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보이고 있다'는 바르지 않습니다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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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

"보이고 있다"?

 

레지던트 선생님이 "이 환자는 ...... 1번 요추에 저밀도의 음영이 보이고 있고, 압박골절이 이렇게 보이고 있습니다....... 2번과 3(요추)에도 이렇게 ......이 보이고 있습니다......."라고 하자의사들이 우리말도 바르게 쓰지 않는다고부디 '보이고 있다'라는 말이 잘못 쓰인 말인지 알아봐 주시기 부탁합니다.


[풀이]

'보이고 있다'가 바르지 않음을 아는 분은 드뭅니다. 그래서 많은 분이 생각 없이 이를 쓰고 있습니다. 바르게 쓰려면 '음영이 있고 ...' '음영을 보이고'로 써야 합니다. 이렇게 쓰면 문장이 더 쉽고 간단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보이고 있다' '있다'는 보조용언으로 '어떤 동작이 진행 중이거나 어떤 상태가 지속하다'의 뜻으로 쓰입니다. 그리고 '보이다'는 눈에 들어오거나 살피어지다'의 뜻입니다. 그런데 '보이다'에 동작의 지속을 나타내는 보조용언 '있다'를 붙이면 어색합니다. 비슷한 예로 '눈치가 보이다'가 있습니다. 여기 쓰인 '보이다'에 보조용언 '있다'를 붙여'눈치가 보이고 있다'로 쓰면 어색한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그림을 보고 있다.' '기차가 달리고 있다' 따위는 바릅니다.

글을 바르게 쓰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추가로 조심해야 하는 표현을 몇 가지 더 올리겠습니다. '처리되어지고 있다'와 같은 표현은 영어투로 문맥에 따라 '처리된다' '처리되고 있다'로 쓰면 좋습니다. 그 이유는 '되다' '지다'가 중복이기 때문입니다. '가르쳐지고 있는'과 같은 표현도 '가르치고 있는'이나 '가르치는'으로 씀이 바릅니다.

 

 '어긴 것에 다름 아니다' '어겼음에 틀림없다'와 같은 표현은 일본어에서 온 표현으로 '어긴 것과 다름없다' '어겼다'로 쓰면 바릅니다. 학자들이자주 쓰는 '한국에 있어서 정치 문제는'과 같은 표현도 일본어에서 왔습니다.

 

'한국의 정치 문제는'으로 쓰면 더 힘있는 문장이 됩니다. '노후화된' '노후한'으로 쓰면 좋습니다. 또 영어투 표현인 '회의를 가졌다' '회의를 했다'로 써야 합니다. '모든 사람에 의해 존경받는' '모든 사람이 존경하는'으로 써야 합니다. 그리고 '써야 됩니다''써야 합니다'로 써야 합니다.

 

'성공이 이루어졌다' '성역 없는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따위의 표현은 꼴불견으로 당연히 '성공했다' '성역 없이 수사해야 한다'로 써야 합니다. 이외에도 바람직하지 못한 표현이 아주 많습니다. 우리가 조금만 신경 쓰면 더 힘있고 좋은 글을 쓸 수 있습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풀이2]

최근 우리말에서 "고 있다'가 잘못 쓰이는 예가 많습니다. 이를 정리했습니다.

먼저 '한국인은 밥을 먹고 살고 있습니다'처럼 '고 있다'를 거의 의식 없이 쓰는 예가 많습니다.

당연히 '한국인은 밥을 먹고 삽니다'로 써야 합니다. '고 있다'를 잘못 쓰는 예를 보이려고

국어문화운동본부에서 발간한 '신문과 방송 국어 다듬기 결과보고'에 있는 예를 정리했습니다.

 

(1) '태풍이 곧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 '... 상륙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상륙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되다'의 사용을 줄이면 좋습니다'

--> '... 상륙하리라 예상합니다'

('것이다'를 되도록 쓰지 않아야 합니다)

--> ' ... 상륙할 것입니다'

(굳이 '예상하다'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

 

어떻습니까? 마지막 두 문장이 바람직하지 않습니까?

 

(2) '대응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 '대응이 주목됩니다'

--> '대응을 주목합니다'

 

(3) '모성애마저 폭행의 대상이 되고있습니다'

--> '모성애마저 폭행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4) '의혹이 밝혀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의혹이 밝혀질 것으로 봅니다'

--> '의혹이 밝혀질 것입니다'

 

(5) '대형사고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 '대형사고가 우려됩니다'

 

(6) '또 다른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 '또 다른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7)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 '비판적인 목소리도 있습니다'

-->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한자접미사 '-'을 줄여 써야 합니다)

 

(8) '자리를 비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 '자리를 비웠기 때문입니다'

 

(9) '거리 곳곳은 새롭게 단장되고 있습니다'

--> '거리 곳곳은 새롭게 단장되었습니다'

--> '거리 곳곳을 새롭게 단장했습니다'

 

(10) '사고가 자주나서 우려하고 있습니다'

--> '사고가 자주 일어나 우려합니다'

--> '사고가 자주 일어나 걱정입니다'

 

--------- 이외에도 '고 있다'를 잘못 쓴 예는 많습니다. 그러니 되도록 '고 있다'를 쓰지

않아도 될 때는 이를 쓰지 맙시다. 위에서 고쳐 제시한 첫 번째 문장은 '국어문화운동본부'에서 제시한 것이며, 나머지는 제가 고쳐본 것입니다.

 

참고로 일부 학자(주로 외국에서 공부한 분) '고 있습니다'의 쓰임에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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