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세요1 / 해설 / 차한수
by 송화은율반응형
버리세요1 / 차한수
이해와 감상
`때마다 밥을 먹어도' 다시 때가 되면 배가 고픈 욕망이란 실은 음식을 먹고 난 뒤 이에 끼여 괴롭히는 찌꺼기처럼 더럽고 치졸한 것이다. 그런 류의 찌꺼기 같은 욕망이 어디 식욕뿐일까. 스스로 잘났다고 치부해온 자질구레한 지식과 그물코 같은 생각 따위들도 모두 찌꺼기 욕망이 아닐까.
그 욕망은 마땅히 세속적 현실에 영합하고 타협한 결과인 것, 따라서 그것은 보다 진실된 삶을 위해서는 버려야 할 것들이다. 「버리세요」라는 제목은 이렇듯 욕망을 다 벗고 도달할 수 있는 이상 세계에 대한 갈망을 표면에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 시의 진정한 묘미는 거기에 머물지 않는다. 그 더러운 욕망을 모두 버리고 싶은데 `내벽엔 벌써 굳어 버린 신경으로 어둠이 피고 있'는 것이다. 버리고 불태우고 싶은 찌꺼기 욕망이지만 버리지 못하고 있는 현실 속에 서 있는 시적 자아의 모순이 이 시에 개성을 부여하고 있다. [해설: 박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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