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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사의 서한(書翰) / 나혜석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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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사의 서한(書翰) / 나혜석

 

반도의 피렌체의 칭()이 있는 예술의 전설적 도시, 수원에 자리를 잡은

나혜석 여사는 최근에 다시 예술의 길로 일로(一路) 매진(邁進)하여 그 천

분을 닦기로 작정하고 아담한 3칸 초당을 서호성(西湖城) ()에 짓고 매

일 캔버스에 채필에 돌리기에 분주한데 일전 이렇게 새 생활로 들어간다는

뜻으로 지우들에게 아래와 같은 글을 돌렸다.

 

나고 자라나던 수원 땅에 20년 만에 다시 돌아와 주택을 정하였습니다.

마성을 본 후에 수원성을 보는 감상은 이상히도 로맨틱합니다.

 

수원은 팔경을 가졌으니 즉, 광교적설(光敎積雪), 화홍교벽(華紅潺澼),

각대월(螺閣待月), 동산석봉(東山夕烽), 병암간수(屛岩澗水), 유천장제(

川長堤), 서호낙조(西湖落照), 북지상련(北池賞蓮)이올시다. 실로 화제(

)도 많고 산책처도 많습니다.

 

불건강한 몸을 복약으로 정양한 후 다시 사회에 나가 선생님의 지도를 받

을까 합니다.

 

많이 애호하여 주심을 바라나이다.

 

수원 () () 지리(池里) 557  나혜석

 

三千里[삼천리](1935. 3)


출처 : 공유마당

이용조건 : CC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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