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의 핵심13 - 통합논술 맥락과 해법
by 송화은율통합형 논술의 함축은 이제 통합교가의 폭이 더 커져 문 사회 영역과 수리 과학 영역을 다 포괄하는 논술 문제가 나오게 된다는 점이다. 인문계 논술에서 수리적 사고를 평가하는 요소가 포함되고 자연계 논술에서 인문적 글쓰기를 평가하는 요소가 포함되다는 것이다.
논술은 어떤 한 과목에 치우쳐서 그 과목의 지식을 묻는 시험, 즉 특정교과에 대한 서술형 시험이 아니라, 여러 과목에서 배운 내용을 통합해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에 논술은 본질상 통합교과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교과별로 학습이 이루어지긴 하지만, 학습내용은 개별 교과에 매여 있는 것이 아니라 교과의 벽을 넘나드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한 교과에서 배운 것은 다른 교과에 적용하면서 통합적으로 공부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사 시간에 18세기 한국 사회에 대해서 배운 후, 국어 시간에 18세기 문학 작품에 대하여 배울 때, 국사에서 배운 것은 활용하고 적용해서 스스로 이해해 보려고 할 때, 통합 교과 교육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통합은 교사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해야 하며, 교육은 그런 통합 능력을 길러주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통합 교과적 접근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 즉 자기주도적 능력의 배양을 교육 목표로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스스로 공부하는 것은 지식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곧바로 언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얻은 지식과 정보를 통합해서 주어진 문제 상황을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비판적-창의적 사고력이 필요하고, 그래서 통합 교과형 논술은 사고 능력을 평가하게 되는 것이다.
이미 통합 교과형 논술의 핵심 중 두 가지를 언급한 셈이다. 첫째,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을 평가하고자 한다. 둘째 이를 위해서는 지식보다는 문제해결을 위한 사고력을 평가하고자 한다. 여기에 두 가지 특징으로 덧붙이면 통합 교과형 논술의 전모가 드러난다. 셋째, 사고력 중에서도 특히 창의력을 평가하는 데에 주안점을 두게 된다. 넷째, 사고능력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 서 결과 중심 평가보다는 과정 중심 평가를 중요시하게 된다. 이렇게 논리적으로 연결된 네 가지 특징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통합교과형 논술에 대한 대비를 하는 것이 효과적인 대비책인 것이다.
1) 해법 1
제시문 정확히 이해하고 논리·비판적 사고로 접근
21세기는 지식 정보의 사회다. 지식 정보 사회에서는 지식을 창조적으로 재구성하고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학 등 우리 사회에서도 이러한 중요성을 인식하여 논술고사를 강화하고 있다.
‘선생님 어떻게 하면 논술을 잘 할 수 있을까요?’ 입시의 최전선에서 논술을 지도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렴. 자네가 논술을 잘 쓰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그 이유를 생각해봐. 그러면 논술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될 거야” 그러고는 서로 가벼운 미소를 주고받는다. 한 두 마디로 논술을 잘 하는 법을 알려줄 수 있다면 필자로서도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다. 세상의 많은 일들이 그러하듯이 논술도 정성과 애정을 갖고, 분명한 목표의식을 갖고 많은 훈련을 거쳐야만 설득력있고 감동적인 글을 쓸 수 있다. 논술을 잘 쓰지 못하는 학생들도 ‘다독(多讀)-다작(多作)-다상량(多商量)’이라는 말은 알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이것을 실천하는 학생은 그리 많지 않다. 간단히 말하자면 구양수가 말한 3다(多)를 실천하는 학생은 훌륭한 논술문을 작성할 수 있고 대학에서 원하는 인재로 평가받을 수 있다. 평소 무엇을 읽고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한 학습과 꾸준한 실천이 있다면 좋은 논술문을 작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지면에는 당장 수시 논술 고사를 치러야 하는 수험생을 위해 제시문을 정확하게 독해하는 방법을 설명하고자 한다. 출제자가 의도하는 논점을 추론하고, 출제자의 의도에 부합하는 논술문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제시문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제시문의 주장과 논거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재구성 할 수 있어야 주장과 논거의 타당성을 비판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장 많이 팔린 이 차가 가장 좋은 차입니다.’라는 광고 문구를 분석해 보자. 주장은 ‘이 차가 가장 좋은 차이다’이고, 근거는 ‘가장 많이 팔렸다’로 파악할 수 있다. 주장과 근거의 타당성을 고려해보면 비논리적인 주장임을 알 수 있다. 좋은 차의 기준은 다양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차 성능의 우수성 등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위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반박하면서 수험생의 주장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 논리적인 사고는 합리적인 추론을 통해 주장과 근거 사이의 합리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당장 논술고사를 앞둔 수험생에게 가장 강조하고 싶은 점은 논리적ㆍ비판적 사고를 통해 문제에 접근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해결 방법도 저절로 열릴 것이다.
숨어있는 전제 파악하고 적절한 비판능력 키워야
최근 수시 입학 전형에서 한국외국어대, 중앙대, 한양대 등이 논술고사를 치렀다. 중앙대학교의 경우 논리적 주장에 대한 오류를 평가하는 문항이 출제되었다. 가치 판단을 함에 있어 하나의 잣대로만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문화 상대주의를 이해하는 수험생이라면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이번 지면에서는 숨은 전제를 찾는 방법과 전제의 타당성 검토에 관해 설명하고자 한다. 논술문은 전제와 주장 그리고 근거로 분석할 수 있다. 주장의 타당성 또는 주장과 근거 사이의 타당성을 검토하기 이전에 주장 속에 숨어 있는 전제를 찾아 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전제의 타당성을 검토할 수 있고 이에 대한 적절한 비판을 통해 수험생의 견해를 제시할 수 있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수시 논술고사에서 출제된 제시문의 일부이다. ‘노인은 가치 없는 인간이다. 왜냐하면 노인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이러한 주장의 오류를 비판함에 있어 첫째, 노인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없다는 근거의 비현실성을 짚어낼 수 있다. 직접적으로 경제적 가치 창출에 기여하는 노인도 있음을 근거로 전체 노인을 일반화해서 평가하는 이 주장의 잘못을 비판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 간접적으로 자손에 대한 교육 및 사회적 영향력을 통해서,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경제적 가치 창출의 상당 부분에 노인의 기여가 있음을 반대 근거로 제기할 수 있다. 다음으로 위 주장의 숨은 전제를 파악해 보자. 숨은 전제는 ‘가치 있는 인간은 경제적 생산 능력이 있어야 한다’로 볼 수 있다. 이 전제를 두 가지 측면에서 비판할 수 있다. 우선 인간의 가치는 경제적 생산 능력 이외에도 자아실현의 정도, 사회봉사의 정도, 가족과 동료 사회에 대한 정신적 기여 등으로 다양하게 평가될 수 있다. 따라서 경제적 생산 능력이라는 하나의 기준만으로 노인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못할 수 있다. 인간의 가치가 경제적 생산능력에만 국한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노인의 가치를 논함에 있어 ‘인간은 그 자체로 가치 있는 존재’라는 설득력있는 근거를 통해 전제의 타당성을 비판할 수 있다. 자본주의는 배금주의, 물신주의, 결과주의 등의 부작용을 초래했고, 인간을 평가함에 있어서도 물질적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인권 선언문에서는 ‘인간은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똑같이 존엄하다’고 선언하고 있다. 에리히 프롬도 자본주의적 소유양식을 비판하며 존재 자체의 중요성을 지적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위 문제에서 깔고 있는 전제는 타당성을 결여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주장과 근거의 타당성 또한 취약하다고 결론내릴 수 있다. 보이는 것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제시문에 함축된, 또는 숨어서 보이지 않는 전제를 파악하고 적절하게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른다면, 정확한 독해뿐만 아니라 수험생의 논리적 글쓰기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 용어 정리 전제(前提) : 논증(論證)에서 그것으로부터 출발하여 결론을 얻을 수 있는 명제(命題). 일반적으로 복수일 때가 많다.
지원대학 기출문제 풀어보고 논제에 대한 입장·근거 정리를
'지피지기면 백전백승(知彼知己, 百戰百勝)’이라는 말이 있다. 내가 지원하는 대학에서 어떤 논술 문제가 출제되는가를 알고 있다면, 이미 성공의 절반은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논술고사에서 어떤 문제가 출제될 지를 어떻게 미리 알 수 있을까? 과거에 출제된 문제를 분석해 봄으로써 앞으로 출제될 논제에 대한 예측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본다. 따라서 평소 출제 가능한 논제에 대한 다양한 주장과 근거들을 이해하고 정리해 둔다면 시험에서 좋은 답안을 작성할 수 있을 것이다.
대중문화에 대한 논제의 경우 성균관대와 한양대에서 유사한 문제가 출제되었고, 진리 인식에 대한 논제의 경우 역시 서울대와 고려대에서 비슷한 사례가 출제되었다. 현대사회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시사적인 이슈들도 논술고사의 중요한 논제로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한양대의 한류 관련 지문이나 자살문제, 서강대의 한 중학교 교사의 누드 사건에서 비롯된 표현의 자유 등이 그것이다. 수시 논술 고사에서도 위의 도표에 정리된 내용과 본질적으로는 유사한 문제들이 많이 출제되었다. 결국 논술고사라 해도 상식적으로 예상할 수 없는 어려운 문제가 출제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와 거기서 벌어지는 현상들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다. 요컨데 대학입시에서 출제되는 논제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 및 이에 대한 논술자의 비판적 인식능력과 입장을 묻는 것으로 압축할 수 있다. 따라서 평소 이에 대한 이해와 성찰을 갖추고 명확한 관점을 세우고 있다면, 또 자신의 생각을 설득력 있게 주장할 수 있는 배경지식을 갖추고 있다면, 논술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이를 위해서는 지원하는 대학의 지난 5개년 정도의 논술 기출문제를 읽어보고 각 주어진 논제에 대한 수험생의 입장과 근거를 정리해 둘 것을 권한다. 아울러 꾸준히 시사에 대한 관심을 갖고 이에 대한 이해와 그 이면에 흐르는 본질을 파악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좋은 논술문을 작성하는 주춧돌이 될 것으로 본다.
신문칼럼·논문등 많이 읽어 각종 사례 배경지식 갖춰야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말이 있다. 논술에 적용해 보면 ‘알고 있는 지식을 적절하게 조합, 연결, 서술할 수 있는 사고력과 글쓰기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수험생들이 평소 학습을 통해 어느 정도 지식은 갖추었다고 볼 수 있지만, 논술을 준비하는 많은 수험생들이 의외로 ‘아는 바가 없어요. 쓸 내용이 없어요’라고 호소한다.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꿸 수 있는 서말의 구술’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하라는 점이다. 가령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해 서울 남부지법은 무죄를 선고했고, 대법원에서는 유죄를 확정했다. 어떤 주장이 타당한가?>라는 논제를 받았다고 해 보자. 입장은 다양하게 있을 수 있다. 보편적 가치관에 비추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논리적인 증명 능력에 따라 글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며, 이 때 논증력은 상당 부분 배경지식의 양에 달려 있다. 무죄의 입장을 지지하는 논지를 가정하여 다음과 같은 한 편의 글을 구성해 보았다.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해 무죄 판결은 정당하다. 헌법 제19조에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있다. 양심의 자유는 인류 진보와 발전의 원동력이었으며, 양심의 자유의 본질은 내면적 자유는 물론 이를 행동으로 옮겨 실천할 수 있는 외면적 자유를 포함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또한 우리나라가 가입한 유엔의 인권위원회에서도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결의안을 채택하고 있다. 따라서 양심적 병역 거부자는 자신의 양심을 행동으로 옮겨서 실천하는 것이므로 무죄다. 국민개병주의를 채택하여 징병제를 실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무죄로 인정할 경우 국가 안보에 큰 위협이 초래될 수 있고, 부당한 병역 기피자의 증가를 막을 수 없다는 등의 반론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연간 징병인원 30만 명에 비해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은 한 해에 600명 안팎으로 0.2%에 불과하고, 현대의 전쟁은 첨단과학기술 능력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전쟁을 할 마음이 없는 사람에게 총을 잡게 하는 것은 오히려 국방력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또 양심적 병역 거부자로 인정할 수 있는 엄격한 사실 조사를 거치는 심사 제도를 도입한다면 부당한 병역 기피자를 선별할 수 있을 것이다. 다원주의와 민주자유주의를 추구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본질적 가치인 만큼 양심에 따른 자유를 인정함으로써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권리도 보장해야 한다. 다만 형평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독일 영국 프랑스 대만 등에서 실시하고 있는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해 이를 군 복무 기간보다 길게 한다면 고의적 병역 기피자의 양산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위와 같은 글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와 관련된 시사 및 자유의 본질, 다양한 사례 등에 관한 배경 지식과 이해가 필수적이다. 평소 신문의 칼럼과 윤리 교과서, 대학교수의 논문 등 가능하면 많은 글을 읽고 정리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좀 더 깊이 있는 지식을 원한다면 죤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에머리히 코레트의 ‘인간이란 무엇인가’, 존 밀턴의 ‘아레오파기티카’, 토마스 홉스의 ‘리바어어던’, 루소의 ‘사회계약론’, 존 로크의 ‘통치론’, 레비나스의 ‘타자의 윤리’ 등의 고전을 읽어 볼 것을 권한다. 논술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서는 균형잡힌 사고력과 함께 풍부한 배경지식 등 ‘꿸 수 있는 서말의 구슬’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 필수다.
역발상등 사고전환 통해 독창적 내용 쓸수 있어야
국내 한 대학에서 신입생들의 글을 평가하면서 ‘천편일률적’이라는 지적을 내렸다. 마치 모범답안을 외워 온 것처럼 글들이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이는 어쩌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수능과 관련한 유사한 교과서나 학습서를 유사한 방식으로 학습하다 보니 유사한 사고가 훈련되는 것이다. 또한 독창적인 사고보다는 하나의 보편 가치를 강조하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그러나 독창적인 사고는 때때로 훌륭한 논술문을 쓰는 바탕이 되고 결과적으로 고득점을 올리는 전략이 될 수도 있다. 중국의 고전에 ‘입춘에는 달걀을 세울 수 있다’라고 쓰여 있는 것이 발견되어 그대로 실험해본 결과, 확실하게 세워져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러나 그 이후 입춘이 아니어도 언제라도 달걀은 세울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달걀 껍질은 꺼칠꺼칠하고, 울퉁불퉁한 작은 요철로 되어 있는데, 이 요철(양각)이 삼발이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달걀을 세우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달걀이 서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중도에서 포기해 버리는 고정관념 때문이라는 결론이다.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 부자가 된다는 명제를 우리는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독일의 발트 크레머와 괴츠 트렌클러가 저술한 ‘상식의 오류 사전’에서는 실제 유럽 부자들을 조사해 보니 큰 부자는 상속으로 부자가 된 사람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운이 부자의 원인이며 세 번째가 노력이었다고 서술한다.
또한 미국에서 65세 이상의 모든 미국 시민에게 무상으로 의료 혜택을 주는 의료 보험제도가 실제로는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이 시스템은 부자가 가난한 사람보다 세금을 더 많이 내는 것이 아니라 찬찬히 뜯어보면 부자들이 더 오래 살기 때문에 무상 혜택을 더 오래 받아 결국은 자신이 낸 세금보다 더 많은 혜택을 입고 있다는 주장이다. 현대의 의료보험제도 역시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착취하는 구조인 셈이다. 대입 논술고사에서 ‘분노’에 관한 입장을 묻는 문제가 출제된 적이 있다. 흔히 분노는 부정적인 의미로 다가오지만, 관점을 달리해 생각해보면, 18~19세기 전제 군주로부터 자유를 쟁취하는 과정에서 가졌던 시민들의 분노, 현대에 와서 독재에 대항하는 민중의 분노 등에 관해 서술할 수 있었다면 독창적 진술이 돼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많이 읽고 들으며 보편적 가치를 존중하되 반드시 그 반대의 경우도 자문해보기 바란다. 인간은 존엄하다고 하는데 정말 존엄한지 고민해 보라. 다른 각도에서 사고할 때 독창적 관점도 갖춰진다. 이를 논리적 서술로 증명할 수 있다면 논설문으로서의 가치는 배가된다. 수험생의 독창적이고 창조적인 사고 능력에서 나오는,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나’만의 이야기를 쓸 수 있을 때 그에 대한 평가는 달라진다. 이는 곧 논술 고사에서의 고득점으로 연결돼 경쟁자와의 상당한 점수차를 극복하거나 반대로 점수차를 더욱 벌릴 수 있는 유효한 수단이 될 것이다.
2) 해법 2
■ 통합논술 사냥법 - 제시문의 핵심내용, 정확하게 이해하라
통합논술의 정답은 없다. 하지만 각 대학에서 요구하는 '것'은 분명히 있다. 인문계의 경우 흑백논리가 뚜렷한 극단적 상황은 출제하지 않기 때문에 정답은 있을 수 없고, 다만 학생 자신이 내린 결론에 이르는 사고 과정을 평가한다.
수리논술도 공식이나 정답이 드러나는 문제가 출제될 수 있지만, 이런 경우 평가의 초점은 문제를 풀어내는 사고과정의 논리성에 맞춰진다. 따라서 학생 자신의 견해에 창의성을 부여하기보다는 이런 견해를 이끌어 내는 과정에 있어서 독창성이 돋보이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 독해력을 높여라 = 학생들이가장 부족한 부분이 독해력이다. 문제 그 자체나 제시문에 대한 정확한 독해가 선행돼야 동문서답하지 않는다. 논술고사에서 출제 의도나 제시문의 중심 내용을 잘못 이해해 불합격의 고배를 마시는 학생이 적지 않다. 평소 교과서와 수능 언어영역 학습을 통해 정확한 독해력을 기르는 연습이 필요하다. 통합논술에서 제시문의 길이가 짧아지면서 독해가 쉬워졌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오히려 출제의도에 맞게 오차없이 핵심내용을 뽑아내야 하므로 더욱 정밀한 독해가 요구된다.
△ 교과서 개념 원리 이해 = 많은 대학이 통합논술 문제를 교육과정에 준해 출제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실제 예시문항에서 교과서 지문이나 통계자료, 자료 사진, 미술 작품이 등장한다. 이는 학교에서 배우는 모든 과목이 논술시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지리와 역사, 문학과 정치·경제, 수학과 과학, 생물과 사회 등 영역을 넘나들면서 서로 간의 관련성을 연구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희망대학 예시문제 확인 = 통합논술 출제 유형은 대학마다 제각각이다. 학생들이 예전처럼 보편적인 논술 문제만 접해보면 시험장에서 당황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자신의 적성이나 성적 등을 고려해 후보 대학을 미리 정하고 예시문제나 기출문제를 점검해봐야 한다.
△ 한 문제를 여러 번 푼다 = 통합논술은 암기식 시험이 아니라, 학생들의 깊이 있는 사고력을 측정하는 시험이다. 따라서 많은 문제를 풀면서 '그물'에 걸리기를 원하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격'이다. 한 문제라도 여러 번 풀어보며 완벽한 답안을 완성해 보는 경험이 더 필요하다. 사고하는 방법, 표현하는 방법적인 측면에서 같은 문제를 반복적으로 풀이하면서 폭 넓고 깊이 있는 사고의 경험을 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 꾸준한 독서 습관 = 독서가 통합논술에 큰 도움이 안된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독서는 논술 정복의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독서를 통해 독해력이 길러진다. 또 풍부한 상상력을 통한 창의력이 생기며, 잘 씌어진 글을 많이 읽음으로써 자신도 모르게 논리적 사고력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 단계별 사냥법 - 高3, 신문 시사 정리-테마별로 집중 독서
특정 테마를 정해 집중적인 독서를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환경문제에 관한 책을 인터넷에 검색해 서너 권을 집중적으로 읽는 습관을 들인다. 탐구과목은 점수따기 쉬운 과목보다 자신이 진학하고자 하는 계열에 맞춰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각 대학이 계열별로 문제를 구분해 전문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에선 학생이 통합논술의 중요한 교재인 신문을 매일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신문 사설이나 칼럼을 주제별로 스크랩해두면, 학생들이 시사문제를 정리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3) 해법 3
수도권 주요 신문사들까지 가세한 논술시장이 근본에서부터 요동치고 있다. 소위 통합논술(서울대의 ‘통합교과형 논술’, 연세대의 ‘다면사고형 논술’, 그리고 고려대의 ‘통합논술’ 등을 총칭해서 부르는 이름) 시장의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그들은 서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시장의 외연을 양적으로 엄청나게 넓혀나가고 있다. 논술학원을 믿기 힘들어진 소비자들로서는 신문사들의 공신력에서 제공되는 통합논술교육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대입전형에서 논술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충분히 예상되는 반응이다. 그러나 통합논술에 대비한다는 신문사들과 새롭게 등장하는 논술학원들의 프로그램들이 과연 얼마나 통합논술교육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지는 미지수다. 이제 통합논술 자체의 개념보다 시행되고 있는 통합논술교육의 실효성을 총체적으로 검증하는 논술이 제시되어야할 시점이 된 것 같기도 하다.
상황이야 어떻든 통합논술의 본성을 정확히 이해할 수만 있다면 수험생들은 지혜롭게 잘 대처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지난주의 글을 통해서 통합논술의 취지와 기본개념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이제 다른 두 가지의 의문이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먼저 소위 통합논술을 2008년부터 시작하겠다는 대학들은 과연 어떤 식으로 문제를 내겠다는 말인가? 이 의문에 대한 대답을 서울대와 연세대의 ‘2008년도 논술고사 예시문항’을 통해서 알아보자. 우선 가장 눈여겨 봐야할 변화는 논술 문제가 하나의 논제를 주고 씌어진 글 하나만으로 평가하는 기존의 단수 논제(논술의 주제, 즉 문항을 의미함) 형태의 문항 방식을 지양하고 사고과정의 논리적-비판적 추론을 통한 창의적 문제해결의 흐름을 판단하기 위해 세부 논제도 함께 출제되는 복수 논제 형태의 문항 구성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3 또는 4개, 많게는 5개의 복수 제시문을 주고 그들을 서로 논리적으로 연결하여 글을 쓰게 하는 복수 논제들을 출제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제시문들 중에서 ‘(가)와 (나)를 토대로, (다)의 ~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그 입장을 정당화하시오.’ 또는 ‘(가), (나), (다), (라)를 입장에 따라 2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그렇게 나눈 이유를 논술하시오.’ 등과 같은 3개 정도의 복수논제로 구성된다. 간혹 하나의 긴 제시문에 하나의 논제를 제시하더라도 조건과 참고사항을 다양하게 제시한다. 예를 들어 자연계 논술의 단수 제시문 아래에 ‘아래 가), 나)와 같이 조건이 달라지는 경우, 지구는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을지 지질, 대기, 환경 및 생명체의 탄생과 진화의 관점에서 (참고사항을 고려하여) 논하시오.’ 같은 복잡한 통합적 단수논제 등이다.
또한 인문계열의 제시문에 기본적인 수리적 논리의 이해를 요구하는 도표와 수치가 많이 들어간다는 것-통계나 조건 등의 자료를 해석, 응용, 평가하여 논제를 해결하는-에 주목해야 한다. 인문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사회과학, 자연과학적인 논리를 분석적으로 결합하여 습득한 지식을 창의적으로 통합한다는 의지가 분명하게 들어간 대목이다. 그리고 서울대 인문계열 논술의 경우 수험생들은 4시간 동안 논제에 따라 300~1천600자, 자연계열 논제의 경우에는 길이 제한을 두지 않고 논술들을 구성해내야 한다. 한편 연세대는 논제들의 합한 점수를 100점 만점으로 보고 75점의 논제는 1천500자, 25점은 800자 정도 분량을 2시간 30분 동안 만들도록 수험생들에게 요구 한다. 마지막으로 요구하는 글쓰기의 논조를 살펴보면 연세대의 논제는 ‘~를 논술하시오’, ‘~를 설명하시오’, 그리고 ‘~를 예측하시오’로, 서울대는 ‘논술하시오’, ‘이유를 들어 설명하시오’, ‘~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정당화 하시오’, ‘~를 논 하시오’, ‘타당성을 입증하시오’, 그리고 ‘~를 평가하시오’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것은 바로 글의 길이에 관계없이 논리적으로 완결된 형태의 논술문을 제시하라는 분명한 요구이며, 창작적 또는 문학적 글쓰기와 본질적으로 분명하게 구별되는 논술(logical writings 또는 argumentative essays)의 원래 의미를 더욱 더 강조한다는 것과 개별교과적 지식을 단순하게 평가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함축한다.
논술은 그 내용이 무엇이든 논리적 추론 또는 논증의 과정을 분명히 포함해야 한다. 비판적 사고의 토대는 논리적 사고이다.(논리 없는 비판은 무의미하며, 비판의 적절성은 그 비판이 의존해 있는 논리의 타당성에 의해서 결정된다.) 그래서 그것이 서론, 본론, 결론의 형태든 기, 승, 전, 결의 형태든 주어진 내용을 논리적-비판적 사고를 통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분명히 보여 주어야한다. 창의적 사고의 단계는 비판적 사고의 과정을 필히 거쳐야한다.(창의적 사고는 그 사고의 대상 내용에 관한 모든 가능한 비판적 사고에 대한 검토를 반드시 전제해야 한다.) 비판이 결여된 창의는 참된 창의가 아니라 창의적인 것으로 보이는 것일 뿐이다. 글이 짧건 길건 간에 문법적으로 조금 어색하거나, 화려하지는 않더라도 논리적-비판적-창의적 과정을 분명히 보여주는 완결성이 논술의 관건이며 이것이 영역전이적 통합논술 구성의 중요한 한 방법론이 또한 되는 셈이다.
4) 해법 4
통합논술과 관련된 논란이 학자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서울대의 자연계열 예시문이 아직도 단순한 암기식 지식으로 쉽게 풀 수 있는 논제들을 포함하고 있고, 너무 긴 제시문으로 인해 학생들이 비판적-창의적 사고를 발휘할 터전을 제약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대학입학시험인 바칼로레아의 논술시험은 인문학적 교양과 논리적-비판적 사고가 없이는 낭패를 보기 쉬운 수준 높은 논제를 출제하기로 유명하다. 이 논제들은 우리 통합논술의 형식과는 사뭇 다르다. 우리는 긴 복수제시문과 복수논제형태를 띠고 있지만 그들은 대부분 아주 짧은 단수 논제들-‘수학적 진리와 과학적 진리는 본질적으로 동일한가?’, ‘문화는 보편적 가치를 지니는가?’, ‘우리는 타인에 대해서만 의무를 갖는가?’ 등-을 출제한다. 하루 빨리 교육부에서도 본질적인 논술의 형식과 내용에 대한 개념을 더욱 더 명확히 정립할 필요가 있다.
이제 수험생들이 통합논술에 대처하는 방법에 관해서 검토해봐야 한다. 각 대학 입학처가 제공한 통합논술 준비방법들을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다. (1) 논술의 주제는 교과서의 제시문이나 주제를 활용하므로 학생 스스로 준비 가능하며, (2) 일상생활이나 사회적 문제를 논리적,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정리하는 습관을 기르고, (3) 비판적 성찰과 교과 관련 독서를 통한 다양한 시각과 깊이 있는 사고력을 배양하고, (4) 책을 읽으며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교사는 그 과정이 다각적이고 심층적으로 진행되도록 도움을 주어야 하며, (5)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기본방향과 일치하므로 수능준비를 잘할 것 등이다. 이것들은 바로 논술의 성공이 무언가에 의해서 단숨에 이루어지거나 그것을 위한 어떤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착실하게 입시준비를 하는 학생들에게는 논술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일고 있는 논술 사교육시장의 광풍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는가? 먼저 이것은 (4)와 관련된 공교육의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분적으로 기인한다. 미국이나 프랑스에서는 우리가 중등교육에서 단 10분 만에 설명하고 지나가는 아인슈타인의 E=mc2 같은 중요 원리를 한 학기, 길게는 일 년 동안 그 개념과 원리를 그룹프로젝트로 이해하게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중등학교 학생들의 수학 실력은 세계 최고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들이 대학을 마치고 유학을 가서 박사 과정을 지나면서 경험하는 많은 어려움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 때 보여주었던 수학 실력이 대부분 개념과 원리 이해 중심이라기보다는 암기나 유사문제를 많이 접해본 직관적 경험에 더 의존했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논술사교육 과열의 나머지 원인은 (2)와 (3)을 실행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동기를 자극하는 교교의 철학적 인프라가 전무후무한 상황에서 갑자기 통합논술을 실행하겠다고 하는 졸속성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실제 중등학교의 입시위주 교육 현실을 깊이 이해하거나 그 한계를 인정하지 않고 대학의 충분한 반성이 결여된 졸속적 발상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지나친 현상의 근본적 원인이다.
더 나아가서 위에 제시된 통합논술의 준비방법은 너무 일반적이어서 구체적으로 집중해야 할 공부의 영역과 내용을 설명하지 못하는 원론에 불과하다.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대처하여야 하는가? 가치 있는 통합논술을 작성하기 위한 효율적인 논술대비 방법은 과연 무엇인가?
필자가 생각하는 그 방법은 논리적 개념에 기초한 사고훈련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사고의 기량을 높이는 것이며, 아래의 네 단계로 구성된다는 것에 그 특징이 있다. 첫째, 논리학 일반 모두가 아니라 논리학의 기초 개념들 중 세 부분-기초 개념 부분과 언어·의미·정의 부분 그리고 오류추리 부분-을 충분히 이해하는 단계이다. 두 번째, 짧은 논변을 쓰기 위한 30개의 일반적 규칙과 논술을 위한 14개의 글쓰기 규칙 부분을 다양한 예를 통해 고찰하는 단계이다. 세 번째는 어떻게든 서론, 본론, 그리고 결론으로 구성되어야 하는 논술의 체계적이고 기술적인 작성 방법을 세부적으로 완전히 숙달하는 단계이다. 마지막으로 앞의 세 단계에 기초해서 특히 가치론과 관련되는 철학-윤리학, 실천윤리, 사회/정치철학-의 중요 이슈들과 관련된 글을 비판적으로 읽고, 토론을 통해서 창의적 사고를 개발해보는 과정을 실제로 경험하고 실제 논술을 작성 해보는 단계이다. 필자가 제시한 네 가지 단계는 통합논술이 필요에 따라서 사고력중심, 과정중심, 통합적 사고중심, 자기주도적 수행중심 이라는 슬로건을 유지하면서 바칼로레아 형식을 따라서 심오한 단수논제형태로 바뀐다 하더라도 유용한 방법이 될 것이다. 네 단계의 각 영역에 속하는 내용은 앞으로 직-간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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