로 그려냈을 뿐 아니라 구수한 토착어를 사용하여 흙냄새 물씬 나는 향토적 서정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건 뒤에 있는 동백꽃 역시 훌륭한 자연적이고 토속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소재인 것이다.

 

(주제) 산골 젊은이들의 목가적이고 순박한 사랑

(갈래) 단편 소설, 순수 소설, 농민 소설

(시점) 1인칭 주인공 시점

(경향) 인간 회학적인 해학미

(표현) 향토적 서정성, 해학성, 토속성을 살림.

(구성) 역전적 구성

 

 

< 해설 2 >

 

󰡔동백꽃󰡕 1936 5 󰡔조광󰡕지에 발표된 단편소설이다. 이 작품은 농촌 소설이라는 표제로 신분이나 계층(마름-소작인)을 넘어서서 이루어지는 사춘기의 두 남녀가 사랑에 눈뜨는 과정을 김유정 특유의 서정성과 해학성으로 밀도 짙게 묘사하였다.

 

마름과 소작인의 관계라는 상황 설정은 󰡔봄봄󰡕,만부방󰡕에서,지주와 소작인의 관계는󰡔소낙비󰡕에 등장한다. 그러나, 김유정은 그들 간의 상황 설정을 통하여 본격적인 대립 양상을 집중적으로 파헤치지 않음으로써 이기영의 󰡔고향󰡕과 같은 프로 문학에 나타난 갈등과 투쟁의 양상인 예술의 속하나 경직화 현상을 피했다. 이 차이는 작가 정신의 상이함이나,이 소설의 배경인 강원도가 대토지 소유제가 별로 발달되지 않았다는 점이 그 원인이다.

 

이 소설의 제목 동백꽃은 두 남녀의 코미디를 자연에다 아름답게 조화시켜 사건 뒤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노란 동백꽃으로 나타난다. 김유정의 동백꽃은 요즈음 흔히 볼 수 있는 붉은 빛의 동백꽃이 아니며, 생강나무의 강원도 방언인 동박꽃’(개동백)이라고도 한다.

 

1930년대 인심이 순하고 소박한 강원도 산골 마을을 배경으로 소작인의 아들인 와 마름집 딸인 점순이를 대비시켜 산골마을 젊은 남녀의 순박한 사랑을 일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서술하였다.

 

화자인  3년 전, 열일곱 살에 이 마을에 흘러 들어와 점순네의 소작인이 된 순박한 농촌 청년이다. 반면, 점순이는 와 동갑나기이면서 부끄럼 없고 활달한 처녀이다.

 

어느날, 내가 울타리를 엮고 있을 때 점순이가 와서 구운 감자 세 알을 내놓으면서 느집엔 이거 없지하며 괜시리 말을 건다. 나는 이러한 점순이의 갑작스런 행동이 못마땅해서 안 먹는다고 고개도 돌리지 않고 감자를 도로 밀어 버린다. 점순이는 이런 나를 독하게 쏘아보고 눈물까지 어린 상태로 가버렸는데 이것은 다름아닌 그녀가 보낸 사랑의 표시였다.

그후 점순이는 자신의 애정 표시가 거절 당한데 대한 보복으로 기를 쓰고 나를 괴롭힌다.나의 집 씨암탉을 붙잡아 두들기거나, 나를 바보’, ‘배냇병신이라고 놀리다 못해 심지어 느 아버지 고자라지?’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루는 나의 작은 수탉을 잡아다가 사나운 자기의 수탉과 싸움을 붙여 나의 수탉이 빈사 상태에 이르게 된다.

 

얼마 후, 점순이가 또 닭 싸움을 붙여 나의 닭이 피를 흘리고 거의 죽게 된 것을 보고, 나는 화가 나 점순이네 큰 수탉을 때려 죽이고 만다. 그순간 나는 내쫓기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울음을 터뜨렸다.

 

의 약점을 알아차린 점순은 나의 어깨를 짚은 채 부모에게 알리지 않을테니 자기 말을 잘 들으라고 하며 그대로 동백꽃 속에 푹 쓰러진다. 나는 점순이와 뒹굴며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꽃냄새에 땅이 꺼지는 듯이 정신이 아찔했다.

 

김유정의 모든 작품은 대개 그 등장 인물이 소박한 농촌 사람이다. ‘는 남녀간의 애정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 일인칭 주인공 시점에서 보이는 일반적 자의식이나 개인 심리의 표출이 없이 서술자인 는 사건에 우둔한 인물로 제시되어 해학적인 분위기가 살아나게 만든다. 이 작품의 사건의 발단은 서사적 단위로 보아 현재와 과거가 교체되는 서술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닭싸움인데, 닭싸움은 와 점순이의 갈등의 표면화이면서 애증의 산물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점순이의 역설적 애정 표현과 그것에 대해 전혀 깨닫지 못하는 의 비성숙성은 작품의 흥미와 긴장을 제공하는 동시에 독특한 갈등을 형성한다. 이를테면 닭싸움을 통한 두 남녀의 대립은 긴장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닭의 죽음에서 보여준 나의 순박함과 점순이의 영악함, 이어서 관능적 행위들에 의한 갈등 해소와 회화적이고 골계적인 느낌을 보여준다.

 

또한, 󰡔동백꽃󰡕은 전체 대의가 하나의 큰 아이러니로 구성되어 있지만,그 전체에 공헌하는 국소적인 아이러니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점순이가 나의 씨암탉을 꼭 붙들어 볼기짝께를 콕콕 쥐어 박는 행위나,‘의 수탉이 싸움에 이기기 위해 고추장을 퍼먹이는, 점순이의 큰 수탉을 단매로 때려 엎는 따위가 그것이다.

 

이와 같이 김유정의 󰡔동백꽃󰡕은 그의 다른 소설과 마찬가지로 점순이의 말투에 드러난 표현의 아이러니와 주인공의 우직한 행동에 나타난  상황의 아이러니가 도처에서 그의 질깃질깃한 매력을 던져주고 있다.

 

작품 요약

 

주제 : 산골 마을 사춘기 두 남녀의 순박한 사랑.

인물 : -사춘기에 접어든 소작인의 아들로 순박하고 우직한 인물의 전형. 적으로 미숙하여 점순이의 구애를 이해해지 못하고 거절했다. 혼이 난후, ‘닭싸움을 계기로 화해하게 된 정적 인물.

점순-마름집 딸로 깜찍스러우며 개성적 성격을 가진 동적 인물.

배경 : 1930년대 강원도 어느 산골 마을.

(공간적 배경은 인심이 후하고 소박한 사람들이 농사를 지으며 사는 어느 산골 마을이며, 시간적 배경은 현재의 상황에서 이야기가 시작되어 과거를 회상하고 다시 현재로 돌아오는 일상적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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