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허담관제언록(碧虛談關帝言錄)
by 송화은율벽허담관제언록(碧虛談關帝言錄)
조선 후기에 창작된 작자·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국문필사본. 장사각본은 26책, 국립중앙도서관본은 10책이다. 이 작품은 '하씨선행후대록'으로 연결되고 있어 2부작 연작소설의 첫번째에 해당되는 작품이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송나라 인종 때 하승상의 아들 하유는 부인 왕씨와의 사이에 8남 3녀를 두었다. 장자 경림은 태상경 진영의 딸과 결혼한다. 과거에서 경림은 장원으로 차남 경화는 탐화로 급제하여 각각 한림학사와 홍문직사가 된다. 경화는 각노 사철의 딸과 정혼하나, 호부시랑 윤경성의 딸 교혜는 그를 보고 반해 혼사를 방해하고자 한다. 윤소저에게 사소저의 뛰어남을 전해들은 설연창은 그녀를 납치하여 자기와 결혼해 줄 것을 간청하나, 그녀는 목숨을 걸고 이를 거절한다. 사소저는 천신만고 끝에 설연창에게 탈출하기는 하였으나 다시 도적의 화를 만나 피할 길이 없게 되자 강물에 몸을 던진다. 그녀는 혜원도사의 구조로 살아나 비봉산 청운관에서 지낸다. 경화는 절강지방을 순무하던 중 사소저와 해후하고 결혼한다. 윤소저는 하부에 청혼했다 거절당하고, 다시 부실이 되겠다고 하여 허혼을 받는다. 경화가 윤부인을 멀리하니, 윤부인은 갖가지로 사부인을 모해한다. 윤부인은 딸을 낳고는 자기 딸을 득살하여 그 죄를 사부인에게 돌리려다가 발각되어 하씨 집안에서 쫓겨난다. 3자 경현은 박혜의 딸을 취한다. 경림이 사신이 되어 장사국에 갔다 돌아오는 길에 한 소년을 만나 데려 온다. 그는 남장여인으로 형부상서 영현보의 잃어버린 딸임이 밝혀진다. 4자 경년이 장원급제하여 한림학사가 되자 영소저와 정혼한다. 사소저와 결혼하려다 실패한 설연창은 다시 영소저를 탈취하려 하나 뜻을 이루지 못한다. 그는 황제를 움직여 첩녀 왕씨의 딸 숙영공주와 왕규의 딸을 경년과 결혼시키게 한다.
한편, 하씨집에서 쫓겨난 윤부인은 설연창의 주선으로 숙영공주의 오빠인 초왕의 총애를 받게 된다. 설연창은 이들과 공모하여 영부인을 장사땅에 유배케한다. 영부인은 유배길에 설연창의 납치를 모면하고 소화산에서 외조부 임처사를 만나 그곳에 머문다. 5자 경양과 6자 경한이 과거에 급제하여 한림과 직사가 된다. 경한은 유공의 딸과 결혼한다. 차녀 예주는 연왕의 세자빈이 된다. 영부인이 죽었다는 비보를 들은 경년은 영부인을 잊지 못해 하며 공주를 박대한다. 이에 공주는 오빠 초왕이 황제가 되어 부마를 독점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첩녀와 초왕을 움직여 역모를 꾀한다. 이때 변방에 변란이 있어 영상서와 경년이 출정하였는데, 초왕이 이들을 무고하여 하유, 사철이 하옥된다. 한편, 혜원도사의 구원으로 살아나 도술과 병법을 익히고 있던 영부인은 숙영공주가 보낸 자객을 잡아 초왕의 무고를 밝혀내고 역모를 평정한다. 공주가 북노 경윤과 결탁하여 중원을 치려 하니, 경년이 대원수가 되어 난을 평정한다. 6자 경한은 각노 노주진의 딸 요주·요하를 취한다. 7자인 경안과 8자인 경의가 급제하여 한림학사와 한림수선이 된다. 경안은 위왕의 딸과 결혼했으나 금실이 좋지 못하고, 소원수의 딸을 제 2부인으로 맞는다. 위왕은 손녀 교염군주가 경안을 연모하여 황제를 움직여 경안에게 사혼하게 한다. 경안이 소부인을 편애하자 군주는 소부인을 모함하여 유배시키고, 자객을 보내어 그녀를 죽이려고 한다. 삼도순찰사로 나갔던 경안이 자객을 잡아 문초하니 모든 사실이 드러나, 황제는 교염군주를 교살하게 한다. 유배당했던 소부인 돌아오고, 이후로 하씨 집안은 다복하게 지낸다.
이 작품은 승상 하유가 11남매를 결혼시키는 과정과, 결혼 후에 전개되는 가정의 갈등과 음오를 다룬, 전형적인 가문 소설이다. 여기에는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이들은 대체로 두 개의 대조적인 계층으로 나뉠 수 있다. 첫째 계층의 인물은 의식구조면에서나 행동적인 면에서 퍽 온건한 면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전통적인 기존질서를 파괴하지 않고 그것을 헐지 않음을 생활방편으로 삼는다. 국가에는 충성으로 보답하고, 가정에는 효를 앞세운 순종이라는 미덕을 따른다. 이들은 모든 것을 순의롭게 해결하려 하며 성실하고 진실되게 생활하려는 하는 계층이다. 하유의 자녀들과 사부인·영부인·소부인 등이 여기에 속한다. 둘째 계층은 기존질서나 전통 윤리 따위는 무시하고 자기자신만을 내세우는 경우다. 현실이란 자기를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 때문에 생활하기에 불편한 예교나 도덕같은 것은 머리에 두지 않는다는 논리다. 이들은 자기 앞의 이해관계나 육욕에만 신경을 쓸 뿐 다른 것은 안중에 두지 않는 근시안적인 계층이다. 설연창·숙영공주·윤부인·초왕·교염군주 등이 여기에 속한다. 작자는 이러한 서로 다른 두 계층을 대조시킴으로써 사람은 인간적인 바탕을 상실하지 않을 때보다 더 성장할 수가 있고, 그렇지 않고 분수에 넘치는 욕심스러운 일을 저질렀을 때 파멸에 부닥치게 된다는 것을 교과서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블로그의 정보
국어문학창고
송화은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