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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이면 가리봉동에 가야한다 / 해설 / 양귀자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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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이면 가리봉동에 가야한다 / 양귀자


 지은이 : 양귀자

 갈래 : 현대소설, 연작소설

 배경 : 부천 어느 동네(원미동 : 원미동의 의미는 멀 (), 아름다울 (美,) , 동네 ()으로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꿋꿋이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삶의 터전을 은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장소를 배경으로 그곳 소시민들의 삶을 다루고 있지만, 1980년대 우리의 생활상을 보여 주는 하나의 상징적이고 보편적인 공간으로 설정되어 있다. 경제적인 부유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들이 가득찬 곳, 그곳이 바로 원미동이다.)

 성격 : 비판적, 사실적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이 글은 전지적 작가 시점을 취하면서도 주로 '그'라는 특정 인물의 시각에서 사건을 서술하였다. 작품 밖 서술자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그'의 심리 변화를 서술하여 도시 중산층인 '그'의 속물성을 낱낱이 보여 주고 있으며, '그'의 입장에서 다른 인물들과 사건을 관찰하며 주제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구성 :

발단 - '그'는 욕실 파이프가 터져 임 씨에게 공사를 맡긴다. 그런데 의외로 공사가 간단해지자 아내는 처음의 견적서대로 돈을 주는 것이 아까워 임 씨에게 그동안 미루어 두었던 옥상 공사까지 부탁한다.

전개 - '그'와 아내는 임 씨를 계속 경계하지만, 임 씨는 욕실 공사를 마치고 나서 추가로 요구한 옥상 공사까지 정성껏 한다.

위기 - 공사가 끝난 후에 일한 만큼만 정직하게 계산해서 견적서를 수정하는 임 씨의 모습을 보고 '그'와 아내는 아연해한다.

절정 - 일을 모두 마치고 가진 술자리에서 '그'는 비가 오는 날이면 떼인 연탄 값을 받기 위해 가리봉동에 간다는 임 씨의 사연을 듣는다.

결말 - 술에 취한 임 씨는 울면서 하소연을 하고, '그'는 그런 임 씨에게 연민을 느낀다.

 

 주제 : 도시 빈민층의 소외감과 무력감, 도시 노동자의 고통스러운 삶과 그에 대한 연민, 가난하지만 열심히 사는 서민들의 애환과 희망

 

 인물 :

그 : 사소한 자기 이익에 걱정하고 의심하는 소시민적 인물로 임씨를 못 미더워하다가 차츰 그를 신뢰하게 됨

임씨 : 연탄 가게를 운영하며 막일을 하거나 남의 집을 보수하는 수리공으로 정직하고 성실한 노동자임.

아내 : 인색할 정도로 알뜰한 주부로 견적서대로 돈 주기를 아까워하다가 임씨가 새로 낸 견적에 가장 놀라게 됨.

 

 사건 : 임씨에게 배수 공사를 맡기고 혹시나 그가 대충 일하고 돈만 많이 받아가지 않을까 의심했던 그는 미안한 마음에 술자리를 같이 한다. 임씨와 대화 중에 임씨의 속사정을 듣게 된 그는 세속적 욕망에 충실했던 자신의 삶을 반성한다.

 

 특징 : 1980년대 한국 사회의 풍속도를 부천시 원미동이라는 공간을 통해 도시민들의 일상을 사실적으로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광복절 하루 동안 일어난 사건을 서술하고 있고, 특정 물인  의 시선을 통해 다른 인물인 임 씨의 행동을 관찰하고 있으며, 대상(임 씨)에 대한 인물(그)의 인식이 변화해 가는 과정을 보여 주고 있음.

 

 줄거리 : '그'는 임씨의 본업이 연탄 배달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욕실 공사를 맡긴 것을 후회한다. 그리고 의외로 공사가 간단해진 것을 안 아내는 견적서대로 돈 주기를 아까워한다. 하지만 임씨는 힘든 옥상 공사까지 정성껏 해 주고는 일을 마친다. 또한 일한 만큼만 계산해서 견적서를 수정하고 옥상 공사는 '서비스'라고 말한다. 하루 종일 임씨에게 줄 돈을 아까워하며 공사비를 깎아 보려던 아내와 '그'는 임씨의 진실성 앞에서 부끄러움을 느낀다. 일을 끝낸 후, 노임을 받은 임씨는 술을 사겠다고 하고, 두 사람은 김 반장네 형제 슈퍼 노천의자에서 술을 마신다. 임 씨는 자신의 가족의 고통스러운 삶, 가진 자들에 대한 원망, 그리고 도피처로서의 고향에 가고 싶다는 희망을 동시에 표출한다. 그리고  '그'는 임씨가 비가 오는 날이면 떼인 연탄값을 받기 위해 가리봉동에 간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가난한 도시 빈민인 임씨의 처지를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출전 : 문학과 지성(1987)

 

 

 

 이 작품은 연작 소설 ‘원미동 사람들’에 실린 것으로 광복절 휴일 하루 동안 일어난 사건을 ‘그’의 시점에서 서술하고 있다. ‘그’는 육체 노동자인 ‘임 씨’에게 집수리를 맡기면서 그가 대충 일하고 돈만 많이 받아가려는 수작을 쓰는 것이 아닌가 계속 의심의 눈길을 보낸다. 그러나 ‘임 씨’가 예상하는 것과는 달리 아주 적은 돈으로 욕실 수리에 옥상 수리까지 해주자 ‘임 씨’를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된다. 집수리를 마치고 가진 술자리에서 ‘그’는 ‘임 씨’가 비 오는 날 가리봉동에 가는 속사정까지 알게 된다. 결국 ‘그’에게 ‘임 씨’와의 만남은 세속적인 욕망에 충실한 소시민으로 살아가던 자신의 삶에 대해 반성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쉽게 사회 변혁으로 나아가거나 보다 나은 삶의 전망을 그려내지는 않는다. 다만 작가는 끊임없이 질주하는 도시의 삶, 세속적인 도시의 논리 속에서 소외된 계층의 문제를 따스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으며, 도심의 외곽 지대에 살고 있는 소외된 사람들의 삶을 통해 이웃과 이웃간에 벌어지는 갈등과 이해, 그리고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공존의 원리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양귀자

 1955년 전주에서 태어났으며 원광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78년 『문학사상』 신인상에 「다시 시작하는 아침」이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했다. 소설집 『귀머거리새』 『슬픔도 힘이 된다』, 연작소설집 『원미동 사람들』 등과 장편소설 『희망』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천년의 사랑』, 인물소설 『지구를 색칠하는 페인트공』 『길모퉁이에서 만난 사람』, 산문집 『따뜻한 내 집 창밖에서 누군가 울고 있다』 『양귀자의 엄마 노릇 마흔일곱 가지』 『삶의 묘약』, 장편동화 『누리야 누리야 뭐 하니』, 문학선집 『천마총 가는 길』 등이 있다. 유주현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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