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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 며느리 낫바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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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 며느리 낫바

 

병와가곡집(甁窩歌曲集)

 

 

시어머님 며늘아기 미워 부엌 바닥을 구르지 마오. - 며느리에 대한 시어머니의 학대

빚에 받은 며느리인가, 값에 쳐 온 며느리인가,

밤나무 썩은 등걸에 휘초리 난 것같이 매서우신 시어버님,

볕 쬔 쇠똥같이 말라빠진 시어머님, 삼 년 결은(엮은) 망태에

새 송곳부리같이 뾰족하신 시누이님,

당피(좋은 곡식) 같은 밭에 돌피 난 것같이 샛노란 오이꽃 같은

피똥 누는 아들 하나 두고, - 며느리의 시집살이에 대한 푸념

건 밭에 메꽃 같은 며느리를 어디를 미워하시는고? - 며느리의 원망

요점 정리

작자 : 미상(未詳)

연대 : 미상

성격 : 원부가(怨婦歌), 원망적, 풍자적, 해학적

형식 : 사설 시조

표현 : 열거법, 직유법

제재 : 봉건시대 왜곡된 가정 생활, 힘든 시집살이

주제 : 왜곡된 가정 생활에 대한 비판, 시집살이의 고충, 시집살이의 어려움을 한탄함

내용 연구

 

시어머님, 며느리가 나쁘다고(싫어, 미워하여) 부엌 바닥을 구르지 마시오.[며느리의 관점에서 시어머니에게 고된 시집살이를 시키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는 말]

빚을 못 받아 대신 데려온 며느리입니까, 무슨 물건 값으로 데려온 며느리입니까.

밤나무 썩은 등걸에 난 회초리와 같이 매서운 시아버님,

볕을 쬔 쇠똥같이 말라빠지신 시어머님, 삼 년간이나 걸려서 엮은 망태기에

새 송곳 부리같이 뾰족하신 시누이님,

좋은 곡식을 심은 밭에 돌피(나쁜 품질의 곡식)가 난 것같이 샛노란 외꽃 같은[허약한 모습을 말함]

피똥이나 누는 아들(너무 어려서 사내 구실을 하지 못함을 풍자한 것/ 병약하고 보잘 것 없는 남편을 이르는 말) 하나 두고,

기름진 밭에 메꽃 같은 며느리를 어디를 나빠하시는고.

낫바 : 나빠. '싫어', 마음에 들지 아니하여, '미워서'의 뜻

벽 : 부엌

구르지 : 며느리가 못마땅해서 부엌 바닥이 울리도록 쿵쿵 힘주어 밟으며 야단을 친다는 뜻이다

빗 : 빚

빚에 받은 : 빚 대신에 받아 온

값에 쳐 온 : 무슨 물건 값에 계산해서 가져 온

셕은 : 썩은

등걸 : 줄기를 잘라낸 나무의 밑동

나니

치 : 나는 것같이, 난 것처럼. 가느다란 가지가 난 것처럼

앙살픠신 : 매서운, 말라서 앙상하고 잔망스러운

볏 뵌

치 : 볕을 쬔 쇠똥같이

되죵고신 : 말라빠진, 되바라지고 까다로운

겨론 : 결은. 곧, 엮은, 編 기본형은 겯다.

노망태 : 노로 결은 망태기, 망태기는 가는 새끼나 노를 엮어서 만든 것인데, 물건을 담아 메거나 들고 다닌다

부리

치 : 부리같이, '부리'는 물건의 뾰족한 부분.

싀누의님 : 시누님

당(唐)피 : 좋은 곡식, 피 조 비슷한 곡식. 산골에서 식량으로 썼다

가론 : 간(耕) 기본형은 갈다

돌피 : 논의 벼에 섞이어 나는 잡초의 한 가지. 열매가 떨어지기 전에 일찌감치 뽑아 버려야 한다

욋곳 : 오이꽃 노랗고 어딘지 연약해 보인다

피똥 : 내장에 병이 나면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온다 병들고 약해 빠진 비실거리는 아들이라는 뜻이다.

건 : 기름진

건 밧

: 곡식이 잘되는 기름진 밭의

메곳 : 메꽃. 들에 피는 나팔꽃 비슷한 오후에 피는 꽃. 소박하면서도 탐스럽게 보인다. 그 뿌리를 '메'라 하여 삶아서 먹으면 달고 구수하여 메떡도 만들어 먹는다. 예전에는 흉년의 구황식품의 하나로도 쓰였다

두고, : 아무 이유 없이 며느리를 구박하는 왜곡(歪曲)된 가정 생활을 비판하고 있다.

 

 

이해와 감상

 

대가족 제도에서 시집살이의 어려움을 노래한 것으로, 며느리의 원정(怨情)이 진솔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우리 선인들의 맵고 고된 시집살이의 어려움이 실감나는 노래로, 며느리의 관점에서 보는 시집 식구들의 해학적인 모습을 통해 봉건적으로 왜곡된 가정 생활에 대한 비판 의식을 풍자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 시집 식구들의 성격이 풍자적으로 그려져 있는데, 그 풍자가 사실적이어서 누가 보아도 공감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시집살이를 주제로 한 내용은 내방 가사나 민요에서도 많이 나타난다. 당시 여성들의 문제들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작품으로 서민들의 진솔함이 배어 있는 노래로, 이 작품에는 풍자와 해학이 한데 얽혀 있으며, 농촌의 대가족 제도에서 시집살이의 어려움을 한탄하는 며느리의 심정이 나타나 있고, 생활과 밀착된 소재를 통해 비유적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정형 시조가 줄 수 없는 진솔하고 긴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사설시조의 발전을 엿볼 수가 있다.

심화 자료

사설시조

 

산문 정신과 서민 의식을 배경으로 탄생한 사설시조는 시조가 지닌 3장체의 형태적 특성을 살리면서 낡은 허울을 깨뜨리는 데 공헌했다. 지난 날의 영탄이나 서경의 경지를 완전히 탈피하여, 폭로적인 묘사와 상징적인 암유(暗喩)로써 그 표현 기교를 바꾸어서 애정, 거래(去來), 수탈, 패륜(悖倫), 육감(肉感) 등 다채로운 주제를 다루면서 지난 시대의 충의에 집착되 주제를 뒤덮었다.

형식면에서는

① 사설조로 길어지고,

② 가사투, 민요풍이 혼입(混入)하며,

③ 대화가 많이 쓰이고,

④ 새로운 종장 문구(文句)를 개척하였다.

내용면에서는

① 구체적, 서민적인 소재와 비유가 도입되고,

② 강렬한 애정과 육욕(肉慾)이 표현되며,

③ 어희(語戱), 재담(才談), 욕설이 삽입되고,

④ 거리낌없는 자기 폭로, 사회 비판 등이 다루어졌다.

사설시조의 작자층

 

사설시조는 그 형식이나 주제는 물론이고, 작자층에서도 평시조와 구별된다. 평시조의 작자층이 양반 사대부 중심이었던 데 비해, 사설시조는 가객들을 비롯한 중간층 부류의 작자들이 지은 작품이 많으며, 그 내용이나 어법상 서민층에 속하는 사람들에 의해 지어지고 향유된 것으로 보이는 작품도 여러 편 전해지고 있다. 그러므로 사대부들이 주로 즐긴 평시조의 세계에 비하여 시정(市井)의 현실적 삶을 주로 표현했다.

 

또 골계미와 해학미를 통하여 현실의 모순을 날카롭게 풍자하고 있으며, 시정(市井) 생활의 건강함과 발랄함이 잘 나타나 있다. 그런가 하면, 일부 양반 사대부들 또한 사설시조 창작에 나서서, 현전하는 사설시조 가운데는 작자가 사대부로 명시된 작품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그밖에 시적 화자가 여성으로 설정된 작품이 꽤 많다는 것도 주목되는 점이다. 그러나 사설시조를 지을 정도의 수준을 보일 수 있는 작자층은 적어도 글을 아는 식자층, 즉 주로 중인 계층에 속하는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사설시조의 미의식

 

사설시조는 우아한 기품과 균형을 강조하는 평시조와는 달리 거칠면서도 활기찬 삶의 역동성을 담고 있다. 사설시조를 지배하는 원리는 웃음의 미학이라 할 수 있다. 현실의 모순에 대한 날카로운 관찰, 중세적 고정 관념을 거리낌없이 추락시키는 풍자, 고달픈 생활에 대한 해학 등이 그 주요 내용을 이룬다. 아울러, 남녀간의 애정과 기다림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대개는 직선적인 언어를 통해 강렬하게 표현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특징이다. 종래의 관습화된 미의식을 넘어서서 인간의 세속적 모습과 갈등을 시의 세계 안에 끌어들임으로써 사설시조는 문학의 관심 영역을 넓히는 데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미의식은 조선 후기의 변모된 세계관과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이뤄진 것으로, 이후 우리 근대 문학의 바탕을 이루기도 한다.

사설시조

 

시조의 한 형식. ‘장시조’ 또는 ‘장형시조’라고도 한다. 평시조의 기본형에서 두 구 이상에서 각각 그 자수가 10자 이상으로 늘어난 시조이다.

 

시조를 형식상으로 분류하면 평시조·엇시조·사설시조로 나뉘는데, 평시조는 정제(整齊)된 형식적 틀을 깨뜨리거나 규범을 벗어나는 경우가 없다.

 

반면 엇시조와 사설시조는 이 같은 규범에서 벗어나 있다. 그 중 사설시조는 평시조의 기본형에서 가장 벗어난 시조의 형식으로 율조의 제약을 벗어나 어조가 사설체로 되어 있고, 초장·중장·종장의 구분이 가능한 시조이다.

 

이 파격구(破格句)는 중장의 1·2구가 벗어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종장과 초장도 벗어나는 수가 있고 세 개 장이 각각 다 벗어날 때도 있다. 현존하는 고시조 가운데에서 약 15%의 시조가 이에 해당된다.

 

주제는 평시조가 양반 사대부들의 한정·애정·탈속을 내용으로 지은 것이 많은 데 반해, 사설시조에서는 자수상에 구애됨이 없이 인간생활을 사실적으로 담아내고 있는 점이 특징적이다.

 

현존하는 사설시조에서 작자로 나타나는 인명은 약 30여명에 지나지 않아 평시조에 비하여 작자가 후세에 알려지지 못하였다. 다만, 서리 출신들을 중심으로 하는 평민계층에서 널리 지어졌을 것으로 믿어진다.

 

발생시기는 명종·선조시대까지 올려보는 학설도 있으나, 통계상으로 볼 때 영조·정조시대에 지어진 것이 많아서 숙종시대로 보는 것이 옳을 듯하다.

 

시조 창의 한 가지로서 사설시조는 엮음시조·편시조(編時調)·주슴시조·습시조(拾時調)·좀는시조 등 많은 이름으로 불리고 있으나, ‘사설’과 같이 리듬이 모두 촘촘하다는 뜻이다.

 

사설이라 함은 가곡의 편(編)과 같이 장구 장단이 촘촘해지거나 시조에서와 같이 한 박자 안의 리듬이 촘촘해질 경우를 말한다. 즉, 사설의 뜻은 시조가사 자수(字數)의 많고 적음에서 온 이름이 아니고, 음악적인 리듬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가곡 중 편의 음악적인 형태와 비교되는데, 가곡의 편은 초삭대엽 (初數大葉)·농(弄)·악(樂) 등 곡의 16박 한 장단을 10박 한 장단으로 바꾸고, 단형시조와 장형시조 등 시조의 자수와 관계없이 부르게 되어 있다.

 

즉, 단행시조일 경우에는 가곡의 기본장단에 의하여 부르고, 장형시조일 경우에는 중장 또는 종장에서 자수가 늘어나므로 가곡 편곡조에서는 5장 중 2·3장과 5장에서 장단을 연장하는 방법에 의하여 늘어난 시조가사 자수를 소화시킨다.

 

그러나 사설시조(또는 편시조)에서는 시조의 자수가 아무리 늘어나더라도 평시조와 같이 본 장단 속에서 불러야 하기 때문에 한 박자 안에 2자에서 4자까지 불러야 한다. 한 박자 안에서 3·4박자씩 부르게 되면 그 리듬이 복잡하게 된다. →시조

≪참고문헌≫ 歌曲源流, 國文學通論(張德順, 新丘文化社, 1963), 古詩歌論攷(李能雨, 宣明文化社, 1966), 時調音樂論(韓國國樂學會, 1973), 古時調文學論(秦東赫, 螢雪出版社, 1976), 韓國詩歌文學史(朴乙洙, 亞細亞文化社, 1997).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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