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해 번역문학에 대해
by 송화은율번역 문학
요점 정리
(1) 배경
훈민정음 창제로 인해 한문으로만 전해 오던 수많은 한문 문헌을 우리말로 번역하고자 하는 번역이 활발하게 이루어 지기 시작했고, 집현전과 언문청(諺文廳)을 중심으로 운서(韻書) 번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간경도감(刊經都監)을 설치하여 그곳에서 많은 불경들을 번역하였으며, 홍문관(弘文館)을 중심으로 하여 주요 문학서를 번역하였다. 또 세종, 세조 때에 시작되었던 경서(經書)의 언해는 중종 때에 이르러 크게 활기를 띠었다.
(2) 특징
운서(韻書), 불경(佛經), 문학서(文學書) 등의 번역이 골고루 행해졌고, 이 모든 사업은 주로 국가 기관에 의하여 관장된 국가적 사업이었으며, 이때 많은 서적이 번역되어 학문, 그리고 지식을 널리 보급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3) 형성 및 전개
조선 초의 번역 사업은 세종 31년(1449) <홍무정운역훈(洪武正韻譯訓)>의 운서와 사서(四書)의 번역으로부터 시작되었는데, 세조 6년(1461) 대궐 내에 간경도감을 설치하여 불경을 번역함으로써 크게 발달하였다. 이 때 번역된 불경은 <능엄경 언해( 嚴經諺解)>를 비롯하여 <법화경 언해(法華經諺解)>, <원각경 언해(圓覺經諺解)>, <아미타경 언해(阿彌陀經諺解)>, <금강경 언해(金剛經諺解)> 등이다.
그 뒤 성종 6년에는 인수 대비(소혜 왕후 한씨)가 비빈(妃殯)의 수양서(修養書)로 엮은 <내훈(內訓)>과 세종 때 편찬한 <삼강행실도(三綱行實圖)>를 번역 간행하였다. 중종 때에는 <번역 소학(飜譯小學)>이 간행되었고, 선조 때 교정청(校正廳)에서 유교의 경전인 <칠서(七書)>가 완역되었다. 이에 따라 성종 12년(1481)에 <분류 두공부시(分類杜工部時)>, 성종 14년에 <연주시격(聯珠時格)>, <황산곡 시집(黃山谷詩集)> 등이 번역되었다.
(4) 의의
(1) 정음 문학(正音文學) 발흥의 촉진제가 되었다.
(2) 세종 때의 <월인석보(月印釋譜)>, 성종 때의 <두시언해> 초간본, 인조 때의 <두시언
해> 중간본 등은 근세 전기 국어 연구에 귀중한 문헌적 자료가 되었다.
(3) 한문학의 소개 및 대중화, 우리 문학과의 비교, 연구 등에 크게 이바지하였다.
심화 자료
불경언해
조선은 억불숭유정책을 써서 정치적으로는 유교 국가였으나, 고려시대의 근간이 되었던 불교를 제거하기 위해 노력은 했으나, 일상화된 정신적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불교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 불교 언해가 이루어졌고, 궁중 비빈 및 일부 계층의 비호 아래 계속 신봉되었고, 불경번역은 세조초에 설치된 간경도감에서 간행되었는데, 번역 사업 중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작품 |
연대 |
언해자 |
내용 |
석보상절(釋譜詳節) |
세종 29년 (1447) |
수양대군 |
세종의 비인 소헌왕후(昭憲王后)가 돌아가자, 그녀의 명복을 빌기 위하여 석가의 전기를 엮게 하였고, 다른 불경 언해서(諺解書)와는 달리 문장이 매우 유려하여 당시 국문학을 대표하는 유일한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
월인석보(月印釋譜) |
세조 4 (1458) |
세조 |
도원군(桃源君)이 죽자 임금은 이를 애통히 여겨 부왕과 죽은 아들의 명복을 빌기 위함. 훈민정음(訓民正音) 창제 이후 제일 먼저 나온 불경언해서(佛經諺解書)이며, 당시의 글자나 말을 그대로 보전하고 있어 국어사상(國語史上) 매우 귀중한 문헌 |
능엄경언해(楞嚴經諺解) |
세조 7 (1461) |
세조 명찬 |
‘마음을 다스림으로써 보리심을 얻게 되고 진정한 경지를 체득한다’는 '능엄경'은 불교 전문강원의 4교과(敎科)에 들 만큼 중요한 경전이며, 세조가 신하들을 불러 강론할 정도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불경 언해사업의 첫번째 대상이 됨. |
묘법련화경언해 (妙法蓮華經諺解) |
세조 9 (1463) |
신미 |
이 경은 불탑신앙을 하는 집단에 의해 성립된 대표적 대승경전으로 삼승(三乘)을 한데 모아 일승(一乘)의 큰 수레로 일체 중생을 구제한다는 정신에서 여래는 큰 인연으로 세상에 나와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부처의 경지에 들어가게 하는 데 근본목적이 있으며, 삼승은 단지 방편으로 설해졌을 뿐이고, 이러한 여래는 상주 불멸하여 이미 여래는 오래전에 성불하였으며 단지 방편으로 세상에 나와 성도의 모습을 보였을 뿐이며 여래의 수명은 무량하다고 하였다는 것으로 간경도감에서 뽑아 번역한 것으로 법화경이라고도 함. |
불설아미타경언해 |
세조9 (1463) |
세조 |
아미타경의 내용은 석가가 기원정사(祇圓精舍)에서 제자 사리불(舍利弗)을 상대로 하여 아미타불과 그가 머물고 있는 서방정토(西方淨土)인 극락세계의 공덕과 장엄을 설명하고, 아미타불의 이름을 부르면 극락세계에 왕생(往生)한다고 설법한 내용이 주요 골자인데, 끝에 가서는 신화적인 묘사로 여러 방면의 많은 부처들이 석가모니의 이 말이 진실임을 증명하며 특별히 왕생을 권하는 것으로 되어 있고, 그것을 번역한 것임. |
반야바라밀다심경언해 |
세조9 (1463) |
효령대군, 한계희 |
관자재보살이 반야행을 통해 나타나는 법의 모습을 단계적으로 서술하고 있는데, 불교의 기초적인 법문인 오온(五蘊) ·12처(十二處) ·18계(十八界)가 모두 공(空)하며, 12연기 또한 공하며, 4가지 진리 또한 공하다고 하여 모든 법의 공한 이치를 나타내었다. 특히 ‘색즉시공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으로 대표되는 공의 이치는 어떤 대상이든 고정적인 성품이 없음을 나타내었으며, 오직 보살은 마음에 가림이 없는 반야바라밀의 수행으로 최상의 지혜를 얻을 수 있으며 그러한 이치는 또한 신묘하여 진언으로서 끝내고 있고, 반야심경이라고도 하는데, 그것을 언해한 작품임. |
금강반야바라밀다경언해 |
세조 (1464) |
효령대군, 한계희, 노사신 |
금강경을 번역한 것으로 내용은 인도 사위국을 배경으로 제자 수보리를 위하여 설한 경전으로, 한곳에 집착하여 마음을 내지 말고 항상 머무르지 않는 마음을 일으키고, 모양으로 부처를 보지 말고 진리로서 존경하며, 모든 모습은 모양이 없으며 이렇게 본다면 곧 진리인 여래를 보게 된다는 것으로 '육조언해금강경'이라고도 함. |
원각경언해(圓覺經諺解) |
세조 11 |
신미, 한계희, 효령대군 |
대승(大乘) ·원돈(圓頓)의 교리를 설한 것으로, 주로 관행(觀行)에 대한 설명인데, 문수(文洙) ·보현(普賢) ·미륵보살 등 12보살이 불타와 1문1답하는 형식을 취한 내용인 원각경을 언해함. |
지장경언해(地藏經諺解) |
세조 때 |
학조대사 |
지옥의 참혹한 형상을 낱낱이 열거하고 추천(追薦)의 공덕을 말한 불경. |
육조법보다경언해(六祖法寶壇經諺解) |
연산군 때 |
미상 |
선종(禪宗)의 제6조(祖)인 혜능(慧能:638~713)의 어록(語綠)을 그의 제자가 편찬한 《육조법보단경》을 언해 |
경서 언해
경서 언해는 최초로 세종 때 이루어졌으나 간행을 보지 못하고, 중종 때 교정청에 의하여 간행되었고, 중종 연간에 가장 활발히 진행되었으며, 유교정치의 기틀도 이 때에 확실하게 잡혔다.
작품 |
연대 |
언해자 |
내용 |
내훈 |
성종6(1475) |
소혜왕후심씨 |
한글로 된 여성 교훈서로서는 한국 최초의 것으로서, 독립된 기사를 단위로, 한글로 토를 단 한문 원전을 앞세운 후 한글 번역문을 실었고, 전체 7장으로 구성되었는데, 권1의 <언행>은 부녀자의 기본적인 말과 행실, <효친>은 부모 섬기기, <혼례>는 혼인의 예절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권2의 <부부>는 남편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를 담은 것으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며, 권3의 <모의(母儀)>는 어머니로서의 자세, <돈목(敦睦)>은 친척과의 관계, <염검(廉儉)>은 사회 경제 생활의 자세를 담았다 |
삼강행실도 |
성종 12 |
미상 |
조선과 중국의 서적에서 군신(君臣) ·부자(父子) ·부부(夫婦) 등 3강(三綱)의 모범이 될 만한 충신 ·효자 ·열녀를 각각 35명씩 모두 105명을 뽑아 그 행적을 그림과 글로 칭송한 책 |
속삼강행실도 |
중종 9 |
신용개 |
삼강행실도를 엮었으나 연대가 오래 되었고, 그 뒤 충효정렬(忠孝貞烈)의 기록도 많이 나왔으므로 그 내용을 보유(補遺)하여 편찬한 것이다. 《삼강행실도》 이후의 유명한 효자 36인, 충신 6인, 열녀 28인을 수록하고 각각 칠언절구(七言絶句) 한시(漢詩) 2수씩을 붙여 그 행실(行實)을 기림 |
칠서언해 |
중종 때 |
유숭조 |
《논어》 《대학》 《중용》 《맹자》와 삼경인 《시경》 《서경》 《주역》의 원문에 한글로 음과 토를 달고 다시 우리 말로 번역한 책 |
번역소학 |
중종 12 |
김전, 최숙생 |
홍문관의 계에 의하여 소학을 한글로 번역한 책 |
여씨 향약언해 |
중종 13 |
김안국 |
중국 북송(北宋) 때 향촌(鄕村)을 교화선도하기 위해 만들었던 자치적인 규약집을 번역 |
정속언해 (正俗諺解) |
중종 13 |
김안국 |
중국의 왕일암(王逸庵)이 지은 《정속편(正俗篇)》 본문에 이두(吏讀)로 구결(口訣)을 달고 한글 번역을 붙인 책이다 |
이륜행실도(二倫行實圖) |
중종 13 |
김안국, 조신 |
장유(長幼)와 붕우(朋友)의 이륜(二倫)을 지키도록 옛 사람 중에서 모범이 되는 사람을 뽑아 그 행적을 엮은 것 |
여훈언해 |
중종 27년 |
최세진 |
후한의 조대가의 '여훈'을 번역한 것 |
사서율곡 |
선조 9 |
이이 |
율곡이 사서를 번역한 것 |
소학언해 |
선조 18 |
미상 |
주희(朱熹)의 《소학(小學)》을 한글로 번역한 책. |
효경언해 |
선조 23 |
미상 |
효도(孝道)를 설명한 《효경(孝經)》을 한글로 번역한 책. |
문학서 언해
문학서의 언해는 국문학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는데, 여기에 열거한 외에도 삼국지, 수호전, 서유기 등의 소설류도 있고, 분류두공부시언해는 번역문학의 으뜸이라고 할 수 있다.
명황계감언해 |
성종 8 |
미상 |
세종이 지은 명황의 고사를 번역한 것. 동문서에 그 서문만 전하고 영조 때의 필사본이 있음 |
분류두공부시언해 |
성종 12 |
유윤겸, 조위, 의침 |
성당 때의 두보의 시 1,451편을 번역한 것으로 최초의 역시집이고 25권 19책 |
연주시격언해 |
성종 13 |
서거정, 노사신, 유윤겸 |
원나라 때, 우제가 엮은 칠언절구시 작법책을 번역한 것으로 전하지 않음 |
황산곡시집언해 |
성종 13 |
서거정, 노사신, 유윤겸 |
중국 송나라 때의 황정견의 시를 번역한 것 |
백련초해 |
명종 때 |
김인후 |
칠언고시 100편을 번역한 것 |
기타의 번역서
구급방언해 |
세조12 |
미상 |
위급한 환자를 구하는 약방문을 한글로 번역한 것, 원본은 전하지 않음 |
구급이해방언해 |
연산군 5 |
김흥수 |
연산군이 김흥수에게 '구급이해방'을 짓게 하고 이를 번역한 것이다. 전하지 않음 |
구황촬요 |
명종 9 |
미상 |
영남과 호남이 기근이 심하여 이를 구제하기 위하여 세종이 지은 '구황벽곡방'을 요약 번역하여 수령 관찰사로 하여금 출간하게 한 것. |
블로그의 정보
국어문학창고
송화은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