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안국선의 ‘금수회의록(禽獸會議錄)’ - 해설

by 송화은율
반응형

안국선의 금수회의록(禽獸會議錄)’ - 해설

 

출전 : 19082, 단행본, 황성서적조합)

 

작가 : 안국선(安國善, 1878-1926)

호는 천강(天江). 청일전쟁(淸日戰爭)이 발발한 1894년 도일(渡日). 경응의숙(慶應義塾) 보통과와 동경전문학교에서 수학한 대표적인 개화 지식인의 한사람이다. 귀국 후에 정치 운동을 하다가 참형을 선고받기도 하고 전라도에 유배되기도 하였었다. 한일 합방 후 1911년에는 군수가 되기도 하였으나 6개월만에 사직하고 실업계에 투신하여 여러 가지 일을 하였으나 실패함. 정치원론(1907), 연설법방(1907) 등을 저술하기도 하였으며 1915년 이 땅의 최초의 근대적인 단편 소설집 공진회(共進會)를 발간하기도 하였다. 공진회는 그 성향이 친일적(親日的)으로 훗날 안국선이 친일 인사(親日人士)로 변모하게 됨을 잘 알려 준다. 그의 작품 세계는 현실 비판적인 요소의 우화적 표출과 함께 시대에 대처해 나가는 방법적 일환의 사실들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등장인물

인간은 등장하지 않고 까마귀, 여우, 개구리, , , 파리, 호랑이, 원앙 등의 동물들만 등장한다.

 

줄거리

서언 <생략>

개회 취지

별안간 뒤에서 무엇이 와락 떠다 밀며

어서 들어 갑시다. 시간되었소

하고 바삐 들어가는 서슬에 나도 따라 들어가서 방청석에 앉아 보니 각색 길짐승, 날짐승, 모든 버러지, 물고기 등물이 꾸역꾸역 들어와서 그 안이 빽빽하게 서고 앉았는데, 모인 물건은 형형색색이나 좌석은 제제창창한데, 장차 개회하려는지 규칙 방망이 소리가 (하략)

 

이 소설은 일정한 줄거리가 없다. 그리고 이렇다할 사건도 보이지 않는다. 이는 당시 소설에 대하여는 큰 파격이다. 그러면, 작품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기로 하자. 이 소설은 다음과 같이 11개의 단락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서언(序言): 전체적인 작의(作意)를 암시함. 일반 소설의 도입부.

개회취지(開會趣旨): 회의소의 구체적인 배경 서술. 作意가 명료화됨.

의논할 안건으로 제일, 사람된 자의 책임을 의론하여 분명히 할 일(自己責任을 다할 줄 아는 人間). 제이, 사람의 행위를 들어서 옳고 그름을 의론할 일(올바르게 行動하는 人間). 제삼, 지금 세상 사람 중에 인류의 자격이 있는 자와 없는 자를 조사할 일(人間으로서의 資格을 갖춘 人間) 을 들었다.

 

1, 反哺之孝(반포지효,까마귀): 인간의 근본적인 윤리적 性情面을 강조.

2, 狐假虎威(호가호위,여우) 외세 의존을 비판함.

3, 井蛙語海(정와어해,개구리):경륜없는 정치가, 잘난척하는 개화인 비판.

4, 口蜜腹劍(구밀복검,):본분을 못지키는 인간 성토.

5, 無腸公子(무장공자,): 속빠진 인간과 지배계급의 부패상 풍자.

6, 營營之極(영영지극,파리):인간의 근본적인 윤리적 性情面과 동포애를 강조.

7, 苛政猛於虎(가정맹어호,호랑이):가혹한 정치를 풍자.

8, 雙去雙來(쌍거쌍래,원앙):불건전한 남녀관계 풍자. 부부금슬 강조.

폐회(閉會): 일반 소설의 종결부.

 

이와 같은 동물들의 연설은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각각의 소제목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모두 고사성어 및 전래적인 속담 등 관용어에서 차용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는 예수의 말씀을 등장 시켜 지극히 막연하고 모호한 종교적 설교로 끝을 맺고 있다.

 

해설

이 작품은 8 가지의 동물이 인간의 제반 악증을 성토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인간 사회의 정치의 비리를 풍자하고 있으며 각각의 주제를 가지고 인간을 논박한다. 참여 문학적인 성격이 강하며 라는 1인칭 관찰자가 꿈 속에서 인간의 비리를 성토하는 회의장에 들어가 동물들의 연설을 기록한 내용으로 되어 있다.

 

이 작품의 구성을 이루는 회의 형식은, 비록 대화식의 토론 진행은 아닐지라도 단상에 나와 발언할 때에는 반드시 회장으로부터의 발언권을 얻고 나오는 것이라든지, 합당한 발언(현실에 대한 비판이 절정에 이르는)에 이르러서는 손뼉치는 소리가 천지를 진동할 정도로 공명을 얻는 광경 등 일련의 회의 진행이 근대의 정견 발표회(政見發表會)를 방불하게 한다. 우리 나라 최초로 판매 금치 처분을 받은 이 소설은 동물들의 연설을 통하여 개화기에 있어서 가장 시급한 문제인 정치적 자립, 민권 사상 및 도덕의 정화와 정치적 개조를 주장하고 있다. 즉 우화 소설(寓話小說)이며 또한 정치 소설(政治小說)로서 계몽성을 강하게 띠고 있다.

 

(주제) 인간 세계의 모순과 비리 풍자. 인류의 자격 상실 비판

(문체) 산문체, 연설문체, 언문 일치에 접근

(의의) 재래적 윤리관 과 기독교 사상

(시점) 1인칭 관찰자 시점

(성격) 우화소설, 액자소설, 정치소설

 

참고

윤명구(1974), 안국선연구, 서울대 석사논문.

 


 

반응형

블로그의 정보

국어문학창고

송화은율

활동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