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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 드 보부아르 연애편지 출간 여성운동계에 충격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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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 드 보부아르 연애편지 출간 여성운동계에 충격

(연애편지 공개로 여성운동가로서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나는 얌전한 여인이 되겠어요. 설거지도 하고, 청소도 내가 하죠. 달걀 이나 럼주 섞인 과자도 내가 직접 사러갈 거예요. 당신의 허락없이는 당 신의 머리결도, 당신의 볼도, 당신의 어깨도 만지지 않을게요."

 

최근 출간된 한 여인의 연애편지묶음이 프랑스 문화계와 여성운동계에 충 격을 던지고 있다. 󰡐얌전한 여인󰡑이 되기를 자처한 편지의 주인공이 바 로 <2의 성>(1949)으로 유명한 시몬 드 보부아르(1908~1986)이기 때 문이다. 샤르트르와의 계약결혼으로 유명한 보부아르는 <2의 성>에서 󰡒우리는 󰡐여성󰡑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성으로 길들여질 뿐󰡓이 라고 주장했다. 보부아르의 <2의 성>은 이후 여성해방운동이론의 인식 론적 토대가 됐고 수많은 여성운동가들을 길러냈다.

 

하지만 이번에 출판된 <넬슨 앨그렌에게 보내는 편지들(1947~1964)-대 서양을 넘나드는 사랑>에서 보부아르는 󰡐여성해방론자 보부아르󰡑와는 질적으로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편지들>은 보부아르가 소설가인 미 국인 애인 앨그렌에게 거의 20년 동안 영어로 썼던 편지를 모아 번역 출 판한 책이다.

 

이 책에서 보부아르는 '나의 남편 앨그렌', '내사랑 넬슨' 등으로 시작되는 짜릿한 용어와 원색적인 어투로 일관하고 있다. 또 샤르트르에 대해 '그는 정열적이고, 관대한 사람이었지만 침대에서만은 예외였다'고 솔직한 고백을 하고 있다.

 

편지는 언제나 '영원한 연인은 앨그렌 당신'으로 끝을 맺는다.

 

냉철한 여성해방론자 앨그렌과 사랑에 빠져 '당신의 여인'이 되기를 간청하는 보부아르. 시사주간지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가 이 책을 평하며 보부아르를 '순종적 아랍 여성'으로 규정한 것은 '여성운동 이론가 보부아르'에 대한 일종의 배신감 때문일 것이다.

 

파리=최연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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