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2 / 생텍쥐베리
by 송화은율8
나는 곧 그 꽃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어린 왕자의 별에는 전부터 꽃잎이 한 겹인 아주 소박한 꽃들이 있었다. 그것들은 자리를 거의 차지하지 않았고 아무도 귀찮게 굴지 않았다. 어느 날 아침 풀 속에 나타났다가는 저녁이면 사라져 버리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꽃은 어딘지 모를 곳에서 날아온 씨앗으로부터 싹이 텄다. 그래서 어린 왕자는 다른 싹들과 닮지 않은 그 싹을 주의 깊게 관찰했다. 새로운 종류의 바보밥나무인지도 모를 노릇이었다. 그러나 그 작은 나무는 곧 성장을 멈추고 꽃을 피울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커다란 꽃망울이 맺히는 것을 지켜보고 있던 어린 왕자는 이제 곧 그 꽃에서 어떤 기적 같은 것이 나타나리라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꽃은 그 연녹색 방 속에 숨어 언제까지고 아름다워질 준비만 하고 있었다. 꽃은 세심하게 빛깔을 고르고 있었다. 천천히 옷을 입고 꽃잎을 하나씩 둘씩 다듬고 있었다. 그 꽃은 개양귀비 꽃처럼 구겨진 모습을 밖으로 나타내고 싶어하지 않았다. 자신의 아름다움이 최고로 빛을 발할 때에야 비로소 나타나고 싶어했다. 아! 정말, 아주 애교스러운 꽃이었다. 그의 신비로운 몸단장은 그래서 며칠이고 계속되었다.
그리하여 어느 날 아침, 해가 막 떠오르는 시각에, 그 꽃은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그처럼 공들여 몸치장을 한 그 꽃은 하품을 하며 말하는 것이었다.
"아! 이제 막 잠이 깼답니다...... 용서하세요...... 제 머리가 온통 헝클어져 있네요......"
어린 왕자는 그때 감탄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참 아름다우시군요!"
"그렇죠? 그리고 나 해와 같은 시간에 태어났답니다......"
어린 왕자는 그 꽃이 그다지 겸손하지 않다는 점을 알아챘다. 하지만 그 꽃은 너무도 감동적이 아닌가!"
"아침식사 시간이군요. 제 생각을 해주실 수 있으실는지요."
잠시후 그 꽃이 다시 말했다. 그래서 어린 왕자는 신선한 물이 담긴 물뿌리개를 찾아 그 꽃에 뿌려 주었다..
이렇게 그 꽃은 태어나자마자 심술궂은 허영심으로 그를 괴롭혔다. 어느 날은 자기가 가진 네 개의 가시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어린 왕자에게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호랑이들이 발톱을 세우고 덤벼들어도 끄떡없어요."
"우리별엔 호랑이들은 없어요. 그리고 호랑이들은 풀을 먹지도 않고요." 라고 어린 왕자는 항의했다.
"저는 풀이 아니에요." 그 꽃이 살며시 대답했다.
"용서해 줘요......"
"난 호랑이는 조금도 무섭지 않지만 바람은 질색이랍니다. 바람막이를 가지고 있으세요?"
'바람은 질색이라...... 식물로써는 안된 일이군. 이 꽃은 아주 까다로운 식물이군' 하고 어린 왕자는 속으로 생각했다.
"저녁에는 나에게 유리 덮개를 씌워주세요. 당신이 살고 있는 이곳은 매우 춥군요. 설비가 좋지 않고요. 내가 살던 곳은......"
그러나 꽃은 말을 잊지 못했다. 그 꽃은 씨앗의 형태로 온 것이었다. 그러니 다른 세상에 대해서 아는 게 있을 리가 없었다. 그처럼 빤한 거짓말을 하려다 들킨 게 부끄러워진 그 꽃은 어린 왕자의 잘못을 드러내기 위해서 기침을 두어 번했다.
"바람막이 있으시냐고 했잖아요?"
"찾아보려는 참이었는데 당신이 말을 계속 했잖아요!"
그러자 그 꽃은 그래도 어린 왕자에게 가책을 느끼게 하려고 더 심하게 기침을 했다. 그리하여 어린 왕자는 진심에서 우러나온 호의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꽃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는 대수롭지 않은 말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몹시 불행해졌다.
어느 날 그는 속사정을 털어놓았다.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말아야 했어. 꽃들의 말에 절대로 귀를 기울이면 안 돼. 바라보고 향기를 맡기만 해야 해. 내 꽃은 내 별을 향기로 뒤덮었어. 그런데도 나는 그것을 즐길 줄 몰랐어. 그 발톱 이야기에 눈살을 찌푸렸지만 실은 측은해 했어야 옳았던 거야......"
그는 또 이렇게도 말했다.
"나는 그때 아무것도 이해할 줄 몰랐어. 그 꽃의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고 판단했어야 했어. 그 꽃은 나에게 향기를 풍겨주고 내 마음을 밝게 해주었어. 결코 도망치지 말았어야 하는 건데! 그 가련한 거짓말 뒤에는 애정이 숨어 있다는 걸 눈치챘어야 하는 건데 그랬어. 꽃들은 그처럼 모순된 존재들이거든! 하지만 난 너무 어려서 그를 사랑할 줄을 몰랐던 거야."
I soon learned to know this flower better. On the little prince's planet the flowers had always been very simple. They had only one ring of petals; they took up no room at all; they were a trouble to nobody. One morning they would appear in the grass, and by night they would have faded peacefully away. But one day, from a seed blown from no one knew where, a new flower had come up; and the little prince had watched very closely over this small sprout which was not like any other small sprouts on his planet. It might, you see, have been a new kind of baobab.
The shrub soon stopped growing, and began to get ready to produce a flower. The little prince, who was present at the first appearance of a huge bud, felt at once that some sort of miraculous apparition must emerge from it. But the flower was not satisfied to complete the preparations for her beauty in the shelter of her green chamber. She chose her colours with the greatest care. She adjusted her petals one by one. She did not wish to go out into the world all rumpled, like the field poppies. It was only in the full radiance of her beauty that she wished to appear. Oh, yes! She was a coquettish creature! And her mysterious adornment lasted for days and days.
Then one morning, exactly at sunrise, she suddenly showed herself.
And, after working with all this painstaking precision, she yawned and said:
"Ah! I am scarcely awake. I beg that you will excuse me. My petals are still all disarranged..."
But the little prince could not restrain his admiration:
"Oh! How beautiful you are!"
"Am I not?" the flower responded, sweetly. "And I was born at the same moment as the sun..."
The little prince could guess easily enough that she was not any too modest-- but how moving-- and exciting-- she was!
"I think it is time for breakfast," she added an instant later. "If you would have the kindness to think of my needs--"
And the little prince, completely abashed, went to look for a sprinkling-can of fresh water. So, he tended the flower.
So, too, she began very quickly to torment him with her vanity-- which was, if the truth be known, a little difficult to deal with. One day, for instance, when she was speaking of her four thorns, she said to the little prince:
"Let the tigers come with their claws!"
"There are no tigers on my planet," the little prince objected. "And, anyway, tigers do not eat weeds."
"I am not a weed," the flower replied, sweetly.
"Please excuse me..."
"I am not at all afraid of tigers," she went on, "but I have a horror of drafts. I suppose you wouldn't have a screen for me?"
"A horror of drafts-- that is bad luck, for a plant," remarked the little prince, and added to himself, "This flower is a very complex creature..."
"At night I want you to put me under a glass globe. It is very cold where you live. In the place I came from--"
But she interrupted herself at that point. She had come in the form of a seed. She could not have known anything of any other worlds. Embarrassed over having let herself be caught on the verge of such a na?e untruth, she coughed two or three times, in order to put the little prince in the wrong.
"The screen?"
"I was just going to look for it when you spoke to me..."
Then she forced her cough a little more so that he should suffer from remorse just the same.
So the little prince, in spite of all the good will that was inseparable from his love, had soon come to doubt her. He had taken seriously words which were without importance, and it made him very unhappy.
"I ought not to have listened to her," he confided to me one day. "One never ought to listen to the flowers. One should simply look at them and breathe their fragrance. Mine perfumed all my planet. But I did not know how to take pleasure in all her grace. This tale of claws, which disturbed me so much, should only have filled my heart with tenderness and pity."
And he continued his confidences:
"The fact is that I did not know how to understand anything! I ought to have judged by deeds and not by words. She cast her fragrance and her radiance over me. I ought never to have run away from her... I ought to have guessed all the affection that lay behind her poor little stratagems. Flowers are so inconsistent! But I was too young to know how to love her..."
9
나는 어린 왕자가 철새들의 이동을 이용하여 그의 별을 떠났으리라 생각한다. 떠나는 날 아침 그는 자기의 별을 깨끗이 정돈해 놓았다. 불을 뿜은 화산들을 정성 들여 청소했다. 그에게는 불을 뿜는 화산이 둘 있었다. 그런데 그것은 아침밥을 데우는 데 아주 편리했다. 불이 꺼져 있는 화산도 하나 있었다. 그러나 그의 말처럼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일이야." 그는 그래서 불 꺼진 화산도 똑같이 청소했다. 화산들은 청소가 잘 되어 있을 때는 부드럽게, 규칙적으로 폭발하지 않고 타오른다. 화산의 폭발은 벽난로의 불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물론 지구 위에 사는 우리들은 너무 작아 화산을 청소할 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화산폭발 때문에 자주 곤란한 일을 겪게 되는 것이다.
어린 왕자는 좀 서글픈 심정으로 바오밥나무의 마지막 싹들도 뽑아냈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리라 그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친숙한 그 모든 일들이 그 날 아침에는 유난히 다정스럽게 느껴졌다. 그래서 그 꽃에 마지막으로 물을 주고 유리 덮개를 씌워주려는 순간 그는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잘 있어." 그는 꽃에게 말했다.
그러나 꽃은 대답하지 않았다.
"잘 있어." 그가 되풀이했다.
꽃은 기침을 했다. 하지만 그것은 감기 때문이 아니었다.
"내가 어리석었어. 용서해 줘. 행복해지도록 노력하길 바래." 이윽고 꽃이 말했다.
비난조의 말을 들을 수 없게 된 것이 어린 왕자는 놀라웠다. 그는 유리 덮개를 손에 든 채 어쩔 줄 모르고 멍하니 서 있었다. 꽃의 그 조용한 다정함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 난 널 좋아해. 넌 그걸 전혀 몰랐지. 내 잘못이었어. 아무래도 좋아. 하지만 너도 나와 마찬가지로 어리석었어. 부디 행복해...... 유리 덮개는 내버려둬. 그런 건 이제 필요 없어."
"하지만 바람이 불면......"
"내 감기가 그리 대단한 건 아냐...... 밤의 서늘한 공기는 내게 더 좋을 거야. 나는 꽃이니까."
"하지만 짐승이......"
"나비를 알고 싶으면 두세 마리의 쐐기벌레는 견뎌야지. 나비는 무척 아름다운 모양이니까. 나비가 아니라면 누가 나를 찾아주겠어? 너는 멀리에 가 있겠지. 커다란 짐승들은 두렵지 않아. 손톱이 있으니까."
그러면서 꽃은 천진난만하게 네 개의 가시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다시 말을 이었다.
"그렇게 우물쭈물하고 있지마. 신경질 나. 떠나기로 결심했으니. 어서 가."
꽃은 울고있는 자기 모습을 어린 왕자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토록 자존심 강한 꽃이었다......
I believe that for his escape he took advantage of the migration of a flock of wild birds. On the morning of his departure he put his planet in perfect order. He carefully cleaned out his active volcanoes. He possessed two active volcanoes; and they were very convenient for heating his breakfast in the morning. He also had one volcano that was extinct. But, as he said, "One never knows!" So he cleaned out the extinct volcano, too. If they are well cleaned out, volcanoes burn slowly and steadily, without any eruptions. Volcanic eruptions are like fires in a chimney.
On our earth we are obviously much too small to clean out our volcanoes. That is why they bring no end of trouble upon us.
The little prince also pulled up, with a certain sense of dejection, the last little shoots of the baobabs. He believed that he would never want to return. But on this last morning all these familiar tasks seemed very precious to him. And when he watered the flower for the last time, and prepared to place her under the shelter of her glass globe, he realized that he was very close to tears.
"Goodbye," he said to the flower.
But she made no answer.
"Goodbye," he said again.
The flower coughed. But it was not because she had a cold.
"I have been silly," she said to him, at last. "I ask your forgiveness. Try to be happy..."
He was surprised by this absence of reproaches. He stood there all bewildered, the glass globe held arrested in mid-air. He did not understand this quiet sweetness.
"Of course I love you," the flower said to him. "It is my fault that you have not known it all the while. That is of no importance. But you-- you have been just as foolish as I. Try to be happy... let the glass globe be. I don't want it any more."
"But the wind--"
"My cold is not so bad as all that... the cool night air will do me good. I am a flower."
"But the animals--"
"Well, I must endure the presence of two or three caterpillars if I wish to become acquainted with the butterflies. It seems that they are very beautiful. And if not the butterflies-- and the caterpillars-- who will call upon me? You will be far away... as for the large animals-- I am not at all afraid of any of them. I have my claws."
And, namely, she showed her four thorns. Then she added:
"Don't linger like this. You have decided to go away. Now go!"
For she did not want him to see her crying. She was such a proud flower...
10
그는 소행성 325호, 326호, 327호, 328호, 329호, 330호와 이웃해 있었다. 그래서 일거리도 구하고 견문도 넓힐 생각으로 그 별들부터 찾아보기로 했다.
첫 번째 별에는 왕이 살고 있었다. 그 왕은 주홍빛 천과 흰 담비 모피로 된 옷을 입고 매우 검소하면서도 위엄 있는 옥좌에 앉아있었다.
"아! 신하가 한 명 왔구나!" 어린 왕자가 오는 것을 보자 왕이 큰 소리로 외쳤다.
어린 왕자는 의아스럽게 생각했다.
"나를 한번도 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나를 알아볼까?"
왕에게는 세상이 아주 간단하다는 것을 그는 몰랐던 것이다. 왕에겐 모든 사람이 다 신하인 것이다.
"너를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도록 가까이 다가 오라." 한 사람의 왕 노릇을 하게 된 것이 몹시 자랑스러워진 왕이 말했다.
어린 왕자는 앉을 자리를 찾았으나 그 별은 흰 담비 모피의 그 호화스러운 망토로 온통 다 뒤덮여 있었다. 그래서 그는 서 있었다. 그리고 피곤했으므로 하품을 했다.
"왕의 면전에서 하품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니라. 하품을 금지하노라." 왕이 말했다.
"하품을 참을 수가 없어요. 오랫동안 여행을 해서 잠을 자지 못했거든요......" 어리둥절해진 어린 왕자가 말했다.
"그렇거든 네게 명하나니 하품을 하도록 하라. 하품하는 걸 본지도 여러 해가 되었구나. 하품하는 모습은 짐에게는 신기한 구경거리니라. 자! 또 하품을 하라. 명령이니라." 왕이 말했다.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겁이 나서 하품이 나오지 않는군요......" 어린 왕자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어흠! 어흠! 그렇다면 짐이......짐이 명하나니 어떤 때는 하품을 하고 또 어떤 때는 ......" 하고 왕이 말했다.
그는 뭐라고 중얼중얼했다. 화가 난 기색이었다.
왜냐하면 그 왕은 자신의 권위가 존중되기를 무엇보다도 바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불복종은 용서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는 절대 군주였다. 하지만 매우 선량했으므로 사리에 맞는 명령을 내리는 것이었다.
"만약에 짐이 어떤 장군더러 물새로 변하라고 명령했는데 장군이 이 명령에 따르지 않았다면 그건 그 장군의 잘못이 아니라 그건 짐의 잘못이니라." 라고 그는 평상시에 늘 말하곤 했다.
"앉아도 좋을까요?" 어린 왕자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네게 앉기를 명하노라." 흰 담비 모피로 된 망토 한 자락을 위엄 있게 걷어올리며 왕이 대답했다.
그러나 어린 왕자는 의아해 하고 있었다. 별은 아주 조그마했다. 왕은 무엇을 다스린담?
"임금님, 한가지 여쭈어 봐도 좋을까요?"
"네게 명하나니, 질문을 하라." 왕은 어린 왕자에게 서둘러 말했다.
"임금님...... 임금님은 무엇을 다스리고 계신 지요?"
"모든 것을 다스리노라." 퍽이나 간단히 왕이 대답했다.
"모든 것을요?"
왕은 신중한 몸짓으로 그의 별과 다른 별들, 그리고 떠돌이별들을 가리켰다.
"그 모든 것을요?" 어린 왕자가 물었다.
"그 모든 것을 다스리노라......" 왕이 대답했다.
그는 절대 군주였을 뿐 아니라 온 우주의 군주이기도 했던 것이다.
"그럼 저 별들도 임금님께 복종하나요?"
"물론이니라. 즉각 복종하노라. 규율을 거역하는 것을 짐은 용서하지 아니하느니라." 왕이 말했다.
그러한 굉장한 권력에 어린 왕자는 경탄했다. 그도, 그런 권능을 가질 수 있다면 의자를 뒤로 물려 놓지 않고서도 하루에 마흔 네 번 아니라, 일흔 두 번, 아니 백 번, 이백 번 해지는 것을 볼 수 있을게 아닌가! 그래서 버리고 온 그의 작은 별에 대한 추억 때문에 조금 슬퍼진 어린 왕자는 용기를 내어 왕에게 부탁을 드려 보았다.
"저는 해가 지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저의 소원을 들어주십시오...... 해가 지도록 명령해 주세요......"
"짐이 어떤 장군에게 나비처럼 이 꽃에서 저 꽃으로 날아다닐 것을 명령하거나 비극 작품을 한 편 쓰라고 명령하거나 또는 물새로 변하도록 명령했는데 그 장군이 그 명령을 바고 복종하지 않는다면 그가 잘못일까, 짐의 잘못일까?"
"임금님의 잘못이지요." 어린 왕자가 자신 있게 말했다.
"옳다. 누구에게는 그가 이해할 수 있는 것을 요구해야 하는 법이니라. 권위는 무엇보다도 이성에 근거를 두어야 하느니라. 만일 네가 너의 백성에게 바다에 몸을 던지라고 명령한다면 그들은 혁명을 일으킬 것이다. 내가 복종을 요구할 권한을 갖는 것은 나의 명령들이 이치에 맞는 까닭이다." 왕이 말을 계속했다.
"그럼 제가 해지는 것을 보게 해달하고 한 것은요?" 한번 한 질문은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는 어린 왕자가 일깨웠다.
"해가 지는 것을 보게 해 주겠노라. 짐이 요구하겠노라. 그러나 내 통치 기술에 따라 조건이 갖추어지길 기다려야하느니라."
"언제 그렇게 되나요?" 어린 왕자가 물었다.
"으흠. 으흠! 오늘 저녁...... 오늘 저녁 일곱시 사십분이니라! 짐의 명령이 얼마나 잘 이행되는지 너는 보게 될 것이다." 왕이 대답했다.
어린 왕자는 하품을 했다. 해지는 것을 못 보게 된 것이 섭섭했다. 그는 어느새 조금 실증이 나 있었다.
"저는 이제 여기서 할 일이 없군요. 다시 떠나가 보겠습니다!"
"떠나지 말라. 떠나지 말라. 너를 대신으로 삼겠노라!" 신하가 한 사람 있게 된 것이 몹시 자랑스러운 왕이 대답했다.
"무슨 대신이요?"
"저...... 사법대신이니라!"
"하지만 재판 받을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요!"
"그건 모를 노릇이지. 짐은 아직 짐의 왕국을 순시해 보지 않았느니라. 짐은 매우 연로한데, 사륜마차를 둘 자리도 없고, 걸어 다니자니 피곤해지거든." 왕이 말했다.
"아! 제가 벌써 다 보았어요." 허리를 굽혀 별의 저쪽을 다시 한번 바라보며 어린 왕자가 말했다. "저쪽에도 아무도 없는데요......"
"그럼 네 자신을 심판하라. 그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니라. 다른 사람을 심판하는 것보다 자기 자신을 심판하는 게 훨씬 더 어려운 법이거든. 네가 너 스스로를 훌륭히 심판할 수 있다면 그건 네가 참으로 지혜로운 사람인 까닭이니라." 왕이 대답했다.
"예, 저는 어디서든 저를 심판할 수 있어요. 굳이 여기서 살 필요는 없습니다." 어린 왕자가 말했다.
"으흠, 으흠! 내 별 어딘가에 늙은 쥐 한 마리가 있는 줄로 알고 있다. 밤이면 그 소리가 들리느니라. 그 늙은 쥐를 심판하거라. 때때로 그를 사형에 처하거라. 그러면 그의 생명이 너의 심판에 달려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매번 그에게 특사를 내려 그를 아끼도록 하라. 단 한 마리밖에 없는 까닭이니라." 왕이 대답했다.
"저는 사형선고를 내리는 건 싫습니다. 아무래도 가야겠습니다." 어린 왕자가 대답했다.
"가지 마라." 왕이 말했다.
어린 왕자는 떠날 준비를 끝마쳤지만 늙은 왕을 슬프게 하고 싶지 않았다.
"임금님의 명령이 준수되길 원하신다면 제게 이치에 맞는 명령을 내려 주시면 되지 않겠습니까. 이를테면 일 분내로 떠나도록 제게 명령하실 수 있으시잖아요. 지금 조건이 좋은 것 같습니다."
왕이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으므로 어린 왕자는 머뭇거리다가 한숨을 내쉬고는 길을 떠났다.
"너를 내 대사로 명하노라." 왕이 황급히 외쳤다.
그는 매우 위엄에 넘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른들은 참 이상하군' 하며 어린 왕자는 여행하면서 속으로 중얼거렸다.
He found himself in the neighborhood of the asteroids 325, 326, 327, 328, 329, and 330. He began, therefore, by visiting them, in order to add to his knowledge.
The first of them was inhabited by a king. Clad in royal purple and ermine, he was seated upon a throne which was at the same time both simple and majestic.
"Ah! Here is a subject," exclaimed the king, when he saw the little prince coming.
And the little prince asked himself:
"How could he recognize me when he had never seen me before?"
He did not know how the world is simplified for kings. To them, all men are subjects.
"Approach, so that I may see you better," said the king, who felt consumingly proud of being at last a king over somebody.
The little prince looked everywhere to find a place to sit down; but the entire planet was crammed and obstructed by the king's magnificent ermine robe. So he remained standing upright, and, since he was tired, he yawned.
"It is contrary to etiquette to yawn in the presence of a king," the monarch said to him. "I forbid you to do so."
"I can't help it. I can't stop myself," replied the little prince, thoroughly embarrassed. "I have come on a long journey, and I have had no sleep..."
"Ah, then," the king said. "I order you to yawn. It is years since I have seen anyone yawning. Yawns, to me, are objects of curiosity. Come, now! Yawn again! It is an order."
"That frightens me... I cannot, any more..." murmured the little prince, now completely abashed.
"Hum! Hum!" replied the king. "Then I-- I order you sometimes to yawn and sometimes to--"
He sputtered a little, and seemed vexed.
For what the king fundamentally insisted upon was that his authority should be respected. He tolerated no disobedience. He was an absolute monarch. But, because he was a very good man, he made his orders reasonable.
"If I ordered a general," he would say, by way of example, "if I ordered a general to change himself into a sea bird, and if the general did not obey me, that would not be the fault of the general. It would be my fault."
"May I sit down?" came now a timid inquiry from the little prince.
"I order you to do so," the king answered him, and majestically gathered in a fold of his ermine mantle.
But the little prince was wondering... The planet was tiny. Over what could this king really rule?
"Sire," he said to him, "I beg that you will excuse my asking you a question--"
"I order you to ask me a question," the king hastened to assure him.
"Sire-- over what do you rule?"
"Over everything," said the king, with magnificent simplicity.
"Over everything?"
The king made a gesture, which took in his planet, the other planets, and all the stars.
"Over all that?" asked the little prince.
"Over all that," the king answered.
For his rule was not only absolute: it was also universal.
"And the stars obey you?"
"Certainly they do," the king said. "They obey instantly. I do not permit insubordination."
Such power was a thing for the little prince to marvel at. If he had been master of such complete authority, he would have been able to watch the sunset, not forty-four times in one day, but seventy-two, or even a hundred, or even two hundred times, with out ever having to move his chair. And because he felt a bit sad as he remembered his little planet which he had forsaken, he plucked up his courage to ask the king a favor:
"I should like to see a sunset... do me that kindness... Order the sun to set..."
"If I ordered a general to fly from one flower to another like a butterfly, or to write a tragic drama, or to change himself into a sea bird, and if the general did not carry out the order that he had received, which one of us would be in the wrong?" the king demanded. "The general, or myself?"
"You," said the little prince firmly.
"Exactly. One much require from each one the duty which each one can perform," the king went on. "Accepted authority rests first of all on reason. If you ordered your people to go and throw themselves into the sea, they would rise up in revolution. I have the right to require obedience because my orders are reasonable."
"Then my sunset?" the little prince reminded him: for he never forgot a question once he had asked it.
"You shall have your sunset. I shall command it. But, according to my science of government, I shall wait until conditions are favorable."
"When will that be?" inquired the little prince.
"Hum! Hum!" replied the king; and before saying anything else he consulted a bulky almanac. "Hum! Hum! That will be about-- about-- that will be this evening about twenty minutes to eight. And you will see how well I am obeyed."
The little prince yawned. He was regretting his lost sunset. And then, too, he was already beginning to be a little bored.
"I have nothing more to do here," he said to the king. "So I shall set out on my way again."
"Do not go," said the king, who was very proud of having a subject. "Do not go. I will make you a Minister!"
"Minister of what?"
"Minster of-- of Justice!"
"But there is nobody here to judge!"
"We do not know that," the king said to him. "I have not yet made a complete tour of my kingdom. I am very old. There is no room here for a carriage. And it tires me to walk."
"Oh, but I have looked already!" said the little prince, turning around to give one more glance to the other side of the planet. On that side, as on this, there was nobody at all...
"Then you shall judge yourself," the king answered. "that is the most difficult thing of all. It is much more difficult to judge oneself than to judge others. If you succeed in judging yourself rightly, then you are indeed a man of true wisdom."
"Yes," said the little prince, "but I can judge myself anywhere. I do not need to live on this planet.
"Hum! Hum!" said the king. "I have good reason to believe that somewhere on my planet there is an old rat. I hear him at night. You can judge this old rat. From time to time you will condemn him to death. Thus his life will depend on your justice. But you will pardon him on each occasion; for he must be treated thriftily. He is the only one we have."
"I," replied the little prince, "do not like to condemn anyone to death. And now I think I will go on my way."
"No," said the king.
But the little prince, having now completed his preparations for departure, had no wish to grieve the old monarch.
"If Your Majesty wishes to be promptly obeyed," he said, "he should be able to give me a reasonable order. He should be able, for example, to order me to be gone by the end of one minute. It seems to me that conditions are favorable..."
As the king made no answer, the little prince hesitated a moment. Then, with a sigh, he took his leave.
"I made you my Ambassador," the king called out, hastily.
He had a magnificent air of authority.
"The grown-ups are very strange," the little prince said to himself, as he continued on his journey.
11
두 번째 별에는 허영심에 빠진 사람이 살고 있었다.
"아! 저기 나를 찬양하는 사람이 찾아오는군!" 어린 왕자를 보자마자 허영심 많은 사람이 멀리서부터 외쳤다.
허영심에 가득 찬 사람들에겐 다른 사람들은 모두 자기를 찬양해 주는 사람들은 것이다.
"안녕하세요. 야릇한 모자를 쓰고 계시군요." 어린 왕자가 말했다.
"답례하기 위해서지. 나에게 사람들이 환호를 보낼 때 답례하기 위해서야. 그런데 불행히도 이리로 지나가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허영심 많은 사람이 대답했다.
"예?"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한 어린 왕자가 말했다.
"두 손을 마주 쳐봐요." 허영심 많은 사람이 가르쳐 주었다.
어린 왕자는 두 손을 마주쳤다. 허영심 많은 사람은 모자를 들어올리며 점잖게 답례했다.
'왕을 방문할 때보다 더 재미있군' 어린 왕자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래서 그는 다시 두 손을 마주 두드렸다. 허영심 많은 사람이 모자를 들어올리며 다시 답례를 했다.
오 분쯤 되풀이하고 나니 어린 왕자는 그 장난이 재미없어졌다.
"모자를 떨어뜨리려면 어떻게 해야지?" 어린 왕자가 물었다.
그러나 허영심 많은 사람은 그의 말을 듣지 못했다. 허영심 많은 사람들에게는 오로지 찬양의 말만이 들리는 법이다.
"너는 정말로 나를 찬양하지?" 그가 어린 왕자에게 물었다.
"찬양하는 게 뭐지?"
"찬양한다는 건 내가 이 별에서 가장 잘생겼고, 가장 옷을 잘입고, 가장 부자이고, 가장 똑똑하다고 인정해 주는 거지."
"하지만 이별엔 아저씨 혼자밖에 없잖아!"
"나를 기쁘게 해줘. 그렇게 나를 찬양해 줘."
"아저씨를 찬양해. 그런데 그게 아저씨에게 무슨 상관이 있지?' 어깨를 조금 들썩하면서 어린 왕자가 말했다.
그리고 어린 왕자는 그 별을 떠났다.
'어른들은 정말 이상하군' 어린 왕자는 여행을 하면서 속으로 중얼거렸다.
The second planet was inhabited by a conceited man.
"Ah! Ah! I am about to receive a visit from an admirer!" he exclaimed from afar, when he first saw the little prince coming.
For, to conceited men, all other men are admirers.
"Good morning," said the little prince. "That is a queer hat you are wearing."
"It is a hat for salutes," the conceited man replied. "It is to raise in salute when people acclaim me. Unfortunately, nobody at all ever passes this way."
"Yes?" said the little prince, who did not understand what the conceited man was talking about.
"Clap your hands, one against the other," the conceited man now directed him.
The little prince clapped his hands. The conceited man raised his hat in a modest salute.
"This is more entertaining than the visit to the king," the little prince said to himself. And he began again to clap his hands, one against the other. The conceited man against raised his hat in salute.
After five minutes of this exercise the little prince grew tired of the game's monotony.
"And what should one do to make the hat come down?" he asked.
But the conceited man did not hear him. Conceited people never hear anything but praise.
"Do you really admire me very much?" he demanded of the little prince.
"What does that mean-- 'admire'?"
"To admire mean that you regard me as the handsomest, the best-dressed, the richest, and the most intelligent man on this planet."
"But you are the only man on your planet!"
"Do me this kindness. Admire me just the same."
"I admire you," said the little prince, shrugging his shoulders slightly, "but what is there in that to interest you so much?"
And the little prince went away.
"The grown-ups are certainly very odd," he said to himself, as he continued on his journey.
12
그 다음 별에는 술꾼이 살고 있었다. 그 별에는 그저 잠시 들렀을 뿐이지만 어린 왕자를 깊은 우울에 빠뜨렸다.
"무얼 하고 있어요?" 빈 병 한 무더기와 술이 가득 차 있는 병 한 무더기를 앞에 놓고 말없이 앉아 있는 술꾼을 보고 어린 왕자가 말했다.
"술을 마시지." 침울한 표정으로 술꾼이 대꾸했다.
"왜 술을 마셔요?" 어린 왕자가 그에게 물었다.
"잊기 위해서지." 술꾼이 대답했다.
"무엇을 잊기 위해서요?" 측은한 생각이 든 어린 왕자가 물었다.
"부끄럽다는 걸 잊기 위해서지." 머리를 숙이며 술꾼이 대답했다.
"뭐가 부끄럽다는 거지요?" 그를 돕고 싶은 어린 왕자가 캐물었다.
"술을 마시는 게 부끄러워!" 이렇게 말하고 술꾼은 침묵을 지켰다.
그래서 난처해진 어린 왕자는 길을 떠나 버렸다.
'어른들은 정말 이상하군' 하고 어린 왕자는 여행을 하면서 속으로 중얼거렸다.
The next planet was inhabited by a tippler. This was a very short visit, but it plunged the little prince into deep dejection.
"What are you doing there?" he said to the tippler, whom he found settled down in silence before a collection of empty bottles and also a collection of full bottles.
"I am drinking," replied the tippler, with a lugubrious air.
"Why are you drinking?" demanded the little prince.
"So that I may forget," replied the tippler.
"Forget what?" inquired the little prince, who already was sorry for him.
"Forget that I am ashamed," the tippler confessed, hanging his head.
"Ashamed of what?" insisted the little prince, who wanted to help him.
"Ashamed of drinking!" The tippler brought his speech to an end, and shut himself up in an impregnable silence.
And the little prince went away, puzzled.
"The grown-ups are certainly very, very odd," he said to himself, as he continued on his journey.
13
네 번째 별은 장사꾼의 별이었다. 그 사람은 어찌나 바른지 어린 왕자가 찾아왔는데도 고개조차 들지 않았다.
"안녕하세요. 담뱃불이 꺼졌군요." 어린 왕자가 말했다.
"셋에다 둘을 더하면 다섯, 다섯에 일곱을 더하면 열 둘, 열 둘에 셋을 더하면 열 다섯, 안녕. 열 다섯에 일곱을 더하면 스물 둘, 스물 둘에 여섯을 더하면 스물 여덟, 다시 담뱃불 붙일 시간이 없어. 스물 여섯에 다섯을 더하면 서른 하나라. 휴우! 그러니까 오억 일백 육십 이만 이천 칠백 삼십 일이 되는구나."
"뭐가 오 억이야?"
"응? 너 아직도 거기 있니? 저, 오 억 일백만...... 도무지 틈을 낼 겨를이 없구나...... 너무 바빠서. 나는 중대한 일을 하는 사람이야. 허튼 소리 할 시간이 없어! 둘에다 다섯을 더하면 일곱......"
"뭐가 오 억인데?" 한번 한 질문은 절대로 포기해 본 적이 없는 어린 왕자가 다시 물었다.
장사꾼은 고개를 들었다.
"이 별에서 오십 사 년 동안 살고 있는데 내가 방해를 받은 적은 딱 세 번 뿐이야. 첫 번째는 이십 이년 전이었는데, 어디서 왔는지 모를 웬 풍뎅이가 날 방해했어. 그게 어찌나 요란한 소리를 내는지 계산이 네 군데나 틀렸었지. 두 번째는 십이 년 전이었는데, 신경통 때문이었어. 난 운동부족이거든. 산보할 시간이 없으니까. 난 중대한 일을 하는 사람이라서 그래. 세 번째는 바로 지금이야! 가만있자, 오억 일 백만이었겠다......"
"뭐가 오 억 일백만 이라는 거지?"
장사꾼은 조용히 일하기는 글렀다는 걸 깨달았다.
"때때로 하늘에 보이는 그 작은 것들 말이야."
"파리?"
"아니, 반짝거리는 작은 것들 말이야."
"꿀벌?"
"아니, 게으름뱅이들을 멍청이 공상에 잠기게 만드는 금빛 나는 작은 것들 말이야. 헌데 난 중대한 일을 하는 사람이거든! 공상에 잠길 시간이 없어."
"아! 별 말이군?"
"그래 맞아, 별이야."
"오억의 별들을 가지고 뭘 하는 건데?"
"오억 일백 육십 이만 이천 칠백 삼십 일개야. 나는 중대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고 정확한 사람이지."
"그런데 별을 가지고 뭘 하는 건데?"
"뭘 하느냐고?"
"응."
"아무것도 안해. 그것들을 소유하고 있는 거지."
"별들을 소유하고 있다고?"
"그래."
"하지만 내가 전에 본 어떤 왕은......"
"왕은 소유하지 않아. 그들은 다스리지. 그건 아주 다른 얘기야."
"그럼 그 별들을 소유하는 게 아저씨에게 무슨 소용이 되는데?"
"부자가 되게 해주지."
"부자가 되는 게 무슨 소용이 있어?"
"다른 별들이 발견되면 그걸 사는데 소용되지."
'이 사람도 그 술꾼처럼 말하고 있군' 하고 어린 왕자는 생각했다.
그래도 질문은 계속했다.
"별들은 어떻게 소유한담?"
"별들이 누구꺼지?" 장사꾼은 두털대며 물었다.
"모르겠는걸. 그 누구의 것도 아니겠지."
"그러니까 내 것이지. 내가 제일 먼저 그 생각을 했으니까."
"그러면 아저씨 것이 되는 거야?"
"물론이지. 임자 없는 다이아몬드는 그걸 발견한 사람의 소유가 되는 거지. 임자가 없는 섬을 네가 발견하면 그건 네 소유가 되는 거고. 네가 어떤 기막힌 생각을 제일 먼저 해냈으면 특허를 맡아야해. 그럼 그것이 네 소유가 되는 거야. 그래서 나는 별들을 소유하고 있는 거야. 나보다 먼저 그것들을 소유할 생각을 한 사람은 아무도 없거든."
"하긴 그렇군. 그렇지만 아저씨는 별들을 가지고 뭘해?" 어린 왕자가 말했다.
"그것들을 관리하지. 세어보고 또 세어보고 하지. 그건 힘든 일이야. 하지만 나는 진지한 사람이거든!"
어린 왕자는 그래도 흡족해 하지 않았다.
"나는 말이야. 머플러를 소유하고 있을 때는 그것을 목에 두르고 다닐 수가 있어. 또 꽃을 소유하고 있을 때는 그 꽃을 꺾어 가지고 다닐 수 있고. 하지만 아저씨는 별들을 꺾을 수가 없잖아!"
"그럴 수는 없지. 하지만 그것들을 은행에 맡길 수 있지."
"그게 무슨 말이야?"
"조그만 종이 조각에다 내 별들의 숫자를 적어 그것을 서랍에 넣고 잠근단 말이야."
"그리고 그 뿐이야?"
"그뿐이지"
'그거 재미있는데, 제법 시적이고. 하지만 그리 중요한 일은 아니군.' 하고 어린 왕자는 생각했다.
어린 왕자는 중요한 일에 대해서 어른들과 매우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말이야 꽃을 한 송이 소유하고 있는데 매일 물을 줘. 세 개의 화산도 소유하고 있어서 주일마다 그을음을 청소해 주고는 하지. 불이 꺼진 화산도 청소해 주니까 세 개란 말이야. 언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노릇이거든. 내가 그들을 소유하는 건 내 화산들에게나 꽃들에게 유익한 일이야. 하지만 아저씨는 별들에게 하나도 유익하지 않잖아......"
장사꾼은 입을 열어 무슨 말을 하려 했으나 대답할 말을 찾아내지 못했다. 그래서 어린 왕자는 떠나버렸다.
'어른들은 아주 이상야릇하군.' 하고 어린 왕자는 여행하면서 혼자 속으로 중얼거릴 뿐이었다.
The fourth planet belonged to a businessman. This man was so much occupied that he did not even raise his head at the little prince's arrival.
"Good morning," the little prince said to him. "Your cigarette has gone out."
"Three and two make five. Five and seven make twelve. Twelve and three make fifteen. Good morning. Fifteen and seven make twenty-two. Twenty-two and six make twenty-eight. I haven't time to light it again. Twenty-six and five make thirty-one. Phew ! Then that makes five-hundred-and-one-million, six-hundred-twenty-two-thousand, seven-hundred-thirty-one."
"Five hundred million what?" asked the little prince.
"Eh? Are you still there? Five-hundred-and-one million-- I can't stop... I have so much to do! I am concerned with matters of consequence. I don't amuse myself with balderdash. Two and five make seven..."
"Five-hundred-and-one million what?" repeated the little prince, who never in his life had let go of a question once he had asked it.
The businessman raised his head.
"During the fifty-four years that I have inhabited this planet, I have been disturbed only three times. The first time was twenty-two years ago, when some giddy goose fell from goodness knows where. He made the most frightful noise that resounded all over the place, and I made four mistakes in my addition. The second time, eleven years ago, I was disturbed by an attack of rheumatism. I don't get enough exercise. I have no time for loafing. The third time-- well, this is it! I was saying, then, five -hundred-and-one millions--"
"Millions of what?"
The businessman suddenly realized that there was no hope of being left in peace until he answered this question.
"Millions of those little objects," he said, "which one sometimes sees in the sky."
"Flies?"
"Oh, no. Little glittering objects."
"Bees?"
"Oh, no. Little golden objects that set lazy men to idle dreaming. As for me, I am concerned with matters of consequence. There is no time for idle dreaming in my life."
"Ah! You mean the stars?"
"Yes, that's it. The stars."
"And what do you do with five-hundred millions of stars?"
"Five-hundred-and-onemillion, six-hundred-twenty-two thousand, seven-hundred-thirty-one. I am concerned with matters of consequence: I am accurate."
"And what do you do with these stars?"
"What do I do with them?"
"Yes."
"Nothing. I own them."
"You own the stars?"
"Yes."
"But I have already seen a king who--"
"Kings do not own, they reign over. It is a very different matter."
"And what good does it do you to own the stars?"
"It does me the good of making me rich."
"And what good does it do you to be rich?"
"It makes it possible for me to buy more stars, if any are ever discovered."
"This man," the little prince said to himself, "reasons a little like my poor tippler..."
Nevertheless, he still had some more questions.
"How is it possible for one to own the stars?"
"To whom do they belong?" the businessman retorted, peevishly.
"I don't know. To nobody."
"Then they belong to me, because I was the first person to think of it."
"Is that all that is necessary?"
"Certainly. When you find a diamond that belongs to nobody, it is yours. When you discover an island that belongs to nobody, it is yours. When you get an idea before any one else, you take out a patent on it: it is yours. So with me: I own the stars, because nobody else before me ever thought of owning them."
"Yes, that is true," said the little prince. "And what do you do with them?"
"I administer them," replied the businessman. "I count them and recount them. It is difficult. But I am a man who is naturally interested in matters of consequence."
The little prince was still not satisfied.
"If I owned a silk scarf," he said, "I could put it around my neck and take it away with me. If I owned a flower, I could pluck that flower and take it away with me. But you cannot pluck the stars from heaven..."
"No. But I can put them in the bank."
"Whatever does that mean?"
"That means that I write the number of my stars on a little paper. And then I put this paper in a drawer and lock it with a key."
"And that is all?"
"That is enough," said the businessman.
"It is entertaining," thought the little prince. "It is rather poetic. But it is of no great consequence."
On matters of consequence, the little prince had ideas which were very different from those of the grown-ups.
"I myself own a flower," he continued his conversation with the businessman, "which I water every day. I own three volcanoes, which I clean out every week (for I also clean out the one that is extinct; one never knows). It is of some use to my volcanoes , and it is of some use to my flower, that I own them. But you are of no use to the stars..."
The businessman opened his mouth, but he found nothing to say in answer. And the little prince went away.
"The grown-ups are certainly altogether extraordinary," he said simply, talking to himself as he continued on his journey.
14
다섯 번째 별은 무척 흥미로운 별이었다. 그것은 모든 별들 중에서 제일 작은 별이었다. 가로등 하나와 가로등을 켜는 사람이 있을 자리밖에 없었다. 하늘 한 구석, 집도 없고 사람도 살지 않는 별에서 가로등과 가로등 켜는 사람이 무슨 소용이 있는지 어린 왕자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인지 몰라. 그래도 왕이나 허영심이 많은 사람이나 장사꾼, 혹은 술꾼보다는 덜 어리석은 사람이지. 적어도 그가 하는 일은 어떤 의미가 있어. 가로등을 켤 때는 별 하나를, 꽃 한 송이를 더 태어나게 하는 것이나 같은 거야. 그가 가로등을 끌 때면 그 꽃이나 그 별을 잠들게 하는 거고. 그거 굉장히 아름다운 직업이군. 아름다우니까 정말 유익한 것이지.' 그 별에 다가가자 그는 가로등 켜는 사람에게 공손히 인사했다. "안녕, 아저씨. 왜 가로등을 지금 막 껐어?" "안녕, 그건 명령이야." 가로등 켜는 사람이 대답했다. "명령이 뭐야?" "내 가로등을 끄는 거지. 잘 자." 그리고 그는 다시 불을 켰다. "그런데 왜 지금 막 가로등을 다시 켰어?"
"명령이야."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걸?" 어린 왕자가 말했다. "이해할 건 아무것도 없지. 명령은 명령이니까. 잘 자." 가로등 켜는 사람이 말했다. 그리고 가로등을 껐다.
"난 정말 고된 직업을 가졌어. 전에는 무리가 없었는데. 아침에 불을 끄고 저녁이면 다시 켰었지. 그래서 나머지 낮에는 쉬고 나머지 밤에는 잠을 잘 수 있었거든......" "그럼 그 후 명령이 바뀌었어?" "명령은 바뀌지 않았으니까 그게 문제지! 이 별은 해가 갈수록 빨리 돌고 있는데 명령은 바뀌지 않았단 말이야!" 가로등 켜는 사람이 말했다. "그래서?" 어린 왕자가 다시 물었다. "그래서 이제는 이 별이 일분마다 한 바퀴씩 돌기 때문에 단 일초도 쉴 새가 없는 거야. 일분마다 한번씩 껐다가 켰다가 해야 하는 거지." "그거 참 이상하네! 아저씨네 별에선 하루가 일분이라니!" "조금도 이상할 것 없지. 우리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지가 벌서 한 달이 되었단다." 가로등 켜는 사람이 말했다. "한달?" "그래. 삼십분이니까, 삼십 일이지! 잘 자." 그리고 그는 다시 가로등을 켰다.
"저 말이야......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방법이 있어." "그야 언제나 쉬고 싶지." 가로등 켜는 사람이 말했다.
"아저씨별은 아주 작으니까 세 발자국만 옮겨 놓으면 한 바퀴 돌 수 있잖아. 언제나 햇빛 속에 있으려면 천천히 걸어가기만 하면 되는 거야. 쉬고 싶을 때면 걸어가도록 해. 그럼 하루해가 원하는 만큼 길어질 수 있을 거야." "그건 별 도움이 되지 못하겠는걸. 내가 무엇보다 좋아하는 건 잠을 자는 거니까." 가로등 켜는 사람이 말했다. "그거 유감인데." 어린 왕자가 말했다. "유감이야. 잘 자." 가로등 켜는 사람이 말했다.
'저 사람은 다른 사람들, 왕이나 허영심 많은 사람이나 술꾼, 혹은 장사꾼 같은 사람들에게 멸시받을 테지. 하지만 우스꽝스럽게 보이지 않는 사람은 저 사람 뿐이야. 그건 저 사람이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일에 골몰하기 때문일 거야.' 더 멀리로 여행을 계속하면서 어린 왕자는 생각했다.
'내가 친구로 삼을 수 있었던 사람은 저 사람뿐이었는데, 그런데 그의 별은 너무 작아. 두 사람이 있을 자리가 없거든." 그가 축복 받은 별을 잊지 못하는 것은 스물 네시간 동안에 1천 4백 4십번이나 해가 지기 때문이었는데, 그것은 어린 왕자가 차마 스스로에게도 고백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The fifth planet was very strange. It was the smallest of all. There was just enough room on it for a street lamp and a lamplighter. The little prince was not able to reach any explanation of the use of a street lamp and a lamplighter, somewhere in the heavens, on a planet which had no people, and not one house. But he said to himself, nevertheless: "It may well be that this man is absurd. But he is not so absurd as the king, the conceited man, the businessman, and the tippler. For at least his work has some meaning. When he lights his street lamp, it is as if he brought one more star to life, or one flower. When he puts out his lamp, he sends the flower, or the star, to sleep. That is a beautiful occupation. And since it is beautiful, it is truly useful." When he arrived on the planet he respectfully saluted the lamplighter. "Good morning. Why have you just put out your lamp?" "Those are the orders," replied the lamplighter. "Good morning." "What are the orders?" "The orders are that I put out my lamp. Good evening." And he lighted his lamp again. "But why have you just lighted it again?" "Those are the orders," replied the lamplighter. "I do not understand," said the little prince. "There is nothing to understand," said the lamplighter. "Orders are orders. Good morning." And he put out his lamp. Then he mopped his forehead with a handkerchief decorated with red squares. "I follow a terrible profession. In the old days it was reasonable. I put the lamp out in the morning, and in the evening I lighted it again. I had the rest of the day for relaxation and the rest of the night for sleep." "And the orders have been changed since that time?" "The orders have not been changed," said the lamplighter. "That is the tragedy! From year to year the planet has turned more rapidly and the orders have not been changed!" "Then what?" asked the little prince. "Then-- the planet now makes a complete turn every minute, and I no longer have a single second for repose. Once every minute I have to light my lamp and put it out!" "That is very funny! A day lasts only one minute, here where you live!" "It is not funny at all!" said the lamplighter. "While we have been talking together a month has gone by." "A month?" "Yes, a month. Thirty minutes. Thirty days. Good evening." And he lighted his lamp again. As the little prince watched him, he felt that he loved this lamplighter who was so faithful to his orders. He remembered the sunsets which he himself had gone to seek, in other days, merely by pulling up his chair; and he wanted to help his friend. "You know," he said, "I can tell you a way you can rest whenever you want to..." "I always want to rest," said the lamplighter. For it is possible for a man to be faithful and lazy at the same time. The little prince went on with his explanation: "Your planet is so small that three strides will take you all the way around it. To be always in the sunshine, you need only walk along rather slowly. When you want to rest, you will walk-- and the day will last as long as you like." "That doesn't do me much good," said the lamplighter. "The one thing I love in life is to sleep." "Then you're unlucky," said the little prince. "I am unlucky," said the lamplighter. "Good morning." And he put out his lamp. "That man," said the little prince to himself, as he continued farther on his journey, "that man would be scorned by all the others: by the king, by the conceited man, by the tippler, by the businessman. Nevertheless he is the only one of them all who does not seem to me ridiculous. Perhaps that is because he is thinking of something else besides himself." He breathed a sigh of regret, and said to himself, again: "That man is the only one of them all whom I could have made my friend. But his planet is indeed too small. There is no room on it for two people..." What the little prince did not dare confess was that he was sorry most of all to leave this planet, because it was blest every day with 1440 sunset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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