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선기(三仙記)
by 송화은율삼선기(三仙記)
작자·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1권 1책. 국문활자본. 도덕군자의 위선적 생활을 풍자한 풍자소설이다. 이 소설은 고매한 도학자(道學者) 이춘풍이 활량패에 의해 비방, 조롱당함으로써 유교의 문치주의와 문반 ( 文班 )의 특전의식이 풍자되고, 또 도학자가 기생의 모가비가 됨으로써 기생과 교방의 권위가 상승, 미화된 작품이다.
명문대가의 장남 이춘풍은 벼슬길에 나가기를 싫어하고 독서만 하며, 남녀간의 성생활을 추하게 여기는 극단적인 도덕군자이다. 어느날 춘풍은 홍제원에서 무관들에게 온갖 비방과 곤욕을 당한다. 이 자리에서 춘풍을 본 홍과 유 두 기생은 남장을 하고 춘풍을 찾아가 사제의 관계를 맺는다.
두 기생은 춘풍과 함께 강산을 유람하던 중 가짜 선녀행세를 하여 마침내 춘풍의 절개를 깨드린다. 자초지종을 들은 춘풍은 두 기생과 더불어 날마다 즐겁게 논다. 이후 춘풍은 평양에 교방을 창건하고, 두 기생은 수석이 되어 24교방을 거느린다.
세 사람은 평양 대성산에 초당을 짓고 세상의 영욕을 부운(浮雲)에 붙여두고 행복하게 여생을 살아가니, 사람들이 그들을 ‘지상삼선(地上三仙)’이라 불렀다.
이 작품은 판소리 열두마당 가운데 〈가짜신선타령〉과 결구의 유사성이 논의되기도 하였다.
주인공 춘풍의 응고된 성격과 비사회성이 풍자된 전반부는 문반에 대한 무반의 잠재적 불만이 표출된 것이고, 특권층에 대한 서민의 항거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홍과 유 두 기생의 가짜 선녀 계략에 속아 기생의 모가비가 된 사건은 단순한 훼절이 아니다.
두 기생은 처음부터 춘풍의 도학을 깨뜨리고자 한 악의가 있었던 것이 아니고 결연을 위한 방편이었다. 이춘풍과 같은 도학군자가 기생의 모가비가 되고 교방의 주인이 되게 한 것은 도학군자의 타락이 아니라, 기생과 교방을 천시한 기존의식을 없애고 권위를 상승시키고 미화하고자 한 시대정신과 사회의식의 반영이다.
≪참고문헌≫ 三仙記(舊活字本 古典小說全集 3, 亞細亞文化社, 1977;한국고전문학 16, 서문당, 1984), 李朝時代小說論(金起東, 二友出版社, 1983), 三仙記硏究(李石來, 聖心女子大學校論文集 10, 1979).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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