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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 전문1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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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제1편 계선편 / 第一篇 繼善篇> 


一.  子曰,爲善者天報之以福,爲不善者天報之以禍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선(善)을 행하는 사람은 하늘이 복(福)으로 갚고,
불선(不善)을 행하는 사람은 하늘이 화(禍)로서 갚느니라.

(字義) ○子는 남자에 대한 통칭(通稱)이다. 특히 子라고만 할 때는
주지하다시피 공자(孔子)를 지칭한다. ○한문의 경우, 댓구를 이루어 쓰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도 善과 不善, 福과 禍의 대비로 두 문장이 댓구를 이룬다.
○爲는 타동사로 "~을 하다. ~을 행하다"의 뜻. ○~~者는 "~하는 사람, ~하는
것"의 뜻으로 문장내에서 다른 말 뒤에 붙어서 명사구를 형성하여 의미의 한
단락을 이룬다. 따라서 끊어 읽는 구두점이 된다고 보면 된다. 여기서는
"爲善者"가 명사구로 의미의 한 단락을 이룬다. ○報는 갚을 보. (예)報恩, 報復, 報答


二.  漢昭烈將終,勅後主曰,勿以惡小而爲之,勿以善小而不爲

   한(漢)나라 소열제(昭烈帝)가 장차 죽음에 이르러, 후주(後主)에게
조칙(操飭)하여 이르셨다. 악(惡)이 적다고 하여 해서는 안되며, 선(善)이
적다고 하여 안해서는 안되느니라.

(字義) ○昭烈은 촉한(蜀漢)의 유비(劉備)가 황제가 된 후의 칭호이다. ○將은
"장차 장"으로 미래 시제를 나타낸다. (예)將次, 將來. ○終은 "마칠 종"으로
죽음을 뜻하기도 한다. (예)臨終 ○勅(칙)은 "조칙(操飭)하다"는 의미로,
경계하여 타이른다는 뜻이다. 또는 조칙(詔勅)을 내린다는 의미도 있으므로,
여기서는 두가지로 모두 해석될 수 있다. 여기서 "술어+사람+曰~"의 구문은 잘
쓰이는 구문이니 알아둘 필요가 있다. ○後主는 글자 의미로는 "다음 임금"을
말한다. (主가 임금이란 뜻) 여기서는 유비의 아들을 의미한다. ○이 문장 역시
댓구문을 이룬다. 특히 글자수까지도 대칭을 이루게 하여 마지막 줄에
"不爲之"라 하지 않았음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하나 알아둘 점은 일반적으로
어조사 之는 "不+술어+之"의 형태로는 거의 쓰지 않는다. 즉, 어기조사 之는
주로 긍정문에서만 쓰인다. 만약 之가 목적어라면 부정문에서도 之를
써야겠지만, 부정문에서는 어세(語勢)가 좋지 못하기 때문에 之를 쓰지 않는
것이다. ○以는 주로 명사(구)의 앞 또는 뒤에 붙어서 "~로써, ~로서"의
뜻이지만, 以뒤에 명사절을 받으면 "이유"를 나타낸다. 즉, "~하여서, ~이기
때문에"의 뜻이 된다. 이 문장에서도 "惡小"라는 명사절을 받아, "악이 적다는
이유로~, 악이 적기 때문에"의 뜻이 된다. ○勿은 금지사로 주로 문장 앞에
쓰인다. 즉 우리말로는 勿이 "爲之"에 걸리지만, 한문에서는 勿을 맨 앞으로
돌린다. ○"勿以~而~"구문은 마치 영어의 "not~because~"구문과 같다. 즉,
"~하다고 해서 ~하지 않는다"의 뜻이다.


三.  莊子曰,一日不念善,諸惡自皆起

   장자께서 말씀하셨다. 하루라도 선(善)을 생각하지 아니하면 모든 악(惡)이
스스로 다 일어나느니라.

(字義) ○2.3 2.3으로 끊어 읽는다. ○念(념)은 "~을 생각하다" ○諸는 모두 제.
주로 명사앞에 붙어서 한정어로 쓰인다. (예)諸君, 諸國. ○皆는 모두 개. 주로
주격대명사로 쓰인다.


四.  太公曰,見善如渴,聞惡如聾,又曰,善事須貪,惡事莫樂

   태공이 말씀하셨다. 선한 것 보기를 목 마르듯이(목이 말라 물을 구하듯이)
하고, 악한 것 듣기를 귀머거리처럼 하라. 또 이르셨다. 선한 일은 모름지기
탐할 것이요, 악한 일은 즐기지 말것이다.

(字義) ○渴은 목마를 갈. (예)渴症, 渴望 ○聾은 귀머거리 롱. (예)聾啞 ○須는
모름지기 수. "모름지기 ~해야 한다"의 뜻. ○莫(막)은 금지사. ○한문의 어순을
"술목관계"라 하여 술어 다음에 목적어가 온다고 한다. 이는 한음절의 술어와
한음절의 목적어가 있을 때의 관계이다. 예를 들면 登山, 守節, 退社 등등의
경우가 있다. 그러나 두 음절의 목적어일 때는 이러한 규칙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 즉, 두 음절의 목적어일 때는 강조하기 위해 목적어를 술어보다 앞에
쓰는 것이 더 일반적이다. 위의 문장에서도 見善, 聞惡은 술목관계이지만, 善事,
惡事는 술어 앞에다 쓰고 있다. 단, 목적절을 받을 때는 영어의 어순과
마찬가지로 "술어+목적절"의 어순이 된다.


五.  馬援曰,終身行善,善猶不足,一日行惡,惡自有餘

   마원이 말하였다. 종신토록 선을 행해도 선은 오히려 부족하고, 하루만 악을
행해도 악은 절로 남음이 있느니라.

(字義) ○馬援은 후한(後漢)때 사람. ○終身(종신)은 "몸을 마친다. 죽는다"는
뜻으로 자주 쓰이는 관용구이다. (예)終身刑. 終身雇用 ○猶는 1)오히려 유.
2)같을(如) 유. 여기서는 부사로 1)의 뜻이다. ○餘는 남을 여. (예)餘暇, 餘力


六.司馬溫公曰,積金以遺子孫,未必子孫能盡守,積書以遺子孫,未必子孫能盡讀,
   不如積陰德於冥冥之中,以爲子孫之計

   사마온 공이 말씀하셨다. 금을 쌓아서(以) 자손에게 물려줘도 자손이 반드시
능히 다 지킬 수 있는 것은 아니요, 책을 쌓아서(以) 자손에게 물려줘도 반드시
자손이 능히 다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니, 남모르는 곳에 음덕(陰德)을
쌓음으로써(以), 자손의 계책으로(본보기로) 삼는(爲) 것만 못하느니라.

(字義) ○司馬溫은 북송(北宋)의 명신(名臣)이다. ○公은 존칭. ○以는
명사(구)를 앞 또는 뒤에서 받아 "~로서"의 뜻이고, 명사절 다음에 以가 오면
"~하므로써"의 뜻으로 굳이 우리말로 해석할 것도 없다. 그리고 以다음에
명사절이 오면 위에서 언급한 대로 "이유"를 나타내어 "~하기 때문에,
~하여서"의 뜻이다. 다시 한번 정리하면, "以+명사(구), 명사(구)+以"는
"~로서"의 뜻으로 자격을 나타내고, "명사절+以"는 "~하므로써, ~하여서"의
뜻으로 앞문장을 뒷문장에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以+명사절"은 "~하기에,
~하므로, ~하기 때문에" 등등의 뜻으로 "이유"를 나타낸다. ○遺는 끼칠 유, 줄
유, 남길 유. ○未必은 부분 부정으로 "반드시 ~하는 것은 아니다"의 뜻. ○盡은
1)다할 진. 2)다 진. 모두 진. 여기서는 부사로 2의 뜻이다. 2의 뜻으로 쓰일 때
盡은 부사이기 때문에 당연히 술어 앞에서 쓰인다. 즉, 盡+명사: ~을 다하다. 의
뜻이고, 盡+술어: 모두 ~하다. 다 ~하다. 의 뜻으로 부사이다. ○"不如~"는 "~만
못하다. 하는 것만 못하다"의 뜻. 不如+명사(구): ~만 못하다. ~만 같지 않다.
不如+서술문: ~하는 것만 못하다. ○冥은 어두울 명. ○爲는 1)할 위, 2)위할
위, 3)될 위,4) ~로 삼다. ~로 여기다. ~로 생각하다. 등등 주로 4가지 뜻이
있고 여기서는 4의 뜻으로 쓰였다. 4의 뜻으로 쓰일때는 또한 일반적으로 以와
같이 쓰이기도 한다. 즉, "以A爲B"는 A로서 B로 여기다. 다시말하면, "A를 B로
삼다. 여기다"4의 뜻이다. ○마지막 문장의 "以爲子孫之計"에서 위의 해석과는
달리 "以爲"를 한 단어로 보아도 된다. 즉, 以爲는 관용적인 표현으로 굳어져
"~으로 여기다, ~으로 생각하다, ~으로 삼다"의 뜻으로 쓰인다.


七.  景行錄曰,恩義廣施,人生何處不相逢,讐怨莫結,路逢狹處難回避

   경행록에 이르기를, 은의(恩義)를 널리 베풀어라. 사람이 어디에 산들 서로
만나지 않겠는가? 원수와 원망을 맺지 마라. 길이 좁은 곳에서 만나면 피하기
어려우니라.

(字義) ○이 문장 역시 대칭구조로 이루어져 있다는 걸 파악하면 해석하기가
한결 쉽다. 4.4.3으로 끊어 읽는다. ○恩義는 목적어이지만 강조하기 위해 술어
앞에다 쓴다. 즉, 항상 술목관계에 따라 문장을 배열하는 것이 아니다. 단,
한음절의 목적어를 받거나 목적절을 받을 때는 술목관계에 따라 단어를
배열한다. ○廣(광)은 부사로 쓰였다. 넓을 광. ○生은 "~에 살다" ○何가 붙는
말은 모두 의문문으로 해석한다. 무엇 하. 어찌 하. ○讐는 원수 수. ○狹은
좁을 협. ○難+술어~ : ~하기 어렵다.


八.莊子曰,於我善者我亦善之,於我惡者我亦善之,我旣於人無惡,人能於我無惡哉

   장자께서 말씀하셨다. 내게 선한 사람에게 내가 또한 선하게 대하고, 내게
악한 자라도 내가 또한선하게 대할지니라. 내가 이미 남에게 악하게
아니하였으면 남도 능히 내게 악함이 없을 것이니라.

(字義) ○者가 있는 문장은 者와 명사구를 이루는 문구을 찾아, 의미의 단락을
구분한다. 여기서는 "於我善者"가 하나의 명사구로 의미의 한 단락을 이룬다.
○善은 여기서 술어로 쓰였다. "~을 선하게 여기다. ~을 선하게 대하다" ○哉는
감탄형 종결 어조사.


九. 東岳聖帝垂訓曰,一日行善,福雖未至,禍自遠矣,一日行惡,禍雖未至,
   福自遠矣,行善之人,如春園之草,不見其長,日有所增,行惡之人,如磨刀之石,
   不見其損,日有所虧

   동악성제가 훈계를 내려 이르셨다. 하루 선을 행해도 복(福)은 비록 아직
당장 이르지는 아니하나 화(禍)는 저절로 멀어지고, 하루 악을 행해도 화(禍)는
비록 아직 당장 이르지는 아니하나 복(福)은 저절로 멀어지느니라. 선을 행하는
사람은 봄동산의 풀과 같아서 그 풀이 자라는 것을 보지는 못해도 날마다 조금씩
늘어나는 바가 있으며, 악을 행하는 사람은 칼을 가는 돌과 같아서 그것이(그
돌이) 닳아 없어짐을 보지는 못해도 날마다 조금씩 이지러지는 바가 있느니라.

(字義) ○東岳聖帝는 도가(道家)의 사람이다. ○垂는 (위에서 아래로) 드리울
수. ○雖는 비록 수. 주어는 雖앞에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矣(의)는 평서문의
종결형 어조사. 주로 단정, 결과, 확정 등의 뜻을 내포하고 확신을 가지고 말할
때 쓰이는 종결형 어조사인 것 같다. 也도 똑같은 종결형 어조사이지만, 也에는
矣에서와 같은 단정, 결과, 확신의 뜻이 약하고 단순히 평서문의 종결을 나타낼
뿐이다. ○其는 주격 또는 소유격 대명사로 쓰인다. 여기서는 其가 春園之草를
받는 대명사이고 주격 또는 소유격으로 해석해 준다. 위에서는 주격으로
해석했다. ○日은 부사로 쓰였다. "날마다"의 뜻. ○有+A= A가 있다. ○磨는 갈
마. ○損은 덜 손 ○虧는 이지러질 휴.


十.  子曰,見善如不及,見不善如探湯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선을 보기를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이 하고,
불선(不善) 보기를 끓는 물에 손을 넣는 것 같이 하라.

繼善篇終



   <제2편 천명편 / 第二篇 天命篇>


一.  孟子曰,順天者存,逆天者亡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하늘에 순응하는 자는 존속하고, 하늘을 거스리는 자는
망하느니라.

(字義) ○順은 "쫓을 순"으로 순종하다. 순응하다는 뜻이다. (예)順應 順從
○者는 다른 말과 붙어서 의미의 한 단락을 이룬다. 즉, 여기서는 順天者가
하나의 명사구로 주부(主部)에 해당한다. ○逆은 거스를 역. 順과는 서로 대칭이
되는 말이다. (예)順風, 逆風 ○亡은 망할 망. 고대에 亡자는 無와 통용되어
쓰였다. 즉 亡을 "무"로 읽었고 그 의미도 "없을 無"와 같았다. 여기서도 亡(무,
망)는 存과 의미의 대칭을 이룬다. 그러나 흔히 또 存亡(존망)이 한 단어가 되어
"망할 망"으로 읽히기도 하나, 개인적인 생각에 "存亡"의 亡도 본 뜻은
"無"이었을 것이다.


二.  康節邵先生曰,天聽寂無音,蒼蒼何處尋,非高亦非遠,都只在人心

   강절 소 선생이 이르시길, 천청(하늘의 들으심)은 고요하여 소리가 없으니
창창한 하늘 어느 곳에서 찾을것인가? (하늘의 들으심은) 높지도 아니하고 또한
멀지도 아니한지라, 모두가 다만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니라.

(字義) ○康節 邵 선생은 송(宋)나라 때 사람으로 康節은 죽은 뒤에 지은
이름이고, 성(姓)은 邵이다. ○이 문장은 한 편의 시(詩)라 할 수 있겠다. 2.3
2.3으로 끊어 읽고, 尋과 心은 운자(韻字)이다. ○寂은 고요할 적. ○蒼은 푸를
창. (예)蒼空 ○都는 "모두 도" (예)都大體, 都合 얼마이다, 도시(都是)
모르겠다. ○A+在+B = A가 B에 있다. 참고로 A(명사)+有+B = A에 B가 있다. 在와
有는 옥편에 모두 "있을 재(유)"로 나오지만 그 용법은 전혀 다르니 반드시
구분할 것.


三.  玄帝垂訓曰,人間私語,天聽若雷,暗室欺心,神目如電

   현제(玄帝)가 훈계를 내려 이르기를, 사람간의 사사로운 말이라도 천청(하늘의 들으심)
은 우레와같고, 암실에서의 속이는 마음이라도 신목(귀신의 눈)은 번개와 같으니라.

(字義) ○문장의 대칭구조를 파악하며 읽기를 바란다. ○垂는 드리울 수
(예)率先垂範 ○訓은 가르칠 훈. 여기서는 명사로 쓰였다. (예)敎訓, 家訓
○欺는 속일 기. (예)詐欺


四.  益智書云,惡若滿,天必戮之

   익지서에 이르기를, 나쁜 마음이 가득차면, 하늘이 반드시 죽이느니라.

(字義) ○익지서(益智書)는 송대(宋代)의 책. ○큰글자는 두레박 관. 여기서
악관(惡~)은 나쁜 마음을 비유한 것이다. ○戮은 죽일 륙. (예)殺戮


五.  莊子曰,若人作不善,得顯名者,人雖不害,天必誅之

   장자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사람이 불선(不善)을 짓고도 이름을 드러낼 수
있는 자는, 사람이 비록 해하지 못한다해도 하늘은 반드시 베어버리느니라.

(字義) ○若은 1)만약 ~한다면(if), 만약 ~할지라도(even if), 2)마치 ~와
같다.(like, as if)의 두가지 주된 뜻이 있다. 여기서는 1의 뜻으로 쓰였다. 2의
뜻은 위의 세번째 문장에서(玄帝垂訓曰~~) 살펴볼 수 있다. ○得은 "~을
얻다"라는 뜻이지만, 뒤에 술어가 오면 조동사로(can, 가능) 의역해주는 것이
자연스럽다. 즉, 得+명사 = ~을 얻다. 得+술어 = ~을 할 수 있다. ○顯은 나타낼
현, 드러낼 현. 주로 타동사로 쓰인다. ○雖는 비록 수. 주어는 일반적으로
雖앞에 쓴다. ○誅는 벨 주, 꾸짖을 주.


六.  種瓜得瓜,種豆得豆,天網恢恢,疏而不漏

   오이를 심으면 오이를 얻고, 콩을 심으면 콩을 얻는 것이니, 천망(하늘의
그물)은 회회하여(넓고 넓어서) 성기기는 하나 세지 않는 법이니라.

(字義)○種은 명사로는 "씨"란 뜻이고, 술어로는 "심을 종"이다. ○瓜는
외(오이) 과. ○恢는 넓을 회. 같은 말을 겹쳐서 술어(또는 한정어)로 쓰는
경우가 많다. (예)恢復 ○漏는 셀 루. (예)漏水


七.  子曰,獲罪於天,無所禱也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 곳이 없느니라.

(字義) ○獲은 얻을 획. ○禱는 빌 도. (예)祈禱 ○也는 평서문의 종결형
어조사로 쓰였다.

天命篇終


  <제3편 순명편 / 第三篇 順命篇>


一.  子夏曰,死生有命,富貴在天

   자하께서 말씀하셨다. 생사(生死)에는 천명이 있는 것이요, 부귀(富貴)는
하늘에 있는 것이니라.

(字義) ○子夏는 공자의 제자로 학문에 뛰어났다. ○死生처럼 중국말과 우리말의
순서가 뒤바뀐 예가 많다. ○A(명사)+有+B= A에 B가 있다. 有+A= A가 있다. 물론
有앞에 有를 한정하는 부사가 올 수도 있다. 예를 들면, 必이 자주 쓰이며,
계선편 9번째 글귀에서도 그 용례를 볼 수 있다. ○A+在+B= A가 B에 있다. "있을
在"와 "있을 有"는 그 쓰임새가 다르므로 확실히 구분하기 바란다.


二.  萬事分已定,浮生空自忙

   만사가 나뉘어 이미 정해져 있거늘, 부생(덧없는 삶)이 공연히 스스로
바뻐하느니라.

(字義) ○이 문장은 2.3 2.3으로 끊어 읽는다. ○已는 이미 이. ○浮는 뜰 부.
○生은 여기서는 명사로 쓰였다. ○浮生(부생)은 한 단어로 "덧없는 인생"을
뜻한다. ○空(공)은 부사로 "헛되이, 공연히"의 뜻이다. (예)空然히. ○自는
술어와 붙어서 잘 쓰인다. 1.自+자동사 : 스스로 ~하다. 저절로 ~하다.
(예)自動, 自述, 自首, 自白, 自祝 2.自+타동사 : 자기를 ~하다. 스스로를
~하다. (예)自殺, 自決, 自尊心, 自責. 참고로 己(자기 기)는 명사로 쓰이므로
목적어가 될 때는 "술어+己"의 어순이 된다. ○忙은 바쁠 망. (예)忙中閑(바쁜
가운데의 한가로움), 公私多忙(공적, 사적인 일로 아주 바쁨)


三. 景行錄云,禍不可以倖免,福不可以再求

   경행록에 이르기를, 화는 요행히 면할 수 없는 것이요, 복은 두 번 얻을 수
없느니라.

(字義) ○"可以+술어"는 관용구로 "~할 수 있다"의 뜻이다. ○倖은 부사로,
요행히 행. 다행 행. 참고로, 술어나 명사로 쓰일 때는 주로 幸자를 쓰고,
부사로 쓰일 때는 여기서처럼 倖자를 쓴다. (예)幸福, 幸運, 多幸


四.  時來,風送騰王閣,運退,雷轟薦福碑

   때가 오면, 바람이 등왕각으로도 보내주는 것이요, 운수가 퇴락하면 우레가
천복비를 우르릉 부숴버리기도 하는 것이다.

(字義) ○이 문장 역시 대칭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니 그걸 파악하는 것이
해석하는데 도움을 준다. ○轟은 울릴 굉. 수레소리나, 천둥소리를 나타낸다.
○이 글은 다음의 고사를 알아야 이해가 된다. 당나라때의 명문장가로 이름이
높았던 "왕발"이란 사람은 마당산의 신령의 현몽을 얻어 순풍을 만나 배를 타고
하룻밤 사이에 남창 칠백리를 가서 등왕각의 서문을 지어 천하에 이름을 떨쳤다.
천복비에 대한 고사는 구래공의 문객중 한사람이 지극히 곤궁하였는데, 어떤
사람이 천복비의 비문을 박아다가 주며는 그 사례를 후히 준다고 하였다. 이에
천신만고하여 수천리를 애써 갔더니 그날밤 벼락이 내려 그 비석을 깨뜨렸다는
일이 있다.


五. 列子曰,痴聾痼啞家豪富,智慧聰明却受貧,年月日時該栽定,算來由命不由人

   열자께서 말씀하셨다. 치롱고아라도(어리석고, 귀먹고, 고질에, 벙어리라도)
집은 호화롭고 부유할 수 있으며, 지혜총명이라도(지혜가 있고 총명해도) 오히려
가난할 수 있느니라. 연월일시는 두루 갖추어 정해져 있는 것이니, 셈은
천명에서 말미암는 것이지 사람에게서 말미암는 것이 아니니라.

(字義) ○4.3 4.3으로 끊어 읽고, 역시 대칭구조를 파악하면 이해하기 쉽다.
○痴는 어리석을 치. 痴는 속자이고, 본자(本字)는 癡이다. ○痼는 고질 고.
○啞는 벙어리 아. ○却은 지금은 주로 "버릴 각"의 술어로 쓰이지만,
한문에서는 부사로도 자주 쓰인다. 즉, "도리어, 오히려"의 뜻이다. ○該는 모두
해, 갖출 해. ○栽(심을 재)는 裁(마름질할 재)의 뜻으로 쓴 것 같다. ○算은 수
산. 셈할 산. 여기서는 운수를 따져본다는 뜻이겠다. ○由는 말미암을 유.
由+명사= ~에서 말미암다.

順命篇終


  <제4편 효행편 / 第四篇 孝行篇>


一.  詩曰,父兮生我,母兮鞠我,哀哀父母,生我[Image] 勞,欲報深恩,昊天罔極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아버지는 날 낳으시고 어머니는 날 기르시니,
애애롭다(슬프다) 부모여! 나를 낳으시기에 애쓰시고 수고하셨도다. 깊은 은혜를
갚고자 하나 넓은 하늘은 참으로 망극하도다(가이 없다).

(字義) ○詩라 하면 유교 경전의 하나인 詩經을 뜻한다. 원래 詩라고 하면
詩經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經을 붙인 것은 한대(漢代)이후 경서를 존중하는
뜻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兮(혜)는 문장이 댓구(對句)를 이룰 때 주로
사용되는 감탄형 어조사이다. 여기서도 "어머니는~~, 아버지는~~"하는 식으로
댓구를 이룬다. ○鞠은 기를 국 ○生은 타동사로 ~에 살다, ~을 낳다. ○ 는
힘쓸 구. ○勞는 수고할 로. ○昊天罔極이란 부모의 넓고 큰 은혜를 하늘에
비유하여, 그 은혜의 끝이 없음을 말한 것이다. ○昊는 넓을 호, 하늘 호.
○罔은 없을 망.


二. 孝子之事親也,居則致其敬,養則致其樂,病則致其憂,喪則致其哀,祭則致其嚴

   효자의 부모 섬기기란 (부모와 같이) 거함에는 자신의 공경함을 다하고,
(부모) 봉양함에는 자신의 즐거움을 다하고, (부모가) 병이 드시면 자신의
근심을 다하고, (부모의) 상중에는 자신의 그 슬픔을 다하고, (부모의) 제사를
지낼 때에는 그 엄숙함을 다하는 것이니라.

(字義) ○事는 섬길 사. ○也는 주로 평서문의 종결형, 또는 의문형 어조사로
쓰이지만, 여기서처럼주부(主部)를 구분지어 주는 역할도 한다. ○致는 1)이를
치, 2)다할 치. 여기서는 2의 뜻으로 "~을 다하다. ~을 극진히 하다"의 뜻이다.
○其는 주격 또는 소유격 대명사로 쓰인다. 여기서는 효자를 지칭하는 소유격
대명사(his)로 쓰였다.


三.  父母在,不遠遊,遊必有方

   부모가 살아 계실 적에는 멀리 떨어져 노니지 마라. 놀 때에는 반드시 가는
방향이 있어야 할 것이다.

(字義) ○A(명사)+有+B= A에 B가 있다.


四.  父命召,唯而不諾,食在口則吐之

   아버지께서 명하여 부르시거든 속히 "예"하고 대답하여 응하고(唯), 대답만
"네"하고 꾸물거리지 말것이다(不諾). 음식이 입에 들었다면 곧 뱉을지니라.(즉,
음식을 뱉고 속히 "예"하고 대답하여 곧바로 응해야 할 것이다.

(字義) ○召는 부를 소. ○唯는 오직 유 대답할 유. 여기서 대답한다는 것은
"~에게, ~을 대답한다"는 뜻이 아니라, 대답하는 소리, 즉 우리말의 "예"나
"네"쯤에 해당하는 말소리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한 대답하는 소리에 해당하는
한자(漢字)가 여러개 있는데 그중에서 唯는 대답을 하고 바로 응하는 것이다.
지금 이 글자는 중국어로 "웨이"에 해당하고 전화받을 때 "여보세요"에 해당하는
말소리로 쓰이기도 한다. ○諾은 허락할 낙. 대답할 낙. 역시 唯와 마찬가지로
대답하는 소리를 나타낸다. 여기서는 "예"라고 대답만하고 바로 응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A+在+B= A가 B에 있다. ○吐는 토할 토


五.  太公曰,孝於親,子亦孝之,身旣不孝,子何孝焉

   태공께서 말씀하셨다. 부모에게 효도하면 자식이 또한 효도하나니, 자신이
이미 효도하지 않았는데 자식이 누구에게 효도를 하리요?

(字義) ○親(친)은 "부모"란 뜻이다. ○何는 1)무엇 하. 2)어찌 하. 여기서는
1의 뜻이 적절하다. ○焉(언)은 술어와 붙어서(타동사+焉) 그 대상을(목적어를)
내포하기도 하고, 또는 단순히 처소격의 의미를 갖는 종결형 어조사로 쓰인다.
흔히 焉을 於之와 같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설명이다. 之는
술어뒤에 붙는 어기조사일 뿐, 목적어가 아니기 때문에 전치사 於의 목적어가 될
수 없는 것이다. 흔히 焉을 於之와 같다고 하여 之를 마치 목적어인양 설명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저는 이제껏 한문의 문장중에 於之라는 글귀를 본적이
없습니다. 이는 바로 之가 목적어가 아니라 술어뒤에 붙는 어기조사임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焉은 술어뒤에 붙어 처소격의 어감을 갖는
어기조사이고, 마찬가지로 之도 술어뒤에 붙는 단순한 어기조사일 뿐이다.


六.  孝順還生孝順子,五逆還生五逆兒,不信但看頭水,點點滴滴不差移

   효순(부모에게 효도하고, 순종하는 사람)이 효순한 자식을 다시 낳은 것이요,
오역(五逆)이 다시 오역하는 아이를 낳는 것이다. 믿지 못하겠거든 다만 저
처마끝의 물을 보라! 한 점 한 점의 물방울들이 어긋나 옮겨지지 않는 것을!

(字義) ○順은 좇을 순. 순응·순종한다는 뜻이다. ○還(환)은 부사로 "다시,
도리어"의 뜻으로 자주 쓰인다. 술어 앞에 있으니 부사임을 알 수 있다. ○生은
타동사로 ~에 살다. ~을 낳다. ○五逆은 입교편(立敎篇)에 보면 주(周)나라
무왕(武王)과 강태공(姜太公)과의 문답에서 강태공이 "不養父母,爲五逆"(부모를
봉양하지 않는 것이 다섯번째의 거스름이다)라고 하였다. 따라서 五逆은 이
문장에서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는 사람을 가리킨다 하겠다. ○큰글자는 처마 첨.
○頭는 여기서는 별 뜻없이 명사뒤에 붙어서 복합어를 이루는 조자(助字)에
불과하다. 즉, "첨"이라고만 써도 되지만 "첨두"라고 하여 말의 뉘앙스를
살려주며, 또한 4.3 4.3의 글자의 대칭구조도 맞춰준다. (예)街頭, 話頭, 口頭,
念頭 ○滴은 물방울 적.

孝行篇終


  <제5편 정기편 / 第五篇 正己篇>


一.  性理書云,見人之善而尋己之善,見人之惡而尋己之惡,如此方是有益

   성리서에 이르기를, 남의 선을 보고 자기의 선을 찾으며, 남의 악을 보고
자기의 악을 찾아야 한다. 이와 같이 해야 바야흐로 이로움이 있을 것이로다.

(字義) ○而는 말이을 이. 而는 두 문귀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두
문귀을 순접(and), 역접(but), 인과(and so)관계 등으로 문맥에 따라 적절히
해석한다. 이때 而앞에 오는 문귀는 문장이 아닌 명사구나 또는 단순히 술어,
부사 등이 올 수도 있지만 而의 뒤에 오는 문귀는 반드시 문장을 이루는
절(節)이 와야 한다. ○如此는 자주 쓰이는 관용구. ○方은 바야흐로 방.
(예)時方, 方今, 今方.


二.  景行錄云,大丈夫,當容人,無爲人所容

   경행록에 이르기를, 대장부는 마땅히 남을 품어줄지언정(또는 용서할지언정)
다른 사람의 용서를 받는 사람이 되지 말지니라.

(字義) ○當은 부사로 마땅히 당. ○容은 품을 용, 용납할 용. (예)包容, 容恕
○無는 毋와 마찬가지로 금지사로도 자주 쓰인다.(=莫, 勿) ○爲는 될 위.
○爲A所+술어= A의 ~하는 바가 되다. 즉 이 구문은 피동형으로 해석을 해준다.
자주 쓰이는 구문이니 알아둘 필요가 있다.


三.  康節邵先生曰,聞人之謗未嘗怒,聞人之譽未嘗喜,聞人言人之惡未嘗和,
聞人言人之善,則就而和之,又從而喜之,故其詩曰,樂見善人,樂聞善事,樂道善言,
樂行善意,聞人之惡如負芒刺,聞人之善如佩蘭蕙

   강절 소 선생이 이르시길, 남의 비방을 들어도 아직 당장은 노여워하지 말고,
남의 칭찬을 들어도아직 당장은 기뻐하지 말라. 남이 다른 사람의 악한 점을
말하는 것을 들어도 아직 당장은 부화(附和)하지 말며, 남이 다른 사람의 선한
점을 말하는 것을 들으면 나아가 화응(和應)할 것이며 또 이어서 함께 기뻐해야
하느니라. 고로 그 시에 이르기를 선인(善人)을 보는 것을 즐거워하며,
선사(善事)를 듣는 것을 즐거워 하며, 선언(善言)을 말하는 것을 즐거워하며,
선의(善意)를 행하는 것을 즐거워한다 하였다. 남의 악을 듣기를 마치 가시를
등에 진 것처럼 하고, 남의 선을 듣기를 향초를 허리에 찬 것 같이 할지니라.

(字義) ○人은 사람 인. 또는 문맥에 따라 "남, 다른 사람"으로도 해석한다.
○謗은 헐뜯을 방. 여기서는 명사로 쓰였다. ○嘗은 일찍이 상. ○譽는 기릴 예.
○言은 명사로는 "말씀"이란 뜻이고, 술어로는 뒤에 절(節)을 받아서 "~을
말하다."(say that~)의 뜻이다. ○和는 화할 화. ○則은 앞문장을 가정(if)으로
해석한다. "~하면..."의 뜻이다. 혹은 더 뜻을 명백하게하여 "若~~ 則"의
구문으로도 쓰인다. ○道는 술어로는 "~을 말하다"의 뜻이다. (=say that...=言)
○負는 (등에)질 부. ○芒은 가스랑이 망. ○刺는 가시 자. ○佩는 (허리에)찰
패. ○蕙는 혜초 혜. 향초로 쓰인다.


四.  道吾惡者是吾師,道吾好者是吾賊

   내가 악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나의 스승이요, 내가 좋다고(좋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나의 도둑이로다.

(字義) ○道는 말할 도. (=say that~~) ○是는 술어로 "~이다"(=is)의
뜻이다.○賊은 도둑 적.

(참고) 어떤 책에서는 惡을 "미워할 오"로 해석하여 "나를 미워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나의 스승이다"라고 풀이했는데 저는 惡을 "악할 악"으로 보고 풀이
했으니 참고하시기 바람.


五.  勤爲無價之寶,愼是護身之符

   근면(勤勉)은 값이 없을 정도로 귀중한 보배요, 근신(謹愼)은 몸을
보호해주는 부적이니라.

(字義) ○勤은 부지런할 근. (예)勤務, 勤勉, 勤勞 ○爲는 "~이 되다"(is, become)의 
뜻이다. ○愼은 삼갈 신. (예)謹愼 ○是는 "~이다"(is)의 뜻. ○符는 부적 부.


六.  景行錄曰,保生者寡慾, 保身者避名,無慾易,無名難

   경행록에 이르기를, 생(生)을 보호하는 자는 욕심이 적고, 몸을 보호하는
자는 이름을 (이름이 알려지는 것을) 피한다. 욕심이 없기는 쉬우나, 이름이
없기는 어려우니라.

(字義) ○者는 그 앞귀절과 붙어서 명사구가 된다. ○寡~: ~이 적다. ○"~~易,
~~難"의 댓구문은 자주 쓰인다. "~~하는 것은 쉽고, ~~하는 것은 어렵다"의
뜻이다.


七. 子曰,君子有三戒,少之時,血氣未定,戒之在色,及其壯也,血氣方剛,戒之在鬪,
   及其老也,血氣旣衰,戒之在得

   선생님께서 이르시길, 군자에게는 3계가(세가지 경계가) 있으니, 어릴적에는
혈기가 미정(未定)하여 경계할 것은 여색에 있고, 그 장성함에 이르러서는
혈기가 바야흐로 굳센지라 경계할 것은 싸움에 있고, 그 늙음에 이르러서는
혈기가 이미 쇠퇴한지라 경계할 것은 얻음에(물욕에) 있느니라.

(字義) ○A(명사)+有+B= A에 B가 있다. ○A+在+B= A가 B에 있다. ○戒는 경계
계. "三戒"할 때 戒는 명사이고, "戒之在色"할 때 戒는 술어이다.
○"小之時"에서의 之는 관형격 조사(~의)로 쓰였고, "戒之在色"에서의 之는
어기조사(語氣助詞)로 쓰였다. 독자들은 명심보감 맨 첫귀절에서 之의 쓰임새에
대하여 언급한 것을 기억하는가? 그때 어기조사 之의 쓰임새가 두가지가 있다고
하였다. 첫째는 술어뒤에 붙어 타동사와 같은 어기를 같도록 해주는 용법이고,
다른 하나는 "술어+之"가 명사구로 쓰인다는 것이었다. 바로 여기서 그 두 번째
용법을 살펴볼 수 있다. "戒之在色"에서 戒之는 첫 번째 용법과 마찬가지로
타동사화 되어있지만 서술어로 쓰인 것이 아니라 명사구로 쓰인 예이다. 즉,
"경계할 것은"의 뜻이 된다. ○其는 주격 또는 소유격 대명사로 쓰인다.
여기서는 君子를 받는 주격 대명사로 쓰였다. ○剛은 굳셀 강.


八.  孫眞人養生銘云,怒甚偏傷氣,思多太損神,神疲心易役,氣弱病相因,
   勿使悲歡極,當令飮食均,再三防夜醉,第一戒晨嗔

   손 진인의 양생명에 이르기를, 화가 심하면 기(氣)만 해치고, 생각이 많으면
정신을 크게 손상시킨다. 정신이 피로하면 마음이 쉽게 부림을 받고, 기(氣)가
약하면 병이 잇달아 일어난다. 슬픔과 기쁨을 극에 달하게 하지 말며, 마땅히
음식을 고르게 할 것이다. 재삼 밤에 술 취하지 않도록 하고, 제일 조심할 것은
새벽에 성내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다.

(字義) ○이 문장은 2.3 2.3으로 끊어 읽고, 神, 因, 均, 嗔이 운(韻)을 맞춘
글자들이므로, 읽으면서 운율을 느껴 보기 바란다. ○眞人은 道를 터득한 사람을
도가(道家)에서 일컫는 존칭이다. ○甚은 심할 심. ○偏은 치우칠 편.
여기서처럼 술어 앞에 붙어 부사로 쓰이는 경우가 많으며 우리말로 해석할 때는
偏+술어+목적어= "오로지 ~만 ~한다"는 식으로 의역하면 자연스럽다. ○太는
부사로 자주 쓰인다. ○疲는 고달플 피. (예)疲困, 疲勞 ○"心役"이란 표현은
한문에서 자주 접하는 관용 표현이다. 우리말로는 "마음이 고달프다.
속썩이다."쯤으로 번역하면 좋을 듯 싶다. ○易+술어= ~하기 쉽다. 쉽게 ~하다.
○因은 인할 인. ○勿은 금지사로 "~하지 마라"의 뜻이다. ○使+목적어+술어=
~로 하여금 ~하게 하다. ○令+목적어+술어= ~로 하여금 ~하게 하다. 使와 令은
모두 사역동사로 쓰인다. ○晨은 새벽 신. ○嗔은 성낼 진.


九.  景行錄曰,食淡精神爽,觀淸夢寐安

   경행록에 이르기를, 먹는 것이 담담하면(맵지도 않고 짜지도 않고 맑고
깨끗하면) 정신이 상쾌하고, 보는 것이 맑고 깨끗하면 잠자리가 편안하느니라.

(字義) ○淡은 맑을 담. "담백(淡泊)하다. 담담(淡淡)하다. 묽다. 싱겁다"의
뜻이다. ○淸은 깨끗할 청. 맑을 청. ○寐는 잠잘 매.


十.  定心應物,雖不讀書,可以爲有德君子

   마음을 정하고 모든 일에 응하면 비록 글을 읽지 않았다고 해도 그를 유덕군자라 
할 수 있느니라.

(字義) ○應은 응할 응. (예)應接, 應試 ○可以는 한 단어로 "~할 수 있다"로
봐도 되고, 以를 "定心~~ ~~讀書"까지의 명사절을 받는 것으로 봐도 된다.
○爲는 "~으로 여기다. ~으로 삼다"의 뜻이다. 혹 爲를 "될 위"로 해석할 수도
있다. 즉, "마음을 정하고 모든 일에 응하면 비록 글을 읽지 않아도 유덕군자가
될 수 있느니라"로 번역되고, 有德君子의 주체가 바뀌어 버린다. 그러나 위와
유사한 글귀가 논어(論語, 學而篇)에 보이므로 여기서도 爲를 "~으로 여기다"의
뜻으로 보기로 한다.


十一.  近思錄云,懲忿如救火,窒慾如防水

   근사록에 이르기를, 분함을 참는 것을 불을 끄듯이 하고, 욕심 막기를 큰
물을 막는 것 같이 하라.

(字義) ○2.3 2.3으로 끊어서 읽는다. ○懲은 징계할 징 (예)懲戒, 懲罰 ○忿은
분할 분 ○懲忿은 분함을 억누르다. 참다의 뜻으로 종종 쓰이는 관용구이다.
○救火란 표현은 "불을 끈다"는 의미로 자주 쓰이는 관용 표현이다.


十二.  夷堅志云,避色如避讐,避風如避箭,莫喫空心茶,少食中夜飯

   이견지에 이르기를, 여색 피하기를 원수 피하는 것처럼 하고,
바람(남녀관계를 빗댐) 피하기를 화살 피하는 것처럼 하라. 빈 속에 차를 마시지
말고, 한 밤중의 식사는 적게 먹을지니라.

(字義) ○2.3 2.3으로 끊어 읽고, 箭과 飯은 운(韻)을 맞춘 것임. ○箭은 화살
전. ○空心茶와 中夜飯은 굳이 글자를 풀어서 해석하지 말고, 한 단어(명사)처럼
읽는 것이 좋을 듯하다. 물론 이 글을 쓴 사람이 만든 고유명사(?)이겠죠.


十三.  荀子曰,無用之辯,不急之[Image] ,棄而勿治

   순자께서 말씀하셨다. 쓸데없는 논쟁과 급하지 않은 살핌(고찰)은 버려서
다루지마라.

(字義) ○辯은 말잘할 변, 논쟁할 변. (예)辯護士, 論辯 ○急은 급할 급. ○棄는
버릴 기. (예)棄却, 쓰레기投棄 ○治는 다스릴 치. 의미가 파생되어 ~을 다루다.
조작하다의 뜻도 있다. (예)難治病


十四.  子曰,衆惡之,必[Image]焉,衆好之,必[Image]焉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사람이 미워하더라도 반드시 그에 대해 살필
것이며, 모든 사람이 좋아하더라도 반드시 그에 대해 살필 것이로다.

(字義) ○之는 아무 뜻이 없는 어기조사이다. 목적어가 아니다. ○焉(언)은
술어와 붙어서(타동사+焉) 그 대상을(목적어를) 내포하기도 하고, 또는 단순히
처소격의 의미를 갖는 종결형 어조사로 쓰인다. 焉은 於之의 뜻이 아니다. 만약
焉을 於之와 같다고 한다면 위의 문장에서 必찰焉을 必찰於之로도 쓸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바로 之를 목적어로 본 것인데 저는 이제껏 必찰於之와 같은
문장을 본 적이 없습니다. 이는 之가 목적어가 아님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十五.  酒中不語,眞君子,財上分明,大丈夫

   술 먹는 중에 말하지 않는 것은 진군자(眞君子, 참된 군자)요, 재산상 분명한
것은 대장부로다.


十六.  萬事從寬,其福自厚

   만사에 너그러움을 쫓으면 그 복이 스스로 두터워지느니라.

(字義) *寬은 너그러울 관. *厚는 두터울 후 (예)重厚


十七.  太公曰,欲量他人,先須自量,傷人之語,還是自傷,含血噴人,先汚其口

   태공께서 말씀하셨다. 타인을 헤아리려면 모름지기 자신부터 먼저 헤아려야
할 것이다. 남을 해치는 말은 도리어 자신을 해치는 것이요, 피를 입에 물고
남에게 뿜는 것은 먼저 자신의 입을 더럽히는 것이니라.

(字義) ○量은 헤아릴 양. ○"自+술어"의 용법은 지금 우리말에도 많이 쓰이고
있다. 따라서 읽을 때는 "自+술어"를 한 단어처럼 보는 것이 해석하는데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예) 自殺, 自嘲, 自退, 自祝. ○還(환)은 부사로 "다시,
도리어"의 뜻으로 자주 쓰인다. ○是는 "~이다"(is)의 뜻. 이때 주어는
傷人之語로서 문맥상 알 수 있으므로 是앞에 지시대명사 같은 것을 굳이 써주지
않는다. ○還是~~ : 도리어 ~이다. 이와 같이 "부사(또는 대명사)+是"는
한문에서 자주 쓰이는 용법이니 알아둘 필요가 있다. (예) 只是~ : 단지 ~이다.
總是~ : 모두 ~이다. 都是~: 모두 ~이다. 등등. ○含은 품을 함. (예)包含
○噴은 뿜을 분. (예)噴水 ○汚는 더러울 오. 여기서는 타동사로 쓰였다. "~을
더럽히다"의 뜻.


十八.  凡喜無益,惟勤有功

   무릇 희롱하는 것은 이로움이 없고, 오직 부지런한 것이 공이 있느니라.

(字義) ○凡은 1)무릇 범. 2)모든 범. 3)범상할 범.1)과 2)의 뜻은 별 차이가
없다. 즉, 위의 문장에서 凡喜를 "모든 희롱"이라고 해도 된다. 다만 문장의
댓구상 "惟"와 댓구를 맞춰서 凡을 1)의 뜻으로 풀었다.


十九.  太公曰,瓜田勿[Image]履,李下不整冠

   태공께서 말씀하셨다. 오이밭에서 (손을 내려) 신을 고쳐 신지 말 것이요,
오얏(자두) 나무 아래에서는 (손을 올려) 관을 고쳐 쓰지 말 것이다.

(字義) ○2.3 2.3으로 끊어 읽는다. ○瓜는 외(오이) 과. ○큰글자는 "신 신을
섭" ○履는 신 리. 술어로는 "밟을 리"의 뜻도 있다. ○整은 정돈할 정. ○不도
勿과 마찬가지로 금지사로 쓰인다.


二十.  景行錄曰,心可逸,形不可不勞,道可樂,身不可不憂,形不勞,則怠惰易弊,
身不憂,則荒淫不定,故,逸生於勞而常休,樂生於憂而無厭,逸樂者憂勞其可忘乎

   경행록에 이르기를, 속마음은 편히 할 수 있을지언정 겉모습을 수고롭게 하지
않을 수 없으며, 도(道)는 즐길 수 있을지언정 몸을 근심케 하지 않을 수
없느니라. 겉모습을 수고롭게 하지 않으면 게을러져 폐단이 되기 쉽고, 몸을
근심케 하지 않으면 황폐하고 음란해져 (정신이) 안정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편안함은 수고로운 가운데 생겨서 늘 휴식이 있는 것이요, 즐거움은 근심하는
가운데 생겨서 염증을 느끼지 않게 되는 것이니, 편안해 하고 즐길 수 있는 자가
근심과 수고로움, 그것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字義) ○이 문장 역시 댓구절을 파악하며 읽으면 해석하는데 도움이 된다.
○"心可逸"에서 心은 주어가 아니라 逸의 목적어이다. 이와 같이 목적어를
도치해서 "목적어+可+타동사"의 어순으로 쓰는 경우가 많이 있다. 뒷 문장에서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逸은 편안할 일. ○形은 형체 형. ○不可不은 "~하지 않을
수 없다"의 뜻. ○則은 앞 문장을 가정으로 해석한다. ○怠는 게으를 태. ○惰는
게으를 타. ○幣는 폐단 폐. 여기서는 술어로 쓰였다. ○生은 타동사로 1)~에
살다. 2)~을 낳다. ~을 생기게 하다는 뜻이고, 자동사로는 "생기다"의 뜻이다.
○生於~= ~에서 생기다. ○其는 일반적으로 주격 또는 소유격 대명사로
쓰이지만, 여기서는 "憂勞"와 동격을 이루며 목적격 대명사로 쓰였다. 이처럼
其가 동격을 이루며 쓰이는 예는 많으며 특히 동격일 경우는 주로 주격이지만,
여기서처럼 목적격이 될 때도 있다. 동격의 其는 반드시 바로 그 앞 문구와
동격을 이룬다. ○乎는 일반적으로 의문문에서 의문형 어조사로 쓰인다.


二十一.  耳不聞人之非,目不視人之短,口不言人之過,庶幾君子

   귀로는 남의 그릇됨을 듣지 아니하고, 눈으로는 남의 단점을 보지 아니하며,
입으로는 남의 과실을 말하지 말아야 거의 군자에 가까우니라

(字義) ○庶는 거의 서. ○幾는 거의 기. ○"庶幾~" 는 관용구로 "~에 거의
가깝다. 거의 ~이다"의 의미로 자주 쓰이는 관용구이다. 이 때 庶幾에 감탄형
어조사 乎를 붙여 쓰기도 한다. 현대 중국어에서도 "幾乎"란 말은 여전히
쓰인다. "거의"란 뜻이다.


二十二.  蔡伯曰,喜怒在心,言出於口,不可不愼也

   채백개가 말하였다. 희로(喜怒)는 마음에 있고, 말은 입에서 나오는 것이니,
삼가지 않을 수 없노라.

(字義) ○出於~ :~에서 나오다. 이때 於는 붙이지 않아도 된다. 여기서는
글자수를 맞추기 위해 於를 붙였다.


二十三.  宰予晝寢,子曰,朽木不可雕也,糞土之墻,不可也

   재여가 낮잠을 자거늘,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썩은 나무에는 새길 수가
없으며, 막된 흙으로 쌓은 담장은 흙손질을 할 수도 없느니라.

(字義) ○재여(宰予)는 공문십철(孔門十哲)의 한 사람으로 언변에 능했다. 이
문장은 배운 것을 실천하지 않고 언변에만 능한 재여에게 일침을 가하는 공자의
말씀이다. 논어의 원문을 읽어 보면 이뒤에 생략된 내용은 이러하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것을 재여를 통해서 나는 알게 되었고, 이로 인해 사람을
볼 때 그 말만 믿는 것이 아니라 그 행동까지도 살피게 되었다"라고 재여를
심하게 꾸짖는 공자의 말씀을 볼 수 있다. ○朽는 썩을 후. (예)不朽의 명작.
○雕는 彫와 통하는 글자로 "새길 조" ○糞은 똥 분. ○墻은 담 장. ○ 는
흙손질할 오. ○不可+술어: 1) ~할 수 없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2)~해서는
않된다.(~하는 것은 불가하다) 여기서는 1)의 뜻이다.


二十四.  紫虛元君誠諭心文曰,福生於淸儉,德生於卑退,道生於安靜,命生於和暢,
   患生於多慾,禍生於多貪,過生於輕慢,罪生於不仁

   자허원군의 성유심문에 이르기를, 복(福)은 청렴하고 검소한 데서 생기고,
덕(德)은 자신을 낮추고 물러나는 데서 생기며, 도(道)는 편안하고 고요한
가운데서 생기고, 명(命)은 화창한 가운데서 생기며, 우환(憂患)은 욕심이 많은
데서 생기고, 화(禍)는 탐욕이 많은 데서 생기며, 과실(過失)은 경만한 가운데서
생기고, 죄(罪)는 어질지 못한 데서 생긴다.

(字義) ○원문이 길기 때문에 몇 문단으로 나누어 보겠다. ○자허원군은
도가(道家)의 사람이다. ○生於~: ~에서(~로부터) 생기다. ○淸은 맑을 청,
깨끗할 청. ○儉은 검소할 검. ○慢은 게으를 만. (예)怠慢


   戒眼莫看他非,戒口莫談他短,戒心莫自貪嗔,戒身莫隨惡伴,無益之言莫妄爲,
   不干己事莫妄爲,尊君王孝父母,敬尊長奉有德,別賢愚恕無識

   그러니, 눈을 경계하여 남의 그릇됨을 보지 말며, 입을 경계하여 남의 단점을
말하지 말고, 마음을경계하여 스스로 탐내어 성내지 말며, 몸을 경계하여 악한
친구를 따르지 말 것이다. 무익한 말은 망령되이 하지 말 것이며, 자기에게
간섭되지 않는 일은 망령되이 하지 말 것이다. 오로지, 군왕을 받들고 부모에게
효도하며, 어르신들을 공경하고 유덕(有德)한 자를 받들며, 현명한 자와
어리석은 자를 가리고 무식한 자를 용서하라.

(字義) ○戒는 경계할 계. ○嗔은 성낼 진. ○伴은 짝 반. ○妄은 망령될 망.
여기서는 부사로 보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예) 妄動, 妄發 ○干은 간섭할 간.
(예)干涉, 干與 ○尊은 높을 존. 첫번째 尊은 술어로 쓰인 것이고, 尊長의 尊은
명사로 쓰인 것이다. 특히 尊長은 지금까지도 쓰이는 단어이다. ○有德, 賢, 愚,
無識은 모두 그러한 사람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했다. 한문에서는 그런 예가
많으므로.. 마치 영어에서 the departed:죽은 사람. the poor: 가난한 사람. the
rich: 부유한 사람 하듯이..


   物順來而勿拒,物旣去而勿追,身未遇而勿望,事已過而勿思,聰明多暗昧,
   計算失便宜,損人終自失,依勢禍相隨,戒之在心,守之在氣

   일이 순순히 오거든 막지 말며, 일이 이미 자나갔거든 쫓지 말 것이다. 몸이
아직 때를 만나지 못해도 바라지 말 것이요, 일이 이미 지나갔거든 더이상
생각하지 말 것이다. 총명해도 어둡고 우매한 구석이 많으며, 미리 계산을 해서
(계획을 다 짜 맞춰 놓았더라도) 편의를 잃을 수 있는 것이니라. 남을
손상시키면 끝내는 내 자신이 손실을 입을 것이요, 일의 형세에 의존하면 화가
서로 따르리라. 경계하는 것은 마음에 있는 것이요, 지키는 것은 기에 있는
것이니라.

(字義) ○順은 좇을 순. 순응할 순. ○拒는 막을 거. ○已는 이미 이. ○過는
명사로는 "과오, 과실, 허물"이란 뜻이고, 술어로는 지날 과. ○昧는 어두울 매.
○便宜(편의)는 지금도 쓰이는 말이니 이해하리라고 본다. ○損은 덜 손. "~에게
손해를 끼치다. ~을 손상시키다"의 뜻이다. ○依는 의지할 의. ○A+在+B= A가
B에 있다. ○之는 "술어+之"가 명사구로 쓰인 것이다.


   爲不節而亡家,因不廉而失位,勸君自警於平生,可歎可警而可畏,
   上臨之以天鑑,下[Image]之以地祇,明有王法相繼,暗有鬼神相隨,
   惟正可守,心不可欺,戒之戒之

    절제(절약)하지 못해서 집안을 망치고, 청렴하지 못한데서 기인하여
(벼슬)자리를 잃게되는 법! 그대에게 권하노니, 평생 동안 이를 스스로
경계하여, 이를 탄식하는 것이 옳고, 이를 경계하는 것이 옳으며, 이를 두려워
하는 것이 옳도다. 위로는 천감(하늘의 거울)로 임하시고, 아래로는
지신(地神)이 살피나니, 밝은 곳에서는 왕법이 서로 이어지고, 어두운 곳에서는
귀신이 있어 서로 따르나니 오로지 바르게 살아야만 지킬 수 있는 것이요,
마음을 속일 수는 없는 것이다. 이를 경계하고 경계하라.

(字義) ○爲는 1)할 위 2)위할 위 3)될 위 4)~으로 삼다. 등등의 4가지 뜻이
있다. 이때 2)의 뜻이 파생되어 "이유"를 나타내기도 한다. 즉, "~을
위해서이다"에서 "~때문이다"로 의미가 확장되어 쓰이기도 한다. 위에서도 爲는
그 뒷문장 因과 댓구를 이루며 "이유"를 나타내는 뜻으로 쓰였다. ○節은 술어로
"절약(절제)할 절" 여기서는 不다음에 쓰였으므로 술어임을 짐작할 수 있다.
○勸은 권할 권. ○警은 경계할 경. ○可+술어= "할 수 있다"의 뜻이고 고어투로
번역하면 "~하는 것이 가(可)하다. ~하는 것이 옳다." 윗 문장에서는 후자를
택했다. ○臨之, 察之의 之는 어기조사에 불과하다. 마지막의 戒之도
마찬가지이다. ○祇는 지신(地神) 기. ○欺는 속일 기.

원문을 전문으로 다시 읽어 보기 바란다.

   紫虛元君誠諭心文曰,福生於淸儉,德生於卑退,道生於安靜,命生於和暢,
   患生於多慾,禍生於多貪,過生於輕慢,罪生於不仁,戒眼莫看他非,
   戒口莫談他短,戒心莫自貪嗔,戒身莫隨惡伴,無益之言莫妄爲,
   不干己事莫妄爲,尊君王孝父母,敬尊長奉有德,別賢愚恕無識,
   物順來而勿拒,物旣去而勿追,身未遇而勿望,事已過而勿思,聰明多暗昧,
   計算失便宜,損人終自失,依勢禍相隨,戒之在心,守之在氣,
   爲不節而亡家,因不廉而失位,勸君自警於平生,可歎可警而可畏,
   上臨之以天鑑,下[Image]之以地祇,明有王法相繼,暗有鬼神相隨,
   惟正可守,心不可欺,戒之戒之

正己篇終


  <제6편 안분편 / 第六篇 安分篇>


一.  景行錄云,知足可樂,務貪則憂

   경행록에 이르기를, 족함을 알면 즐거울 것이요, 탐하기를 힘쓰면 근심하게
되느니라.

(字義) *足은 족할 족. *務는 힘쓸 무. "~하기를(~에) 힘쓰다"의 뜻.


二.  知足者,貧賤亦樂,不知足者,富貴亦憂

   족함을 아는 자는 빈천해도 또한 즐거울 것이요, 만족함을 알지 못하는 자는
부귀해도 또한 근심만 하느니라.


三.  濫想徒傷神,妄動反致禍

   남상은(쓸데없이, 도에 넘치게 생각하는 것은) 한갓 정신만 상하게 할
것이요, 망동(망령된 행동)은 도리어 화(禍)에 이르게 되느니라

(字義) ○濫은 넘칠 람. 부사로 쓰일 때는 "함부로 ~하다. 도에 넘치게
~하다."로 의역한다. (예) 濫用, 濫發 ○徒는 부사로 "다만 도, 한갓 도" ○致는
이를 치. 致는 "~에 이르다"가 본 뜻이지만 의미가 확장되어 "~을 이루다. ~이
되다"는 뜻도 된다. 위에서도 "致禍"는 1차적인 의미는 화에 이른다는 뜻이자만,
결국 "화를 이룬다. 화가 된다"는 뜻이다. (예)雲登致雨 (千字文에 나오는
글귀인데 의역해 보길 바란다)


四.  知足常足,終身不辱,知止常止,終身無恥

   만족할 줄을 알아 늘상 만족해 하면 종신토록(몸을 마칠 때까지) 욕되지 않을
것이요, 그칠줄 알아늘상 적당한 선에서 그치면 종신토록 부끄러움이 없으리라.

(字義) ○辱은 욕될 욕. ○恥는 부끄러울 치. 수줍어한다는 뜻이 아니고, 
"치욕스럽다"는 뜻이다.


五.  書曰,滿招損,謙受益

   서전(書傳)에 이르기를, 가득차면 손해를 부르고, 겸손하면 이로움을
얻느니라.

(字義) ○招는 부를 초 (예)招待, 招魂


六.  擊壤詩曰,安分身無辱,知機心自閑,雖居人世上,却是出人間

   격양시에 이르기를, 안분하면(분수에 편안해 하면, 편안한 마음으로 분수를
지키면) 몸에 욕됨이 없을 것이요, (자연의) 기미를 알면 마음은 절로
한가로워지느니라. 비록 인간세상에 산다고 해도, 오히려 이것은 인간세상을
벗어난 것이로다.

(字義) ○이 문장은 詩이므로 2.3 2.3으로 끊어 읽고, 閑과 間은
운자(韻字)이다. 5언절구가 되겠다. ○機는 "베틀"이란 뜻도 있지만, "기미
기"의 뜻도 있다. (예)機會, 投機 ○心閑이란 표현도 한문에서는 자주 보인다.
○却은 도리어 각. ○是는 "~이다"의 뜻. 여기서 是는 지시대명사, "이 시"가
아니라 술어인 "~이다"의 뜻이다. 주어는 앞 문장의 글귀 전부이며, 이처럼
문맥상 是의 주어가 분명하면 주어를 쓰지 않는다. 위의 해석에서
"이것은"이라고 하여 지시대명사를 써 준 것은 是를 지시대명사로 보아 그렇게
번역한 것이 아니라, 다만 의역을 하는 과정에서 우리말에 주어를 넣어준 것
뿐이다. ○却是~: 도리어 ~이다. ○出은 여러가지 형태로 쓰이는데, 우선
타동사로는 1)~을 내다. 2)~를 나가다. 3)~에서 나오다.(이때는 出於~라고
쓰기도 하지만, 於를 붙이지 않고 쓰는 경우도 많다) 자동사로는 1)~이 나다.
2)나오다(於를 붙여서). 위 문장에서는 "~를 나가다"의 뜻으로 쓰였다.

安分篇終


  <제7편 존심편 / 第六篇 存心篇>


一.  景行錄云,坐密室如通衢,馭寸心如六馬,可免過

   경행록에 이르기를, (사방이 막혀 있는) 밀실에 혼자 앉아 있더라도 (사방이
뚫린) 거리에 있는 듯이 하며, 한 마디의 작은 마음을 통제하는 것을 (제 멋대로
움직이려 하는) 여섯 필의 말을 부리듯이 하면, 허물을 면할 수 있으리라.

(字義) ○衢는 거리 구. ○馭는 말부릴 어. ○寸은 마디 촌. 길이의 단위로도
쓰인다.


二.  擊壤詩云,富貴如將智力求,仲尼年少合封侯,世人不解天意,空使身心半夜愁

   격양시에 이르기를, 부귀를 지력(智力)으로 구한다면, 중니(仲尼)같은 분은
나이 어려서 벌써 제후를 봉합하였으리라. 세상 사람들은 하늘의 뜻을 풀지
못하고(이해하지 못하고) 부질없이 한밤중에 심신을 근심하게 하느니라.

(字義) ○如는 1)만약 ~한다면(=若) 2)~와 같다(=若)의 뜻이 있다. 위에서는
1)의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좋다. ○富貴는 求의 목적어이다. ○仲尼는 孔子의
字이다. ○將은 "장차 장"으로 보아 미래시제로 해석할 수도 있겠으나, 將이
"가질 장"의 뜻이 있다. 즉, "~을 가지고서"(以)의 뜻이다. 여기서는 지력을
가지고서(將은 以와 같은 뜻이다) 부귀를 구한다고 해석했다. ○年은 "나이"란
뜻. (예)年長者, 年老 ○少는 1)(나이가) 어릴 소. 2)적을 소. 여기서는 1)의
뜻이다. ○위 시에서 공자와 같은 성인이라면 나이가 어려서 진즉에 일찍이
제후를 봉합하여 천자가 되었을 터인데도 천하를 다스리지 못한 것은 하늘의
뜻이란 것이다. ○解(해)는 "~을 깨닫다. ~을 이해하다"의 뜻. (예)理解, 解釋
○空(공)은 부사로 헛되이, 부질없이. 공연히. ○使+목적어+술어=~하여금 ~하게
하다. ○半夜는 한밤중이란 뜻의 한 단어이다.


三.  范忠宣公,戒子弟曰,人雖至愚,責人則明,雖有聰明,恕己則昏,
   爾曹,但當以責人之心,責己,恕己之心,恕人,不患不到聖賢地位也

   범 충선공이 자제들에게 경계하여 말씀하였다. 사람이 비록 지극히
어리석어도 남을 꾸짖는데는 밝고, 비록 총명함이 있어도 자기를 용서하는 데는
어두우니라. 너희들은 다만 마땅히 남을 책(責)하는 마음으로 자기를
책(責)하고, 자기를 용서하는 마음으로 남을 용서하면 성현의 지위에 이르지
아니함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느니라. (그와 같이 하면 당연히 그런 지위에
이르기 마련이므로)

(字義) ○범 충선공은 북송(北宋)때의 재상. ○"술어+사람+曰"의 구문은 자주
쓰이는 문구이다. ○至는 술어로는 "~에 이르다"의 뜻이지만, 이와 같이
한정어로 쓰일 때는 (至가 명사나 서술어앞에 쓰일 때는) "매우, 지극히"의
뜻이다. ((예) - 서술어를 한정하는 경우) 至尊, 至高至順. ((예) - 명사를
한정하는 경우) 至誠, 至論 ○昏은 어두울 혼. ○曹는 무리 조. (예)法曹界.
法曹人, 吏曹, 兵曹, 戶曹. ○患은 뒤로 절을 받아(不到~位也까지) ~을
걱정하다, "be worried that~"의 의미이다. ○責은 꾸짖을 책. 責은 꾸짖는
것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좋은 길을 가도록 요구하고 조른다는 뜻도
내포되어 있다. 옥편에 보면, "꾸짖을 책"외에 "조를 책, 구할(求) 책"이란 뜻도
있다. 여기서 조르고 구한다는 것은 이를 가리키는 뜻풀이이다. 孟子에 보면
"責善,朋友之道也"(善을 서로 권장하고 조르는 것은 친구간의 도리이다)이란
글귀가 아마도 이 責이란 뜻의 모태가 된 것 같다. 여기서 責善이란 善한 길로
가도록 서로 구하고 조른다는 뜻이다. 위의 문장에서도 단순히 꾸짖는 것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의미를 더 확장시킬 수 있도록 責을 그 음(音)
그대로 옮겨보았다. (예)責望, 責善, 自責, 責任.


四.  子曰,聰明思睿,守之以愚,功被天下,守之以讓,勇力振世,守之以怯,
   富有四海,守之以謙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총명하고 생각이 밝아도 이를 어리석음으로 지키고,
공이 천하를 덮어도 이를 겸양으로 지키며, 용력이 세상을 떨칠지라도 이를
겁으로 지키고, 부(富)로 사해(四海-온 세상)가 있다고 해도 이를 겸손으로
지켜야 하느니라.

(字義) ○睿는 叡와 동자(同字)이다. "밝을 예" 슬기롭다는 뜻이다. (예)叡智
○被는 1)입을 피. 2)덮을 피. ○怯은 겁낼 겁. (예)卑怯


五.  素書云,薄施厚望者不報,貴而忘賤者不久

   소서에 이르기를, 박하게 베풀고 후하게 바라는 자는 보답이 없고, 귀해져서
천한 것을 잊는 자는 오래 가지 못하느니라.

(字義) ○薄은 얇을 박. ○厚는 두터울 후. ○久는 오랠 구. (예)長久, 永久


六.  施恩勿求報,與人勿追悔

   은혜를 베풀었거든 보답을 구하지 말 것이요, 남에게 주었거든 뉘우침을 쫓지
말 것이다. (나중에후회하지 말 것이다.)

(字義) ○與는 술어로 "줄 여" ○給與, 與信 ○悔는 뉘우칠 회. (예)後悔


七.  孫思邈曰,膽欲大而心欲小,知欲圓而行欲方

   손사막이 말하였다. 담력은 크게 하고자 하나, 마음은 작게 하고자 하노라.
지혜는 둥글게 하고자하나, 행동은 네모반듯하게 하고자 하노라.

(字義) ○손사막(孫思邈)은 당(唐)나라 때 사람. ○膽은 쓸개 담. 여기서는
과단성, 의지등을 비유한 말이라 하겠다. 따라서 위의 첫 구절은 뜻은 크게
갖고자 하나, 마음은 작게 하여 삼가고 경계한다는 뜻이다. ○圓은 둥글 원
○方은 술어로 "네모반듯하다. 방정(方正)하다"의 뜻이다. (예)품행이 方正하다.
○위의 두번째 구절은 지혜는 둥글게 하여 막힘이 없게 하고자 하나, 행동은
네모처럼 반듯하게 하고자 한다는 뜻이다.


八.  念念有如臨敵日,心心常似過橋時

   생각하고 생각하는 것은 적과 임해 있는 나날 같아야 할 것이요, 마음속
마음속은 항상 다리를 건너는 때와 같아야 할 것이다.

(字義) ○같은 말을 두 번 중복시켜서 쓰는 것은 한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용례이다. 리듬감을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특히 명사를 중복해서 쓸 때는
"모든~, ~마다"의 뜻이 된다. ○臨은 임할 림. (예)降臨, 臨終 ○似는 "같을
사"로 如와 쓰임새가 같다. ○過는 명사로는 허물, 지나침, 과오의 뜻이고,
여기서처럼 술어로는 "~을 지나다"의 뜻이다. 술어로는 1)(장소)~를 지나다.
2)지나치다. 과도하다. 3)과오를 저지르다. 실수하다. 등등의 뜻이 있다. ○橋는
다리 교. (예)橋梁, 漢江橋


九.  懼法朝朝樂,欺公日日憂

   법을 두려워하면 언제나 즐거울 것이요, 공중(公衆)을 속이면 날마다
근심하리라.

(字義) ○懼는 두려울 구. "~을 두려워하다"의 뜻이다. ○朝는 아침 조. ○公은
한가지 공. "공공(公共), 공중(公衆)"의 뜻이다. 이외에도 公은 주로 "공정하다,
공평무사하다"의 뜻으로 많이 쓰인다. ○欺는 속일 기.


十.  朱文公曰,守口如甁,防意如城

   주 문공께서 말씀하셨다. 입 지키기를 병과 같이 하고, 뜻 막기를 성과 같이
하라.

(字義) ○朱文公은 朱子를 지칭한다. 文은 시호이고 公은 존칭이다. ○甁은 병
병. 첫구절은 입을삼가하여 함부로 말하지 않는 것을 깨지기 쉬운 병을 지키듯
하라는 뜻이다. ○防은 막을 방. 두번째구절은 뜻을 굳게 지녀, 그 뜻을 잃거나
다른 헛된 욕망에 빼앗기지 않도록 성문을 지키듯 하라는 뜻이다.


十一.  心不負人,面無慙色

   마음으로 남에게 지지 않으면 얼굴에 부끄러운 빛이 없느니라.

(字義) ○負는 1) (등에) 질 부 2) 질(패배할) 부. ○慙은 부끄러울 참.
○A+無+B= A에 B가 없다.


十二.  人無百歲人,枉作千年計

   사람중에 백세를 사는 사람이 없건만은 천년의 계교를 헛되이 잘못 짓는구나

(字義) *枉은 굽을 왕. 여기서는 부사로 쓰여다. *計는 계교 계.


十三.  寇萊公六悔銘云,官行私曲失時悔,富不儉用貧時悔,藝不少學過時悔,
   見事不學用時悔 醉後狂言醒時悔,安不將息病時悔

   구래공의 육회명에 이르기를, 벼슬자리에 있을 때 사사롭고 굽은 일을 행하면
(벼슬자리를) 잃었을때 뉘우칠 것이요, 부유할 때 씀씀이를 검소히 하지 않으면
가난해질 때 뉘우칠 것이고, 재주가 있으나 어려서 배우지 아니하면 때가 지났을
때 뉘우칠 것이요, 일을 보고 배우지 아니하면 쓸 때 뉘우칠 것이며, 술에 취한
후 함부로 말하면 술이 깰 때 후회할 것이고, 몸이 편안할 때 조심하지 않으면
병이 들었을 때 후회하리라.

(字義) ○이 육회명(여섯가지 후회를 담은 글)은 4.3 4.3으로 끊어 읽는다.
○官은 벼슬 관. ○藝는 재주 예. ○少는 1)어릴 소 2)적을 소. 여기서는 1)의
뜻으로 "나이가 어리다"는 뜻이다. ○醒은 깰 성. (예)覺醒


十四.  益智書云,寧無事而家貧,莫有事而家富,寧無事而住茅屋,莫有事而住金屋,
   寧無病而食[Image]飯,不有病而服良藥

   익지서에 이르기를, 차라리 아무 일 없이 집이 가난할지언정 사고가 있으면서
집이 부유하게 하지는 말 것이요, 차라리 아무 일 없이 띠로 지은 집에 살망정
사고가 있으면서 금으로 된 집에 살지 말 것이며, 차라리 병이 없으면서 성긴
밥을 먹을지언정 병이 있으면서 좋은 약을 먹을 일이 아니로다.

(字義) ○寧은 1)안녕 녕 2)차라리 녕. 여기서는 2)의 뜻으로 쓰였다. ○莫은
금지사로 쓰였다. 마지막 귀절의 不도 금지사로 쓰였다. ○茅는 띠 모. 띠는
길쭉한 풀이름. ○큰글자는 성길 추, 거칠 추. ○服은 "~을 복용하다"는 뜻이다.
그 외에 1)입을 복. 2)복종할 복. ○良은 좋을 량. 여기서는 "어질 량"의 뜻이
아니다.


十五.  心安茅屋穩 性定菜羹香

   마음이 편안하면 띠로 지은 집도 편안한 것이요, 성품이 안정되면 나물국도
향기로우니라.

(字義) ○2.3 2.3으로 끊어 읽는다. ○穩은 편안할 온. (예)穩健, 不穩 ○菜는
나물 채. ○羹은 국 갱.


十六.  景行錄云,責人者不全交,自恕者不改過

   경행록에 이르기를, 남을 꾸짖는 자는 사귐을 온전히 하지 못하며, 스스로를
용서하는 자는 자신의 과오를 고치지 못하느니라.

(字義) ○者가 붙는 어귀가 주부(主部)가 된다. ○全은 不뒤에 쓰였으므로
술어임을 알 수 있다. 不+술어: ~하지 않는다. 全은 온전할 전.


十七.  夙興夜寐,所思忠孝者,人雖不知,天必知之,飽食煖衣,怡然自衛者,
   身雖安,其如子孫何

   숙흥야매에(아침 일찍 일어나 밤이 깊어 잠잘 때까지) 생각하는 바가 충효인
사람은 남이 비록 알아주지 않는다 해도 하늘은 반드시 알아줄 것이요, 배불리
먹고 따뜻하게 옷을 입고는 이연하여(기뻐하여, 화락하여) 자신만을 지키는 자는
몸은 비록 편안할지라도 그의 자손은 어찌될 것인고?

(字義) ○夙은 아침일찍 숙. 이를 숙. ○興은 일어날 흥. ○寐는 잠잘 매.
○夙興夜寐는 아침 일찍 일어나고 밤이 깊어 잠잘 때까지라는 뜻으로 자주
쓰이는 관용적인 표현이다. ○"所+타동사"는 ~하는 바. ~하는 것. 등등의 뜻으로
명사구를 이룬다. (예)所願, 所望, 所謂. ○衣는 "옷을 입다"는 뜻의 술어로
쓰였다. ○怡는 1)화(和)할 이. 2)기뻐할 이. 이연(怡然)은 종종 쓰이는
단어로서 기뻐하는 모양을 나타내는 의태어이며, 술어를 한정하는 부사로
쓰였다. ○然은 형용사나 동사 뒤에 붙어서 그 모양을 나타낸다. (예)泰然,
超然, 空然, 完然, 確然, 儼然, 杳然, 隱然, 偶然, 決然, 公公然 등으로
문장내에서는 주로 그 문장의 술어를 한정하는 "부사(副詞)"로 쓰이며, 때에
따라서는 명사 또는 술어로도 쓰인다. 이렇게 술어나 형용사 뒤에 然이 붙어서
단어를 이루는 말이 아주 많은데 이중에는 위에서 예를 든 것처럼 지금도 한
단어로 굳어져 쓰이는 낱말도 많으며, 고어(古語)에는 훨씬 더 이런 의태어들이
많다. 이런 낱말들은 그 뜻을 풀어서 해석하기 보다는 차라리 한 단어
해석해주는 것이 나을 듯하다. ○"其如子孫何"는 其子孫何如의 도치문으로 보면
될 것이다. 其는 소유격 대명사(his). ○何如는 직역하면 무엇과 같을 것인가?
즉, "어떻게 되겠는가?"의 뜻이다.


十八.  以愛妻子之心,事親則曲盡其孝,以保富貴之心,奉君則無往不忠
   以責人之心,責己則寡過,以恕己之心,恕人則全交

   처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어버이를 섬기면 그의 효도를 곡진히 하는 것이요,
부귀를 지키는 마음으로 임금을 받들면 어딜 가더라도 불충하는 때가 없을
것이니라. 남을 꾸짖는 마음으로 자기를 꾸짖으면 허물이 적을 것이요, 자기를
용서하는 마음으로 남을 용서하면 사귐을 온전히 하게 될 것이니라.

(字義) ○事는 섬길 사. ○親은 어버이 친. ○則은 앞 문장을 가정으로
해석한다. (~하면..) ○無不+술어: ~하지 않는 것이 없다. 자주 쓰이는 문장
형태이다. ○"無往不+술어"는 한문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표현이다.
"어딜가더라도 ~하지 않음이 없다"의 뜻. 비슷한 예로 往대신 時나 適(갈 적)을
쓰기도 한다. 즉, 無時不+술어: 어느 때라도 ~하지 않는 것이 없다.
無適(而)不+술어: 適은 往과 같은 뜻으로 위의 의미와 같다. 때에 따라서
適(往)과 "不+술어"사이에 而를 넣기도 한다. ○寡+명사:~이 적다.


十九.  爾謀不臧,悔之何及,爾見不長,敎之何益 利心專則背道,私意確則滅公

   너의 도모함이 착하지 않으면 후회한들 어디에 이를 것이며(후회해도 아무
소용없다는 의미), 너의 보는 것이(식견이) 길지 아니하면 가르친들 무슨
이로움이 있으리요? 다만, 자기를 이롭게 하는 마음이 오로지 있으면 도를
배반하는 하는 것이며, 사사로운 뜻이 굳으면 공적인 것을 멸하게 되는
것이로다.

(字義) ○爾는 너 이. ○謀는 꾀할 모. 도모할 모. ○臧은 착할 장. ○之는
어기조사(語基助詞)이다. ○及은 이를 급. "何及"은 "아무 소용없다"는 의미로
잘 쓰이는 관용구이다. ○專은 오로지 전. 여기서는 술어로 쓰였다.
전일(專一)하다는 뜻이다. ○背는 등 배. 배반할 패. 背가 배반하다의 뜻일 때는
전통적으로 "패"라고 읽지만, 개인적인 생각에는 "배"로 읽어도 무방하리라
본다. (예)背信 ○公은 공변될 공. 공정하다. 공평무사하다는 뜻이다.


二十.  生事事生,省事事省

   일을 생기게 하면 일은 생기고, 일을 덜면 일은 덜어지는 것이니라.

(字義) ○生은 타동사로 1)~에 살다. 2)~을 낳다. 자동사로는 1)생기다. 나다.
위 문장에서 첫번째 生은 타동사고 두번째 生은 자동사이다. ○省은 덜 생
(예)省略.

存心篇終


  <제8편 계성편 / 第八篇 戒性篇>


一.  景行錄云,人性如水,水一傾則不可復,性一縱則不可反,制水者必以堤防,
   制性者必以禮法

   경행록에 이르기를, 사람의 성품은 물과 같아서 물이 한 번 기울면 다시
주어담을 수 없듯이 성품도 한 번 놓으면(방종해지면) 되돌릴 수 없느니라. 물을
잡으려는 사람은 반드시 제방으로 할 것이요, 성품을 잡으려는 사람은 반드시
예법으로 하여야 할 것이다.

(字義) ○傾은 기울 경. ○則앞의 문구는 가정으로 해석한다. 1)~하면(if),
2)~할지라도(even if) 여기서는 문맥에 따라 1)의 뜻이다. ○不可+술어: 1)~할
수 없다. 2)~해서는 않된다. ○復은 회복할 복. ○縱은 놓을 종, 방종할 종.
○制는 잡을 제. 누를 제. 여기서 뜻이 파생되어 통제(統制)하다.
제어(制御)하다. 억제(抑制)하다의 뜻이 있다. 위의 문구에서도 그 파생된
뜻으로 여기면 된다. ○堤는 둑 제. (예)堤防


二.  忍一時之氣,免百日之憂

   일시적인 기분을 참으면 백일의 근심을 면하느니라.


三.  得忍且忍,得戒且戒,不忍不戒,小事成大

   참을 수 있으면 또 참고, 경계할 수 있으면 또 경계하라. 참지 않고,
경계하지 않으면 조그마한 일도 크게 되어버린다.

(字義) ○1)得+명사(구): ~을 얻다. 2)得+술어:~할 수 있다. 이 때 得은 可의
뜻으로 조동사가 된다.


四.  愚濁生嗔怒,皆因理不通,休添心上火,只作耳邊風,
   長短家家有,炎凉處處同,是非無相實,究竟摠成空

   우탁이 진노를 낳는 것은(어리석고 사리분별이 흐린 사람이 성내고 화내는
것은) 모두 일의 이치가 통하지 않는 데서 기인하는 것이다. 마음 위에 불을
더하지 말고, 단지 이변풍(귓가에 이는 바람)쯤으로 여길 것이로다. 장단(좋은
점과 나쁜 점)은 집집마다 있기 마련이요, 염량(세력의 성함과 약함)은 곳곳마다
같으니라. 시비(옳고 그름)은 모두 실한 것이 없는지라, 구경에는(필경에는,
결국에는) 모두 공(텅빈 것)이 되느니라

(字義) ○濁은 흐릴 탁. ○生은 "~을 낳다. 생기게 하다" ○嗔은 성낼 진.
○因은 인할 인 1)(뒤로 명사절을 받아서) 因+명사(구)절: ~에서 기인하다. ~에
때문에, ~으로 인하여. 2)(앞 문장을 받아서) 인하여, 그리하여, 그래서.
여기서는 1)처럼 因이 뒷구절을 받고 있다. 물론 명사로는 "원인"이라는 뜻이
있다. ○休+술어: 休는 "그칠 휴"로 금지사로 쓰인다. 즉, 莫, 勿, 毋와 같은
구실을 한다. ○添은 더할 첨. ○炎凉(염량)은 한 단어로서 비유적으로 세력의
성함과 약함을 의미한다. ○凉은 서늘할 량. ○實은 실할 실. 1)열매를 맺다.
2)가득차다, 실하다. 여기서는 2)의 뜻이다. ○究竟(구경)은 한 단어로 "결국,
필경(畢竟), 마침내"와 같은 뜻이다. ○究는 마칠 구. 물론 "궁구할 구"의
뜻으로도 쓰인다. ○竟은 마칠 경. ○摠은 "모두 총"으로 總과 같은 글자이다.
○成은 이룰 성. "~이 되다"의 뜻으로도 자주 쓰인다. (예) 成空, 成佛(부처가
되다).


五.  子張欲行,辭於夫子,願賜一言,爲修身之美,子曰,百行之本,忍之爲上,
   子張曰,何爲忍之,子曰,天子忍之,國無害,諸侯忍之,成其大,官吏忍之,進其位,
   兄弟忍之,家富貴,夫妻忍之,終其世,朋友忍之,名不廢,自身忍之,無禍害

   자장이 벼슬에 나아가서 뜻을 행하고자 선생님께 하직할 때 말하기를, 한
말씀 주시면 수신(修身)의 미덕으로 삼고자 하옵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백행의 근본은 참는 것이 으뜸이니라. 자장이 여쭈기를, 왜 참아야 하는
것입니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천자가 참으면 나라에 해(害)가 없으며,
제후가 참으면 그 위대함을 이루고, 관리가 참으면 벼슬자리에 나아가게 되며,
형제가 참으면 집안이 부귀해지고, 부부가 참으면 그들의 세대를 잘 마칠
것이요, 친구들끼리 참으면 그 우정이라는 명분이 없어지지 않으며, 스스로
자신이 참으면 화와 해가 없기 때문이니라.

(字義) ○원문이 길어서 임의로 나누었다. ○子張은 공자의 제자이다. 논어
위정편(爲政篇)에도 자장이 공자에게 벼슬을 구하는 방법에 대해 묻는 대목이
보인다. ○辭는 1)말할 사 2)사양할 사, 사퇴할 사. 하직할 사. 윗문장에서는
하직하다는 뜻이다. ○夫子는 존칭. (예) 孔夫夫(=Confucius) ○願은 원할 원.
"願+명사절"로 윗 문장에서 願은 "賜一~~之美"까지 받는다. ○賜는 줄 사.
○爲는 1)될 위, 2)할 위, 3)위할 위("이유"의 뜻도 포함), 4)~으로 삼다,
여기다, 생각하다. "爲修身之美"에서 爲는 4)의 뜻이다. "忍之爲上"에서 之는
어기조사(語基助詞)이고, 爲는 1)의 뜻이다. "何爲忍之"에서 爲는 3)의 뜻이고
之는 역시 어기조사이다. ○何爲는 자주 쓰이는 관용구로서, 직역하면 "무엇을
위하여?"이고 이유를 나타내는 의문문이다. 즉, "무엇 때문에?, 왜?"의 뜻이다.
그러나 때에 따라서는 爲가 "될 위"의 뜻이 될 때도 있다. (참조 ☞입교편
11번째 문장). 다만 何爲는 주로 전자의 뜻으로 쓰이고 있음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위 문장에서 何爲를 후자의 뜻으로 해석하면 "무엇이 참는
것입니까?"이지만 뒷문장과 어울리지가 않는다. ○중간부터 공자가 참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문장은 모두 4.3 4.3의 글자수로 이루어져 읽을 때 리듬감을
느끼게 해준다.


   子張曰,不忍何如,夫子曰,天子不忍,國空虛,諸侯不忍,喪其軀,
   官吏不忍,刑法誅,兄弟不忍,各分居,夫妻不忍,令子孤,朋友不忍,情意疎,
   自身不忍,患不除,子長曰,善哉善哉,難忍難忍,非人不忍,不忍非人

   자장이 여쭙기를, 참지 않으면 어떠합니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천자가
참지 않으면 나라가 공허해지고, 제후가 참지 않으면 그 몸을 잃게 되고, 관리가
참지 않으면 형법으로 베이게 되고, 형제가 참지 않으면 각자 분거하게 되고,
부부가 참지 않으면 자식들로 하여금 외롭게 하며, 친구끼리 참지 않으면
정의(情意)가 소원해지고, 자신이 참지 않으면 근심이 떠나지 않느니라. 자장이
선생님의 말씀을 다 듣고 나와 말하기를, 좋도다. 좋아. 참기가 어렵고도
어렵구나. 사람이 아니면 참지 못할 것이요, 참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로다.

(字義) ○何如는 관용구로서 직역하면, "~하는 것은 무엇과 같은가?" 즉, "~하면
어떠한가? ~하면 어떻게 되는가?"의 뜻이다. ○참지 않을 경우 어떻게 될지에
대해 공자가 서술하는 말씀도 4.3 4.3의 대칭을 이루며 리듬감을 준다. 이 때는
不忍之라 하지 않고 있는데 어기조사 之는 부정어(不)와는 잘 쓰이지 않을뿐더러
여기서는 4.3 4.3의 문귀수를 맞추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喪은 잃을 상.
○軀는 몸 구. ○刑은 형벌 형. ○誅는 벨 주. 꾸짖을 주. ○令은 사역동사로
使와 쓰임새가 같다. 즉, 令+A+술어: A로 하여금 ~하게 하다. ○疎는 성길 소.
"성기다"에서 뜻이 파생되어 "(친분이나, 정감이) 소원(疎遠)하다"의 뜻으로도
잘 쓰인다. ○除는 제할 제. 제거(除去)하다의 뜻이다. ○哉는 감탄형 종결
어조사로 쓰인다. (예)快哉를 부르다. ○難+술어: ~하기 어렵다.

(다시 전문으로 읽어 보기 바란다)

   子張欲行,辭於夫子,願賜一言,爲修身之美,子曰,百行之本,忍之爲上,
   子張曰,何爲忍之,子曰,天子忍之,國無害,諸侯忍之,成其大,官吏忍之,進其位,
   兄弟忍之,家富貴,夫妻忍之,終其世,朋友忍之,名不廢,自身忍之,無禍害,
   子張曰,不忍何如,夫子曰,天子不忍,國空虛,諸侯不忍,喪其軀,
   官吏不忍,刑法誅,兄弟不忍,各分居,夫妻不忍,令子孤,朋友不忍,情意疎,
   自身不忍,患不除,子長曰,善哉善哉,難忍難忍,非人不忍,不忍非人


六.  景行錄云,屈己者,能處重,好勝者,必遇敵

   경행록에 이르기를, 자기를 굽히는 사람은 중요한 일을 잘 처리하고,
이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반드시 적을 만나느니라.

(字義) ○己는 1)몸 기 2)자기 기. 自는 바로 뒤에 술어와 붙어서 쓰이지만,
己는 목적어, 또는 주어로 쓰인다. (예)1) 自殺, 自重, 自明, (예)2)
己所不欲,勿施於人. ○處는 명사로는 곳 처. 술어로는 1)처할 처. 2)처리할 처.
○敵은 적 적.


七.  惡人罵善人,善人摠不對,不對心淸閑,罵者口熱沸,正如人唾天,還從己身墜

   악인이 선인을 꾸짖거든(매도하거든) 선인은 전연 대하지마라. 대하지
아니하면 마음이 청한해지며(깨끗하고 한가로와지며) 꾸짖는 자만 입이 뜨겁게
끓을 뿐이니, 이는 마치 꼭 사람이 하늘에 침을 뱉으면 도로 자기 몸을 따라
떨어지는 것과 같은 것이니다.

(字義) ○2.3 2.3으로 끊어 읽으며 리듬감을 느껴 보기 바란다. ○罵는 꾸짖을
매. (예)매도(罵倒) ○摠은 總과 같은 글자로 "모두 총" ○淸閑(청한)은 자주
쓰이는 관용적인 표현이다. ○熱은 뜨거울 열. ○沸는 끓을 비 (예)여론이
비등(沸騰)하다. ○正은 이 문장에서처럼 부사로도 쓰인다. "正如~"는 "바로(꼭)
~과 같다"의 뜻이다. 이 문장에서 如는 문장의 끝까지 다 걸린다. ○唾는 침 타.
여기서는 술어로 쓰였다. ○還은 이 문장에서 술어로 쓰인 것이 아니라 부사로
쓰였다. 還은 부사로 자주 쓰인다. "도로, 도리어, 다시"의 뜻이다. ○墜는
떨어질 추.


八  我若被人罵,佯聾不分說,譬如火燒空,不救自然滅,我心等虛空,摠爾飜脣舌

   내가 만약 남의 매도(罵倒)를 입더라도 거짓 귀머거리인체 하여 말을 나누지
말 것이니라. 그러면비유컨대 마치 불이 허공에서 타다가 끄지 않아도 자연히
소멸하게 되는 것과 같느니라. 내 마음은 허공과 같고, 모두 너만 홀로 입술과
혀를 뒤집어 제쳤다 펼쳤다 할 뿐이니라.

(字義) ○이 글귀 역시 2.3 2.3의 운율을 따라 끊어 읽는다. ○若은 1)만약
~한다면(if~), 만약 할지라도(even if~), 2)~와 같다. 如와 쓰임새가 같다.
○被는 입을 피. ○佯은 거짓 양. 佯+술어: 거짓으로 ~인 체하다. (예)佯狂
○聾은 귀머거리 롱. ○分說은 술목관계이다. 즉, 分이 술어이고, 說은 명사로서
목적어이다. ○譬는 비유할 비. "譬如~"는 관용구로 "비유컨대 ~와 같다"는
의미로 자주 쓰인다. ○燒는 탈 소. ○救火는 불을 구제한다. 즉, 불을 끈다는
의미로 자주 쓰인다. ○等은 같을 등. ○飜은 뒤집을 번. (예)飜復, 飜譯.
번역(飜譯)이란 말에서도 연상되듯이 飜자는 제쳤다 엎었다 한다는 뜻이다.
○脣은 입술 순.


九.  凡事留人情,後來好相見

   모든 일에 인정을 머물리면(유보하면) 후래에(장래에) 서로 좋게 보게
되느니라.

(字義) ○凡은 1)무릇 범 2)모든 범 3)범상할 범 ○留는 머무를 류. 타동사로
쓰이면 "~을 머물리다. ~을 유보(留保)하다"의 뜻이다. (예)留保, 留置.

戒性篇終


  <제9편 면학편 / 第九篇 勤學篇>


一.  子夏曰,博學而篤志,切問而近思,仁在其中矣

   자하께서 말씀하였다. 널리 배워서 뜻을 두터히 하고, 묻기를 절실히 하여
생각을 가까이 하면 인(仁)은 그러한 가운데에 있느니라.

(字義) ○子夏는 孔子의 제자. ○博은 넓을 박. 博學을 술목관계로 보는 것이
좋겠으나, 우리말에어색하므로 博을 부사로 해석했다. ○篤은 두터울 독. ○切은
1)끊을 절. 2)간절할 절. 절실할 절.○A+在+B= A가 B에 있다. ○矣는 종결형
어조사. ○참고로 위 글귀를 제가 가지고 있는 책은 孔子의 말씀으로 되어
있으나, 이 글귀는 논어의 "子張篇"에 보이므로 子夏의 말씀으로 바꾸었다.


二.  莊子曰,人之不學,若登天而無術,學而智遠,若披祥雲而覩靑天,
   如登高山而望四海

   장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의 배우지 아니함은(사람이 배우지 않는 것은)
마치 하늘을 오르는데 아무런 재주도 없는 것과 같으며, 배워서 지혜가
심원해지는 것은 마치 상서로운 구름을 헤치고 푸른 하늘을 보는 것과 같아서,
마치 높은 산에 올라가 사해(四海)를 내려다 보는 것과 같느니라.

(字義) ○人之不學에서 之는 관형격조사이다. 단, 위 문장에서는 우리말로
해석할 때 관형격조사로 하면 어색하므로 주격조사로 의역해주는 것이 좋다.
또는 어떤이는 之를 직접 주격조사로 보기도 하는데 제 개인적인 생각에는 之가
주격조사라기 보다는 관형격조사이며, 단지 우리말로 옮길 때 관형격으로
해석하면 어색할 경우가 종종 있을 뿐이며, 이럴 때 단지 之를 주격으로
의역해준 것에 불과하다고 본다. ○若은 1)만약 ~한다면(if), 만약
~하더라도(even if) 2)~와 같다. ○披는 헤칠 피. ○覩는 볼 도. 睹와 같은
글자이다. (예)目睹


三.  禮記曰,玉不琢,不成器,人不學,不知義

   예기에 이르기를, 옥은 쪼지 아니하면 그릇이 못되고, 사람은 배우지
아니하면 의(義)를 알지 못하느니라.

(字義) ○琢은 (옥)쪼을 탁. ○成器는 "그릇을 이루다" 즉, "그릇이 되다"는
뜻이다.


四.  太公曰,人生不學,冥冥如夜行

   태공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살면서 배우지 아니하면 어둡고 어두워 마치
밤에 길을 다니는 것과 같느니라.

(字義) ○冥은 어두울 명. (예)冥福


五.  韓文公曰,人不通古今,馬牛而襟

   한 문공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고금(古今)에 통달하지 못하면 말이나
소에게 옷을 입힌 것과 같으니라.

(字義) ○한 문공은 당송(唐宋) 8대가의 한 사람. ○而는 두 문귀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 때 而의 앞 문귀는 문장이나, 또는 단순히 명사구나 술어가 올
수도 있다. ○襟은 옷깃 금. ○큰글자는 옷자락 거. 여기서 금거(襟?)는 술어로
쓰였다.


六.  朱文公曰,家若貧,不可因貧而廢學,家若富,不可恃富而怠學,
   貧若勤學,可以立身,富若勤學,名乃榮光,惟見學者顯達,不見學者無成,
   學者乃身之寶,學者乃世之珍,是故,學則乃爲君子,不學則乃爲小人,
   後之學者,各宜勉之

   주 문공께서 말씀하셨다. 집이 만약 가난하더라도 가난으로 인하여 배우기를
그쳐서는 않되며, 집이 만약 부유하더라도 부유한 것을 믿고 배우기를 게을리
해서도 안되느니라. 가난하더라도 배우기를 부지런히 하면 그럼으로써(以)
입신할 수 있으며, 부유하더라도 배우기를 부지런히 하면 이름이 이내 영광될
것이로다. 배우는 사람이 현달한 것은 보았으되, 배우는 사람이 이룸이 없는
것은 보지 못했노라. 배우는 것은 이내 자신의 보배요, 배우는 것은 이내 세상의
보배로다. 이런 까닭에 배우면 이내 군자가 되는 것이요, 배우지 아니하면 이내
소인이 되는 것이니라. 뒤의 배우는 사람들은 각자 의당 이에 힘써야 하느니라.

(字義) ○朱文公은 朱子를 지칭한다. ○不可는 1)~할 수 없다(불가능) 2)~해서는
않된다(불가) 여기서는 2)의 뜻으로 不可다음의 전 문장을 받는다. ○因은 인할
인. 뒷문장을 받아서 "~에서 기인하다"의 뜻이다. ○恃는 믿을 시. ○可以는 한
단어로 보아 "~할 수 있다"로 해석해도 되고, 以가 앞 문장을 받는 것으로
보아도 된다. 위 번역에서는 후자를 택했다. ○"惟見學者顯達"에서 見學을 한
단어로 보고, "오직 보고 배우는 사람만이 현달해진다"라고 해석하면 안된다.
"惟見~, 不見~"의 대칭문이 종종 쓰이므로 見學을 붙여서 해석하면 안된다.
○"學者乃身之寶"에서 學者를 "배우는 사람"이라고 보면 문맥이 어색하므로 者가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學을 강조하는 말로 보고 해석하는 것이 옳다.
者는 1)사람 자. 2)것 자. ○乃는 주어에 붙어서 서술어의 역할을 하기도 하고,
문장의 접속사로도 쓰인다. "그리하여"의 뜻이다. ○宜는 "옳을 의"로 "의당,
마땅히"의 뜻이다. (예)便宜, 宜當, 時宜適切


七.  徽宗皇帝曰,學者,如禾如稻,不學者,如蒿如草,
   如禾如稻兮,國之精糧,世之大寶,如蒿如草兮,耕者憎嫌,鋤者煩惱,
   他日面墻,悔之已老

   휘종황제께서 말씀하셨다. 배우는 사람은 벼낟알 같고 벼같고, 배우지
아니하는 사람은 쑥같고 풀같도다. 벼낟알 같고 벼 같음이여! 나라의 정량(좋은
곡식)이요, 세상의 큰 보배로다. 쑥같고 풀같음이여! 밭가는 사람이 미워하고
싫어하며, 김매는 자가 번뇌하는 것이로다. 다른 날에 담장의 벽을 보고 서는
꼴이 되어서 후회해도 그 때는 이미 늙어버린 뒤일 것이로다.

(字義) ○휘종황제는 북송(北宋)때의 제 8대 임금. ○稻는 벼 도. ○蒿는 쑥 호.
○精은 정할 정. 깨끗할 정 ○糧은 곡식 량. ○嫌은 1)싫어할 혐.
(예)嫌惡(혐오). 2)의심할 혐. (예)嫌疑. ○鋤는 김맬 서. 명사로는 "호미"라는
뜻이다. ○煩은 번거로울 번 ○惱는 번뇌할 뇌. ○墻은 담 장. ○面墻은 "담벽을
보고 선다"는 말로 무식함을 비유한 말이다. 즉, 담을 보고 서면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으며 보이는 것도 없다. 논어에 공자의 말씀중에 이 面墻이란 말이
보인다. ○悔는 뉘우칠 회. ○已는 이미 이.


八. 子曰,學如不及,惟恐失之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배우기를 미치지 못하는 것 같이 할 것이요, 오직
잃을까를 두려워할지니라.

(字義) ○제가 가지고 있는 책에는 論語云이라고 시작하는데, 공자의 말씀이므로
子曰로 고쳤다.

謹學篇終


  <제10편 훈자편 / 第十篇 訓子篇>


一.  景行錄云,賓客不來,門戶俗,詩書無敎,子孫愚

   경행록에 이르기를, 빈객(손님)이 찾아 오지 않으면 집안이 비속해지고
시서(시경과 서경)을 가르치지 아니하면 자손이 어리석어지느니라.

(字義) ○門戶는 지금도 자주 쓰이는 단어이다. (예)문호(門戶)를 개방하다.
戶는 지게 호. "지게"는 마루에서 방으로 드나드는 곳에 안팎을 두꺼운 종이로
바른 외짝문을 뜻한다. 결국 門은 집으로 들어서는 대문이나 집안 내에서
드나드는 나무짝 문들을 가리키고, 戶는 방문들을 가리키며 비유적으로 집안을
뜻한다. ○詩는 詩經을, 書는 書經을 뜻한다. ○愚는 어리석을 우.


二.  莊子曰,事雖小,不作不成,子雖賢,不敎不明

   장자께서 말씀하셨다. 일이 비록 작더라도 하지 않으면 이루어지지 아니하고,
자식이 비록 어질지라도 가르치지 아니하면 현명해지지 못하느니라.

(字義) ○雖는 비록 수. 일반적으로 雖앞에다가 주어를 쓴다. 즉 雖事小라고
영어식으로 쓰지 않는다. 예외적으로 쓰는 경우도 있지만. ○賢은 어질 현.
(예)賢明


三.  黃金滿,不如敎子一經,賜子千金,不如敎子一藝

   황금이 상자에 가득찬 것은 자식에게 한 권의 책을 가르치는 것만 못하고,
자식에게 천금을 주는 것은 자식에게 한 가지 재주를 가르치는 것만 못하느니라.

(字義) ○滿은 ~에 가득차다. ○큰글자는 상자 영. ○經은 책 경. (예)聖經,
佛經, 經書 ○藝는 재주 예 ○不如+서술절:~하는 것만 못하다.


四  至樂,莫如讀書,至要,莫如敎子

   지극한 즐거움은 독서만한 것이 없고, 지극한 요체는(지극히 긴요한 것은)
자식 가르치는 것만 한 것이 없다.

(字義) ○至는 1)이를 지 2)지극할 지. 2)로 쓰일 때는 명사나, 술어앞에서
한정해주는 역할을 한다. ○莫如: ~만한 것이 없다. (직역하면, ~와 같은 것이
없다) 莫은 1)금지사로서의 莫. 2)없을 막. ○莫如와 不如: 어떤 책에서는 이 두
관용구를 동일한 것으로 간주하나, 제가 볼 때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莫如는
주로 뒤에 짧막한 명사구가 와서 "~와 같은 것이 없다"의 뜻이고, 不如는 뒤에
명사구 또는 서술문이 와서 "~만 못하다," "~하는 것만 못하다"의 뜻이다.
○要는 여기서 명사로 쓰였다.


五.  呂滎公曰,內無賢父兄,外無嚴師友,而能有成者,鮮矣

   여형공께서 말하였다. 안으로는 어진 부형(어버이와 형)이 없으며, 밖으로는
엄한 사우(스승과 벗)이 없으면서 능히 성공을 거둔 자는 드무니라.

(字義) ○內~~,外~~의 댓구문 형식을 파악하면 해석하기 쉽다. ○鮮은 드물 선.
"~~者,鮮矣" 구문은 "~하는 사람(~하는 것)이 드물다"로 자주 쓰이는 관용구이다.


六.  太公曰,男子失敎,長必頑愚,女子失敎,長必疏

   태공께서 말씀하셨다. 남자가 가르침을 잃으면 커서 반드시
완우해지고(둔하고, 어리석어지고) 여자가 가르침을 잃으면 커서 반드시
추소해지느니라(거칠고 솜씨가 없어지느라)

(字義) ○頑은 완고할 완. 어리석을 완. (예)頑固, 頑愚 ○序 성길 추.


八.  男年長大,莫習樂醉,女年長大,莫令遊走

   남자 나이가 장대해지거든(나이가 들어 성인이 되면) 풍악과 술먹고 취하는
것을 배우지 말고, 여자 나이가 장대해지거든 밖으로 놀아 다니게 하지
말지니라.

(字義) ○年은 1)해 년. 2)나이 년. ○樂은 풍류 악. ○令은 "하여금 령."
令+(A)+술어= (A로 하여금) ~하게 하다. 使와 같음.


九.  嚴父出孝子,嚴母出孝女

   엄부(엄한 아버지)는 효자를 내고, 엄모(엄한 어머니)는 효녀를 내느니라.

(字義) ○2.3 2.3으로 끊어 읽는다. 아래 글귀들도 모두 마찬가지이다. ○出은
타동사로 1)(장소)~를 나가다. (예)出所, 出監, 出家. 2)~을 내다. (예)出産,
出兵, 出師(師는 "군대"라는 뜻이다)


十.  憐兒多與棒,憎兒多與食

   아이를 어여삐 여기거든 몽둥이(매)를 많이 주고, 아이를 미워하거든 밥을
많이 주라.

(字義) ○憐은 어여삐여길 련. 불쌍히여길 련. "어여삐 여긴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뜻이 아니고, 고어(古語)로 불쌍히 여긴다는 뜻이다. (예)可憐,
憐憫. ○棒은 몽둥이 봉. ○與는 줄 여.


十一.  人皆愛珠玉,我愛子孫賢

   사람들은 모두 주옥을 사랑하나, 나는 자손이 어진 것을 사랑하느니라.

訓子篇終



  <제11편 성심편 / 第十一篇 省心篇.上>


一.  景行錄云,寶貨,用之有盡,忠孝,享之無窮

   경행록에 이르기를, 보화(寶貨)는 쓰면 다함이 있으나, 충효(忠孝)는 누려도
무궁하니라.

(字義) ○貨는 재물 화. ○A+有+B: A에 B가 있다. ○享은 누릴 향. ○窮은 궁할 궁.


二.  家和貧也好,不義富如何,但存一子孝,何用子孫多

   집안이 화목하면 가난하여도 좋은 것이요, 의롭지 아니하면 부유함이
무엇이더냐? 단지 효도하는 자식이 하나만 있으면 되는 것이지, 자손이 많으면
또 무슨 소용이더냐?

(字義) ○윗 문장은 2.3 2.3으로 끊어 읽는다. ○如何는 자주 쓰이는 관용구로,
"무엇과 같은가? 어떠한가?"의 뜻이다. 何如로도 쓴다. ○存은 주로 자동사로
"(죽지 않고) 존재하다. (없어지지 않고) 남아 있다"의 뜻이지만, 타동사로도
종종 쓰인다. "~을 지니다. ~을 간직하다"의 뜻이다. 여기서는 자동사로 봐도
좋고, 타동사로 봐도 좋다. ○何用~: ~이 무슨 소용인가? ~을 어디에 쓰랴?


三.  父不憂心因子孝,夫無煩惱是妻賢,言多語失皆因酒,義斷親疎只爲錢

   아버지가 마음을 근심하지 않는 것은 자식이 효도하는데서 기인하는 것이요,
지아비가 번뇌함이 없는 것은 지어미가 어질기 때문이다. 말이 많아 말을 잃는
것은(실언하는 것은) 모두 술에 기인하는 것이요, 의가 끊기고 친함이 성겨지는
것은 다만 돈을 위해서이다.(돈 때문이다.)

(字義) ○이 문장은 4.3 4.3으로 끊어 읽는다. ○因은 인할 인. 뒤에
명사구(절)을 받아서 :"~에서 기인하다"의 뜻이다. ○煩은 번거로울 번. ○惱는
번뇌할 뇌. ○是는 "~이다"(is)의 뜻이다. 여기서는 문맥상 이유로 해석하는
것이 좋겠다. 직역하면, "지아비가 번뇌가 없음은 처가 어질어서다" ○爲는 위할
위. 뒤로 명사(구)절을 받아서 "~때문이다"라고 해석될 경우도 종종 있다.


四.  旣取非常樂,須防不測憂

   이미 평상의 것이 아닌 즐거움을 취하였거든 모름지기 (앞으로 닥칠) 헤아릴
수 없는 근심을 막아야 할지니라.

(字義) ○윗 글은 2.3 2.3으로 끊는다. ○須(수)는 "모름지기 ~해야한다"의
뜻이다. ○測은 헤아릴 측. (예)測量, 測定


五  得寵思辱,居安慮危

   총애를 얻으면 욕될 것을 생각하고, 편안한 곳에 거하거든 위험해질 것을
생각할지니라

(字義) ○윗 글은 2.2 2.2로 끊는다. ○寵은 사랑할 총. (여기서는 명사로
쓰였음) (예)寵愛. ○慮는 생각할 려.


六  榮輕辱淺,利重害深

   영화(榮華)가 가벼우면 욕됨이 얕고, 이익이 중하면 손해가 깊느니라.

(字義) *역시 2.2 2.2로 끊는다.


七.  甚愛必甚費,甚譽必甚毁,甚喜必甚憂,甚贓必甚亡

   심히 사랑하면, 반드시 심히 허비하게 되고, 심히 기리면(칭찬하면) 반드시
심히 헐게 되고, 심히기뻐하면 반드시 심히 근심하게 되고, 심히 뇌물을 받으면
반드시 크게 망하느니라.

(字義) ○甚은 심할 심. 甚은 술어로도 쓰이고, 이 문장에서처럼 부사로도 자주
쓰인다. "매우, 심히"(very, much)의 뜻이다. ○費는 쓸 비. ○譽는 기릴 예.
○毁는 헐 훼. ○贓은 장물 장, 뇌물받을 장. (참고) 윗 글은 노자
도덕경(老子道德經), 44章에 "甚愛必大費,多藏必厚亡"이라는 글귀에서 따온
듯하다. 윗 글에서는 贓이라고 하였는데 문맥상 어색하게 느껴진다.
도덕경에서처럼 藏으로 본다면 "심히 감추면 크게 잃게 된다"로 보는 편이 나을
듯도 하다. 亡은 고어(古語)에서 흔히 "없을 무"의 뜻으로 자주 쓰이는
글자이다.


八.  子曰,不觀高崖,何以知顚墜之患,不臨深淵,何以知沒溺之患,
   不觀巨海,何以知風波之患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높은 낭떠러지를 보지 않고서 무엇으로서 엎어져
떨어지는 근심을 알 것이요? 심연(깊은 연못)에 임하지 아니하고서 무엇으로서
물에 빠져 죽는 근심을 알 것이요? 큰 바다를 보지 않고서 무엇으로서 풍파의
근심을 알겠는가?

(字義) ○崖는 낭떠러지 애. ○何以는 자주 쓰이는 관용구로서 "무엇으로서,
어떻게"의 뜻이다. ○顚은 엎드러질 전. (예)顚覆. ○墜는 떨어질 추. ○溺은
빠질 닉. (예)溺死, 耽溺


九.  欲知未來,先[Image]已往

   미래를 알고 싶으면 이미 지난 일들을 먼저 살필지니라.

(字義) *已는 이미 이. *往은 갈 왕. *已往은 지금도 자주 쓰이는 단어이다.


十.  明鏡所以形,往古所以知今

   밝은 거울은 형체를 살필 수 있는 방도이며, 지난 과거는 현재를 알 수 있는
방도이니다.

(字義) ○鏡은 거울 경. ○所以도 자주 쓰이는 관용구이다. "所以+술어"에서
所以를 한 단어로 보아, 방법 또는 이유로 해석한다. ○形은 명사로는 모습 형.
술어로는 나타날 형.


十一.  過去事,如明鏡,未來事,暗似漆

   과거사(지나간 일)은 밝은 거울과 같고, 미래사(아직 오지 아니한 일)은
어둡기가 옻과 같도다.

(字義) *漆은 옻 칠 (예)漆黑, 漆器.


十二. 明朝之事,薄暮不可必,薄暮之事,時不可必

   명조의 일을(내일 아침의 일을) 박모에(땅거미가 질 무렵에) 반드시 꼭
그렇게 된다고 할 수 없는 것이요, 박모의 일을 포시에(오후 세네시 경에)
반드시 꼭 그렇게 된다고 할 수 없느니라.

(字義) ○明朝(명조)는 한 단어로 "내일 아침"이란 뜻이다. (예)明年(내년),
明日(내일), 明春(내년 봄), 今明間(오늘 내일 사이에, 조만간) ○薄暮(박모)도
한 단어이다. "땅거미가 질 무렵의 저녁 때"를 뜻한다. ○薄은 엷을 박. ○暮는
저녁 모. ○曙는 신시 포. (申時:오후 3~5시정도) ○必은 여기서 술어로 쓰였다.
(예)期必코 ~하다.


十二.  天有不測風雲,人有朝夕禍福

   하늘에는 헤아릴 수 없는 바람과 구름이 있고, 사람에게는 조석으로 화복이
있느니라.

(字義) *(A+)有+B= (A에) B가 있다.


十三  未歸三尺土,難保百年身,已歸三尺土,難保百年墳

   삼척토(석자되는 흙)에 돌아가지 아니하고(즉, 죽지 않고) 백년의 몸을
지키기는 어려운 것이요, 이미 삼척토에 돌아갔어도(즉, 이미 죽었어도) 백년의
무덤을 지키기가 어려우니라.

(字義) ○윗 문장은 2.3 2.3으로 끊는다. ○難+술어: ~하기 어렵다. ○已는 이미
이. ○墳은무덤 분. (예)封墳.


十四.  景行錄云,木有所養,則根本固而枝葉茂,棟樑之材成,
   水有所養,則泉源壯而流波長,灌漑之利博,
   人有所養,則志氣大而識見明,忠義之士出,可不養哉

   경행록에 이르기를, 나무에 기르는 바가 있으면 나무의 뿌리가 굳고 가지와
잎이 무성하여 동량(기둥과 들보)의 재목이 이루어진다. 물에 기르는 바가
있으면 샘의 근원이 장대해지고 흐르는 물줄기가 길어져 관개(灌漑)의 이로움이
넓어진다. 사람에게 기르는 바가 있으면(수양하면) 지기(志氣)가 커지고
식견(識見)이 밝아져서 충의(忠義)의 선비가 나니, 어찌 기르지 않을 수
있으리오?

(字義) ○문장의 대칭 구조를 파악하면서 읽으면 해석하기가 한결 쉽다.
○則앞의 문구는 가정(if, even if)의 뜻으로 번역한다. ○茂는 무성할 무.
○棟은 기둥 동. ○樑은 들보 량. 梁과 같음. ○壯은 장할 장. ○波는 물가닥
파. ○灌은 물댈 관. ○漑는 물댈 개. ○哉는 감탄형 어조사.


十五. 自信者,人亦信之,吳越皆兄弟,自疑者,人亦疑之,身外皆敵國

   자신을 믿는 자는 남도 또한 자기를 믿어주니, 오(吳)나라와 월(越)나라 같은
적국도 다 형제가 될 수 있으며, 자신을 의심하는 자는 남도 또한 자기를
의심하니, 자기 몸 외에는 모두가 적국이 되느니라.

(字義) ○역시 문장이 댓구를 이룬다. ○吳越은 두 나라가 오랜 동안 적대국으로
싸워온 것을 말한다. ○疑는 "~을 의심하다"의 뜻.


十六.  疑人莫用,用人勿疑

   사람을 의심하거든 쓰지 말 것이요, 사람을 쓰거든 의심치 말 것이다.


十七.  諷諫云,水底魚天邊雁,高可射兮低可釣,惟有人心咫尺間,咫尺人心不可料

   풍간에 이르기를, 물 밑의 고기와 하늘가의 기러기는 아무리 높아도 활로 쏠
수 있고, 아무리 낮아도 낚을 수 있으나, 오직 사람의 마음은 지척간에 있는데도
지척의 사람 마음을 헤아릴 수가 없구나.

(字義) ○底는 명사로, 밑 저 ○低는 술어로, 낮을 저, ○邊은 가 변. ○雁은
기러기 안. ○釣는 낚을 조. ○兮는 두 문장이 댓구를 이룰 때 주로 쓰이는
감탄형 어조사이다. ○料는 헤아릴 료.


十八.  畵虎畵皮難畵骨,知人知面不知心

   호랑이를 그리되 겉 가죽은 그려도 뼈를 그리기는 어렵고, 사람을 알되
얼굴은 알아도 마음을 알지 못하노라.

(字義) *4.3 4.3으로 끊어 읽는다. *畵는 그림 화. 술어로는 그릴 화. *難+술어:
~하기 어렵다.


十九.  對面共語,心隔千山

   대면하고(얼굴을 맞대고) 함께 말을 해도 마음은 천산(千山)을 격(隔)해
있구나.

(字義) ○對는 대할 대. 마주볼 대. ○共은 부사로, "함께 공" ○隔은 막힐 격.
~을 격(隔)하다. ~에 가로 막혀 있다. (예)遠隔.


二十.  海枯終見底,人死不知心

   바닷물이 마르면 마침내 그 밑을 볼 수 있으나, 사람은 죽어도 그 마음은
알지 못하느니라.

(字義) ○2.3 2.3으로 끊어 읽는다. ○枯는 마를 고. (예)枯死. ○終은 술어로는
"마칠 종," 부사로는 "마침내, 끝내"의 뜻이다. 終이 이 문장처럼 부사로 쓰이는
예가 아주 많다.


二十一.  太公曰,凡人不可逆相,海水不可斗量

   태공께서 말씀하셨다. 범인(평범한 사람, 보통사람)은 상(타고난 바탕)을
거스릴 수 없으며, 바닷물은 말로 헤아릴 수 없느니라.

(字義) ○凡은 1)무릇 범. 2)모든 범. 3)범상할 범. ○相은 볼 상, 바탕 상.
(예)樣相, 觀相, 사건의 眞相. ○量은 헤아릴 량. ○不可+술어= 1)~할 수 없다.
2)~해서는 않된다. 윗문장에서는 1)의 뜻이다.


二十二.  景行錄云,結怨於人,謂之種禍,捨善不爲,謂之自賊

   경행록에 이르기를, 남에게 원한을 맺는 것, 그것을 일러 "화를 심는
것"(種禍)이라 하고, 선을 버리고 하지 않는 것, 그것을 일러 스스로를 해치는
것(自賊)이라고 한다.

(字義) ○之는 어기조사(語氣助詞)이다. ○種은 명사로는 "씨 종" 술어로는
"심을 종" ○賊은 명사로는 도적 적. 술어로는 해칠 적. (예)盜賊, 逆賊


二十三.  若聽一面說,便見相離別

   만약 한 쪽 편의 말만 듣는다면, 불현듯 상대방이 서로 이별하는 것을
보리라.

(字義) ○2.3 2.3으로 끊는다. ○若은 1)만약 ~하면(if), 만약 ~할지라도(even
if) 2)~와 같다. ○便(변)은 부사로 "문득, 곧, 별안간, 불현듯"의 뜻이다.


二十四.  飽煖思淫慾,飢寒發道心

   배 부르고 따뜻하면 음탕한 욕구를 생각하며, 주리고 추으면 도심(道心)을
일으킨다.

(字義) *2.3 2.3으로 끊는다. *飢는 주릴 기. 饑와 같다. *發은 일으킬 발.


二十五.  疏廣曰,賢人多財,損其志,愚人多財.益其過

    소광이 말하였다. 어진 사람이 재물이 많으면 그의 뜻을 손상시키고,
어리석은 사람이 재물이 많으면 그의 허물을 더하느니라.

(字義) ○소광은 사람이름. ○多+명사(구): ~이 많다. ○損은 덜 손. "손해,
손상을 주다"는 뜻이다. ○其는 賢人과 愚人을 각각 받는 소유격 대명사(his).
○益은 더할 익.


二十六.  人貧智短,福至心靈

   사람이 가난하면 지혜가 짧어지고, 복이 이르면 마음이 영통하여지느니라.

(字義) *靈은 술어로는 신통할 령, 영통할 령.


二十七.  不經一事.不長一智

   한가지 일을 지나지 않으면(즉, 격지 않으면, 경험하지 않으면) 한가지의
지혜를 기르지 못하느라.

(字義) ○經은 지날 경. 타동사로는 "~을 겪다. ~을 경험하다"의 뜻이다.
(예)經過, 經驗. ○長은 술어로는 1)오래되다. 길다. 2)~을 기르다. 3)~의
우두머리(長)이 되다. 등등의 뜻이 있다. 여기서는 2)의 뜻이다.


二十八.  是非終日有,不聽自然無

   시비는 종일토록 있지만, 듣지 않으면 자연히 없는 것이 되느니라.

(字義) ○2.3 2.3으로 끊는다. ○是는 1)옳을 시 2)~이다(is).
3)지시대명사·형용사(이는 흔한 용법은 아니다) 등등의 뜻이 있다. ○終日은
"하루를 마치다"의 뜻. ○~~有,~~無의 대칭구조는 한문에서 흔히 쓰이는
댓구문이다. 예를 들면, 有無대신에 "~~難,~~易" "~~多,~~少"등등의 대칭구조는
흔히 쓰인다.


二十九.  來說是非者,便是是非人

   찾아와서 시비(是非)를 말하는 자가 곧 그가 바로 시비(是非)하는 사람이다.

(字義) ○2.3 2.3으로 끊는다. ○便은 곧 변. 문득 변. 便是는 "곧(문득,
별안간, 불현듯) ~이다"의 뜻이다. 이때 是는 "~이다(is)"의 뜻이다. 是가
이처럼 부사(또는 대명사)에 붙어서 같이 쓰이는 예가 많다. 예를 들면,
只是~~:단지 ~이다. 總是~~:모두 ~이다. 都是~~:모두 ~이다. 却是~~:도리어
~이다. 還是~~:도로 ~이다. 등등.


三十.  擊壤詩云,

   平生不作皺眉事,世上應無切齒人,有名豈在鐫頑石,路上行人口勝碑

   격양시에 이르기를, 평생에 눈섭 찌푸릴 일을 만들지 않으면 세상에 응당
이를 가는 사람, 즉 원수를 맺는 사람이 없을 것이로다. 유명함이 어찌 단단한
돌에 (이름을) 새기는데 있으리오? 노상(路上)의 행인의 입이 비석보다
나으니라.

(字義) ○4.3 4.3으로 끊는다. ○皺는 주름질 추. ○眉는 눈섭 미. ○應(응)은
부사로 "응당(應當), 마땅히"의 뜻. ○切은 끊을 절. ○名은 단순히 "이름"이란
뜻 외에, "명성, 명예"의 뜻으로도 확장되어 쓰인다. ○豈는 어찌 기. ○鐫은
새길 전. ○頑은 완고할 완. 어리석을 완. ○勝은 이길 승. 나을 승.


三十一.  有麝自然香,何必當風立

   사향이 있으면 자연히 향기롭거늘 하필이면(어찌 반드시) 바람에
당하여(바람을 맞아) 설꼬?

(字義) ○麝는 사향노루 사. 향료의 재료로 쓴다. ○何必은 관용표현으로 "어찌
반드시"의 뜻이다.현대에도 쓰이는 표현이니 어색하지 않으리라고 본다.
○當(당)은 부사로는 "마땅히, 응당"의 뜻이고, 술어로는 "(상황, 때, 처지)~를
당하다. ~에 닥치다"의 뜻이다. 當風은 "바람을 당하여, 바람을 맞아"의 뜻이다.


三十二.  有福莫享盡,福盡身貧窮,有勢莫使盡,勢盡寃相逢,
   福兮常自惜,勢兮常自恭,人生驕與侈,有始多無終

   복이 있을 때 누리어 다하지 말라. 복이 다하면 몸이 궁해지니라. 권세가
있거든 다하게 하지 말라. 세력이 다하면 원수를 상봉하느니라. 복이란 항상
스스로 아껴야 하며, 권세란 항상 스스로 공손히 부려야 하느니라. 사람이
살면서 교만과 사치는 시작은 있되, 끝이 없는 경우가 많으니라.

(字義) 2.3 2.3으로 끊어 읽는다. (窮,逢,恭,終은 모두 운을 맞춘 글자들이다)
○享은 누릴 향. ○窮은 궁할 궁. ○使+(A)+술어: (A로 하여금) ~하게 하다.
○寃은 원통할 원. 주로 "원통(寃痛)하다"는 뜻으로 쓰이지만, 명사로 "원수"란
뜻도 있다. 이 문장에서는 원수 또는 원통함, 그 어느 것으로 보아도 좋을 듯
하다. ○兮는 주로 댓구문에서 댓구를 이루는 명사(구)뒤에 붙여서 감탄형으로
쓰인다. ○惜은 아낄 석. 여기서는 목적어가 福이다. ○恭은 공순할 공.
여기서는 勢를 목적어로 갖는다. ○驕는 교만할 교. ○侈는 사치할 치.
○與(여)는 술어로는 1)~을 주다. ~에게 주다. 2)~와 더불다. 여기서는
"~와(and)"의 뜻이다. ○多+명사(구):~이 많다.


三十三. 王參政四留銘,留有餘不盡之巧,以還造化,留有餘不盡之祿,以還朝廷,

留有餘不盡之財,以還百姓,留有餘不盡之福,以還子孫

   왕참정의 4류명(4가지 보류해야 할 것을 적은 글)에 이르기를, 남음이 있고
다하지 아니한 재주를머물리어(남겨두어, 유보하여) 신의 조화(造化)에 돌려
주고, 남음이 있고 다하지 아니한 녹(祿)을머물림으로써(以) 조정에 되돌려
주고, 남음이 있고 다하지 아니한 재물을 머물림으로써(以) 백성에게 되돌려
주고, 남음이 있고 다하지 아니한 복을 머물리어 자손에게 되돌려 줄지니라.

(字義) ○留는 머무를 류. 타동사로는 "~을 유보하다. ~을 남겨두다. ~을
두다"의 뜻이다. (예)留保, 留置. ○巧는 재주 교. ○以는 바로 앞 구절을
받는다. 위 해석을 참조. ○祿은 봉록 록. 옛날 벼슬아치들이 받는 녹봉(祿俸),
즉 지금의 "봉급"을 말한다. (예)祿俸


三十四.  黃金千兩,未爲貴,得人一語,勝千金

   황금 천 량이 귀한 것이 아니요, 덕인(德人)의 한마디 좋은 말이 천금보다
나으니라.

(字義) ○4.3 4.3으로 끊어 읽는다. ○爲는 될 위. (become, is). ○得은
고어(古語)에서 德과 통용되었다. 여기서도 得을 德으로 보는 것이 앞귀절의
황금천량과 대구를 이루어 자연스럽다. 또는 得을 "얻을 득"으로 보아 "남의
좋은 한마디 말을 얻는 것이 천금보다 낫다"라고 해석해도 된다. 得이 德과
통용되었기에 朱子는 논어집주에서 다음과 같은 글을 주(註)로 달고 있다.
"德之爲言,得也,行道而有得於心也" (德이란 말은 얻는다는(得) 것이니, 道를
행하여 마음에 얻음이 있는 것이다) ○勝은 이길 승. 나을 승.


三十五.  巧者拙之奴,苦者樂之母

   교(巧, 재주)라는 것은 졸(拙, 서투름)의 종이요, 고(苦, 고생)이란 것은
낙(樂, 즐거움)의 어머니이다.

(字義) ○者는 여기서 "~라는 것"의 뜻으로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1)사람 자. 2)것 자. (예) 前者, 後者. ○巧는 재주 교. (예)巧妙 ○拙은 졸렬할
졸. 巧와 대비되는 말이다. (예)拙劣, 拙作


三十六.  小船不堪重載,深逕不宜獨行

   작은 배는 무겁게 실은 것을 견디지 못하고, 깊고 좁은 길은 의당 홀로
다녀서는 않되느니라.

(字義) ○堪은 견딜 감. (예)堪耐. ○逕은 좁은길 경. 참고로, 크고 바른 길은
道이고, 그 보다 작은 길은 路이고, 길이라고 여길 수도 없는 샛길은 逕이다.
따라서 흔히 道는 군자가 행하여야 할 길이고, 逕은 군자가 걸어서는 안되는
길이란 의미로 비유적으로 자주 쓰이는 말이기도 하다. 逕은 좁은 샛길이므로
"지름길"이란 뜻도 있다. 逕과 徑은 통하는 글자이다. ○宜(의)는 부사로서,
"의당, 마땅히"의 뜻.


三十七.  黃金未爲貴,安樂値錢多

   황금이 귀한 것이 아니요, 안락이 돈 많은 것에 해당하느니라.

(字義) ○値는 명사로는 "값 치," 술어로는 "만날(遇) 치, 당(當)할 치"이다. 윗
문장에서는 술어로 보는 것이 옳을 듯 해서 술어로 번역했다. 현대에는 물론
명사로밖에 쓰이지 않는다. (예)價値, 限界値. ○錢은 돈 전.


三十八.  在家不會邀賓客,出外方知少主人

   집에 있을 때 빈객(손님)을 맞아 모실줄 모르면 밖에 나가서 그제서야
(자신을 맞아줄) 주인이 적은 줄을 알게되느니라.

(字義) ○邀는 맞을 요. (예)邀擊機. ○少+명사(구): ~이 적다. ○方은 바야흐로
방. (예)方今


三十九.  貧居鬧市無相識,富住深山有遠親

   가난하면 시끄러운 시장에 살아도 서로 아는 사람이 없고, 부유하면 깊은
산에 살아도 먼 곳에 친함이 있느니라.

(字義) ○居(거)~:~에 살다. ~에 있다(거하다). ○住(주)~: ~에 살다. ○鬧는
시끄러울 뇨. ○親은 1)친할 친. 2)어버이 친. 3)친척 친. 부사로는 4)친히 친.
윗 문장에서 遠親은 먼 곳의 친구, 또는 먼 곳의 친척, 그 어느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四十.  人義,盡從貧處斷,世情,便向有錢家

   사람의 의리는 모두 가난한 곳으로 부터 끊어지고, 세인(世人)의 정은 곧 돈
있는 집을 향하느라.

(字義) ○盡은 1)다할 진. 2)모두 진 ○從은 1)따를 종. 2)"~로 부터"의 뜻도
있다. 여기서는 2)로 보는 것이 좋다. ○便은 문득 변. 곧 변. ○向은 향할 향.


四十一.  寧塞無底缸,難塞鼻下橫

   차라리 밑이 없는 항아리를 막을 수는 있을지언정 코 아래의 가로로 빗긴 것,
즉 입을 막기는 어려우니라.

(字義) *寧은 차라리 녕. *塞은 막을 색. *缸은 항아리 항. *橫은 가로 횡. 빗길 횡.


四十二.  人情,皆爲窘中疎

   인정은 모두 군색한 가운데 소원하게 되느니라.

(字義) ○爲는 될 위. ○窘은 군색할 군. (예)窘塞 ○疎(소)는 성기다. (친함이)
소원해지다.


四十三.  郊天禮廟,非酒不享,君臣朋友,非酒不義,鬪爭相和,非酒不勸,
   故,酒有成敗而不可泛飮之

   교외(郊外)에서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사당에 예를 올릴 때는 술이 아니면
드리지 아니하고, 군신사이와 붕우사이에는 술이 아니면 의롭지 아니할 것이요,
싸우고 나서 서로 화해함에는 술이 아니면 권하지 아니하느니라. 고로, 술에는
성패(成敗)가 있는 것이니, 함부로 술을 자빠지도록 마셔서는 않되느니라.

(字義) ○郊는 지금은 주로 "들 교"의 뜻으로만 쓰이나 ((예) 郊外, 近郊),
옛글엔 성곽밖의 들로 나가 제사를 지낸다는 의미로도 쓰인다. 물론 여기서도
술어로 쓰였다. ○禮도 여기서는 술어로 쓰였다. ○廟는 사당 묘. ○享은 1)누릴
향. 2)드릴 향 ○勸은 권할 권. ○A+有+B= A에 B가 있다. ○泛은 엎어질 봉.
○不可+술어: 1)~할 수 없다. 2)~해서는 않된다.


四十四.  子曰.  士志於道而恥惡衣惡食者,未足與議也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비로서 도(道)에 뜻을 두고도 나쁜 옷과 나쁜
음식을 부끄럽게 여기는 자는 더불어 의논하기에 족하지 못하느니라.

(字義) ○志는 명사로는 "뜻 지" 술어로는 於와 붙어서 "(~에) 뜻을 두다"의
뜻이다. ○恥(치)는 명사로는 "부끄러움, 수치"의 뜻이고, 술어로는 "~을
부끄럽게(수치스럽게) 여기다"의 뜻이다. ○足+술어: ~하기에 족하다. ~하기에
충분하다. 이 때 足은 마치 영어의 조동사와도 같다.


四十五.  荀子云,士有妬友則賢交不親,君有妬臣則賢人不至

   순자께서 말씀하셨다. 선비에게 투기하는 벗이 있으면 어진 교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임금에게 투기하는 신하가 있으면 어진 사람이 이르지
않느니라.

(字義) ○妬는 투기할 투. (예)妬忌, 嫉妬. ○則앞의 문장은 가정으로 해석한다.
○親은 친할 친.


四十六.  天不生無祿之人,地不長無名之草

   하늘은 복록(福祿)이 없는 사람을 내지 아니하고, 땅은 이름없는 풀을 기르지
아니하느니라.

(字義) ○祿은 복록(福祿) 록, 녹봉(祿俸) 록. ○生은 타동사로는 1)~에 살다.
2)~을 낳다. ~을 생기게하다. ○長은 타동사로는 1)오래되다. 길다. 2)~을
기르다. 3)~의 우두머리(長)이 되다.


四十七.  大富由天,小富由勤

   큰 부자는 하늘에서 말미암고, 작은 부자는 근면함에서 말미암느니라.

(字義) *由+명사(구):~에서 말미암다. **勤은 부지런할 근.


四十八.  成家之兒,惜糞如金,敗家之兒,用金如糞

   집을 이룰 아이는 똥도 금같이 아끼고, 집을 망칠 아이는 금도 똥처럼
쓰느니라.

(字義) ○成(이룰 성)과 댓구가 되는 말은 敗(무너뜨릴 패)이다. ○敗는 1)패할
패. 질 패. (예)敗北, 敗戰. 2)무너뜨릴 패. (예)成敗 3)썩을 패 (예)腐敗.
○惜은 아낄 석. (예)哀惜. 糞은 똥 분.


四十九.  康節邵先生曰,閑居愼勿說無妨,[Image]說無妨便有妨,
   爽口物多能作疾,快心事過必有殃,端其病後能服藥,不若病前能自防

   강절 소 선생께서 말씀하셨다. 한가로운 생활에 삼가 아무런 거리낄 것이
없다고 말하지 말라. 거리낄 것이 없다고 겨우 말하는 순간 불현듯 방해되는
것이 있게 되느니라. 입에 상쾌한 것들이 많으면 능히 병을 일으키고, 마음에
쾌한 일이 지나치면 반드시 재앙이 있느니라. 그 병이 발단(發端)한 뒤에 능히
약을 복용하는 것은 병들기 전에 능히 스스로 그 병을 막는 것만 못하느니라.

(字義) ○이 글은 4.3 4.3으로 끊어 읽는다. 妨(방), 殃(앙), 防(방)은 모두
운자에 해당한다. ○居는 여기서는 명사로 쓰였다. ○愼은 삼갈 신. ○妨은
방해될 방. 꺼릴 방. (예)妨害, 無妨. ○큰글자는 겨우 재. ○便은 문득 변, 곧
변. ○爽은 상쾌할 상. ○過는 술어로는 1)~를 지나다. 2)지나치다. 과하다.
과도하다. 3)허물이 되다. 과오를 범하다. 여기서는 2)의 뜻이다. ○殃은 재앙
앙. ○端(단)은 주로 명사로 "발단, 실마리, 끝"의 뜻이지만 여기서는 술어로
쓰였다. ○不若~ = 不如~: ~함만 못하다.


五十.  梓潼帝君垂訓,妙藥難醫寃債病,橫財不富命窮人,
   生事事生君莫怨,害人人害汝休嗔,天地自然皆有報,遠在兒孫近在身

   재동제군이 훈계를 내리기를, 묘약(妙藥)이라도 원통함이 빚이 된(원인이 된)
병을 고치기는 어려운 것이요, 횡재(橫財)라도 명(命)이 궁한 사람을 부자로
만들지는 않느니라. 일을 내면 일이 생기는 것을 그대는 원망하지 말라. 남을
해치면 남이 나를 해치는 것을 그대는 성내지 말라. 천지자연이 모두 갚음이
있는지라, 그 갚음은 멀으면 자식과 손자에게 있을 것이요, 가까우면 내 몸에
있을 것이니라.

(字義) ○이 문장 역시 4.3 4.3으로 끊어 읽는다. 人(인), 嗔(진), 身(신)은
운자에 해당한다. ○재동제군은 도가(道家)의 사람이다. ○妙는 묘할 묘.
○難+술어:~하기 어렵다. ○醫는 술어로 "고칠 의" 1)의원 의. 2)고칠 의.
○寃은 원통할 원. ○債는 빚 채. ○橫은 빗길 횡. ○橫財(빗긴 재화?)는
"뜻하지 않게 얻은 재물"을 말한다. (예)橫死(뜻하지 않은 죽음), 橫災(뜻하지
않은 재앙). ○富는 여기서는 술어로 쓰였다. ○生은 "~을 낳다"의 뜻. ○君은
그대 군. ○汝는 너 여. ○休는 금지사. 莫과 같음. 休+술어:~하지 마라. ○嗔은
성낼 진. ○報는 갚을 보. 여기서는 명사로 쓰였다.


五十一.  花落花開開又落,金衣布衣更換着,豪家未必常當貴,貧家未必長寂寞,
   扶人未必上靑[Image],推人未必塡溝壑,勸君凡事莫怨天,天意於人無厚薄

   꽃이 떨이지면 꽃이 피고, 피면 또 떨어지며, 금의(金衣)와 포의(布衣)는
다시 바꿔 입을 수도 있는 법!! 호화로운 집이 반드시 항상 당연히 귀한 것은
아니요, 가난한 집이 반드시 오래 적막하지는않느니라. 남을 붙들어줘도 반드시
푸른 하늘에 오르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요, 남을 밀어버려도 반드시 구덩이를
메울 수는 없느니라. 그대에게 권하노니, 모든 일에 하늘을 원망하지 말라.
사람에게 하늘의 뜻은 후함도 박함도 없느니라.

(字義) ○이 문장도 4.3 4.3으로 끊어 읽는다. 특히 이 문장은 7언(言)에
8구(句)이므로 7언율시(七言律詩)의 형태를 띤다. 따라서 운자는 1, 2, 4, 6,
8구에 들어간다. 즉, 落(락), 着(착), 寞(막), 壑(학), 薄(박)이 운자에
해당한다. ○布는 베 포. ○布衣는 베로 만든 옷인데 주로 가난한 사람들이
입으므로 금의(金衣)와 댓구를 이루어 좋지 못한 옷을 비유한 말이다. 한문에서
흔히 쓰이는 단어이다. 더 나아가서는 벼슬에 아직 나아가지 않은 선비를
비유하기도 한다. ○更은 다시 갱. ○換은 바꿀 환. ○着은 입을 착.
○"未必+술어"는 부분부정을 나타낸다. ○長은 이 문장처럼 길이의 개념외에,
시간의 개념으로도 쓰인다. (예)長久, 長壽. ○寂은 고요할 적. ○寞은 쓸쓸할
막. ○扶는 붙들 부. ("~을 붙든다"는 뜻이 아니라, "~을 붙들어 준다"는
뜻이다). 붙들어 준다는 의미에서 파생되어 "도울 부"의 뜻도 함축하고 있다.
(예)相扶相助, 扶助金. ○上은 술어로 "~에 오르다"의 뜻이다. ○ 는 하늘 소.
○推는 밀 추. ~을 밀다. 미루다. ○塡은 메울 전. ○溝는 도랑 구. ○壑은
골(谷) 학. ○溝壑(구학)은 한문에서 흔히 쓰이는 관용적인 한 단어이다.
구덩이, 구렁텅이, 또는 비유적으로는 "도탄"의 뜻도 있다.


五十二.  堪歎人心毒似蛇,誰知天眼轉如車,去年妄取東隣物,今日還歸北舍家,
   無義錢財湯潑雪,來田地水推沙,若將狡譎爲生計,恰似朝開暮落花

   사람 마음 독하기가 뱀과 같음을 탄식해 마지 않노라. 하늘의 눈(眼)이
수레바퀴처럼 구르는 것을누가 알리요? 지난해에 동쪽 이웃의 물건을 망령되이
가져왔더니 지금엔 결국 북쪽 집안으로 돌아가는구나. 의롭지 아니한 돈과
재물은 끓는 물을 눈(雪)에 붓는 격이요(즉, 금방 없어진다는 뜻), 생각지 않게
들어온 전지(田地)는 물이 모래를 밀어내 듯 하네.(즉, 물이 田地에 모래를
끌어들여와 밭을 망친다는 뜻). 만약 교활한 속임수를 가지고 삶의 계책으로
삼으면 흡사 조개모락화(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는 꽃)과 같을 것이로다.

(字義) ○이 문장 역시 7언율시에 해당한다. 즉, 4.3 4.3으로 끊고 蛇(사),
車(차), 家(가), 沙(사), 花(화)는 운을 맞춘 것임을 염두에 두고 읽으면 그
맛이 더하리라고 본다. ○堪은 견딜 감. 堪歎을 의역하면 "탄식해 마지
않는다"가 가장 적당하다고 본다. ○似는 같을 사. 如와 같다. 似는 如보다 좀더
구어적인 표현인 듯 하다. ○蛇는 뱀 사. ○轉은 구를 전. ○舍는 집 사. ○潑은
물뿌릴 발. ○큰글자는 문득 당. 來(당래)는 "우연히 굴러 들어온다"는 뜻의 한
단어로 쓰이는 관용적인 표현이다. ○將은 "~을 가지고서"의 뜻으로 쓰였다.
以와 쓰임새가 비슷하다. ○狡는 교활할 교. ○譎은 속일 휼. 여기서는 명사로
쓰였다. ○爲는 "~으로 삼다, ~으로 여기다"의 뜻 ○恰은 흡사할 흡. (예)恰似


五十三. 無藥可醫卿相壽.有錢難買子孫賢

   약이 없어도 경상(卿相)과 같은 귀한 목숨은 구할 수 있으나, 돈은 있어도
자손의 어짐을 살 수 는 없느니라.

(字義) *醫는 1)의원 의. 2)고칠 의. *相은 재상(宰相)을 뜻한다.


五十四.  一日淸閑,一日仙

   하루 마음이 청한하면(깨끗하고 한가하면) 그 하루동안은 신선이 되느니라.

(字義) *淸閑은 흔히 쓰이는 단어이다. 마음이 맑고 깨끗하며 한가하다는
뜻이다.

省心篇上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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