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부와 교수 / 요점정리 / 이태준
by 송화은율작자소개
이태준(李泰俊: 1904- ? )
강원도 철원 출생. 호는 상허(尙虛). 동경 상지대학 예과 중퇴. 1925년 <시대일보>에 <오몽녀(五夢女)>로 등단. 이화여전 강사, <조선 중앙일보> 학예부장 역임. <구인회(九人會)> 동인. <문장>지 주관. 해방 후 <조선 문학가 동맹 중앙 집행 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좌익 문학 운동을 하다가 1946년 월북함. 그는 탁월한 미학적 문체로 예술적 정취가 짙은 단편을 남겼다. 그는 이러한 서정적 작품 속에서도 시대 정신을 추구한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까마귀>, <달밤>, <사냥>, <제2의 운명>, <불멸의 함성> 등이 있다.
요점정리
갈래 : 콩트
성격 : 교훈적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인물 : 마부 - 매우 현실적인 인물.
교수 - 현실의 실상을 잘 알지 못하는 단순한 인정주의자.
주제 : 어설픈 인정으로는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
이해와 감상
<마부와 교수>는 1933년 <학등(學燈)>에 처음 발표되었으며, 그의 작품집 <달밤>에 수록되어 있다. 상허 이태준은 1930년대 소설사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는데, 그것은 그의 작품이 다양한 장르에 걸쳐 있고, 양적으로 많을 뿐 아니라 치밀한 세부 묘사의 미학적 구성을 통한 소설의 완성미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 작품도 그가 실험 정신을 가지고 시도했던 다양한 장르 형태 중, 콩트에 속하는 작품으로서 명쾌한 교훈적 의미를 사사해 주고 있다.
줄거리
여학교 앞에서 자갈을 실은 두 마차가 경사진 길을 올라가다가 앞엣말이 쿵 하고 나동그라졌다. 마부는 땀 배인 등허리에서 그 말가죽이 알른알른 닳은 물푸레 채찍을 뽑아 들고 아무리 매질을 해도 넘어진 말은 입에 거품만 뿜을 뿐, 일어서기는커녕 가로로 박힌 눈알이 주인을 바로 쳐다보지도 못한다. 나중에는 멍에를 부려 놓고 족쳐 보지만 매가 떨어질 때마다 네 굽만 움죽움죽해 보일 뿐이었다.
마부는 화가 밀짚 벙거지 꼭대기까지 올라 모자를 벗어 내팽개치더니 길 아래 남의 밭에 가서 울짱을 하나 뽑아 들고 달려들었다. 그 때, 하학을 하던 여학생들이 이 무자비한 광경을 보고는 선량한 의분을 느껴 그 자리에 서서 안타까워 하다가 마침 이 곳을 지나가는 교수 한 분에게 구원을 요청받는다. 교수는 길도 막혔거니와 예쁘고 선량한 제자들의 요청에 용기를 내어 매질하는 마부 앞으로 성큼 나섰다. 교수는 마치 자기가 말 주인보다 더 가까운 말의 친구인양 말을 때리지 말라고 꽤 놓은 소리로 탄원했다. 여학생들은 손뼉이라도 칠 듯이 속이 시원하였다.
그러나 마부는 대꾸도 없이 다시 매를 들었다. 제자들 앞에서 잃어지는 체면을 도로 찾기 위해서라도 도저히 그냥 있을 수 없게 된 교수는 다시 한 걸음 나서며 마부를 나무랐다. 그러자 마부는 의외로 교수의 노염은 탓하지 않고 오히려 목소리를 낮추어 어린애에게 타이르듯이 [말이란 것은 쓰러졌을 때 이내 일으켜 세우지 못하면 죽고 마는 짐승]이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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