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신여성의 정조론 / 나혜석
by 송화은율獨身女性[독신여성]의 貞操論[정조론] / 나혜석
「언니 戀愛片紙(연애편지) 한 장 써 주어」
方今[방금] 職業婦人[직업부인]으로 잇는 K는 그 兄[형]되는 S에게 請[청]
을 하러 왓다. K는 S의 가장 사랑하는 아우이여서 이금 이런 엉석을 하러
오며 K가 約婚[약혼]하고 新郞[신랑]되는 Y와 지내는 로맨쓰를 朝夕[조석]
으로 兄[형]에게 이야기하면 S는 귀엽게 興味[흥미]잇게 잘 드러 주는 中
[중]이엿다.
「얘 골치 아프다」
「왜 그래. 언니도 다 늙엇군」
「늙기도 햇다만 심사가 나서」
「왜 그래」
K는 눈이 말말해진다.
「안 그러켓니. 身老心不老(신노심불로)이니」
「그러면 언니 靑春時節[청춘시절]의 로맨스가 回憶[회억]된단 말삼이지」
「그도 그러커니와 只今[지금]은 로맨스가 업는 줄 아니」
「아이구 망칙해라. 다 늙은이가」
「그러게 걱정이란다」
「그래 언니도 只今[지금] 나처럼 愛人[애인]이 보고 십허 애를 태고 밤잠
을 못 자도록 苦悶[고민]스러워요」
「그거는 靑年[청년]의 戀愛[연애]요 中年[중년]의 戀愛[연애]는 다르지」
「엇더케 달너 언니」
K는 밧작 대든다.
「그건 이 다음에 말해 줄게」
「지금 말해. 응 언니」
「지금 네게는 必要[필요]치도 안코 쇠귀의 경익는 격으로 알아듯지도 못
할거시니 고만 두자」
「그러면 어서 편지 한장 써 주어」
「Y에게 말이지」
「그럼」
「언제지」
「내일 아침지」
「이건 最大[최대] 急行[급행]인걸」
「日前[일전]에 Y에게서 온 편지 언니 보앗지. 그 편지 답장 말이야」 「그러면 길게 써야겟네」
「온 편지가 기니 가는 편지도 기러야지」
「그런데 너도 늙지 아니해 망녕이다」
「왜」
「누가 戀愛片紙[연애편지]를 代筆[대필]한다데」
「그런 줄 누가 모르나」
「눈 고 구렁이에 빠지는 격이로군」
「 골치 압흔 언니 理論[이론]이 나온다」
「理論[이론]이 아니라 그러치 안으냐, 가슴에서 지글지글 는 피를 그
섬々옥수로 써내난거시 所謂[소위] 戀愛片紙[연애편지]가 아니냐」
「누가 몰누나 그런 거슬」
「흥 다 안단 말이지」
「그럼」
「내가 못하겟다면 ……」
「언니 그러지 말고 이번만 하나 써 주어」
K는 兄[형]에게 매달녀 응석을 부린다.
「미천이 드러낫단 말이지」
「그래 우리 언니가 잘 알지. 인제 쓸 말이 업겟지」
「그러리라 쥐랑지 만한 學識[학식]으로」
「그래 Y의 相對[상대]로 감당해 낼 수가 업서」
「얘 Y의 편지 보니 다 된 사람이더라 제법 人情味[인정미]와 人間愛[인간
애]가 兼備[겸비]한 사람이 든데」
「아마 그런가 보아 그러니 그대로 써 주어」
「써 볼가」
S는 마진 벽을 잠간 치어다보며 먹へ 한다.
「아이고 조와라」
「좀 어려운 注文[주문]인걸」
「내게는 어려운 일이지만 언니는 쉬운 일이야」
「그야 내 愛人[애인]에게 쓴다면 쉽지만」
「언니 愛人[애인]에게 쓰든 氣分[기분]으로 써」
「그러다가 미처나게」
「亦是[역시] 언니는 熱情家(열정가)이여」
「늙어도 熱情[열정]은 그대로 남엇지」
「그러게 말이야. 예술가이니」
「너도 제법이로구나. 그런 거슬 다 알고」
「언니도 샌님은 좀만 업수히 역인다나」
「그러케 怒[노]헐 것이 아니야. 귀여워서 그러지」
S는 K의 등을 々 두듸린다.
「그러면 언니 ヨロシクタノムヨ(잘 부탁해)」
K는 날마다 가는 自己[자기] 職業所(직업소) 病院[병원]으로 간다.
S는 K를 보내고 비스듬이 안저저 빙긋시 웃는다. 그는 只今(지금) K와 Y가
과 갓흔 속삭임에 잇는 거시 貴[귀]엽고 사랑스러우며 그들의 一步一步
[일보일보] 進行[진행]해 나갈 前道[전도]가 活動寫眞[활동사진] 필님갓치
얼는へ하게 지나가는 닭이엿다. 그러고 그들의 압길에 喜悲劇[희비극]이
다 잇슬 거슬 豫想[예상]하며 한 幕[막]의 演劇[연극]을 求景[구경]하는 感
[감]이 生[생]긴 닭이다. S는 冊床[책상] 설합을 열고 편지々를 내노코
펜을 드럿다.
敬愛[경애]하난 Y氏[씨]
벌서 봄인가? 아마도 봄이 왓나 봐요. 봄이 왓지요? 글세요, 봄이 왓습니
다 그려. 아々, 발서 봄이로구나.
都會[도회]의 봄 農村[농촌]의 봄 듯한 봄 아람다운 봄 鳴啼(명제)의 봄
花田[화전]의 봄 피리의 봄 사람의 봄 禽獸[금수]의 봄 喜[희]의 봄 悲[비]
의 봄 柳川長堤(유천장제)의 봄 華虹門(화홍문)의 봄 防花隨柳亭(방화수류
정)의 봄 完全[완전]한 봄은 차자 왓습니다 그려. 이 自然[자연]의 봄과 人
生[인생]의 봄을 함 가진 우리 兩人[양인]은 얼마나 辛福[신복]스러운가
요. 가장 單純[단순]한 듯한 自然[자연]이 우리에게 가장 厭症[염증]을 아
니 주난 거슬 보면 自然力[자연력]이란 그 內在力[내재력]이 豊富[풍부]한
거신가 보아요.
나는 오날지 天高萬里(천고만리) 不擧頭(불거두)요 地濶千理(지활천리)
不定足(불정족)으로 엇전지 모르게 周圍[주위]가 거북하엿섯습니다. 마는
오날부터는 마음이 턱 노이고 힘이 제절노 나고 依支(의지)가 탁 됨니다.
貴公(귀공)은 임의 人情味[인정미]와 人間愛[인간애]가 兼備[겸비]하신 분
이니 다 짐작이 계실 줄 알며 나를 永遠[영원]히 사랑하고 앳겨주실 줄
밋으며 내 誠意[성의]가 다하도록 이거슬 밧고 품에 안고저 하나이다.
貴緘(귀함)을 再三[재삼] 拜讀[배독]하오니 늣기는 바가 만습니다. 果然
[과연] 그러심니다. 사람은 苦生[고생]을 모루고는 남의 事情[사정]을 잘
알아 줄 수 업나이다. 즉 맛잇는 사람이 될 수 업나이다. 公[공]은 밥도
굴 머보고 나무도 하여 보앗다구요. 그러기에 今日[금일]의 貴公[귀공]이 되엿
습니다. 不及[불급]하나마 나도 多少[다소] 苦生[고생]을 하여 왓습니다.
남을 알아줄 주는 모른다 할 망정 남의 말을 알아드를 줄은 아옵니다. 이
點[점]으로 보아 우리의 압길은 幸福[행복]을 保證[보증]할 만한 튼々한 길
인줄 아옵나이다. 아모조록 잘 指導[지도]해 주십쇼 ……云々[운운] ……
九十[구십] 春光[춘광]에 자라나는 K
그 잇흔날 아참에 K는 S에게 들넛다.
「언니 다 썻서」
「다 썻다마는 그냥은 안 될걸」
농담 잘하는 S는 농담을 부친다.
「그럼 엇저라고」
「戀愛[연애] 편지를 누가 그냥 써 준담. 피와 의 結晶[결정]인대」
「 한 턱을 내란 말이지」
「여부지사가 잇나」
「내 하지」
「엇더케」
「Y 月給[월급] 타거든 절밥 먹으러 가」
「그거 조흔 말이다」
「인제 條件[조건]이 다 붓헛스니 편지를 주어」
「얘 역지로 내너라고 죽을 번 햇다. 쓸말이 잇나 앳구진 봄타령이나 햇
지」
「어듸 봐」
K는 片紙[편지]를 들고 본다.
「大體[대체] 數多(수다)도 스러워」
「일 써 주니 功[공]업는 소리나 하고」
「아니야 아니야, 언니 능청스럽게 잘 썻서」
「그러타면 모르거니와」
「내 마음에 잇는 말을 다 썻는대, 대체 용해」
「적어도 글노 늙은 난대 그러니」
「그래 지금도 熱情[열정]잇는 片紙[편지]가 써지우」
「그럼」
「나도 그럴가」
「그래서 엇게」
「왜?」
「苦生[고생]스러우니 그러치」
「滋味[자미]잇슬걸 아마」
「身老心不老[신노심불노]이야말노 藝術的[예술적] 氣分[기분]을 맛보지
안는 사람이고는 맛볼 수 업는 거시야」
「그러면 그런 사람은 幸福[행복]이겟지」
「마음 苦生[고생]이 甚[심]하지」
「언니 中年[중년]의 戀愛[연애]는 엇대」
「글세 고만 두자니 그래」
「말해, 응」
「靑春[청춘]의 사랑은 모닥불과 갓고中年[중년]의 사랑은 겨불과 갓치 뭉
긋시 타며 잘 잠 다 자고 하는 戀愛(연애)지」
「ナルホト(과연) 그럴 거시라」
「알아 듯겟니」
「그럼 못 알아 들어」
「그 편지를 오날 붓칠데냐」
「그럼 サツソク(빨리) 붓처야지. アりガトウ(고마워)」
K는 나간다
춥지도 더웁지도 안은 봄날 華虹門(화홍문) 模範場(모범장)에는 벗이 흐
므러지게 피인 날 午后[오후] 다섯 時[시] 그들의 辭退後[사퇴후] K와 Y를
태운 택시 한 대는 S의 집 門[문]압헤 대엿다. K는 날사게 내려 드러간다.
「언니 어서 나와」
마침 準備[준비]하고 잇든 S는 나왓다. Y는 門間[문간]에서 기다리고 섯
다. 세 사람을 태인 택시는 奉寧寺(봉녕사)로 다라낫다. 바람에 날녀오는
향긋한 풀냄새는 憂[우]울한 中[중]에 잇든 S의 머리를 시언하게 하여 주엇
다. 택시는 삽시간에 城內[성내]에서 十里[십리] 좀 못되는 奉寧寺[봉녕사]
마루턱에 대엿다. 세 사람은 칭々대로 올나가 法堂[법당]을 求景[구경]하고
조용한 房[방]을 택하야 드러가서 저녁밥을 식혓다. 未久[미구]에 밥은 다
되엿다. 표주박에 기름을 치고 튀각을 부서느코 고븨나물 도라지 나물을 느
코 두부전골 국물을 치고 부볏다.
「참 맛잇다」
K는 맛잇게 먹으며 말한다.
「만히 먹어라」
「맛잇는데요」
Y도 말한다.
「글세 맛잇사외다 그려」
밥갑을 치르고 나섯다.
날은 저물고 十五夜[십오야] 明月[명월]은 仲天[중천]에 올낫다.
「우리 슬々 거러가면서 이야기나 합세다」
「참 氣分[기분]이 조흔데요」
Y는 만족해하며 웃는다.
세 사람은 슬々 것는다. 검은 솔나무 우에는 흰달이 고 그림자는 얼는へ
하엿다. 에서는 쑥냄새가 어 오른다.
「그러케 먼저 가지 마쇼」
「西洋[서양] 사람이 말하기를 東洋[동양]사람은 同行[동행]하는 거슬 보
면 어느 나라 사람인거슬 안다 그래」
「엇더케요」
압서 가든 Y는 멈츳하며 뭇는다.
「나란이 서々 이야기하고 가는 거슬 보면 日本[일본] 사람이구 염へ 서
々 아모말 업시 가는 거슬 보면 中國[중국] 사람이나 朝鮮[조선] 사람이라
고 그런다나요」
「하々々 호々々」
「언니 이야기 해」
「그럴가 우리 먼 길을 먼줄 모르게 이야기나 하고 갈가」
「찬성입니다」
「저 이태리 火山[화산] 古蹟[고적]에 가 본 즉 二千年前[이천년전]
風俗[풍속] 中[중]에 조고마한 호리병이 잇는대 초상이 나면 사람을 데려다
울녓는대 그 눈물을 호리병에 바다서 갑슬 주엇다나」
「아이구머니나 우수워라」 K는 々대고 웃는다.
「그러고 어느 곳에는 壁畵(벽화) 한 조각이 남앗는대 그거슨 겅을 해덥
고 男子[남자]만 보이난 거슬 나는 그림 그리는 사람이라 하고 보니 男子
[남자] 生殖器(생식기)를 저울노 다는 거시 잇겟지」
「그건 다러 무얼 해」 K는 웃는다.
「重量[중량]을 보는 거시겟지」 Y는 무슨 意味[의미]를 包含[포함]함인지
泰然[태연]히 이런 말을 한다.」
「그 風俗[풍속]이란 極度[극도]로 사치하고 淫蕩(음탕)해서 食堂
[식당]엔 鳥類畵[조류화], 舞踏室(무답실)엔 女神畵[여신화], 寢室[침실]엔
春畵[춘화], 幼兒室[유아실]엔 自由畵[자유화]가 그러잇고 四方壁色[사방벽 색]을
黑色[흑색]으로만 된 房[방],眞紅色(진홍색)으로만 된 房[방], 眞錄
色(진록색)으로만 된 房[방]이 잇겟지」
「 는 넘어 奢侈[사치]하고 淫蕩[음탕]해서 神罰[신벌]이 내렷다는 곳
아니야요」
常識[상식]을 가진 Y는 말한다.
「그나 그 이오 露馬[로마] 全盛時代[전성시대]는 演會席上(연회석상)에
서 飮食[음식]을 먹고 손구락을 느어 吐[토]하고 먹고 먹고 하엿다
오」
「어머니나」 K는 작 놀난다.
「佛蘭西[불란서] 巴里[파리] 古風[고풍] 博物館[박물관]에는 有名[유명]
한 女子[여자]의 腰帶(요대)라는 거시 잇는대 옛날에 남편이 出戰[출전]할
동안 女子[여자]가 엇지 行爲[행위]가 不正[부정]한지 出戰[출전]할 女
子[여자]의 陰部[음부]에 허리를 해 어 오줌 눌만치만 하고 잠을쇠로 장
그고 열쇠를 가지고 갓대」
「어머니나 저를 엇재. 망칙해라. 별々 風俗[풍속]이 다 만쿤」
「一々[일일]히 이야기 할냐면 別々[별별] 風俗[풍속]이 다 만치」
「그러켓지요. 文明[문명]과 歷史[역사]가 오랜이만치 別々[별별] 風俗[풍
속]이 다 만켓지요」
Y는 말한다.
「얘 K야」
「녜」
「너 방귀 봣니」
「방귀를 엇더케 봐」
「그걸 못 봣담」
Y는 빙그시 우수며 말한다.
「아주 아는 체 하너라고」
「그럼 몰나」
「그럼 말해 봐」
「당신이 먼저 말 해야지」
「아니, 보앗다는 당신이 먼저 말해야지」
K와 Y는 몸을 슬적이고 등을 치고 살을 집고 한참 滋味[자미]잇게 논다.
이 問題[문제]를 提供[제공]한 S는 겻눈으로 슬적へ 보며 빙그시 우슬 름
이다. 다 各々[각각] 그림자를 고 어슬넝 어슬넝 소나무 사이로 희여젓다
검어젓다 하며 城內[성내]를 向[향]하야 속삭이며 것는 세 사람은 적이 한 가스럽고
滋味[자미]스러웟다.
「약긴 약어」
「왜」
「못 보앗다긴 실타니 남더러 말하라구 그러지」
「그러케 서로 미룰 거시 아니라 장긔을 해」
「그래, 그러케 해」
「장긔 아이고다세」
「그러치 男子[남자]가 지난 법이지」
「이건 쫄닥 망햇네」
「어서 말해, 어서」 K는 Y를 집는다.
「아야……입대 다가 말하기 좀 싱거운걸」
「안 하고 견듸나」
「그럼 하지」
「어서 말해」 K는 Y의 억게를 집는다.
「이거 재수 업스라고 남의 억개는 왜 집허」
「어서 말해」
「당신 목용통에 드러안저 방귀 한 자루 여보. 엇덥뎃가」
「올치 올치 그래 그래 보글보글 올나 오지」
「하々々々 호々々々」
「엇데 그걸 몰나」
「인제 알앗서」
세 사람은 허리를 잡고 데굴데굴 굴는다. 잠간 묵々 하엿다가 話題[화제]
는 人生觀[인생관]으로 드러섯다.
「結婚式[결혼식]은 언제 하시려오」
S는 어룬답게 뭇는다.
「只今(지금) 이가 第一[제일] 幸福[행복]스러워요. 約婚期[약혼기]가
느지면 느질수록 人生[인생]의 맛을 더 아니요」
「그러나 結婚[결혼]이 人生[인생]의 全體[전체]가 아니々 空然[공연]히
Y氏[씨]나 K가 ウカウカ할 必要[필요]업시 速[속]히 式[식]을 擧[거]하야
마음을 安着[안착]하난 거시 조켓지요」
「왜 그럴 必要[필요]가 잇슬가요」
「厭症(염증)이 나기 쉬우닛가 그러치요 卽[즉] 缺點[결점]이 보이기 前
[전]에 決定[결정]을 지우시는 거시 조켓지요」
「結婚[결혼] 後[후]에 厭症[염증]이 生[생]기면 더 危險[위험]하지 아니 해요」
「結婚[결혼] 前[전]이나 結婚[결혼] 後[후]나 언제든지 누구든지 한번은
厭症[염증]이 나는 거시지요」
「왜 그래요」
「사랑이나 尊敬[존경]이나 同情[동정]이 아는 동안 이오 알어지면 식어
지고 缺點[결점]이 보이니요 마치 寒暖計(한난계)의 水銀[수은]이 百度
[백도]지 올나 갓다가 零度[영도]로 甚[심]하면 零下[영하]지 내려가드
시」
「그럴가요」
「아무렴요 그러치요. 사람의 情[정]이 限[한]이 업는 거시 아니라 限[한]
이 잇는 거시야요. 그 高低[고저]가 다시 深厚(심후)로 리를 박어야지」
「그럴 듯도 합니다마는 다 사람에게 달녓슬 터이지요」
「사람은 通性[통성]이란 거시 잇스니요」
「그러면 엇더케 살면 잘 살겟습니」
Y는 자못 興味(흥미)잇게 只今(지금)지 혼자서 々 궁리하든 本問題[본
문제]로 드러슨다.
「그러니 말이야요. 이러케 生命[생명]이 른 所謂[소위] 사랑에 속어 自
己[자기] 몸을 옴치고 수 업시 맨드는 者[자]가 그 얼마나 만흔가요」
「結局[결국] 人生[인생]은 平凡[평범]히 되난 거시 目的[목적]이니요」
「그야 그러치요 마는 그 平凡[평범]하게 되기 前[전]에 生命[생명]을 좀
더 늘닐 수가 잇스니요」
「엇더케요」
「사랑을 標語(표어)로 結婚[결혼]해서 子息[자식]나코 버러 먹이너라고
남편의 비위 맛치기에 애써 얽매여 사다가 죽는 것 아니요. 이거시 所謂[소
위] 平凡[평범]이지요」
「그럼 무슨 方針[방침]이 잇나요. 人生[인생]의 目的[목적]은 生殖[생
식]인대요」
「그러치요 結局[결국] 그런 目錄[목록]을 다 各々[각각] 밟겟지만 速[속]
히 밟을 必要[필요]가 업고 社會制度[사회제도]도 그만치는 自由[자유]로이
되여 잇스니요」
「무슨 말삼인지 잘 모르겟서요」
「다시 말하면 男女[남녀] 間[간]에 春期(춘기) 發動期(발동기)가 되면 父
母[부모]의 사랑이나 親舊[친구]의 사랑만으로는 滿足[만족]치 못하고 異性
[이성]을 그리워하며 애태워 사랑의 美名下[미명하]에 일즉이 自己[자기] 몸을
拘束(구속)하야 二十[이십]이나 三十[삼십] 未滿[미만]에 옴치고
수 업는 地獄(지옥)에 지고 마는 것 아님니」
「녜, 그러치요」
「그러는 것보다 自己[자기]가 먼저 무엇으로 煩悶(번민)하고 苦痛[고통]
하는 거슬 生覺(생각)하야 그것만 解決(해결)해 가지고 拘束(구속)된 生活
[생활]을 좀 더 늘닐 必要[필요]가 잇지요」
「아마 大槪[대개]는 性慾方面[성욕방면]으로 苦悶[고민]할 걸이요」
「그러니 그거슨 獨身者[독신자]를 爲[위]하야 社會制度[사회제도]가 임
의 設施(설시)되지 아니 햇서요」
「遊廓(유곽) 말삼이지요」
「그러치요 妻子[처자]의 生活[생활]을 能[능]히 保障[보장]할 수 잇슬
지 獨身生活[독신생활]을 하며 遊廓[유곽]에 出入[출입]할 거시지요」
「花柳病[화류병]도 무섭거니와 사람이 지절치 안케 되니요」
그거슨 相當[상당]히 操心[조심]하면 될 거시오 그러기에 한 곳을 늘 다니
는 것보다 다른 곳을 다니라고 어느 靑年[청년]에게 말한 적이 잇습니다.」
「그러키는 그래요 性慾[성욕] 한가지로 因[인]하야 일즉이 自己[자기] 몸
을 拘束[구속]할 必要[필요]가 업슬 것 갓해요」
「絶對[절대]로 그럴 必要[필요]가 업지요. 그러기에 女子[여자] 公娼(공
창)만 必要[필요]한 거시 아니라 男子[남자] 公娼[공창]도 必要[필요]해
요」
「巴里[파리]는 男子[남자] 遊廓[유곽]이 잇다면서요」
「巴里[파리]도 잇거니와 大阪[대판]에 잇서 老處女[노처녀] 軍人[군인]
夫人[부인] 寡婦[과부]들이 出入[출입]을 한단 말을 實談(실담)으로 드른
일이 잇는데요」
「그러면 貞操[정조] 觀念[관념]이 업지 아니해요」
「貞操[정조] 觀念[관념]을 직히기 爲[위]하야 神經[신경] 衰弱[쇠약]에
드러 히스테리가 되난 것보다 돈을 주고 性慾[성욕]을 풀고 明朗[명랑]한
氣分[기분]으로 사러 가는 거시 아마 現代人[현대인]의 社交上[사교상]으로
도 必要[필요]할 것이오」
「次々[차차] 그러케 될 거십니다」
「그러기에 人文[인문]이 發達[발달]해질수록 獨身者[독신자]가 만히 나고
性慾[성욕] 解決[해결]만 진다면 家庭[가정]이 必要[필요]업시 될 수 잇는
대로 獨身時期[독신시기]를 늘니게 하는 거시지요」
「그러면 精神的[정신적] 慰安[위안]은 어듸서 엇어요」
「生活戰線[생활전선]에 나선 그들에게는 그런 孤寂(고적)을 늣길 새가 업
고 自己[자기] 일이 精神的[정신적] 慰安[위안]이 되고 마니요」
「일에 倦怠[권태]가 生[생]길 는요」
「그만 일이야 克己[극기]할 수 밧게 업겟지요」
「그러케 獨身生活[독신생활]을 繼續[계속]할 수 잇슬가요」
「그러기에 獨身生活[독신생활]을 奬勵(장려)하난 거시 아니라 獨身[독신]
으로 지낼 수 잇슬 지 잇는 거시 조켓단 말이지요」
「닥하면 사람을 버릴 수가 업슬가요」
「그러치 안으면 사람은 언제 버리든지 버리는 것 아닌가요」
「그야 그러치만 어려운 問題(문제)지요」
「골치 압흐니 고만 둡세다」
「그러면 엇더케 하면 平和[평화]스러운 家庭[가정]을 일울 수가 잇슬가
요」
Y는 장차 마지할 親家庭[친가정]에 對[대]한 理想[이상]이 크고 만타. 그
러나 임의 經驗[경험]이 만흔 S의 意見[의견]이 듯고 십헛든 터이다. 西洋
[서양] 格言[격언]에 和平[화평]한 家庭[가정]을 일우랴면
「남편은 안해를 으로 보고 안해는 핀 거슬 自覺[자각]하여야 한다
고」하엿서요
「ナルホト(과연) 그럴 듯 한대요」
「西洋[서양] 사람의 스윗홈이 決[결]코 그 男便[남편]이나 안해에 힘으로
만 된 거시 아니라 男女交際[남녀교제]의 自由[자유]에 잇습니다. 한 남편
이나 한 안해가 날마다 朝夕[조석]으로 對面[대면]하니 실증이 나기 쉽습니
다. 그러기 前[전]에 同夫人[동부인]을 해 가지고 나가서 남편은 다른 집
안해 안해는 다른 집 남편과 춤을 추든지 對話[대화]를 하든지 하면 氣分
[기분]이 새로워집니다. 그러기에 어느 坐席[좌석]에 가든지 自己[자기] 夫
婦[부부]리 춤을 추든지 對話[대화]를 하난 거슨 失體[실체]가 되난 거십
니다」
「그럴듯도 합니다」
「그럴 것 아니야요. 밧게 나가서 새로운 氣分[기분]을 收入[수입]해 가지
고 집에 드러와 그 氣分[기분]을 利用[이용]하니 스윗 홈이 안될 수 잇서
요」
「朝鮮[조선]에도 次々[차차] 그러케 되겟지요」
「Take long time 이지요」
「남편은 複雜[복잡]한 社會[사회]에서 쓴맛 단맛 다 보고 안해는 좁은 家「生活戰線[생활전선]에
나선 그들에게는 그런 孤寂(고적)을 늣길 새가 업
고 自己[자기] 일이 精神的[정신적] 慰安[위안]이 되고 마니요」
「일에 倦怠[권태]가 生[생]길 는요」
「그만 일이야 克己[극기]할 수 밧게 업겟지요」
「그러케 獨身生活[독신생활]을 繼續[계속]할 수 잇슬가요」
「그러기에 獨身生活[독신생활]을 奬勵(장려)하난 거시 아니라 獨身[독신]
으로 지낼 수 잇슬 지 잇는 거시 조켓단 말이지요」
「닥하면 사람을 버릴 수가 업슬가요」
「그러치 안으면 사람은 언제 버리든지 버리는 것 아닌가요」
「그야 그러치만 어려운 問題(문제)지요」
「골치 압흐니 고만 둡세다」
「그러면 엇더케 하면 平和[평화]스러운 家庭[가정]을 일울 수가 잇슬가
요」
Y는 장차 마지할 親家庭[친가정]에 對[대]한 理想[이상]이 크고 만타. 그
러나 임의 經驗[경험]이 만흔 S의 意見[의견]이 듯고 십헛든 터이다. 西洋
[서양] 格言[격언]에 和平[화평]한 家庭[가정]을 일우랴면
「남편은 안해를 으로 보고 안해는 핀 거슬 自覺[자각]하여야 한다
고」하엿서요
「ナルホト(과연) 그럴 듯 한대요」
「西洋[서양] 사람의 스윗홈이 決[결]코 그 男便[남편]이나 안해에 힘으로
만 된 거시 아니라 男女交際[남녀교제]의 自由[자유]에 잇습니다. 한 남편
이나 한 안해가 날마다 朝夕[조석]으로 對面[대면]하니 실증이 나기 쉽습니
다. 그러기 前[전]에 同夫人[동부인]을 해 가지고 나가서 남편은 다른 집
안해 안해는 다른 집 남편과 춤을 추든지 對話[대화]를 하든지 하면 氣分
[기분]이 새로워집니다. 그러기에 어느 坐席[좌석]에 가든지 自己[자기] 夫
婦[부부]리 춤을 추든지 對話[대화]를 하난 거슨 失體[실체]가 되난 거십
니다」
「그럴듯도 합니다」
「그럴 것 아니야요. 밧게 나가서 새로운 氣分[기분]을 收入[수입]해 가지
고 집에 드러와 그 氣分[기분]을 利用[이용]하니 스윗 홈이 안될 수 잇서
요」
「朝鮮[조선]에도 次々[차차] 그러케 되겟지요」
「Take long time 이지요」
「남편은 複雜[복잡]한 社會[사회]에서 쓴맛 단맛 다 보고 안해는 좁은 家 庭[가정]
속에서 날마다 갓흔 일노만 되푸리 하고 잇서 안해는 남편의 感情
[감정] 循環[순환]을 理解[이해]치 못하고 남편은 안해의 感情[감정]을 理
解[이해]치 못하야 어듸지 로へ 나니 그 家庭[가정]은 無味乾燥(무미건
조)할 거시오. 倦怠[권태]가 生[생]길 거시겟지요」
「참 그래요」
「그러기에 戀愛結婚[연애결혼]만 해도 처음은 女子[여자]에게 무엇이 잇
슬 듯하야 好奇心[호기심]을 두든 거시 未久[미구]에 그 밋치 듸려다 보이
고 女子[여자]는 고대로 말너붓고 男子[남자]는 不絶[부절]이 社會[사회]
訓練(훈련)을 밧아 成長[성장]해 나가니 그 結果[결과]는 엇더케 되겟습니
가. 서로 물그럼이 말그럼이 처다 보게 되고 倦怠(권태)가 生[생]기지요」
「그러면 男子[남자]가 女子[여자]보다 早達(조달)하는 貌樣[모양]이지
요」
「그러치요 女子[여자]는 生殖的[생식적]으로 早達[조달]하고 男子[남자]
는 智識的[지식적]으로 早達[조달]하난 거시지요 그러기에 知識的[지식적]
으로 보면 男子[남자] 二十五[이십오] 六[육] 歲[세]와 女子[여자] 三四十
[삼사십] 歲[세]가 相對[상대]가 되난 거시야요」
「그럴가요」
「그러면 男子[남자] 三十[삼십] 歲[세]에 女子[여자] 四十[사십] 歲[세]
로 相對[상대]를 하야 結婚[결혼]을 한다면 理想的[이상적] 家庭[가정]을
일울 거시겟구먼요」
「그야 그러타고 할 수 잇겟지만 女子[여자]의겐 美[미]의 條件[조건]이
잇스니 그러케지 超越[초월]하게 生覺[생각]할 男子[남자]가 업겟지
요」
「文藝[문예] 復興期[부흥기] 才畵家[재화가] 「라푸아엘」이든지 十九世
紀[십구세기] 天才[천재] 畵家[화가] 「루노아루」 갓흔 사람은 中年[중년]
婦人[부인]을 讚美[찬미]하야 中年[중년] 婦人[부인] 裸體[나체]만 그리지
아니 햇서요」
Y는 已往[이왕] 어느 畵家[화가]에게 드럿든 말을 한다.
「알고 보면 男子[남자] 間[간]에 靑年[청년]의 美[미]보다 圓熟(원숙)한
中年[중년]의 美[미]가 더 조흔 거시야요」
「그러면 朝鮮[조선] 家庭[가정]으론 엇더케 해야 平和[평화]한 家庭[가
정]을 일울 거실가요」
「그러니 말이야요 男女平等[남녀평등]이라 하지만 男女平等[남녀평등]으
로 生覺[생각]하기 문에 不平[불평]을 갓는 수가 만흐니요 남편은 안해 보다
優越感(우월감)을 가지고 不得已[부득이]한 일 外[외]에는 自己[자기]
혼자 處理[처리]하난 거시 오히려 不平[불평]이 업는 거시야요. 그 例[예]
로 新家庭[신가정]에 충돌이 만코 舊家庭[구가정]에 平和[평화]가 維持[유
지]하는 거슬 보면 알 것 아니야요」
「K氏[씨] 잘 드러 두어요」
Y는 엽헤서 가는 K의 억개를 툭 친다.
「조막손이는 말 못하겟네」
K는 톡 쏜다.
「내 을 이러케 못 알아주지」
「모를 理[리]가 잇나 응석이지」
S는 조왓다 실엿다하는 Y와 K의 心理[심리]를 속으로 짐작하며 中裁[중재]
를 한다.
「그러면 엇줍지 안케 新女性[신여성]을 取(취)하는 것보다 舊女性[구여
성]을 取[취]하난 거시 낫지 안을가요」
「그래도 아는 것 밧게 잇나요. 優越[우월]한 男子[남자]하기에 달녓지
요」
「Y氏[씨] 잘 드러 두시오」
K는 Y의 억개를 툭 친다.
「조막손이는 말 못하겟네. 이건 당장에 오금을 주네그려」
하々々々 호々々々
「잘들 논다. 조흔 다」
S는 어룬답게 말한다.
「滋味[자미] 잇서 보여요」
Y는 S를 듸려다 보며 말한다.
「그러면요」
「무얼, 언니는 우리 에 엇더케 지낸 언니라고」
「너, 엇더케 그러케 잘 아니」
「그걸 모를가」
「참 S 氏[씨]의 歷史[역사]나 좀 들녀 주실 거슬 그랫습니다」
「그짓 신々치 안은 지난 일을 말하난 것보다 장차 도라올 일이나 말하
는 거시 좃치요」
「참 유익된 말슴 만히 드럿습니다」
Y는 새삼스럽게 禮[예]를 차린다. S도 라서 禮[예]를 아니 차릴 수 업섯
다. 「건방지게 무어슬 아는 체해서 안됏소이다마는 내 은 多少間[다소간]
다른 點[점]이 잇서々요」
「그런 줄 압니다」
길고 긴 新長路(신장로)는 어느듯 東門[동문]에 다々랏다. 廢墟[폐허]가
다된 東門[동문]은 옛 城[성]을 직히고 잇서 달 아래 흔들니는 굽은 소나무
소리를 드르며 즐비한 草家[초가]들을 거나리고 雄狀[웅장]이 서 잇다.
「어머니나, 발서 東門[동문]일세」
K는 탁 닥치는 東門[동문]을 보며 작 놀나 말한다.
「좀 더 멀엇스면 조켓지? K 氏[씨]」
Y의 興奮[흥분]된 얼골이 달빗에 얼는 보엿다.
「글세 집이 갓기워 젓고나」
S는 쓸々한 自己[자기] 房[방]이 머리에 올낫다.
오날 하로도 다 갓다. 人生[인생]은 刻々[각각]으로 時間[시간] 中[중]에
숨어간다. 지난 記憶[기억]은 새로운 事實[사실] 압헤 그 姿體(자체)를 숨
기고 잇다. 四十[사십] 生涯[생애]를 에 흐르는 우에 냉겨 노앗스나 過去
[과거]의 S는 現在[현재]의 S로부터 煙氣(연기)와 갓치 사려지난 거슬 다
랏다.
느진 봄 저녁 空氣[공기]는 자못 선々함을 늣겻다. 東門[동문]을 드러스니
놉히 보이는 練武臺(연무대)는 옛 활 쏘든 터를 남겨두고 사이로 흰 하눌이
보이는 기둥만 몃개 달빗에 빗최여 보인다. 그 엽흐로 自動車[자동차] 길을
맨드러 논 거슨 果然[과연] 戀人[연인] 同志[동지] Y와 K의 발자최를 기다
리고 잇다.
그 길을 굽혀 휘돌아 나서니 나타나는 것이 달빗헤 희게 벗이 흠으러지
게 피여 잇다.
사이로 防花隨柳亭(방화수류정) 華虹門(화홍문)이 보인다. 거긔에는 사
람들의 點心[점심] 그레기로 냉겨논 新聞紙[신문지] 조각이 바람에 날니
고 잇슬 人跡[인적]은 고요하다. 세 사람은 잠간 머물너 도라갓다.
는 밤 열한시다. 各々[각각] 處所[처소]에서 困[곤]한 잠이 드럿슬 Y
와 K의 靈魂[영혼]은 왓다 갓다 한다.
은 지더라도 새로운 봄이 올 터이지 그것이 기다리는 不可思議[불가
사의]가 아니라고 누가 말을 할가. 그날을 기다린다. 그날을 기다린다. ―
―
(『三千里[삼천리]』, 1935. 10)
출처 : 공유마당
이용조건 : CC BY
블로그의 정보
국어문학창고
송화은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