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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등불 하나 / 해설 / 서경온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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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등불 하나 / 서경온


이 시는 우선, 인간 스스로를 벗어나기 위해 망각의 깊은 강물 속에 침잠하기도 하고, 애써 먼 길을 떠나 보기도 하지만 결국은 제자리로 되돌아오게 되는 운명의 굴레를 응축적으로 제시한다. 화자는 눈먼 검은 강물, 그 망각의 어둠 속으로 가라앉지만 그러나 별빛 등불은 여전히 자신의 곁에서 반짝이고 있다. 다시 그는 애써 작정하고 먼 길을 떠나지만 울먹이며 다시 별빛 등불 곁으로 돌아오고야 만다. 그의 길 떠남은 이제 오히려 더욱 강한 회귀의 여로이다. 이러한 숙명적인 모순성으로 인해 시적 화자는 강물보다 깊은 슬픔의 눈물을 흘리게 된다. 이럴 때 구원처럼 내 안에 별빛 등불이 켜진다. 이 시에서 `별빛 등불'은 바로 시인 자신이 벗어나고 싶은 검은 심연이면서 동시에 자신을 구원하는 따뜻한 빛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모순성에 대한 시적 통찰은 바로 인간 실존의 슬픈 숙명에 대한 직시라 할 것이다. [해설: 박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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