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중 조홍감이
by 송화은율반중 조홍감이
소반에 놓인 붉은 감이 곱게도 보이는구나.
비록 유자가 아니라도 품어 갈 마음이 있지마는
품어 가도 반가워해 주실 부모님이 안 계시니 그를 서러워합니다.
요점 정리
지은이 : 박인로(朴仁老)
갈래 : 평시조
성격 : 사친가(思親歌)
표현 : 인용법
제재 : 조홍감
주제 : 효심(孝心), 부모에 대한 그리움
출전 : 노계집
내용 연구
반중(盤中) : 소반 가운데. 상 위의
조홍(早紅)감 : 일찍 빨갛게 익은 감. 조홍시(早紅枾)
柚子(유자)ㅣ 안이라도 품엄즉도 하다마는 : 회귤의 고사 또는 육적 회귤이라 불리는 고사를 인용한 표현이다. 감이 너무도 고와 보여서, 육적이 귤(유자)를 품어 갔듯이 자신도 감을 품어 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품어 가 반기리 없슬새 글노 설워 하나이다 : 품어가도 반가워 해 주식 부모님이 계시지 않으니 그것을 서러워한다는 뜻으로 부모 사후(死後)의 이 같은 후회를 풍수지탄(風樹之嘆)이라고 한다.
반기리 : 반길 사람이. '어버이'를 말함
(1) 이 작품에서 강조하고 있는 가치관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지도 방법 : 이 활동은 문학의 내적인 형식을 구성하는 정의적 측면에 대해서 생각해 볼 기회를 갖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작가가 궁극적으로 강조하는 가치관은 결국 주제와 밀접하게 관련된다는 점도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풀이 : 효(孝)
(2) 이 작품에서 주제를 형상화하기 위해 동원한 이미지는 어떤 것인지 알아보자.
지도 방법 : 이 활동은 예술적 형상화의 개념을 학생들 스스로 이해하도록 하기 위한 활동이다. 효(孝)와 관련된 주제 의식을 형상화하기 위해 작가가 동원한 소재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도록 한다.
풀이 : '붉은 감'이라는 시각적 이미지의 소재
박인로의 시조 : 쟁반 속에 있는 몇 개의 감을 보고, 돌아가신 부모님을 생각하고 서러워하는 화자의 효심이 애절하게 표현되어 있다. 부모가 살아 계실 때 효도하라는 교훈이 담긴 시조이다.
- 회귤(懷橘)의 고사 : 중국 후한(後漢)의 육적이 6세 때 원술이라는 사람의 집에 갔다가 귤 대접을 받았는데, 귤 세 개를 몰래 품에 품었다가 하직 인사를 할 때 그만 귤이 굴러 떨어져 들키고 말았다. 원술이 그 까닭을 물은즉 육적은 어머니께 가져다 드리려했다고 대답해서 모두 그 효심에 감동하였다고 한다.
이해와 감상
한음(漢陰) 이덕형으로부터 감을 대접받고 느낀 바 있어 지었다는 이 작품은 '조홍시가(早紅枾歌)'라고 널리 알려져 있는, 효(孝)를 주제로 한 작품이다. 효도를 다하지 못한 채 어버이를 여읜 자식의 슬픔을 이르는 말인 '풍수지탄(風樹之歎/風樹之嘆)'의 고사가 생각나는 말로 평소 우리는 귀한 음식을 대했을 때 그것을 부모님께 갖다 드렸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일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돌아가신 부모님을 생각하고 그것을 갖다 드리지 못함을 서러워한다는 것은, 평소에 효심이 두텁지 않고는 어려운 일일 것이다. 노계(蘆溪)가 감을 보고 돌아가신 부모님을 생각하고 서러워하는 것은 그의 충효로 일관된 진실한 삶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심정을, 귤을 품어 가려 했던 옛 중국 사람의 고사[육적회귤(陸績懷橘) 고사]와 비교한 것에서도 유학자다운 취향이 느껴진다.
그 고사는 다음과 같다.
중국 삼국 시대 오(吳)에 육적(陸績)이라는 자가 있었다. 여섯 살 때, 원술(袁術)이라는 사람을 찾아갔다가 그가 내놓은 귤 중에서 세 개를 몰래 품 속에 넣었다가 하직 인사를 할 때 그 귤이 굴러 나와 발각이 되었다. 그 때 원술이 사연을 물으니, 육적은 집에 가지고 가서 어머님께 드리려 하였다 하므로, 모두 그의 효심에 감격하였다고 한다.
이 일을 회귤 고사(懷橘故事) 또는 육적 회귤(陸績懷橘)이라고 하며 '부모님에 대한 효성의 뜻'으로 쓰인다.
심화 자료
노계집(蘆溪集(박인로))
조선 중기의 시인 노계 박인로(朴仁老)의 시문집. 3권 2책. 목판본. 모두 3차에 걸쳐 간행되었다. 1800년에 초간, 1904년에 중간, 1959년에 3간되었다. 중간은 초간에다 내용을 약간 첨가한 것이다. 3간은 초간의 훼손된 부분을 개각하고 새로 발견된 〈입암가 立巖歌〉 7수 및 ≪고금가곡≫ 중 그의 저작으로 되어 있는 것을 보각(補刻), 추가한 것이다.
이 밖에 연대 미상의 판본이 있다. 그리고 광무연간의 판본에는 〈도산가 陶山歌〉를 수록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두 종류가 있으나, 〈도산가〉는 그 글자체(字體)가 다르고 다른 가사와 달리 책 끝에 수록된 점 등으로 인하여 박인로의 저작임을 의심하는 사람도 있다.
권수에 김유헌(金裕憲)의 서(序)가 있다. 권1에는 도(圖)로는 〈세계도 世系圖〉·〈중용성도 中庸誠圖〉·〈대학경도 大學敬圖〉·〈자경목 自警目〉 등과 부(賦)로는 〈문족부 堵足賦〉 1편, 시로는 〈제덕연정 題德淵亭〉과 〈병중유회 病中有懷〉 등의 오언절구 9수와 오언율시 3수, 칠언절구 71수, 칠언고시 〈안분음 安分吟〉 1수와 전으로는 〈무하옹전 無何翁傳〉 1편, 기(記)로는 〈몽견주공기 夢見周公記〉 1편이 수록되어 있다.
권2에는 부록으로 장현광(張顯光)의 〈무하옹전구인산기발 無何翁傳九伊山記跋〉와 정호신(鄭好信)의 〈산자오절운봉정노계박공 山字五絶韻奉呈蘆溪朴公〉·〈향유청포상정문 鄕儒請褒賞呈文〉·〈순상청포계장 巡相請褒啓狀〉, 조호익(曺好益)의 만사(輓詞), 정규양(鄭葵陽)의 행장(行狀), 이덕현(李德玄)의 〈도계사우상량문 道溪祠宇上樑文〉, 이복인(李復仁)의 봉안문, 이정병(李鼎秉)의 묘갈명, 정하원(鄭夏源)의 〈수갈위안문 曼碣慰安文〉 등이 있다.
속부(續附)에는 정호의(鄭好義)의 〈차영죽운 次詠竹韻〉, 정하원의 〈차산자운 次山字韻〉·〈차인자운 次人字韻〉·〈겸치경앙지사 兼致景仰之思〉 등이 있다.
권3에는 제목 가(歌) 아래 국한문혼용체의 가사와 시조가 실려 있다. 가사는 〈태평사 太平詞〉·〈사제곡 莎堤曲〉·〈누항사 陋巷詞〉·〈선상탄 船上歎〉·〈독락당 獨樂堂〉·〈영남가 嶺南歌〉·〈노계가〉 등이다.
시조는 총 60여수가 수록되었다. 내용별로 분류하면, 신유년 가을 정구(鄭逑)와 함께 울산 초정에서 목욕할 때 지은 시 2수와 〈오륜가〉 25수, 〈입암가 立巖歌〉 29수(본집에는 22수가 실려 있으나 새로 7수가 발견됨. ), 〈노주유거 蘆洲幽居〉 1수, 〈자경 自警〉 3수, 〈사친 思親〉 1수, 〈모현 慕賢〉 2수, 〈조홍시가 早紅枾歌〉 4수이다.
≪노계집≫가운데에서 권1의 〈중용성도〉·〈대학경도〉·〈소학충효도〉는 주자학에 입각하여 경서를 도해한 것이다. 〈안분음〉은 청빈 속에 노계의 자족하는 생활태도를 잘 나타내고 있으며, 〈무하옹전〉은 자전적인 것을 기록한 것이다.
권2의 〈무하옹전구인산기발〉·〈향유청포상정문〉·〈순상청포계장〉 등에서는 그의 인물과 충·효·우애·청빈·애민 등의 생활태도가 잘 묘사되어 있다. 특히, 권3의 시조와 가사는 국문학연구의 귀중한 자료이다.
박인로의 시조는 양적으로는 많으나 대체로 참신미가 없고, 〈오륜가〉같은 교훈적인 내용을 많이 담고 있다. 가사작품은 한자나 고사성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의 구상이 웅장하면서도 섬세한 필치가 숨어 있으며 풍부한 어휘를 구사하여, 시가문학사상 높이 평가되고 있다.
≪참고문헌≫ 朴蘆溪硏究(李相寶, 一志社, 1962), 松江·蘆溪·孤山의 詩歌文學(朴晟義, 玄岩社, 1966), 蘆溪歌辭硏究(李相寶, 二友出版社, 1978), 蘆溪朴仁老의 詩歌硏究(구수영, 동국대학교박사학위논문, 1986).(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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