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누란(樓蘭)의 사랑 / 요점정리 / 윤후명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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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자소개

윤후명(尹厚明: 1946- )

강원도 강릉에서 출생하였으며, 본명은 상규이다. 1953년 육군 법무관이던 아버지의 전근으로 대전으로 이사했으며, 1961년 5·16군사정변으로 아버지를 따라 서울로 올라왔다. 이 무렵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으며, 1962년 용산고교에 진학한 후 시와 산문을 써서 《학원》에 투고하였다. 1965년 연세대학 철학과에 입학하여 《연세춘추》에 작품을 발표, 1966년 《연세춘추》 문학상 시부분에 당선작 없는 가작으로 뽑히고, 196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 《빙하의 새》가 당선되었다. 1969년 연세대학을 졸업, 강은교, 김형영, 박건한 등과 함께 시 동인지 《70년대》를 창간하고 도서출판 삼중당에 취직하였다. 이후 10년 동안 여러 출판사에서 근무하다가 1977년 첫 시집 《명궁》을 출간하였다.

197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산역》이 당선되어 소설가와 시인의 길을 병행하면서 단편 《높새의 집》 《갈매기》 《누란시집》을 발표하였다. 1980년 전업작가로 나서 김원우, 김상렬, 이문열, 이외수 등과 함께 소설 동인지 《작가》를 창간하고, 단편 《바오밥나무》 《모기》 《갈모로로 가는 길》을 발표하였다.

1980년대에 소설가로 활동을 시작한 그의 작품세계는 80년대의 일반적인 소설 경향과는 뚜렷이 구별되어 독특한 가치를 지닌다. 직접적인 현실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시적인 문체와 독특한 서술방식으로 환상과 주술의 세계를 자유롭게 비상하는 그의 소설은 1980년대의 시대적 부채감에서 자유로웠다. 중편 《돈황의 사랑》(1982) 《모든 별들은 음악 소리를 낸다》(1983)와 단편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1984) 《누란》(1984) 《엉겅퀴꽃》(1985) 《귀》(1987) 《원숭이는 없다》(1988) 등의 작품은 대부분 비슷한 분위기와 구도를 가지는 것으로, 무미건조하고 숨막힐 것 같은 일상생활로부터 동경과 그리움의 대상인 고대의 풍경이나 관념적인 환상세계로 탈출하려는 욕망을 드러낸다. 1990년대에 들어서도 장편 《별까지 우리가》(1990) 《협궤열차》(1992), 중편 《별들의 냄새》(1993) 《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1993) 《북회귀선을 넘어서》(1994) 《하얀 배》(1995) 등 자전적 색채가 짙은 여로형 소설을 발표하여 삶의 본질적인 쓸쓸함을 이야기하였다.

1983년 《돈황의 사랑》으로 제3회 녹원문학상, 1984년 《누란》으로 제3회 소설문학작품상, 1986년 제18회 한국창작문학상, 1994년 《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로 제39회 현대문학상, 1995년 《하얀 배》로 제19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문학아카데미》 편집위원으로 활동했으며, 1999년에 한국소설대학 학장이 되었다.

저서에 소설집 《돈황의 사랑》(1982) 《부활하는 새》(1985) 《모든 별들은 음악 소리를 낸다》(1987) 《원숭이는 없다》(1989) 《여우 사냥》(1997) 등이 있고, 시집 《명궁》(1977) 《홀로 가는 사람》(1986) 《홀로 등불을 상처 위에 켜다》(1992)가 있으며, 산문집 《내 빛깔 내 소리로》(1987)가 있다. 1993년 《돈황의 사랑》이 프랑스 악트 쉬드 출판사에서 프랑스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요점정리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배경 : 도시와 바닷가
인물 : 나 - 주인공. 동거하던 한 여자의 버림을 받는 인물
주제 : 인간의 만남과 인연, 그리고 사랑의 종말의 허망함.

 

이해와 감상

  {누란의 사랑}은 1984년데 발표한 소설 {누란}을 개작한 중편소설로서, 제3회 소설 문학상 수상작이다.

어느 평론가의 지적처럼 윤후명의 작품은 거의 대부분이 비슷한 분위기와 연역적 구도를 갖추고 있다. 그의 작품은 거의 두 개의 축(軸)을 지니고 있다. 그 하나는 무미 건조하고 숨막힐 것 같은 소시민적 일상 생활이고, 다른 하나는 동경과 그리움의 대상인 고대의 풍경이나 관념적인 이상이다.

가령, {돈황의 사랑}에서, 주인공은 아내가 직장에 나가면 할 일 없이 낮잠만 자거나 친구를 만나 술을 먹거나 하는, 전직이 잡지사 기자인 실업자이다. 또, 주인공이 고등학생 때 여러 번 가출을 했었다는 것을 보아도 그가 답답하고 무의미한 일상에서 얼마나 벗어나고자 했는지 잘 보여 주고 있다.

그것은 {누란}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여러 번 가출을 시도했으나, 지금은 한 여자와 동거 생활을 하고 있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들은 서역(西域)의 돈황 석굴이나 서역의 누란과 같은, 그 무언가를 동경하고 있으며 소시민적 일상에서 벗어나 탈출하고자 한다.

그러나 그들 또한 실패하거나 좌절한다. 끝없는 사막 같은 긴 하루를 걸어온 사자는 바로 '나'였고, 여관은 흔적 없이 뜯겼으며, 사력을 다해서 벗어나고자 했던 일상을 향해 사력을 다해 되돌아오는 것이다. 아니, 그것은 {누란}에서 미이라를 덮고 있던 천에 새겨진 천세 불면(千歲不變)이란 글자가 암시하듯 허무하고 또한 처음부터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인지도 모른다.

{누란의 사랑}의 끝 부분은 버림받은 사랑의 갈등이 내면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폐허가 된 누란에서 미이라가 발견되는 장면은, 현실과 환상을 접합시킴으로써 허망한 것에서부터 현실을 의미 있게 부각시

 
줄거리

  주인공 '나'는 한 여자와 동거 생활을 하고 있다. 엄연히 말하면 그저 스쳐 지나가듯 서식(棲息)하고 있는 동루(東樓) 생활이라고 할 수 있다.

여름이 끝나갈 무렵, 우리는 바닷가로 여행을 떠났다. 바다에 도착한 우리는 재개발 사업으로 곧 헐리게 될 낡은 여관에 여장을 풀고 식당에 갔었다.

우리의 동거 생활은 헤어짐을 전제로 한 것인데, '나'는 그녀와의 만남을 생각할 때마다 그녀와 함께 어머니를 만났던 기억이 떠올랐다. 어머니는 한쪽 다리에 의족을 하고 있었다. 집매매 일로 자주 드나들던 김씨와 내연의 관계인 어머니와 항상 어머니의 냉대를 받으며 문제 학생으로 다섯 번이나 가출을 했던 '나'는 서로 복잡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와 함께 어머니를 만나러 가면서 어머니와의 확고한 이별을 의미하는 선물로 새 의족을 가져 갔다. 선물을 뜯어 본 어머니는, 지금까지 한번도 꺼내지 않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아버지는 광복군의 밀정이었는데, 건강이 위독한 상태에서 중국 장가구에서 서역으로 길을 떠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어머니는 달고 있던 헌 의족에서 그동안 간직해 온 아버지의 필적이 적힌 두루마기를 꺼내 주었다. 여름이 지나고 동거하던 그녀는 어떤 남자와 결혼을 했다. 우리가 묵었던 바닷가 여관이 흔적없이 뜯긴 것처럼 우리의 사랑도 끝났다. 그리고 '나'의 아버지가 갔을지도 모르는 서역의 폐허가 된 오아시스의 나라 누란(樓蘭)에서는 여자의 미이라가 발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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