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청 가는 길 / 요점정리 / 이봉구
by 송화은율 작자소개
이봉구(李鳳九: 1916-1983)
경기도 안성 출생. 일본 메이지 대학 수학. 1938년 김광균 오장환 서정주 등과 <시인 부락>, <풍림(風林)>, <자오선> 등의 동인으로 활동. 그는 주로 자전적인 작품 세계를 보이면서 문단 교류에 얽힌 일화들을 소재로 한 작품을 많이 썼다.
주요 작품으로는 <언덕>, <부라운과 시계>, <북청 가는 길>, <방가로(放歌路)>, <잡초> 등이 있다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금수의 낙원>, <환도 전후>와 함께 1966년에 발표된 단편으로 작가의 성장기의 자전적 소재를 다루고 있다.
<북청 가는 길>은 [회색 바지에 검정 두루마기를 입고 보기에도 끔찍한 쇠고랑을 찬 열 아홉 살의 홍안 소년이 함경도 북청으로 압송되어 가고 있다.]는 첫머리로 시작된다. 여기 열 아홉 홍안 소년은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이봉구 청년 자신이지만 그는 지금 식민지 경찰의 손에 의해서 개처럼 끌려 가고 있는 것이다. 죄명 따윈 있을 리 없었고, 그들 일본 경찰이 말하는 위험 인물 즉, 독립 운동가 사상가 요시찰 인물인 선생님의 집에 매일 놀러 다녔으니 그들이 볼 때는 잡아둘 만한 죄인일는지는 모른다. 그러니까 조선에서 출생했다고 하는 사실 그 자체가 반역죄에 해당되는 셈이니 지금 개처럼 끌려 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청년은 모진 고문을 당했다. 무릎이 상하여 궁둥이 걸음질을 해야 했고, 추위가 덜 가신 이른 봄인 데도 유치장엔 담요도 없었다. 오직 들려 오는 소리라고는 고문을 당하며 지르는 동포의 비명 뿐이었다. 그는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취조와 고문을 당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런 환경 속에서 청년은 무엇을 생각하며 어떤 일을 하고 있었을까. 생각하는 일이라고는 별로 없었다. 정녕 고통에서 해방되기 위해서였을까, 김동환의 시 <국경의 밤>을 외우는 것이 고작이었다. 이는 불안이나 공포에서 도주하거나 해방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일종의 현실 도피 행위였다.
청년은 선이나 악, 그 어느 편도 선택하지 않았다. 만일 그가 작품의 주동 인물이었다고 한다면 분명한 의식을 드러내야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은 마치 감방 속의 귀뚜라미처럼 시나 읊조리고 있다. 그러므로 청년은 정적(靜的) 인물 혹은 중성적 인물의 성격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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