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씨전(蘇氏傳)
by 송화은율소씨전(蘇氏傳)
작자·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1권 1책. 국문필사본. 이본으로 필사본 〈장한림전 張翰林傳〉·〈소부인전 蘇夫人傳〉과 활자본 〈조생원전 趙生員傳〉이 있는데, 〈장학사전 張學士傳〉은 우리 나라를 배경으로 하여 번안한 작품이다. 이본들간에는 내용의 차이가 없고, 〈조생원전〉의 인물 이름이 이본들과 다를 뿐이다.
송나라 때 이부상서 장장인은 늦게야 아들 서향(瑞鄕)을 얻는다. 서향이 장성하여 고향인 절강에서 공부를 하고 있던 어느 날, 춘경을 구경하다가 고아가 되어 외가에 의탁하고 있는 소소저를 보고 연모한 끝에 부모에게 고하지도 않고 중매를 넣어 약혼을 한다.
그 뒤 아버지의 명을 받고 상경하여 과거에 급제, 한림학사가 된다. 천자가 자기의 외손녀인 군주를 두고 장한림에게 청혼한다. 장한림은 소소저와의 관계를 부모에게도 천자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소소저를 그리워하다가 병이 나서 사경을 헤매기에 이른다.
장한림은 참다 못해 누이 장소저에게 사실을 털어놓았는데, 장소저는 이 사실을 다시 부모에게 알린다. 장상서는 부모의 허락도 없이 약혼한 아들을 꾸짖는 한편, 소소저가 남의 아들을 유혹하여 이름을 더럽혔다고 노하였다. 그러나, 소소저의 가문과 현숙함을 알고서 혼인을 허락한다.
장한림은 혼인을 허락받고 병이 나았으나, 천자의 명령을 거역할 수 없어 군주와도 혼인을 한다. 그러나 장한림이 군주를 냉대하고 소부인만을 사랑하자, 군주는 소부인을 시기한다. 군주가 장한림에게 개심환(改心丸)을 먹이고 소부인을 모함하자 장한림은 소부인을 박대하여 내쫓고 군주만을 사랑한다.
소부인은 쫓겨나와 자살을 기도하나 박어사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다. 형주자사로 있던 장승상이 돌아와 가화의 원인을 밝혀낸 뒤, 군주의 악행을 상소하고 한림을 회개시키는 한편, 소부인을 찾아서 데려온다. 소부인이 옥중에 있는 군주를 찾아가서 위로하니 군주도 회개하여 일가가 화락하게 살았다.
작품의 전반부에서는 남녀 주인공의 결연을 다루었고, 후반부에서는 악인의 개입에 의한 애정의 시련과 가정의 불행을 다루었다. 전반부에서는 남주인공이 부모의 허락도 없이 자신의 욕구에 따라 약혼하는 사건에 애정의 자유를 추구하는 강한 의지가 표현되어 있다.
부모와 천자에게 자신의 약혼 사실을 알리지 못한 채 병이 나서 사경을 헤매는 사건과, 군주를 데려다 놓고도 냉대만 데서 그러한 의미는 더욱 강조되어 있다. 애정의 자유를 추구하는 과정에서는 부모와 천자가 적대자로 등장함으로써 그들의 강압적이고 일방적인 처사가 비판되고 있다.
후반부에서는 선인과 악인의 대결을 통해 권선징악적인 의미를 보여주는 동시에 권력에 의한 강제혼이 얼마나 엄청난 불행을 초래하는가 하는 사회구조적 모순을 은연 중에 강조하고 있다.
천자가 신하에게 혼인을 강권하는 사건은 조선시대 소설에 흔하게 나타나는 현상인데, 이는 봉건적인 정치권력에 대한 불신과 반감을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단국대학교 율곡기념도서관 나손문고(舊 金東旭 소장본)에 있다.
≪참고문헌≫ 趙生員傳(活字本古典小說全集 10, 亞細亞文化社, 1977), 韓國古典小說硏究(金起東, 敎學社, 1981).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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