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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록(蘇門錄)​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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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록(蘇門錄)

작자·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14권 14책. 국문필사본. 이 작품은 남자주인공 소현(蘇賢)을 둘러싸고 여러 부인들이 사랑을 독차지 하기 위하여 싸우는 모습을 그린 가정소설이다.

송나라 진종 때 승상 소연의 셋째아들 소현은 풍채와 문장이 뛰어났으나, 15세에 부인 호씨를 병으로 잃는다. 그는 덕행과 재주가 뛰어난 윤시랑의 딸과 재혼한다.

소현이 과거에 장원급제하니, 황제는 한림학사를 제수하고, 장황후 동생의 딸 옥선군주를 사혼(賜婚 : 왕의 명령에 따라 하는 혼인)한다. 소현은 윤부인을 공경하나, 깊은 사랑은 없다. 소현이 두 부인과 금실이 좋지 않아 자녀가 없자, 황제는 다시 승상 조원의 딸을 사혼하니, 소현은 비로소 부부의 낙을 누리게 된다.

조부인이 궁녀 유보모를 데려왔는데, 성질이 간사하고 포악하였다. 조부인 또한 심성이 고약하여 유보모가 꾸민 흉계에 가담해서, 현숙한 윤씨와 장씨 두 부인을 괴롭힌다. 윤부인은 아들을 낳았으나, 병이 들어 죽는다. 아들을 잃은 윤부인은 매사에 뜻이 없어 친정 부모의 신위를 모시고 별장인 안궁으로 떠난다.

정태부인은 아들에게 말하여 안궁으로 양식을 보내게 하나, 유보모는 윤부인을 굶겨 죽이고자 쌀 대신 모래를 넣어 보낸다. 윤부인은 시녀와 함께 풀뿌리와 나무껍질로 연명한다.

한편,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궁중에 와 있던 장부인이 병을 얻어 죽는다. 이 때, 소승상의 친척 되는 가씨가 남편 채생을 잃고 시누이와 함께 안궁에 와서 살게 되었는데, 소현이 우연히 가씨를 찾아 왔다가 채소저의 아름다움을 보고 가씨를 졸라 결혼을 한다.

이에 조부인은 채부인을 시기하나, 소현은 조부인에 대한 사랑이 식으면서 안궁에 있는 윤부인을 생각하게 된다. 윤부인은 본가로 돌아가자는 소현의 청을 거절하나 시아버지의 친서를 받고 본가로 들어간다. 유보모가 다시 윤부인을 해할 생각을 하고, 또 안궁에서 앓았던 병이 도져 윤부인은 다시 안궁으로 돌아간다.

황제가 다시 소현에게 참정 양의의 누이를 사혼하니, 소현은 양부인을 사랑한다. 소현이 여러 부인을 취하여 겪어본 뒤, 안궁의 윤부인을 생각하는 마음이 더욱 간절해진다.

 

소상서는 안궁으로 가 병들어 누워 있는 윤부인을 지성으로 간호하며, 잘못을 빌고 집으로 데려온다. 그리고 유보모는 친구 아버지의 후처로 보낸다. 윤부인은 아들 차흥과 환흥을 낳고, 채씨와 양씨 두 부인과 화목하게 지내며 조부인을 감화시키려 애쓴다.

이 때 장황후가 죽어 조부인은 애통함을 금치 못하다가, 윤부인의 정성어린 위로에 감화를 받는다. 그러나 혼자 된 유보모가 다시 나타나 윤부인을 죽이고자 윤부인의 인형을 만들어 땅에 묻는다. 윤부인은 관음보살의 힘으로 위기를 벗어난다. 유보모는 다시 조부인과 친밀한 단성공주를 찾아가 황제를 움직여 윤부인을 축출시킨다.

윤부인은 옆집에 사는 소현의 심복 부하인 설홍의 집에 숨어 지낸다. 소현은 조부인을 일체 찾지 않고 윤부인을 그리워하다가 병을 얻는다. 설홍에게서 윤부인의 거처를 들은 소현은 밤중에 월장하여 윤부인을 만난다.

이때 남만이 강성하여 중원을 침공하니, 좌승상 소현이 평남대원수가 되어 아들 차흥을 데리고 출전하여, 차흥이 큰 전공을 세운다. 또, 환흥이 유황후가 낳은 옥성공주의 부마로 간택되니, 황제는 윤부인의 죄를 용서하여 본가로 돌아가게 한다.

윤부인은 남편이 세 부인을 박대하는 것을 보고, 남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하여 안궁으로 가서 숨는다. 이에 소승상이 찾아와 네 부인을 똑같이 대하겠다고 언약하니, 윤부인은 본가로 돌아와 세 부인과 함께 화목하게 살아간다.

이 작품은 새로운 형태의 쟁총형 가정소설이다. 일반적인 쟁총소설은 한 남성을 둘러싸고 여러 여성 사이에서 전개되는 시기와 질투 등 가정의 비극을 그리면서, 일부다처의 부부생활에서 벌어지는 비극을 통해 권선징악이나 개과천선 같은 도덕·윤리 문제를 주제로 다룬다.

그러나 이 작품은 그러한 공통적인 구성을 탈피하여, 질투하는 여인의 음모를 받지 않기 위하여 사전에 피신함으로써, 다른 작품에서처럼 남편으로부터 축출을 당하여 온갖 고난과 사경을 겪는 비극을 예방하는 점이 특이하다.

또, 이 작품에서는 셋째 부인 조씨가 능동적으로 음모를 꾸미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유모인 유씨가 직접 음모를 꾸며 윤부인을 괴롭히는 점이 다른 쟁총소설과 다르다.

무엇보다도 이 작품은 편애하는 남편으로 하여금 자기를 비롯한 세 부인을 똑같이 사랑하게 하여 가정의 평화를 도모하고, 자기를 모해한 조부인을 온갖 노력과 정성을 기울여 감화시키는 윤부인의 성녀(聖女)와 같은 덕행을 표현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규장각도서에 유일본이 있다. ≪참고문헌≫ 韓國古典小說硏究(金起東, 敎學社, 1983).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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