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십리(踏十里) - 민 영(閔暎)
by 송화은율답십리(踏十里) - 민 영(閔暎)
<핵심 정리>
▶ 감상의 초점
모순과 허위로 가득찬 세상을, 공업화의 폐해로 죽어가는 중랑천의 모습으로 구체화하며, 그 안에서 무력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순박한 인간들의 모습을 드러내 현실을 비판한다. 그러면서도 이곳을 부정하거나 멸시하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 오히려 애정을 느끼고 애착을 갖는다. 봇짐장수와 머리 흰 사당 등의 고달픈 삶을 긍정하는 화자의 따뜻함이 느껴진다.
▶ 성격 : 현실 비판적
▶ 어조 : 자조적, 영탄적 어조
▶ 특징 : 제목의 중의성. (답십리는 공간적 배경과 봇짐장수라는 두 가지 성격을 드러냄)
▶ 구성 : ① 하나 : 시적 화자의 모습(1연)
② 둘 : 별로 흥겨울 것 없는 현실에서도 흥겨워하는 늙은 사당(2연)
③ 셋 : 시적 화자의 본질 자각(3연)
▶ 제재 : 중랑천
▶ 주제 : 고달픈 삶에 대한 자각과 긍정
<연구 문제>
1. 현실 상황에 대한 시인의 좌절 의식이 드러난, 연속된 두 시행을 찾아 쓰라.
<모범답> 어디로 간들 / 숨통이 트이랴.
2. 부정적 상황 속에서도 현실을 삶의 근거로 긍정하려는 의지가 드러난, 연속된 두 시행을 찾아 쓰라.
<모범답> 예서 살으리 / 발굽 닳을 때까지!
3. ㉠에 담겨 있는 함축적 의미를 70~100자 정도로 상술하라.
<모범답> 등짐 장수로 이곳 저곳을 떠돌아 다니는 자신의 삶을 자조적으로, 마소의 발굽에 비유하여 비참한 삶을 강조하였다. (자조적인 자기 응시의 태도가 나타나 있다.)
<감상의 길잡이>
민영은 짧은 시구들 속에 날카로운 비수를 감춘 듯한 표현을 즐겨 구사한다. 단도 직입적인 표현을 통해 모순과 허위로 가득찬 세상과 그 안에 무력하게 끼여 있는 자신을 비판적으로 응시하면서도 자신의 처지를 유일하고 절대적인 삶의 근거로 긍정한다.
‘하나’에서, 소금을 지고 마을마다 떠도는 소금장수는 아름다운 전래 동화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하나, 현실의 모습은 비참하기만 하다. 소금은 돌멩이만도 못하고, 팔리지 않은 소금을 지고 빨래처럼 피곤한 모습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둘’에서, 도부꾼의 여정에서 만난 머리 흰 사당은 ‘낙양성 십리허’의 노래에도 흥겨워하고, ‘심청가’ 판소리 가락에도 저절로 흥이 넘쳐난다. 흥겨워할 것이 없는 상황에서 흥겨워하는 늙은 사당은 어쩌면 재미없는 이 세상을 반어적으로 드러내 주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셋’에서, 어디를 둘러봐도 모두가 숨막히는 상황들뿐이다. 저자 거리의 시끄러운 모습이나 거무튀튀한 쓰거운 물이 흐르는 중랑천은 바로 자신의 삶의 현장이다. 그러한 암담한 상황 인식 속에서 그는 자신의 삶이 ‘만리의 구름’과 같이 허무함을 인식한다. 그러나 물가에 흐드러진 여뀌풀의 강인한 생명력은 그에게 ‘어금니 짓씹고’ 여기서 살라고 외치는 듯하다. 그는 이곳을 절대적인 삶의 근거지로 여기고 자신을 결연히 긍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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