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암탉의 죽음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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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탉의 죽음

 

어느날, 암탉이 수탉과 같이 도토리 산에 갔습니다.
둘은 도토리를 찾으면
똑같이 나누어 먹기로 굳게 약속했답니다.


하지만 암탉은 커다란, 아주 아주
커다란 도토리를 찾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혼자 먹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도토리가 어찌나 큰지 그만 목에 딱 걸리고 말았답니다.
암탉은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아 겁이 더럭 나서 소리쳤어요.


"수탉아, 부탁인데 얼른 뛰어가 물 좀 떠다 줘.
안 그러면 난 숨이 막혀 죽을거야."


수탉은 얼른 샘물에게 뛰어가 말했어요.


"샘물아, 물 좀 줘. 암탉이 도토리 산에 누워 있단다.
커다란 도토리를 삼켜 숨이 막혀 죽으려고 한단다."


그러자 샘물이 대답했어요.


"먼저 새색시에게 뛰어가 빨간 비단을 달라고 하렴."


수탉은 새색시에게 뛰어갔습니다.


"새색시님, 빨간 비단을 주세요. 빨간 비단은 샘물에게 줄 거예요.
그럼 샘물이 나한테 물을 줄 텐데, 물은 암탉에게 갖다줄 거예요.
암탉은 지금 도토리 산에 누워 있어요. 커다란 도토리를 삼켜서
숨이 막혀 죽으려고 하거든요."


새색시가 대답했어요.


"먼저 버드나무에게 달려가 가지에 걸린 화환을 갖다 다오."


수탉은 버드나무에게 달려가 가지에 걸린 화환을 내려 새색시에게
갖다주었어요. 그러자 새색시는 빨간 비단을 주었고,
수탉은 빨간 비단을
샘물에게 갖다주었어요.


그러자 샘물이 물을 줘서 수탉은 암탉에게
물을 가져갔습니다.


하지만 암탉은 그동안 벌써 목이 막혀 죽어 버렸습니다.


암탉은 꼼짝도 하지 않고 누워 있었어요.
수탉은 슬퍼서 엉엉 목 놓아 울었습니다.
동물들이 다 와서 암탉의 죽음을
같이 슬퍼했어요. 암탉을 무덤으로 옮기려고
생쥐 여섯 마리가 작은 마차를 만들었어요.
마차를 다 만들자 생쥐들은 먼저 나서서 마차를 끌고,
수탉은 마차를 몰았습니다. 가는 길에 여우를 만났습니다.


"수탉아, 어디 가니?"


"암탉을 묻으려고 간단다."


"같이 가도 되니?"


"그럼, 하지만 뒤쪽에 타. 앞에 타면
내 작은 말들이 견디지 못할 테니까."


여우는 마차의 뒷자리에 앉았습니다. 그 다음에는 늑대가 탔고,
그 다음에는 곰이 탔고, 그 다음에는 사슴이 탔고,
그 다음에는 사자가 탔습니다.
하여튼 숲속 온갖 동물들이 마차에 올라탔지요.


한참 그렇게 달리자 시냇물이 나왔습니다.
수탉이 말했어요.


"어떻게 건너지?"


그러자 시냇가에 누워 있던 지푸라기가 말했어요.


"내가 시냇물 위에 길게 누울게,
나를 다리 삼아 건널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생쥐 여섯 마리가 지푸라기 다리 위에 올라가자 지푸라기가
쭈르르 미끄러져 물속에 퐁당 빠져 버렸습니다.


그 바람에 생쥐 여섯 마리도 같이 빠져 죽고 말았어요.


다시 사정이 어려워졌는데 숯이 나타나 말했어요.


"나는 덩치가 크니까 시냇물에 위에 누울게.
나를 다리 삼아 건널 수 있을 거야."


숯은 시냇물 위에 누웠는데
불행하게도 그만 몸이 살짝 물에 닿고 말았어요.
숯은 당장 치직하고 꺼져 죽어 버렸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본 돌멩이는
불쌍한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수탉을 도우려고 냇물 위에 드러누웠습니다.


수탉은 손수 마차를 끌고 시냇물을 건넜습니다.
건너편에 이르자 수탉은 먼저 죽은 암탉을 땅 위에 내려놓았어요.
그리고 뒷자리에 앉아 있는 다른 동물들을 내려 주려고 했지요.


하지만 그 순간 무게가 뒤로 확 쏠리면서
마차가 벌러덩 뒤로 넘어 갔습니다.


결국 모두 다 물에 빠져 죽고,
수탉 혼자 죽은 암탉 곁에 남았습니다.


수탉은 구덩이를 파고 암탉을 묻은 다음,
흙을 높이 쌓아 무덤을 만들었습니다.


수탉은 무덤 위에 앉아 오래오래 슬퍼하다가 결국 죽었습니다.
그렇게 모두 죽었답니다.



/ 그림 형제 지음 한미희 옮김 '그림형제 동화집'



나비효과 :

 

중국 베이징[北京]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다음 달 미국 뉴욕에서 폭풍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과학이론이다.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E. Lorentz)가
1961년 기상관측을 하다가
생각해낸 이 원리는 훗날 물리학에서 말하는
카오스 이론(Chaos Theory)의 토대가 되었다.


변화무쌍한 날씨의 예측이 힘든 이유를,
지구상 어디에서인가 일어난 조그만 변화로 인해
예측할 수 없는 날씨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으로 설명한 것이다.

처음에 이 현상을 설명할 때는 나비가 아닌 갈매기가 사용되었지만,
이후에는 시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갈매기를 나비로 바꾸었다.


이 가상의 현상은 기존의 물리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이른바 '초기 조건에의 민감한 의존성',
곧 작은 변화가 결과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경우를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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