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독해연습15 / 일에 관련된 윤리문제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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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라.


일자리와 일에 따르는 소득을 에워싼 사회 경쟁에서 패배하고 불리한 처지에 놓이게 된 사람을 돕기 위해 어떤 제도를 도입하느냐 하는 물음에 대해 보편적 타당성을 가진 해답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다. 나라마다 구체적 상황에 차이가 많으며, 구체적 상황 여하에 따라서 각국에 적합한 제도의 차이가 있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한 나라의 일과 관련된 구체적 상황 가운데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그 나라 사람들이 일을 대하는 태도 또는 일에 대한 가치관이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이상적인 제도일수록 그것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인간성을 요구하거니와, 일과 소득 분배에 관한 제도의 경우에는 그 제도 산하에 있는 사람들이 일을 대하는 태도 또는 일에 대한 가치관의 여하에 그 成敗가 달려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일터에서는 사용자와 노동자의 관계로 사람들이 만나는 경우가 많다. 기업의 목적을 이윤의 극대화에 두었던 자본주의 본래의 생리로 말미암아 근로자에 대한 푸대접의 사례가 많았고 근로자계층의 소외 문제를 심각한 矛盾으로 지적하고 나타난 마르크스주의 사상이 세계사에 큰 충격을 주었으며 그 충격의 파문은 현재도 우리를 어려운 문제 상황으로 끌어넣고 있다. 이 문제 상황의 극복은 우리들이 당면한 중대한 과제이며 경제와 정치 분야의 제도적 개혁뿐만 아니라 일에 관련된 윤리 의식에도 새로운 지평이 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19세기 초기 자본주의자들이 가졌던 이기주의적 태도로는 오늘의 문제 상황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기업의 목적은 당연히 이윤의 극대화에 있다는 생각에 수정이 가해져야 할 것이며 비록 사기업이라 하더라도 오로지 기업주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을 위한 공공기관으로서의 측면을 아울러 가졌다는 인식도 널리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다. 경영자뿐만 아니라 일반 근로자들도 주인의식을 가지고 우리 회사에 대한 애착을 느낄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인간을 인간으로 대접함으로써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태도의 변화는 일반 근로자에게도 필요하다. 근로자로서도 일의 사회성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일이란 단순히 자기 개인 또는 가족의 생활을 위한 수단으로서 하는 것이 아니며 고용주와 같은 어떤 특정인을 위해서 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대부분의 일들은 사회전체를 위한 일로서의 일면을 가졌으며 일하는 사람 자신을 위해서는 단순한 경제적 소득을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이기보다는 삶의 일부로서 의미를 가져야 한다.

 

따라서 어떤 일을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소득만을 계산하고 일의 선택과 일하는 태도를 결정하는 것은 일하는 사람으로서 취할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이 사회를 위해서 어떤 도움 또는 피해를 줄 것인가를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며, 또 그 일이 자신의 삶의 일부로서 어떠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가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원칙은 노사 분규와 같은 문제 상황에서도 쌍방이 함께 염두에 두어야 할 윤리의 원칙이다.

 

일은 사람들 사이를 연결하는 중요한 유대의 하나이다. 일을 매개로 삼고 사람들이 관계를 맺게 될 때 그 관계는 경쟁 관계일 수도 있고 협동 관계일 수도 있다. 일의 결과로서 얻게 되는 많은 재화의 몫을 차지하고자 하는 것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릴 경우에는 경쟁 관계가 지배적이며, 일 그 자체를 훌륭하게 성취하고자 하는 것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릴 경우에는 협동 관계가 될 것이다.

 

일의 결과로서 얻게 되는 재화의 분배가 힘의 논리에 의해서 이루어질 때 당사자들은 더 큰 몫을 위한 싸움을 팔장끼고 바라만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분배가 공정한 원리에 따라서 이루어진다는 믿음이 있을 때 사람들은 안심하고 일 자체를 훌륭하게 성취하는 문제에 열중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의 관계에서 경쟁의 측면보다도 협동의 측면이 우세한 것이 바람직하다면 공정한 분배의 원리를 확립하는 일은 밝은 사회의 건설을 위해서 급선무가 아닐 수 없다.

 

김태길, <일에 관련된 윤리문제>


1. 윗글을 내용에 따라 세 부분으로 나누고 각 부분의 중심 내용을 각각 한 문장으로 쓰라.

 

글의 주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 글이 무엇에 관한 글인가를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각 단락의 요지를 먼저 정리해 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문제 1, 2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한 예비 작업으로 각 단락의 친소관계를 고려하여 몇 개의 부분으로 묶고 그 내용을 간추릴 필요가 있다. 먼저 각 단락의 중심 내용을 순서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일자리와 소득 분배에 관한 합리적인 제도의 도입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한 제도는 구성원들의 일에 대한 태도와 가치관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

우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문제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

사용자는 이윤의 극대화라는 이기주의적 태도를 수정하고 근로자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근로자는 일의 사회성을 염두에 두어야 하며 일을 자신의 삶의 일부로 여겨야 한다.

소득만을 중심으로 일을 선택하고 일하는 태도를 결정하는 것은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일을 매개로 한 사람들의 관계는 경쟁관계나 협동관계이다.

밝은 사회의 실현을 위해 공정한 분배 원리를 확립해야 한다.

 

위에서 - 을 위한 구체적 방안이므로 이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다. 따라서 본문은 ⑴․⑵, - , ⑺․⑻의 세부분으로 묶을 수 있다. ‘일과 분배의 문제 - 일에 대한 문제 - 소득 분배의 문제가 그것이다. 그러므로 전제 - 상술- 상술의 구조로 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내용을 중심으로 이를 살펴보면 대체로 일과 소득 분배에 대한 가치관 확립의 필요성 - 일과 관련하여 기업가와 근로자에게 필요한 태도와 가치관 - 소득 분배와 관련된 제도 확립의 필요성이 된다.

 

첫째 부분 : 일과 소득에 관한 제도는 구성원들의 일에 대한 태도와 가치관에 따라 성패가 결정된다.

둘째 부분 : 기업가와 근로자는 일과 관련하여 바람직한 태도와 올바른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

셋째 부분 : 바람직한 인간 관계와 밝은 사회의 실현을 위해 공정한 분배의 원리가 확립되어야 한다.

 

2. 윗글의 주제를 한 문장으로 쓰라.

 

1의 분석을 통해 이 글 전체의 중심 내용은 일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과 소득 분배에 대한 사회적 제도 확립의 필요성임을 알 수 있다.

 

일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과 소득 분배에 대한 사회적 제도가 시급히 확립되어야 한다.

 

3. 윗글을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600자 내외로 요약하라.

 

이 글을 3분의 1 정도로 줄이는 것이므로 각 단락의 요지를 연결하면 훌륭한 요약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내용이 크게 3부분으로 나누어진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세 부분으로 나누고 원문의 흐름을 따라 기술하는 것이 좋다. 요약문 자체가 완결된 한 편의 글이 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부분을 과감히 삭제하는 것이 좋다. 예컨대 상술의 주 내용인 기업가와 근로자가 일과 관련하여 지녀야 할 올바른 가치관과 바람직한 태도가 잘 드러나도록 간결하게 요약하는 것이 좋다.

 

경쟁 사회에서 일과 관련하여 어떤 제도가 필요한가에 대해 타당한 대답을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구성원들의 일에 대한 태도나 가치관에 따라 제도의 성패가 결정된다고는 말할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근로자에 대한 푸대접과 그들의 소외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데 이것은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기업가는 기업의 목적이 이윤 극대화에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하며 기업이 다수를 위한 공공 기관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또한 근로자들이 회사에 애착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근로자들은 일의 사회성에 염두를 두어야 한다. 대부분의 일은 사회전체를 위한 일면을 가지고 있으며 근로자에게는 삶의 일부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경제적 소득만을 중심으로 일의 선택과 일하는 태도를 결정해서는 안된다.

 

사람들이 일을 매개로 관계를 맺을 때 경쟁 관계일 수도 있고 협동 관계일 수도 있다. 재화를 차지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면 경쟁 관계가 되며, 일을 성취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면 협동 관계가 된다. 재화의 분배가 힘의 논리에 의해서 지배될 때에는 서로 싸울 것이며, 반면 공정하게 이루어질 때에는 안심하고 일의 성취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사회에서 사람들 사이의 협동관계가 바람직한 것이라면 이를 위해 공정한 분배의 원리가 시급히 확립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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