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패왕기(西楚覇王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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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패왕기(西楚覇王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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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에 지어진 작자 미상의 고전소설. 국문본. 1848년(헌종 14)에 간행된 목판본 ≪삼설기 三說記≫에 실린 작품 중의 하나이다. 활자본은 조선서관판 ≪별삼설기 別三說記≫에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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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기질이 뛰어나고 위인이 대담하여 남에게 굴할 줄 모르는 한 선비가 있었다. 그러나 그는 때를 만나지 못해 공명(功名)을 구하지 아니하고 명산대천을 두루 찾아다녀 그의 발걸음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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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한 곳에 이르니 주위의 경관이 너무 아름다워 깊이 들어가는 줄 모르고 있다가 산속에서 날이 저물어 잠잘 곳을 찾는다. 우연히 총림 사이에 몇 간 되지 않는 작은 초가가 있는 것을 보고 그곳으로 가 하룻밤 묵고 갈 것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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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가 나와 이 집은 다른 집이 아니라 서초패왕과 우미인의 집이니 잠시도 머무를 수 없으며 빨리 돌아가지 않고 머뭇거리다가는 큰 화를 당할 것이라고 한다. 선비는 대로하여 이 밤중에 어디 가서 자겠느냐며 문을 박차고 들어간다. 그는 우미인이 아름다운 얼굴을 하고 서 있는 것을 보고 황홀하여 어찌할 바를 몰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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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요란한 소리와 더불어 천병만마가 이르는 것을 보고는 몸을 피하고자 하였으나 결국은 피하지 못하여 서초패왕과 맞닥뜨리게 된다. 이에 서초패왕은 어찌된 사정인지도 알려하지 않고 부하를 시켜 선비를 잡아내어 쇠사슬로 묶어서 대 아래에 꿇리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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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왕은 우미인과 더불어 술잔을 나누다가 술이 반취함에 이르자 선비를 꾸짖으며 남의 가택을 무단침입한 죄는 사형감이나 한 번만 용서해 주겠으니 다시는 이와 같은 행실을 하지 말도록 명한다.

그러나 선비는 조금도 두려운 기색이 없이 크게 웃고 아뢸 말이 있다고 한다. 그는 패왕리 나타날 때의 전후 사정을 일일이 이야기하며 그가 행하였던 전일의 행사를 보더라도 그 자신이 후세 사람들을 떳떳이 대할 면목이 없을 텐데도 불구하고 사람을 업신여기고 위력으로 제어하기를 일삼으며, 자기와 같은 힘없는 선비와 더불어 수간초옥을 다투는 그 미미함을 책한다. 패왕이 이 말을 듣고는 감히 한마디도 대답하지 못하고 눈물만 흘리더니 홀연 공중에 몸을 날려 그곳에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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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서한연의 西漢演義〉에서 연유하며 초패왕에 관한 설화를 소설화한 작품이다. ≪삼설기≫에 같이 실려 있는 〈오호대장기〉와 동공이곡(同工異曲)으로, 필부의 용(勇)으로 천하 공도(公道)를 무시한 항우(項羽)를 꾸짖는 면모 속에 한국적 선비의 정신적 승리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이것은 하나의 풍자 단편으로서 높이 평가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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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三說記(景印 古小說板刻本全集 1, 延世大學校 人文科學硏究所, 1973), 三說記(金東旭校註, 韓國古典文學大系 4, 民衆書館, 1976), 別三說記(舊活字本古小說全集 20, 仁川大學 民族文化硏究所, 1983).

(자료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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