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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4(해설 포함) / 생텍쥐베리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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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어린 왕자가 말했다.

"안녕." 철도의 전철수(전철기를 조정하는 사람)가 말했다.

 

"여기서 뭘 하고 있어?" 어린 왕자가 물었다.

"한 꾸러미에 천 여명씩 되는 기차 손님들을 꾸러미 별로 가려내고 있어. 그들을 싣고 가는 기차들을 어느 때는 오른쪽으로, 어느 때는 왼쪽으로 보내는 거지." 전철수가 말했다.

 

그 때 불을 환히 밝힌 급행 열차 한 대가 천둥처럼 소리를 내며 조종실을 뒤흔들었다.

"저 사람들은 몹시 바쁘군. 그들은 뭘 찾고 있지?" 어린 왕자가 물었다.

 

"기관사 자신도 몰라." 전철수가 말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반대 방향에서 두 번째 불을 밝힌 급행 열차가 소리를 냈다.

 

"그들이 벌써 되돌아오는 거야?" 어린 왕자가 물었다.

 

"아까워 같은 사람들이 아니지. 두 기차가 서로 엇갈리는 거야."

"그들은 있던 곳에서 만족하지 않았나 보지?" 어린 왕자가 물었다.

"사람들은 그들이 있는 곳에서는 언제나 만족하지 않는단다." 전철수가 말했다.

 

그러자 세 번째의 불을 밝힌 급행 열차가 우렁차게 달려왔다.

 

"저 사람들은 먼젓번 승객들을 쫓아가고 있는 거야?" 어린 왕자가 물었다.

 

"그들은 아무도 쫓아가고 있지 않아. 그들은 저 속에서 잠을 자거나 아니면 하품을 하고 있어. 오직 어린아이들만이 유리창에 코를 납짝 대고 있을 뿐이지." 전철수가 말했다.

 

"어린아이들만이 자신이 무엇을 찾고 있는지를 알고 있어." 어린 왕자가 말했다. "그들은 누더기 같은 인형을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그것은 그들에겐 아주 중요한 게 되거든. 그래서 사람들이 그것을 빼앗아 가기라도 하면 어린아이들은 울지......"

 

"아이들은 행복하군." 전철수가 말했다.

 

"Good morning," said the little prince.

"Good morning," said the railway switchman.

"What do you do here?" the little prince asked.

"I sort out travelers, in bundles of a thousand," said the switchman. "I send off the trains that carry them; now to the right, now to the left."

And a brilliantly lighted express train shook the switchman's cabin as it rushed by with a roar like thunder.

"They are in a great hurry," said the little prince. "What are they looking for?"

"Not even the locomotive engineer knows that," said the switchman.

And a second brilliantly lighted express thundered by, in the opposite direction.

"Are they coming back already?" demanded the little prince.

"These are not the same ones," said the switchman. "It is an exchange."

"Were they not satisfied where they were?" asked the little prince.

"No one is ever satisfied where he is," said the switchman.

And they heard the roaring thunder of a third brilliantly lighted express.

"Are they pursuing the first travelers?" demanded the little prince.

"They are pursuing nothing at all," said the switchman. "They are asleep in there, or if they are not asleep they are yawning. Only the children are flattening their noses against the windowpanes."

"Only the children know what they are looking for," said the little prince. "They waste their time over a rag doll and it becomes very important to them; and if anybody takes it away from them, they cry..."

"They are lucky," the switchman said.

23

 

"안녕." 어린 왕자가 말했다.

"안녕." 장사꾼이 말했다.

 

그는 갈증을 풀어주는 새로 나온 알약을 파는 사람이었다. 일주일에 한 알씩 먹으면 마시고 싶은 욕망을 영영 느끼지 않게 되는 약이었다.

 

"왜 그럴 팔아?" 어린 왕자가 말했다.

"그건 시간을 굉장히 절약하게 해주거든. 전문가들이 계산을 해보았어. 매주 오십 삼분씩 절약된다는 거야." 장사꾼이 말했다.

 

"그 오십 삼분으로 뭘하지?"

"하고 싶은걸 하지......"

 

'만일 나에게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오십 삼분이 있다면 맑은 샘을 향해 천천히 걸어갈 텐데......" 하고 어린 왕자는 생각했다.

 

"Good morning," said the little prince.

"Good morning," said the merchant.

This was a merchant who sold pills that had been invented to quench thirst. You need only swallow one pill a week, and you would feel no need of anything to drink.

"Why are you selling those?" asked the little prince.

"Because they save a tremendous amount of time," said the merchant. "Computations have been made by experts. With these pills, you save fifty-three minutes in every week."

"And what do I do with those fifty-three minutes?"

"Anything you like..."

"As for me," said the little prince to himself, "if I had fifty-three minutes to spend as I liked, I should walk at my leisure toward a spring of fresh water."

24

 

사막에서 비행기가 고장을 일으킨 지 여드레째 되는 날이었다. 나는 비축해 두었던 물의 마지막 남은 한 방울을 마시며 장사꾼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네 체험담은 참 아름답구나. 하지만 난 아직도 비행기를 고치지 못했어. 마실 거라곤 없고, 샘을 향해 천천히 걸어갈 수만 있다면 나도 정말 행복하겠다!" 라고 말했다.

 

"내 친구 여우는......" 어린 왕자가 말했다.

"꼬마 친구야, 여우 이야기를 할 때가 아냐."

"왜?"

"목이 말라죽게 되었으니까 말야......"

어린 왕자는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이렇게 말했다.

 

"죽어 간다 할지라도 한 친구를 가지고 있었다는 건 좋은 일이야. 난 여우 친구가 있었다는 게 기뻐......"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을 못하는군' 하고 나는 생각했다. 그는 배고픔도 갈증도 느끼지 않았다. 햇빛만 조금 있으면 그에겐 충분했다.

 

그런데 그가 나를 바라보더니 내 마음을 안다는 듯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나도 목이 말라...... 우물을 찾으러 가......"

 

나는 소용없다는 몸짓을 했다. 광활한 사막 한 가운데에서 무턱대고 우물을 찾아나선다는 건 터무니없는 짓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걷기 시작했다.

 

몇 시간 동안을 말없이 걷고 나니 해가 지고 별들이 불을 밝히기 시작했다. 심한 갈증으로 나는 열이 조금 나고 있었으므로 그 별들이 마치 꿈속에서처럼 시야에 들어왔다. 어린 왕자의 말이 내 기억 속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너도 목이 마르니?" 내가 물었다.

 

하지만 그는 내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그저 이렇게만 말했다.

"물은 마음에도 좋은 것일 수 있는데......"

 

나는 그의 대답을 이해하지 못했으나 잠자코 있었다...... 그에게 질문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그는 지쳐 있었다. 그는 주저앉았다. 나도 그의 곁에 앉았다. 그러자 잠시 침묵을 지키던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별들은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 한 송이 꽃 때문에......"

 

나는 "그렇지"하고 대답하고는 말없이 달빛 아래서 주름처럼 펼쳐져 있는 모래 언덕들을 바라보았다.

"사막은 아름다워." 그가 다시 말했다.

 

그것은 사실이었다. 나는 언제나 사막을 사랑해 왔다. 사막에서는 모래 언덕 위에 앉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무엇인가 침묵 속에서 빛나는 것이 있는 것이다.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그것이 어딘가에 샘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지......" 어린 왕자가 말했다.

사막의 그 신비로운 빛남이 무엇인가를 나는 문득 깨닫고 흠칫 놀랐다. 어린 시절 나는 해묵은 낡은 집에서 살고 있었다. 그런데 전해 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그 집에는 보물이 감춰져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것을 발견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그것을 찾으려고 하는 사람도 아마 없었을 것이다. 우리 집은 저 가장 깊숙한 곳에 보물을 감추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 집이건 별이건 혹은 사막이건 그들을 아름답게 하는 건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이지!" 내가 어린 왕자에게 말했다.

"아저씨도 내 여우하고 같은 생각이어서 기뻐." 그가 말했다.

 

어린 왕자가 잠이 들었으므로 나는 그를 안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나는 감동되어 있었다. 부서지기 쉬운 보물을 안고 가는 느낌가지 들었다. 마치 이 지구에는 그보다 더 부서지기 쉬운 게 없을 것 같은 느낌까지 들었다. 창백한 이마, 감겨있는 눈, 바람결에 나부끼는 머리칼을 달빛 아래에서 바라보며 나는 생각했다. '내가 지금 여기서보고 있는 건 껍질 뿐이야.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반쯤 열린 그의 입술이 보일 듯 말 듯 미소를 띠고 있었으므로 나는 또 생각했다. '이 잠든 어린 왕자가 나를 이토록 몹시 감동시키는 것은 꽃 한 송이에 대한 그의 성실성, 그가 잠들어 있을 때에도 램프의 불꽃처럼 그의 마음 속에서 빛나고 있는 한 송이 장미꽃의 모습이야......' 그러나 그가 더욱 부서지기 쉬운 존재라는 짐작이 들었다. 램프의 불은 잘 보호해 주어야 한다. 그것은 한줄기 바람에도 꺼질 수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렇게 걸어가다가 나는 동이 틀 무렵에 우물을 발견했다.

 

It was now the eighth day since I had had my accident in the desert, and I had listened to the story of the merchant as I was drinking the last drop of my water supply.

"Ah," I said to the little prince, "these memories of yours are very charming; but I have not yet succeeded in repairing my plane; I have nothing more to drink; and I, too, should be very happy if I could walk at my leisure toward a spring of fresh water!"

"My friend the fox--" the little prince said to me.

"My dear little man, this is no longer a matter that has anything to do with the fox!"

"Why not?"

"Because I am about to die of thirst..."

He did not follow my reasoning, and he answered me:

"It is a good thing to have had a friend, even if one is about to die. I, for instance, am very glad to have had a fox as a friend..."

"He has no way of guessing the danger," I said to myself. "He has never been either hungry or thirsty. A little sunshine is all he needs..."

But he looked at me steadily, and replied to my thought:

"I am thirsty, too. Let us look for a well..."

I made a gesture of weariness. It is absurd to look for a well, at random, in the immensity of the desert. But nevertheless we started walking.

When we had trudged along for several hours, in silence, the darkness fell, and the stars began to come out. Thirst had made me a little feverish, and I looked at them as if I were in a dream. The little prince's last words came reeling back into my memory:

"Then you are thirsty, too?" I demanded.

But he did not reply to my question. He merely said to me:

"Water may also be good for the heart..."

I did not understand this answer, but I said nothing. I knew very well that it was impossible to cross-examine him.

He was tired. He sat down. I sat down beside him. And, after a little silence, he spoke again:

"The stars are beautiful, because of a flower that cannot be seen."

I replied, "Yes, that is so." And, without saying anything more, I looked across the ridges of sand that were stretched out before us in the moonlight.

"The desert is beautiful," the little prince added.

And that was true. I have always loved the desert. One sits down on a desert sand dune, sees nothing, hears nothing. Yet through the silence something throbs, and gleams...

"What makes the desert beautiful," said the little prince, "is that somewhere it hides a well..."

I was astonished by a sudden understanding of that mysterious radiation of the sands. When I was a little boy I lived in an old house, and legend told us that a treasure was buried there. To be sure, no one had ever known how to find it; perhaps no one had ever even looked for it. But it cast an enchantment over that house. My home was hiding a secret in the depths of its heart...

"Yes," I said to the little prince. "The house, the stars, the desert-- what gives them their beauty is something that is invisible!"

"I am glad," he said, "that you agree with my fox."

As the little prince dropped off to sleep, I took him in my arms and set out walking once more. I felt deeply moved, and stirred. It seemed to me that I was carrying a very fragile treasure. It seemed to me, even, that there was nothing more fragile on all Earth. In the moonlight I looked at his pale forehead, his closed eyes, his locks of hair that trembled in the wind, and I said to myself: "What I see here is nothing but a shell. What is most important is invisible..."

As his lips opened slightly with the suspicious of a half-smile, I said to myself, again: "What moves me so deeply, about this little prince who is sleeping here, is his loyalty to a flower-- the image of a rose that shines through his whole being like the flame of a lamp, even when he is asleep..." And I felt him to be more fragile still. I felt the need of protecting him, as if he himself were a flame that might be extinguished by a little puff of wind...

And, as I walked on so, I found the well, at daybreak.

25

 

"사람들은 급행열차에 올라타지만 그들이 찾으러 가는 게 무엇인지 몰라. 그래서 초조해 하며 제자리에 맴돌고 있어......" 어린 왕자가 말했다.

 

그리고 그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래도 소용없는데......"

 

우리가 찾아낸 우물은 사하라의 우물과는 달랐다. 사하라의 우물은 그저 모래에 파놓은 구멍 같은 것이다. 그런데 그 우물은 마을에 있는 우물과 흡사했다. 그러나 그곳에 마을이라곤 없었다. 그리하여 나는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이상하군." 내가 어린 왕자에게 말했다. "모든 게 갖추어져 있잖아. 도르래, 물통, 밧줄......"

 

그는 웃으며 줄을 잡고 도르래를 잡아당겼다. 그러자 도르래는 바람이 오랫동안 잠을 자고 있을 때 낡은 풍차가 삐걱이듯 그렇게 삐걱거렸다.

 

"아저씨 들어봐. 우물을 깨웠더니 그가 노래를 불러......" 어린 왕자는 말했다.

나는 그에게 힘든 일을 시키고 싶지 않았다.

 

"내가 할께. 너에겐 너무 무거워."

나는 천천히 두레박을 우물 둘레의 돌까지 들어올렸다. 나는 그것을 돌 위에 떨어지지 않게 올려놓았다. 내 귀에는 도르래의 노랫소리가 아직도 쟁쟁하게 울렸고, 아직도 출렁이고 있는 물 속에서는 햇살이 일렁이는 게 보였다.

 

"이 물을 마시고 싶어. 물을 좀 줘......" 어린 왕자가 말했다.

 

그러자 나는 , 그가 무엇을 찾고 있었는지 깨달았다.

 

나는 두레박을 그의 입술로 가져갔다. 그는 눈을 감고 물을 마셨다. 축제처럼 즐거웠다. 그 물은 보통 음료와는 다른 어떤 것이었다. 그것은 별빛 아래에서의 행진과 도드래의 노래와 내 두 팔의 노력으로 태어난 것이었다. 그것은 마치 선물을 받았을 때처럼 마음을 기쁘게 하는 것이었다. 내가 어린 소년이었을 때는 크리스마스 트리의 불빛과 자정미사의 음악과 사람들의 미소의 부드러움이 내가 받는 선물을 마냥 황홀한 것으로 만들어 주었었다.

 

"아저씨별의 사람들은 한 정원 안에 장미꽃을 오천 송이나 가꾸지만...... 그들이 찾는 것을 거기서 발견하지는 못해......" 어린 왕자가 말했다.

 

"그럴지도 모르지......"

"그렇지만 그들이 찾는 것은 꽃 한 송이나 물 한 모금에서도 발겨될 수 있는 건데......"

"물론이지." 내가 대답했다.

 

그러자 어린 왕자는 덧붙였다.

"그러나 눈으로는 보지 못해. 마음으로 찾아야 해."

 

나도 물을 마시고 난 후였다. 숨결이 가벼워졌다. 해가 돋으면 모래는 꿀 빛깔을 띤다. 나는 그 꿀 빛깔에도 행복했다. 괴로워 할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약속을 지켜줘야 해." 어린 왕자가 내게 살며시 말했다. 그는 다시 내 옆에 앉아 있었다.

"무슨 약속?"

"약속했잖아...... 양에게 굴레를 씌워 준다고...... 난 그 꽃한테 책임이 있어!"

 

나는 끄적거려 두었던 그 그림을 주머니에서 꺼냈다. 어린 왕자는 그림들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가 그린 바오밥나무들은 뿔 비슷하게 생겼어......"

"아, 그래!"

 

나는 바오밥나무 그림에 대해 몹시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여우는 귀가 뿔 같아...... 너무 길어!"

 

그리고 그는 또 웃었다.

"너는 너무 심하구나. 나는 속이 보이거나 안 보이거나 하는 보아 구렁이밖에 못 그린다니까."

"아냐. 괜찮아, 아이들은 알고 있으니까." 그가 말했다.

 

그래서 난 연필로 굴레를 그렸다. 그 굴레를 어린 왕자에게 주면서 가슴이 미어지는 느낌이었다.

"네가 무슨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구나......"

 

그러자 어린 왕자는 그 말에는 대답하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내가 지구에 떨어진지도...... 내일이면 일년이야......"

 

그리고는 잠시 묵묵히 있던 그가 다시 말을 이었다.

"바로 이 근처에 떨어졌었어......"

 

그는 얼굴을 붉혔다.

 

그러자 왠지 모르게 나는 또다시 야릇한 슬픔이 솟구쳤다. 그런데도 한 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그럼 일주일 전 내가 너를 알게 된 날 아침에 사람 사는 고장에서 수천 마일 떨어진 여기서 네가 혼자 걷고 있었던 것은 우연이 아니구나. 떨어진 지점으로 돌아가고 있었니?"

 

어린 왕자는 다시 얼굴을 붉혔다.

 

그래서 머뭇거리며 나는 말을 이었다.

"아마 일년이 다 되었기 때문에 그런 거겠지?......"

 

어린 왕자는 또 얼굴을 붉혔다. 그는 묻는 말에 결코 대답하진 않았으나 얼굴을 붉힌다는 것은 그렇다는 뜻이 아닌가?

 

"아! 난 두려워져"

 

그런데 그는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아저씨는 이제 일을 해야 해. 아저씨 기계로 돌아가. 난 여기서 아저씨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 내일 저녁에 돌아와......"

하지만 나는 안심이 되지 않았다. 여우 생각이 났다. 길들여졌을 때 좀 울게 될 염려가 있는 것이다.  

 

 

 

"Men," said the little prince, "set out on their way in express trains, but they do not know what they are looking for. Then they rush about, and get excited, and turn round and round..."

And he added:

"It is not worth the trouble..."

The well that we had come to was not like the wells of the Sahara. The wells of the Sahara are mere holes dug in the sand. This one was like a well in a village. But there was no village here, and I thought I must be dreaming...

"It is strange," I said to the little prince. "Everything is ready for use: the pulley, the bucket, the rope..."

He laughed, touched the rope, and set the pulley to working. And the pulley moaned, like an old weathervane which the wind has long since forgotten.

"Do you hear?" said the little prince. "We have wakened the well, and it is singing..."

I did not want him to tire himself with the rope.

"Leave it to me," I said. "It is too heavy for you."

I hoisted the bucket slowly to the edge of the well and set it there-- happy, tired as I was, over my achievement. The song of the pulley was still in my ears, and I could see the sunlight shimmer in the still trembling water.

"I am thirsty for this water," said the little prince. "Give me some of it to drink..."

And I understood what he had been looking for.

I raised the bucket to his lips. He drank, his eyes closed. It was as sweet as some special festival treat. This water was indeed a different thing from ordinary nourishment. Its sweetness was born of the walk under the stars, the song of the pulley, the effort of my arms. It was good for the heart, like a present. When I was a little boy, the lights of the Christmas tree, the music of the Midnight Mass, the tenderness of smiling faces, used to make up, so, the radiance of the gifts I received.

"The men where you live," said the little prince, "raise five thousand roses in the same garden-- and they do not find in it what they are looking for."

"They do not find it," I replied.

"And yet what they are looking for could be found in one single rose, or in a little water."

"Yes, that is true," I said.

And the little prince added:

"But the eyes are blind. One must look with the heart..."

I had drunk the water. I breathed easily. At sunrise the sand is the color of honey. And that honey color was making me happy, too. What brought me, then, this sense of grief?

"You must keep your promise," said the little prince, softly, as he sat down beside me once more.

"What promise?"

"You know-- a muzzle for my sheep... I am responsible for this flower..."

I took my rough drafts of drawings out of my pocket. The little prince looked them over, and laughed as he said:

"Your baobabs-- they look a little like cabbages."

"Oh!"

I had been so proud of my baobabs!

"Your fox-- his ears look a little like horns; and they are too long."

And he laughed again.

"You are not fair, little prince," I said. "I don't know how to draw anything except boa constrictors from the outside and boa constrictors from the inside."

"Oh, that will be all right," he said, "children understand."

So then I made a pencil sketch of a muzzle. And as I gave it to him my heart was torn.

"You have plans that I do not know about," I said.

But he did not answer me. He said to me, instead:

"You know-- my descent to the earth... Tomorrow will be its anniversary."

Then, after a silence, he went on:

"I came down very near here."

And he flushed.

And once again, without understanding why, I had a queer sense of sorrow. One question, however, occurred to me:

"Then it was not by chance that on the morning when I first met you-- a week ago-- you were strolling along like that, all alone, a thousand miles from any inhabited region? You were on the your back to the place where you landed?"

The little prince flushed again.

And I added, with some hesitancy:

"Perhaps it was because of the anniversary?"

The little prince flushed once more. He never answered questions-- but when one flushes does that not mean "Yes"?

"Ah," I said to him, "I am a little frightened--"

But he interrupted me.

"Now you must work. You must return to your engine. I will be waiting for you here. Come back tomorrow evening..."

But I was not reassured. I remembered the fox. One runs the risk of weeping a little, if one lets himself be tamed...

​26

 

우물 옆에는 거의 무너진 낡은 돌담이 있었다. 다음 날 저녁,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보니 어린 왕자가 그 위에 걸터 앉아 다리를 늘어뜨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말을 하는게 들렸다.

"생각나지 않니? 정확히 여기는 아니야!"

그가 다시 대꾸를 하는 걸로 미루어 또 다른 목소리가 그에게 대답하는 듯 했다.

"아니야, 아니야. 날짜는 맞지만 장소는 여기가 아니야......"

나는 담벽을 향해서 걸어갔다. 보이는 것도 들리는 것도 없는데도 어린 왕자는 다시 대꾸를 하고 있었다.

"......물론이지. 모래 위의 내 발자국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가서 봐. 거기서 날 기다리면 돼. 오늘밤 그리로 갈께."

나는 담벽에서 20미터쯤 떨어져 있었는데 여전히 아무것도 눈에 띄지 않았다.

어린 왕자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네 독은 좋은 거니? 틀림없이 날 오랫동안 아프게 하지 않을 자신이 있지?"

나는 가슴이 두근거려 우뚝 멈춰섰다. 아무래도 무슨 이야기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럼 이제 가봐. 내려갈테야."

 

그제서야 나도 담밑을 내려다보고는 기겁을 하고 말았다! 거기에는 삼심 초만에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저 노란 뱀 하나가 어린 왕자를 향해 몸을 꼿꼿이 세우고 있지 않은가. 나는 권총을 꺼내려고 주머니를 뒤지며 막 뛰어갔다. 그러나 내 발자국 소리에 뱀은 모래 속으로 스르르 물줄기가 잦아들 듯 미끄러져 들어가더니 가벼운 금속성 소리를 내며 돌들 사이로 조금도 허둥대지 않고 교묘히 몸을 감추어 버렸다.

나는 돌담 밑에 이르러 눈처럼 새하얗게 창백해진 나의 어린 왕자를 간신히 품에 받아 안을 수 있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이지? 이젠 뱀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나는 그가 늘 목에 두르고 있는 그 금빛 머플러를 풀렀다. 관자놀이에 물을 적시고 물을 마시게 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에게 무어라 물어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는 나른 진지한 빛으로 바라보더니 내 목에 두 팔을 감았다. 카빈 총에 맞아 죽어가는 새처럼 그의 가슴이 뛰는 것이 느껴졌다.

"아저씨가 고장난 기계를 고치게 되어서 기뻐. 아저씬 이제 집에 돌아가게 됐지......"

"그걸 어떻게 알지?"

천만 뜻밖에 기계를 고치는 데 성공했다는 걸 그에게 알리려던 참이 아니었던가!

그는 내 물음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이렇게 덧붙였다.

"나도 오늘 집으로 돌아가......"

그러더니 쓸쓸히,

"그건 훨씬 더 멀고...... 훨씬 더 어려워......"

무엇인지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나는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그를 어린 아기처럼 품에 꼬옥 껴안았다. 그런데도 내가 붙잡을 사이도 없이 그는 깊은 심연 속으로 빠져들어가고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그는 물끄러미 아득한 곳을 바라보는 듯한 심각한 눈빛이었다.

"나에겐 아저씨가 준 양이 있어. 그리고 그 양을 넣어 둘 상자도 있고, 굴레도 있고......"

그는 슬픈 미소를 지었다.

나는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 그가 조금씩 조금씩 몸이 따뜻해 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꼬마야, 넌 겁이 났었지......"

그가 무서워하고 있었던 건 틀림없었다! 그러나 그는 부드럽게 웃었다.

"오늘 저녁엔 더 무서울거야......"

영영 돌이킬 수 없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느낌에 나는 다시금 눈앞이 아찔해졌다. 그 웃음소리를 다시는 들을 수 없게 되리라는 생각이 견딜 수 없는 일임을 나는 문득 깨달았다. 그것은 내게 있어서는 사막의 샘같은 것이었다.

"얘, 네 웃음소리를 다시 듣고 싶어......"

그러나 그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오늘 밤으로 꼭 일년이 돼. 나의 별이 내가 작년 이맘때 떨어져 내린 그 장소 바로 위쪽에 있게 될거야......"

"얘, 그 뱀이니, 만날 약속이니, 별이니 하는 이야기는 모두 못된 꿈같은 거 아니니......"

그러나 그는 내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가 말했다.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물론이지."

"꽃도 마찬가지야. 어느 별에 사는 꽃 한송이를 사랑한다면 밤에 하늘을 바라보는 게 감미로울거야. 별들마자 모두 꽃이 필 테니까."

"물론이지......"

"물도 마찬가지야. 아저씨가 내게 마시라고 준 물은 음악 같은 것이었어. 도르래와 밧줄 때문에...... 기억하지...... 물맛이 참 좋았지."

"그래......"

"밤이면 별들을 쳐다봐. 내 별은 너무 작아서 어디 있는지 지금 가리켜 줄 수가 없어. 그 편이 더 좋아. 내 별은 아저씨에게는 여러 별들 중의 하나가 되는 거지. 그럼 아저씬 어느 별이든지 바라보는게 즐겁데 될테니까...... 그 별들은 모두 아저씨 친구가 될거야. 그리고 아저씨에게 내가 선물을 하나 하려고 해......"

그는 다시 웃었다.

"아, 어린 왕자야. 난 그 웃음소리가 좋다!"

"그게 바로 내 선물이 될꺼야...... 그건 물도 마찬가지야......"

"무슨 뜻이지?"

"사람들에 따라 별들은 서로 다른 존재야. 여행하는 사람에겐 별은 길잡이지. 또 어떤 사람들에겐 그저 조그만 빛일 뿐이고, 학자인 사람에게는 연구해야 할 대상이고. 내가 만난 사업가에겐 금이지. 하지만 그런 별들은 모두 침묵을 지키고 있어. 아저씬 어느 누구도 갖지 못한 별들을 갖게 될거야......"

"무슨 뜻이니?"

"밤에 하늘을 바라볼 때면 내가 그 별들 중의 하나에 살고 있을 테니까. 내가 그 별들 중의 하나에서 웃고 있을 테니까, 모든 별들이 다 아저씨에겐 웃고 있는 것처럼 보일거야. 아저씬 웃을 줄 아는 별들을 가지게 되는 거야!" "

그리고 그는 웃었다.

"그래서 아저씨의 슬픔이 가셨을 때는 (언제나 슬픔은 가시게 마련이니까) 나를 안 것을 기뻐하게 될거야. 아저씨는 언제까지나 나의 친구로 있을 거야. 나와 함께 웃고 싶을거고. 그래서 이따금 그저 괜히 창문을 열게 되겠지...... 그럼 아저씨 친구들은 아저씨가 하늘을 바라보며 웃는 걸 보고 굉장히 놀랄테지. 그러면 그들에게 이렇게 말해줘. <그래, 별들을 보면 언제나 웃음이 나오거든!> 그들은 아저씨가 비쳤다고 생각하겠지. 난 그럼 아저씨에게 못할 짓을 한 셈이 되겠지......"

그리고는 그는 다시 웃었다.

"별들이 아니라 웃을 줄 아는 조그만 방울들을 내가 아저씨에게 한아름 준 셈이 되는 거지......"

그리고 그는 또 웃었다. 그러더니 다시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오늘밤은...... 오지 마."

"난 네 곁을 떠나지 않겠어."

"난 아픈 것 같이 보일거야...... 꼭 죽는 것처럼 보일거야. 그러게 마련이거든. 그런걸 보러 오지마. 그럴 필요 없어."

"난 네 곁을 떠나지 않겠어."

그러나 그는 근심스러운 빛이었다.

"내가 이런 말 하는건...... 뱀 때문이야. 뱀이 아저씨를 물면 안되거든...... 뱀은 무서워. 괜히 장난삼아 물기도 하거든......"

"난 네 곁을 떠나지 않을꺼야."

그러나 무슨 생각을 했는지 그는 안심하는 듯 했다.

"두번째 물 때는 독이 없다는게 사실이야......"

 

그날 밤 나는 그가 길을 떠나는 걸 보지 못했다. 그는 소리없이 사라져 버린 것이었다. 뒤쫓아가서 그를 만났을 때 그는 빠른 걸음으로 주저없이 걸어가고 있었다. 그는 그저 이렇게 말할 뿐이었다.

"아! 아저씨 왔어......"

그리고는 내 손을 잡았다. 그러나 그는 다시 걱정을 했다.

"아저씨가 온 건 잘못이야. 마음 아파할 텐데, 내가 죽은 듯이 보일테니까. 정말로 죽는건 아닌데......"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조금 풀이 죽어 있는 듯이 보였다. 그러나 그는 다시 기운을 내려 애쓰고 있었다.

"참 좋겠지. 나도 별들을 바라볼꺼야. 모든 별들은 모두 내게 녹슨 도르래가 있는 우물로 보이게 될 테니까. 별들이 모두 내게 마실 물을 부어 줄 거야......"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참 재미있겠지! 아저씬 오억 개의 작은 방울들을 가지게 되고 난 오억개의 샘물을 갖게 될테니......"

그리고는 그 역시 더 이상 아무말이 없었다. 그는 울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저기야. 나 혼자 걸어가게 내버려 둬 줘."

 

그러더니 그는 그 자리에 앉았다. 무서웠기 때문이었다.

그가 다시 말했다.

"아저씨...... 내 꽃 말인데...... 나는 그 꽃에 책임이 있어! 더구나 그 꽃은 몹시 연약하거든! 너무나 순진하고, 쓸모 없는 네개의 가시를 가지고 외부 세계에 대해 자기 몸을 방어하려고 하고......"

나는 더 이상 서 있을 수가 없어 주저 앉았다. 그가 말했다.

"자...... 이제 다 끝났어......"

그는 또 잠깐 망설이더니 다시 일어섰다. 한 발자국을 내디뎠다. 나는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그의 발목에서 노오란 한 줄기 빛이 반짝했을 뿐이었다. 그는 한순간 그대로 서 있었다. 그는 소리치지 않았다. 나무가 쓰러지듯 그는 천천히 쓸러졌다. 모래 바닥이라 소리조차 나지 않았다.

 

 

Beside the well there was the ruin of an old stone wall. When I came back from my work, the next evening, I saw from some distance away my little price sitting on top of a wall, with his feet dangling. And I heard him say:

"Then you don't remember. This is not the exact spot."

Another voice must have answered him, for he replied to it:

"Yes, yes! It is the right day, but this is not the place."

I continued my walk toward the wall. At no time did I see or hear anyone. The little prince, however, replied once again:

"--Exactly. You will see where my track begins, in the sand. You have nothing to do but wait for me there. I shall be there tonight."

I was only twenty metres from the wall, and I still saw nothing.

After a silence the little prince spoke again:

"You have good poison? You are sure that it will not make me suffer too long?"

I stopped in my tracks, my heart torn asunder; but still I did not understand.

"Now go away," said the little prince. "I want to get down from the wall."

I dropped my eyes, then, to the foot of the wall-- and I leaped into the air. There before me, facing the little prince, was one of those yellow snakes that take just thirty seconds to bring your life to an end. Even as I was digging into my pocked to g et out my revolver I made a running step back. But, at the noise I made, the snake let himself flow easily across the sand like the dying spray of a fountain, and, in no apparent hurry, disappeared, with a light metallic sound, among the stones.

I reached the wall just in time to catch my little man in my arms; his face was white as snow.

"What does this mean?" I demanded. "Why are you talking with snakes?"

I had loosened the golden muffler that he always wore. I had moistened his temples, and had given him some water to drink. And now I did not dare ask him any more questions. He looked at me very gravely, and put his arms around my neck. I felt his hea rt beating like the heart of a dying bird, shot with someone's rifle...

"I am glad that you have found what was the matter with your engine," he said. "Now you can go back home--"

"How do you know about that?"

I was just coming to tell him that my work had been successful, beyond anything that I had dared to hope.

He made no answer to my question, but he added:

"I, too, am going back home today..."

Then, sadly--

"It is much farther... it is much more difficult..."

I realised clearly that something extraordinary was happening. I was holding him close in my arms as if he were a little child; and yet it seemed to me that he was rushing headlong toward an abyss from which I could do nothing to restrain him...

His look was very serious, like some one lost far away.

"I have your sheep. And I have the sheep's box. And I have the muzzle..."

And he gave me a sad smile.

I waited a long time. I could see that he was reviving little by little.

"Dear little man," I said to him, "you are afraid..."

He was afraid, there was no doubt about that. But he laughed lightly.

"I shall be much more afraid this evening..."

Once again I felt myself frozen by the sense of something irreparable. And I knew that I could not bear the thought of never hearing that laughter any more. For me, it was like a spring of fresh water in the desert.

"Little man," I said, "I want to hear you laugh again."

But he said to me:

"Tonight, it will be a year... my star, then, can be found right above the place where I came to the Earth, a year ago..."

"Little man," I said, "tell me that it is only a bad dream-- this affair of the snake, and the meeting-place, and the star..."

But he did not answer my plea. He said to me, instead: "The thing that is important is the thing that is not seen..."

"Yes, I know..."

"It is just as it is with the flower. If you love a flower that lives on a star, it is sweet to look at the sky at night. All the stars are a-bloom with flowers..."

"Yes, I know..."

"It is just as it is with the water. Because of the pulley, and the rope, what you gave me to drink was like music. You remember-- how good it was."

"Yes, I know..."

"And at night you will look up at the stars. Where I live everything is so small that I cannot show you where my star is to be found. It is better, like that. My star will just be one of the stars, for you. And so you will love to watch all the stars in the heavens... they will all be your friends. And, besides, I am going to make you a present..."

He laughed again.

"Ah, little prince, dear little prince! I love to hear that laughter!"

"That is my present. Just that. It will be as it was when we drank the water..."

"What are you trying to say?"

"All men have the stars," he answered, "but they are not the same things for different people. For some, who are travelers, the stars are guides. For others they are no more than little lights in the sky. For others, who are scholars, they are problems . For my businessman they were wealth. But all these stars are silent. You-- you alone-- will have the stars as no one else has them--"

"What are you trying to say?"

"In one of the stars I shall be living. In one of them I shall be laughing. And so it will be as if all the stars were laughing, when you look at the sky at night... you-- only you-- will have stars that can laugh!"

And he laughed again.

"And when your sorrow is comforted (time soothes all sorrows) you will be content that you have known me. You will always be my friend. You will want to laugh with me. And you will sometimes open your window, so, for that pleasure... and your friends w ill be properly astonished to see you laughing as you look up at the sky! Then you will say to them, 'Yes, the stars always make me laugh!' And they will think you are crazy. It will be a very shabby trick that I shall have played on you..."

And he laughed again.

"It will be as if, in place of the stars, I had given you a great number of little bells that knew how to laugh..."

And he laughed again. Then he quickly became serious:

"Tonight-- you know... do not come," said the little prince.

"I shall not leave you," I said.

"I shall look as if I were suffering. I shall look a little as if I were dying. It is like that. Do not come to see that. It is not worth the trouble..."

"I shall not leave you."

But he was worried.

"I tell you-- it is also because of the snake. He must not bite you. Snakes-- they are malicious creatures. This one might bite you just for fun..."

"I shall not leave you."

But a thought came to reassure him:

"It is true that they have no more poison for a second bite."

That night I did not see him set out on his way. He got away from me without making a sound. When I succeeded in catching up with him he was walking along with a quick and resolute step. He said to me merely:

"Ah! You are there..."

And he took me by the hand. But he was still worrying.

"It was wrong of you to come. You will suffer. I shall look as if I were dead; and that will not be true..."

I said nothing.

"You understand... it is too far. I cannot carry this body with me. It is too heavy."

I said nothing.

"But it will be like an old abandoned shell. There is nothing sad about old shells..."

I said nothing.

He was a little discouraged. But he made one more effort:

"You know, it will be very nice. I, too, shall look at the stars. All the stars will be wells with a rusty pulley. All the stars will pour out fresh water for me to drink..."

I said nothing.

"That will be so amusing! You will have five hundred million little bells, and I shall have five hundred million springs of fresh water..."

And he too said nothing more, becuase he was crying...

"Here it is. Let me go on by myself."

And he sat down, because he was afraid. Then he said, again:

"You know-- my flower... I am responsible for her. And she is so weak! She is so na?e! She has four thorns, of no use at all, to protect herself against all the world..."

I too sat down, because I was not able to stand up any longer.

"There now-- that is all..."

He still hesitated a little; then he got up. He took one step. I could not move.

There was nothing but a flash of yellow close to his ankle. He remained motionless for an instant. He did not cry out. He fell as gently as a tree falls. There was not even any sound, because of the sand.


요점 정리

갈래 : 동화

작가 : 생텍쥐페리(Saint Exupery, Antoine de, 1900∼1944)

구성 : 시간의 역전적 구성

성격 : 휴머니즘적, 시적(詩的), 환상적

시점 : 1인칭 관찰자 시점

배경 : 현대의 소혹성, 사막

제재 : 어린 왕자와의 만남

주제 : 사랑의 소중함

특징 : 비행기 고장으로 사막에 불시착한 주인공이 어떤 별에서 우주 여행을 온 어린 왕자와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 이야기는, 인간이 고독을 극복하는 과정을 어린 왕자를 통해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이다. 인간 사회에서 정신적인 연대감을 이루려는 자신의 이상을 꿈의 세계를 무대로 하여 현실과 연결시키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환상적인 여운을 남기면서 나타나 있다.

줄거리 :

나는 어느 날 비행기를 몰고 가다가 사막의 깊은 곳에서 불시착하게 되었다. 아무것도 없는 사막의 한 가운데에서 생사를 헤매는 도중 이상한 아이를 만나게 되었다. 그 아이는 자기만의 일에 대하여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으며 나에게 이상한 질문을 퍼부었다. 나는 그 아이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면서 점차 그 아이에 대해서 알게 된다.

 

그는 자신의 조그만 별에서 살고 있는 왕자였다. 그 별은 아주 작은 별이었고, 그의 하루 일과는 화산의 검댕을 털어내는 것과 나쁜 나무의 종자를 뽑는 일이 전부였다. 그런데 어느 날, 어디선가 날아온 종자가 싹을 내고는 꽃을 피웠다. 왕자는 금새 이 꽃을 좋아하게 되었고, 열심히 보살피며 헌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그 꽃은 매우 변덕스러워서 자기의 아름다움을 내세워 왕자에게 많은 요구를 하는 바람에 왕자는 무척이나 애를 먹었다. 그러던 어느 날 왕자는 꽃이 너무 자신을 애먹였으므로 그 꽃과 헤어질 결심을 하고는 철새를 이용하여 그 별을 도망쳐 나왔다.

 

그 별에서 도망쳐 나온 왕자는 지구에 도착할 때까지 6개의 별을 방문하게 되는데, 그들은 임금님과 자만심이 강한 사람, 그리고 술주정뱅이와 실업자, 점등인 및 지리학자와 같은 사람들로 그들은 하나같이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자신의 일만 아는 사람들이었다. 왕자는 마지막으로 지구란 별에 도착하게 되는데, 그가 도착한 곳은 사막이었다.

 

그는 오랫동안 떠돌아다니다가 장미꽃이 만발한 정원에 다다르게 된다. 왕자는 전에 자신이 사랑했던 그 꽃이 이렇게 흔한 꽃이었다는 것에 대해 슬픔을 느끼고 울었다. 그 때 한 마리의 여우가 다가와 그에게 말을 건다. 왕자가 함께 놀고 싶다고 여우에게 말하자 여우는 아직 길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고 대답한다. 그리고 자신은 십만 마리의 여우 중에서 그저 한 마리의 여우에 불과하며, 만약에 왕자가 자기를 길들인다면 자기는 이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여우가 될 거라고 대답한다. 여우의 말을 들은 왕자는 별에 두고 온 꽃을 생각하고 그 꽃이 자신을 길들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꽃이 이 세상에서 오직 하나뿐인 존재라는 것 깨닫게 된다. 그리고 여우는 마지막으로 왕자에게 말한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그래서 여우에게 왕자는 사랑을 배우게 된다. 그리고는 자기 별로 돌아갈 결심을 하게 된다. 왕자가 지구에 온 지 1년이 되는 날, 그의 별이 정확하게 사막 위로 내려오던 날 밤, 왕자는 독사에게 다리를 물게 하고는 자신의 육체를 땅 위에 남기고 영혼의 모습으로 별로 돌아간다. 여우에게 배운 사랑의 가르침을 나에게 남기고 조용히 떠나간다. 사막은 어딘가 샘을 감추고 있어서 아름답고, 밤하늘은 어딘가에 왕자의 별을 감추고 있어 아름답다고…….

 

내용 연구

4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우선, 이 글은 아이들의 시선에서 어른들의 세계를 비판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숫자를 좋아한다'는 것과 '친구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은 인생관, 삶의 태도와 관련되어 있다. 숫자는 대상을 계량화하거나 기호화하여 도식적으로 이해하는데 효과적인 도구이다. 즉 어떤 사람을 평가할 때, '학교에서 몇 등을 했느냐','혹은 '몇 평짜리 아파트에 사느냐'하는 식으로 물어 보면서 서열화된 가치를 추구하거나, '생년월일이 며칠이냐', 혹은 '주소가 몇 번지냐' 등의 물음으로 그 사람을 알려고 하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이를 '어른들의 의식'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여러분들이 새로운 친구를 사귀었다고 어른들에게 말하면, 어른들은 도무지 가장 중요한 것은 물어보지 않는다. "그 애의 목소리는 어떠냐? 그 애도 나비를 채집하느냐?" 절대로 이렇게 묻는 법이 없다."그 앤 나이가 몇이지? 형제들은 몇이나 되고? 몸무게는 얼마지? 그 애 아버진 얼마나 버니?" 항상 이렇게 묻는다. 만일 여러분들이 "나는 아주 아름다운 장밋빛 벽돌집을 보았어요. 창문에 제라늄이 있고, 지붕 위에 비둘기가 있고....."

 

이런 식으로 어른들에게 말한다면, 어른들은 그 집을 상상해 내지 못할 것이다. 그들에겐 "나는 십만 프랑 짜리 집을 보았어요." 라고 말해야 한다. 그때야 비로소 그들은 소릴 친다. "얼마나 아름다울까!" 그러니 여러분들이 "어린 왕자가 있었다는 증거는 그 애가 멋있었다는 것이고, 그 애가 웃었다는 것이고, 그 애가 양을 갖고 싶어했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양을 갖고 싶어한다면 그것은 그 사람이 살아 있다는 증거이다."라고 어른들에게 말한다면, 그들은 어깨를 으쓱하며 여러분들을 어린아이로 취급할 것이다.

 

그러나 "그는 소행성 비612로부터 왔다."고 말하면 어른들은 곧 알아듣고, 질문 따위를 늘어놓아 여러분들은 귀찮게 하지 않을 것이다. 어른들은 언제나 이렇다. 그들을 탓해서는 안 된다. 어린이들은 어른들을 아주 너그럽게 대해야 한다.

이 글로 보아 아이들이 사물을 보는 눈은 어른들과 어떻게 다른가? 그리고 아이들처럼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이 글에서 인간이 사물을 바라보는 눈이란, 곧 삶의 가치관을 의미한다. 이 글에서 집에 대해 말하고 있는 부분을 살펴본 후, 값비싼 집이 좋은 집이라고 여기는 어른들의 관점과 그 집의 아름다움을 가치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아이들의 관점을 서로 비교할 수 있도록 생각해 본다. 어른들은 사물을 바라볼 때, 그 가치를 계량화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물질적인 것으로 판단하려고 한다. 이에 비해 아이들은 아름다운 것, 놀이의 즐거움, 우정이나 취미와 같이 사물의 내면에 간직된 순수한 본질적 가치를 추구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아이들처럼 산다는 것은, 곧 순수한 마음으로 삶의 본질적인 의미를 자유롭게 찾아간다는 것을 뜻한다.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생텍쥐페리가 제2차 세계 대전 독일에 점령당해 고통을 겪으며 신음하고 있는 자신의 조국 프랑스에 꿈과 희망을 심어 주기 위하여 쓴 작품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이 작품은 일반적인 소설의 형태에서 벗어나 동화에 가깝다. 동화적인 요소가 이 작품의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으나 실제 이 작품의 대상은 어른들이다. 그리고 편견이나 선입견을 지니고 있는 어른들에 대한 실망과 불신감도 넌지시 드러내고 있다.

 

특히 여우의 입을 통해서 제시되는 '길들이다'라는 용어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 회복이라든지 진정한 사랑에 관해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이런 개념은 김춘수의 '꽃'에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 그는 다만 /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 그는 나에게로 와서 / 꽃이 되었다.'라고 하여 '이름을 불러 주다'라는 개념으로 표현되고 있기도 하다.

 

이해와 감상1

 

프랑스 작가 A. 생텍쥐페리의 동화. 미국 망명중이던 1943년에 쓴 환상적이고 시적인 동화로서, 비행사였던 생텍쥐페리는 사하라사막 오아시스에서의 생활 및 아라비아의 조난에서 많은 소재와 내용을 얻었다. 내용 가운데 멀리 소혹성에서 온 어린 왕자에게 한 마리의 여우가 나타나 본질적인 것은 눈에 보이지 않으며 상대를 길들여 진정한 친구가 된다는 것 등의 진리를 가르쳐주어, 왕자는 자기가 책임져야 할 장미꽃의 존재를 깨닫는다. 한편 어른들에 대한 철저한 실망과 불신감도 나타내고 있다. 생텍쥐페리는 비행사로서 하늘을 날면서 개인과 세계와의 관계,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를 끊임없이 탐구하였으며, 문명사회에서 다시 그 둘을 결합시켜야 한다는 커다란 꿈을 지니고 있었다. 《어린 왕자》는 이러한 사상과 명상적인 내면세계가 반영된 시적이며 휴머니즘이 감도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출처 : 파스칼세계대백과사전)

 

심화 자료

 

생텍쥐 페리/Antoine(-Marie-Roger) de Saint-Exupery

 

1900. 6. 29 프랑스 리옹~1944. 7. 31 지중해 상공에서 실종.

 

프랑스의 비행사·작가.

 

시인의 눈으로 모험과 위험을 바라본 그의 작품들은 조종사이자 전사(戰士)인 작가의 독특한 증언을 담고 있다. 몰락한 귀족 가문 출신으로, 가난한 학생이었던 그는 해군사관학교 입학시험에 떨어졌다. 군복무 동안 조종사 면허를 땄고(1922), 1926년 툴루즈의 라테코에르사(社)에 들어가 아프리카 북서부와 남대서양 및 남아메리카를 통과하는 항공우편항로를 개설하는 데 이바지했다. 1930년대에는 시험비행사와 에어프랑스항공회사의 홍보 담당자 및 〈파리 수아르 Paris-Soir〉지 기자로 일했다. 심한 비행기 사고로 평생 불구가 되었지만, 1939년에 육군 정찰기 조종사가 되었다. 프랑스가 함락되자(1940) 미국으로 탈출했고, 1943년 북아프리카 공군에 들어간 후 정찰 임무를 수행하다가 격추당했다.

 

그는 비행에서 영웅적 행위의 원천과 새로운 문학적 주제를 발견했다. 그의 작품들은 목숨을 내건 위험한 모험이야말로 인간의 소명을 가장 숭고하게 실현하는 것이라고 찬양했다. 첫 작품 〈남방 우편 Courrier-Sud〉(1929)에서 새로운 하늘의 사나이인 우편항공기 조종사 자크 베르니스는 아프리카 북서부에 있는 리오데오로 사막에서 죽는다. 2번째 소설 〈야간 비행 Vol de nuit〉(1931)은 최초의 정기 항공기 조종사들에게 헌정된 작품으로, 그들이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다가 죽음을 맞이할 때 맛보는 그 불가사의한 환희를 찬미했다. 그 자신이 비행할 때 겪었던 모험은 〈인간의 대지 Terre des hommes〉(1939)에 기록되어 있다. 그는 세계를 탐험하기 위한 수단으로 비행기를 이용했고, 임무를 완수하려 분투하는 남자들의 동지애 속에서 인간의 유대를 발견했다. 그의 언어는 서정적·감동적이며, 소박한 고귀함을 갖고 있다. 〈전투 조종사 Pilote de Guerre〉(1942)에서는 1940년 5월 승산이 거의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정찰 임무를 띠고 희생 정신으로 출격했던 일을 회고하고 있다. 미국에 있는 동안 프랑스인의 단결을 호소하는 〈어느 인질에게 보내는 편지 Lettre a un otage〉(1943)와 어른들을 위한 동화인 〈어린 왕자 Le Petit Prince〉(1943)를 썼는데, 〈어린 왕자〉를 통해 그는 인생에서 가장 좋은 것은 역시 가장 단순한 것이고 진정한 재산은 남에게 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부드러우면서도 진지하게 상기시켜준다. 인간에 대한 그의 견해는 슬픔과 비관론의 색조를 더해가는데, 이런 경향은 그가 죽은 뒤에 발표된 수상록인 〈성채 Citadelle〉(1948)에서 엿볼 수 있다. 이 작품에서도 그는 인간의 유일한 존재 이유는 문명의 가치를 전수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참고문헌

 

저서

 

아름다운 날들의 동화 : 생텍쥐페리, 이성훈 역, 오늘의 책, 1993

생텍쥐페리의 편지(정음문고 153) : 생텍쥐페리, 정소성 역, 정음사, 1991

어린왕자·전시조종사(마당문고 035) : 생텍쥐페리, 유재국 역, 마당문고사, 1983

야간비행·남방우편기(삼중당문고 55) : 생텍쥐페리, 안응열 역, 삼중당, 1983

인간의 대지(삼중당문고 75) : 생텍쥐페리, 삼중당 편집부 역, 삼중당, 1983

연구서

 

쌩떽쥐베리 연구 : 배기열, 경희대학교 출판부, 1992

생텍쥐페리의 인간발견 : 조홍식박사교수정년퇴임기념논문집간행위원회 편, 민서출판사, 1986

사막에서 별까지-생텍쥐페리의 문학과 생애 : A. 드보, 민희식 역, 청하, 1983

불문학개론 : 이휘영 외, 정음사, 1982

Saint-Exupery par lui-meme : Luc Estang, 1959

Antoine de Saint-Exupery : D. Anet, 1946

Saint-Exupery : Alberes, 1946(출처 : 브리태니커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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