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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發見) /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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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發見) /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그렇게 나 홀로

숲속으로 걸어갔네

아무것도 찾으려 하지 않았지.

그것이 내 생각이었어.

 

그늘 속에서 나는

한 떨기 작은 꽃송이를 보았어.

별처럼 빛나며,

작은 눈동자처럼 아름다운

 

나는 그 꽃을 꺾으려 했지.

그러자 꽃은 속삭였어.

난 꺾여

시들어져야 할까요 ?

 

뿌리째 온통

난 그 꽃을 뽑아 내어

집 옆 예쁜 정원으로

옮겨왔다네.

 

그러자 그 꽃은 조용한 구석에서

다시 살아났지.

지금 그 꽃은 가지를 쳐가고

자꾸자꾸 꽃을 피워가고 있다네.


요점 정리

작자 :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율격 : 내재율

성격 : 서정적. 상징적. 철학적. 고전주의적

어조 : 대상이 그 가치를 드러내는 과정을 바라보는 경이에 찬 목소리

심상 : 서술적. 감각적

표현 : 헌시(獻詩)

구성 : 순차적 구성(시간의 흐름과 행위의 진전에 따라 시상을 전개하고 있는 순차적인 구성 방식을 취하고 있다. 전반부는 개인적인 소유욕을 후반부는 꽃과의 공존을 드러낸다.)

1연 자연스러운 숲 속의 산책

2연 아름다운 꽃과의 우연한 만남

3연 꽃을 꺾으려는 충동과 꽃의 말

4연 나의 삶 한가운데로 옮겨진 꽃

5연 나와 꽃이 더불어 살아가는 삶

제재 : 꽃

주제 : 아름다운 꽃과 더불어 살아가는 기쁨

내용 연구

숲속의 꽃 : 인식의 대상으로서가 아닌 일반적인 꽃. 자연 그대로의 꽃

정원의 꽃 : 자기 인식 대상이 되고 있는 꽃. 사랑으로 가꾸고 보살피는 대상.

별처럼 빛나며 : 꽃의 명징성 암시

그렇게 나 홀로 / 숲 속으로 걸어갔네. : 일상적인 생활의 자연스러운 산보 같은 것을 의미한다. 사색적인 모습을 연상케 한다.

아무것도 찾으려 하지 않았지. : 의도된 행위가 아니라, 별다른 목적이 수반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산책임을 말해 준다. 예술도 마찬가지이다. 칸트는 예술의 의미를 무목적성(無目的性)에서 찾고 있다.

그늘 속에서 :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은 곳에서 존재하는 꽃의 상황을 상징한다.

한 떨기 작은 꽃송이를 보았어. : 자신이 발견한 아름다운 여인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그 꽃은 작고 사소하지만 우연히 시적 화자에게 포착되어 새로운 의미를 얻게 된다.

나는 그 꽃을 꺾으려 했지. : 일시적인 충동에 의해 이루어지는 자기 만족적인 행위로 꽃을 꺾으려는 순간이다. 소설의 전개 단계로 본다면, 위기에 해당할 것이다. 다른 해석을 하자면 그 꽃을 꺾으려 했지의 궁극적인 의미는 일시적인 충동에 의해 꽃을 꺾어버린 것이 아니라, 꽃의 존재 자체를 자기 삶의 테두리 속에 가두어 둠. 꽃의 소유, 꽃과 함께 삶을 공유하게 됨.

그러자 꽃은 속삭였어. / 난 꺾여 / 시들어져야 할까요? : 일시적 욕망을 위해 존재를 망실하려 했으나, 꽃은 화자로 하여금 꽃의 존재 이유를 인식케 하고 꽃과 시적 자아가 함께 오래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하게 된다.

뿌리째 온통 - 옮겨 왔다네. : 한 떨기 꽃이 생존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을 그대로 유지시켜 나의 생활의 일부분으로 삼았음을 의미한다.

이해와 감상

이 작품에서 시적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꽃'이다. 이 '꽃'이 시인의 눈에 의해 발견되어 자기 존재를 드러내게 되는 과정이 그려져 있다. 평범한 들판의 '꽃'에서 시인의 삶의 한 가운데로 옮겨진 아름다운 '꽃'으로 변모되고 있는 것이다. 시인은 '꽃'과 함께 살고 있으며, '꽃'은 시인의 집안에서 가지를 뻗고 새로운 꽃을 피우고 있다.

우연히 꽃을 보았던 때로부터 그 꽃과 삶을 공유하기까지의 과정을 시간적 순서에 따라 순차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이 시는, 괴테의 고전주의 시대에 씌어진 작품이다. 괴테는 사랑하는 여인을 꽃에 비유하여 시상을 전개하고 있는데, 처음에 그 꽃은 이름없는 들꽃에 불과했다. 다시 말해, 시적 화자와는 아무런 관계도 맺지 않은 순수한 자연물 그 자체였다. 시인은 숲 속에서 꽃을 발견하자마자 자기 만족을 꾀하려는 일시적인 충동으로 꽃을 꺾으려고 한다. 하지만 꽃의 속삭임을 들은 시인은 곧 자신의 잘못을 깨달아 정원으로 옮겨 심게 되고, 마침내 꽃과 시인은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가 된다. 이제 꽃은 단순한 자연물에서 벗어나 시적 자아의 의식 속에 인식된 대상, 즉 '대자적 존재'로 변화한 것이다. 이러한 인식의 과정은 괴테가 평범한 처녀 크리스티아네를 우연히 만나 서로 사랑을 나누게 된 경험과 정확히 일치한다. 이 시는 그 경험에서 우러나온 기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꽃이라는 자연물을 주관적인 정서의 세계로 끌어들이고 있음이 특징적이다.

1연에서는 별다른 목적 없이 산보에 나선 시적 자아의 모습을 보여 준다.

2연에서는 숲 속에서 작은 꽃송이, 숨어 있는 존재를 발견한 기쁨을 경탄하고 있으며, 이 때 이 꽃은 새로운 여인이라 해석해도 좋을 듯하다.

3연에서는 '꽃을 꺾으려 했지'라는 표현에서 보듯이 순간적이고 즉흥적인 행동을 하려 했으나 꽃이 화자에게 반문하며 영원한 존재가 되기를 원했다.

4연에서는 그 꽃이 생명을 소중히 생각하여 정원으로 옮기고,

5연에서는 그 꽃이 왕성한 생명력을 발휘하여 더욱 꽃을 피우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 즉자(卽自 : an sich) : 헤겔 변증법에서, 그 자신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상태. 정반합의 제일 단계로, 정(正)에 대응한다.

- 대자(對自: fuer sich ) : ① 헤겔의 변증법에서 즉자(卽自)의 직접 상태에서 발전한 제2의 단계. 의식적 존재자가 자기 안에 대상적 존재를 간직하여, 그것에 관계하고 있음을 이른다. ②사르트르의 존재론에서, 자기 의식을 가진 인간의 존재.

- 즉자적 대자(卽自的對自) : 헤겔 변증법의 근본 개념 가운데 하나. 변증법적 발전에서 안지히와 퓌어 지히(fuer sich )가 지양·통일되어, 자기 자신의 본질을 구현하는 정신의 최고 경지를 이른다.

- 대타존재 (代打存在) : 샤르트르의 용어. '타자에 대하여' 혹은 타자에 있어서' 존재하는 것. 이 개념은 이미 헤겔에게도 나타나고 있지만, 사르트르는 [존재와 무] 속에서 자기에 대하여 존재하는 (대자존재) 동시에 타자에 대하여 존재하는 것을 인간의 기초적인 존재론적 차원의 하나라고 했다. 인간은 스스로에게 있어서는 주체이지만, 다른 주체에 대해서는 그 신체가 물로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객체로서 몸을 드러내지 않으면 안된다. 이로부터 주객의 갈등이 생기고, 대타존재는 상극(相剋, conflit)이라고 말해진다. 수치, 사랑, 언어, 자학, 무관심, 욕망, 증오, 새디즘, 등은 모두 대타의 차원에서 성립하는 태도이다.

심화 자료

'발견'의 시작(詩作) 배경

괴테가 이탈리아에서 돌아온 지 4주일이 지난 어느 날이었다. 오빠의 청원서라는 것을 들고 괴테를 찾아온 한 처녀가 있었다. 더플더플한 갈색 머리에 꾸밈새가 없는 둥근 얼굴의 순진한 처녀였다. 크리스티아네 불피우스라는 이름으로 바이마르 태생이었다. 아버지의 행실이 좋지 않아서 오랫동안 빈곤을 면치 못했으며 일찍이 어머니와 사별하여 스스로 독립해서 살아가야 하는 불행한 소녀였다. 소녀는 조화 공장에 다니고 있으나 오빠가 실직 상태에 있기 때문에 오빠의 취직을 부탁하기 위해 대신인 괴테를 찾아 온 것이다.

괴테는 소녀의 청을 쾌히 받아들여 내일 다시 오라고 일러서 돌려 보냈다. 그 뒤로 두 사람은 자주 만났는데, 괴테는 그 소녀에게 호감이 갔다. 교양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름다운 편도 아니었으나 건강한 모습과 작은 코에 두툼한 입술이 순진해 보여 귀염성이 있는 소녀였다.

이렇게 해서 자주 만나는 사이에 괴테는 소년을 점점 좋아하게 되고, 그녀 역시 나폴레옹의 군대가 침공했을 때 괴테의 목숨을 구해 주는 등 괴테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결국 괴테는 그녀에게 항상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마침내 정식으로 1788년 7월에 그 소녀와 양심적인 혼인관계에 돌입했다.

그리고 소녀의 동생은 물론, 소녀의 아주머니까지도 프라우엔프란 저택의 뒷채에서 살게 되었다. 그 후로 이 가족은 오랫동안 괴테의 신세를 입는다.

괴테는 이 작품을 통해 바로 크리스티아네가 자기 집에 오게 된 행운을 숲 속에 핀 꽃을 정원에 옮겨 심는 것에 비유하여 노래한 작품이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Die Leiden des jungen Werthers)

1774년 간행. 친구인 케슈트너의 약혼녀 샤르로테 부프에 대한 괴테 자신의 실연(失戀) 체험과, 괴테와 라이프치히대학교에서 함께 공부하던 예루잘렘이 유부녀에게 실연당해 자살한 사건(1772.10.30)을 소재로 쓴 작품이다. 당시에 새로운 장르였던 소설에서 시대와의 단절로 고민하는 청년의 모습을 묘사함으로써 문학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으며, 이에 공감한 젊은 세대의 자살이 유행하였다. 나폴레옹도 이 작품의 애독자로서 진중에서도 휴대하면서 되풀이해 읽었다고 한다.

 

베르테르는 젊은 변호사로서 상속사건을 처리하러 어느 마을에 왔다가 로테를 알게 되고 그녀를 열렬히 사랑한다. 그러나 로테에게는 약혼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 공사(公使)의 비서가 되어 먼 나라로 떠난다. 베르테르는 속무(俗務) 생활과 공사의 관료 기질 등 인습에 반항하다가 파면되고, 사교계에서도 웃음거리가 되어 다시 귀국한다. 새로운 가정을 꾸미고 있는 로테의 따뜻한 보살핌은 그의 고독감을 더욱 깊게 하여 마침내 그는 권총자살을 한다. 이 작품은 일약 괴테의 문명을 떨치게 했고, 다른 나라의 문학에 끼친 영향도 크다. (출처 : 두산세계대백과 EnCy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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